9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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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흑단, <병실> : 누구나 병실에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였습니다. 2행에서는 표현이 와닿아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병실은 모두 아픈 사람들만 입원하니 고통이 샐 것이고, 언젠가 응급실에 갔을 때 커튼으로 막아놓은 옆 침대에 누운 사람을 볼 수 없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만 들을 때가 있었죠. 문학 작품은 창작자의 경험과 사유에서 우러나오지만 독자의 경험과 맞닿으니까요. 그러나 '칸탄이 쳐 있는 커튼'이 있는 병실의 역할이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진부한 느낌이 든답니다. 오히려 병실의 이미지를 '표백의 장'으로 사유하면서 눈에 선하도록 묘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충전' '톱니' '준비의 장' '고쳐짐과 나아짐' 등이 시를 응축하기보다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더 퇴고하면 좋겠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우체통의 감정> : 저는 이제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누구도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우체통의 감정'을 봤을 때 반갑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우체통은 잊혀진 존재니까요. 생동감 넘치는 진술은 우체통의 사유로 느껴질 만큼 강렬했어요. 진술의 설득력이 있고 집중도가 높았으나 한편으론 처연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체통,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외로운 우체통이 느껴져서 입니다. 4행 '계절의 정거장. 검은 색. 귓속말의 발자국이 찍힌다'는 종결어미가 다른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문(地文)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별처럼 서있습니다'는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빛난다는 의미 같은데 '~처럼'의 직유를 자제하면 표현이 더 적확해질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우체통의 감정>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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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이반異般의 식탁> : 재밌게 읽었어요. '동의어'가 눈길을 끄네요. 근데 한자어는 걸린답니다. 한자어는 의미를 내포해 관념어라 할 수 있어요. 되도록 한자어를 쓰지 않고 시어를 선택해야 묘사가 나오고 진술이 된답니다. 시적화자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인데 식탁에는 육질이 타들어가는 고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고 세상은 보편적인 이치를 이야기합니다. '알고 있다/알고(는)있다'도 화자는 알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과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가 사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물래도 화자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돼 그런 듯해요. 더 간결한 이미지를 고민해서 시적 정황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소낙, <동그라미> : 3교시 시험을 보는 장면과 시적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내 답안지는 동그라미였다 완벽한 원형의 내부에 숫자가 든/동그라미/텅 빈' 마지막 구절이 좋았어요. 동그라미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까요. 하나~다섯까지 동그라미의 다섯 문항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들과 직접적인 표현이 아쉽기도 합니다. 시적정황이 실감나게 표현된 부분들이 좋은데 '뒷자리의 괴물' '눈알들이 나를 노려본다' '하얗다~' '내 미래도 끝났다 인생 종쳤다' '나는 울었다~' 등등이 너무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시선으로 시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조금씩 덜어내면 시가 더 좋아질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동그라미>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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