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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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참 길었던 10월입니다. 돌아보니 더 정신없이 보냈어요. 글틴 친구들의 10월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다소 늦은 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생각보다 많이 늦어져서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그럼에도 즐기면서 시를 썼으면 좋겠어요. 여긴 여러분들의 놀이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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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천솜, <가위> :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한데 시적화자의 사유를 따라가기 어렵네요. 어떠한 강박이 화자를 '가위' 눌리 게 하는 듯한데 이미지가 추상적입니다. 화자가 '이름'을 창가에 두고 ('묘비 없는 무덤'으로 이어지나 '이름'을 두고 온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요.)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 해요. 그 꿈은 비현실 같지만 현실을 암시하는 듯하고요. 그러나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하나로 모아지진 않습니다. 예전에 발표한 시는 비유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독백이 강해진 듯해요. 연마다 중심이 되는 시어들이 있는데 시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읽기가 힘들답니다. 또 '~다', '~요' 체가 섞여있는 것도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고려하면서 퇴고를 하면 좋겠어요.

 

 

본낯필오, <싸구려 방향제> : 방향제의 입장에서 전개돼 흥미로웠어요. 다만 개성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네요. 왜 싸구려인지 드러나면 좋겠네요. 당신도 불특정한 누군가지만 인물의 특징이 없답니다. 화장실에 붙어있는 방향제에 이입이 되어서 공감할 수 있지만 감동이 밀려오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보세요. 저는 발견과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라 봅니다.

 

 

멜랑콜리다성, <신호등의 감정> :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잘 녹아있습니다. '나의 감정은 이 세계에 없는 색이다'가 시적이군요. 감정을 사유하는 멜랑 님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더 구체화된 느낌도 좋았어요. 그러나 '구급차처럼'이 침묵 후 경적과 함께 빨강과 파랑이 교차하는 것은 어떠한 의도일까 궁금해집니다. 시적화자 신호등의 감정을 대변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또 화자가 신호등이라면 '너'라는 대상이 특정한 인물이 아닐 듯한데 창작자의 감정과 의도가 앞선 게 아닐까 싶어요. 떠나간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도드라집니다. '빨간불이 없이도 당신과 나란히 서고 싶습니다 자세를 낮추겠습니다'에서 감정이 완전 노출됐어요. (더욱이 종결어미가 ~니다체가 ~습니다체로 바뀌면서 화자의 목소리가 개입된 것도 걸립니다. 종결어미 통일과 시적 거리를 유지하는 객관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신호등이라면 이런 감정이 왜 생겼을까 고민해봐야 할 듯해요. 신호등의 감정이 막연하고 모호하게 남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마트료시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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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빛의 주인> :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 듯해요. 빛의 주인은 바로 시적화자이자 우리니까요. 이러한 깨달음이 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그것은 발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나 어둠을 받아들였을 때 진정한 빛의 주인, 빛의 그림자 주인이 된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은 이유랍니다. 그럼에도 무게감이 있는 시였습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대상이나 정황이 그려진다면 좋겠어요.

 

 

김줄, <글솜씨를 찾아주세요> : 시적화자가 책장에 책 내용을 두고 왔다는 것과 '글솜씨란 단어'를 두고 왔다는 것은 뭔가 연관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창작을 위한 책 읽기와 글 쓰는 솜씨(창작력)이 연관이 있기 때문에 뭔가 느낄 순 있었답니다. 2행에서 꿈에서 깼다고 하는데 10행에서는 '그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겠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2행부터 10행까지는 꿈 혹은 상상일 것이고 1행과 11~13행은 현실인가 싶군요. 종결어미가 나뉜 것도 그런 의미일 순 있겠지만 통일되어야 합니다. 화자의 어투가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관념으로 시작해 관념으로 마무리하는 게 아쉽기도 해요. 모래시계, 하얀 기억, 은하수, 평행선, 만남, 불행/낭만, 숲 등의 언어들이 관념적이기 때문이고, 그렇다보니 시적 정황이 모호하답니다. 시적 사유가 더 구체적일 때 시적 대상도 자세히 보인답니다.

 

 

하나비0516, <결핍> : 차분하게 시를 끌어가는 힘이 좋았고, '손목에 찍은 손톱 자국/초승달 닮은 모습이 꼭/아가미 같아 숨통이 트였습니다'와 같이 시적 표현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러한 표현은 비유적이어서 나온 듯해요. 그러나 비유를 쓸 때는 더욱 적확한 정황, 이미지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시적화자가 물고기라면 당신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할 수 없고 오히려 삶의 터전이 되므로 밑바닥에 가두는 게 아니라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봐요. 제목이 '결핍'이어서 화자가 무엇인가 결핍됐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당신'을 '결핍'으로 비유했을 수도 있고, 당신에게 느끼는 '결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결핍이 관념적이고 당신이란 대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익사'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살아야겠죠. 구체적 실마리를 찾아보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결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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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일 13 시 전

안녕하세요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는데 메일이 오지 않았어요 어디로 문의드리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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