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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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허파
발자국과 그림자들이 숨을 쉬는 해변
조용히 수평선을 가르는
곡선의 수증기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린 당신의 외곽
자신의 몸을 두고 나를 두고 바다 속으로 들어간 포유류
유연하게 유영하는 곡선의 자세
당신의 몸이 자꾸만 가벼워진다
바닥에 닿지 않고 이동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불어터지는 노을처럼 흩어지는 언어. 형태가 없이 나의 살결에 닿는 말들 울컥 차올라 버리는 당신의 초음파 같은 것들이
파도처럼 쓸려 밀려온다

 

당신을 바라보는 내가 있고 등을 돌리는 내가 있고 당신을 바라보는 나와 등을 돌리는 나 사이의 내가 있고 당신은 고요하고 단단한 바위 같은 바다처럼 나와 함께 갈 수 없다

 

포유류
숨이 막힐 때 마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아직 살아있다는 듯이
누구도 나를 잊을 수 없다는 듯이
하지만 자신과 이마를 맞대기 위해선 바다 속으로 몸을 던져야한다는 듯이

 

어제처럼 오늘도 당신이 솟구친다
회색
음지와 양지의 사이
몸을 반쯤 걸치는

 

검은 물이 나의 허리춤을 얼싸안는다
나의 발밑으로 점점 발자국이 찍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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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월 6 일 전

돌고래는 보이지만 정작 시적화자가 보이지 않아요. 화자와 돌고래가 어떠한 관계인지 드러나야 될 듯해요. 요즘 멜랑 님이 다작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시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미지가 구체화되지 못하고 언어가 다른 시와 중복되는 것이 아쉽습니다. 시어를 아껴서 쓰면 어떨까 싶어요. 육화된 언어들이 시어로 나왔을 때와 설익은 시어가 나올 때는 기분이 다르답니다. 그것은 창작자만이 알겠죠. '외곽'을 보니 문성해 시인의 '외곽의 힘'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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