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다
목록

우린 서로의 얼굴을 닮은 공장

매캐한 희망을 내뿜는 우리들의 폐

밤이면 표정을 지우고 같은 얼굴들을 생산해냈다

 

하늘에 걸린 무수한 별들 사이로

그들의 검은 손을 숨긴 채

우리는 하나의 매니큐어로 굳어간다

 

데칼코마니의 형상처럼

우리는 깊은 감정까지 옮았다

 

함께 맞잡은 손은 사실 감전의 위험이 있었고

결국 까맣게 타서 공중에 흩날리겠지

 

어딘가에서 뿌리를 내리며 살아갈 씨앗들

그 속엔 아직 잠재우지 못한 우리의 영혼이

고작 이 정도로는 끄떡없다는 지조의 결말이

활짝 날갯죽지를 편 채 박혀있었다

 

폐렴에 걸린 새가

기침하듯 날다 꼬꾸라진다

그것이 곧 우리의 형상인지 모른 채

묵묵히 발끝으로 구멍만 파고 있는 것이다.

목록

첫번째 댓글을 올려주세요!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