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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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월장원은 두 편입니다.

맛없는쵸코맛님 <겨울 참새>

소낙님 <마음의 감기, 그것은 불치병입니까>

12월의 마지막 날 우수수 글이 올라왔네요.

모두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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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쵸코맛님 <겨울 참새>

작고 귀여운 겨울 참새 떼의 재잘거림이 가까이서 들려오는 듯한 글입니다. 맛없는쵸코맛님은 그동안 꾸준히 우리 주변의 작은 생명에 대해 글을 써주었어요. 맛없는쵸코맛님이 하굣길마다 참새 떼를 만나듯 나도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같은 극끼리 만나는 자석인 양’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조잘조잘 옮겨 다니는 참새 떼를 만납니다. 그래서 이 글이 더 친근합니다. 그동안의 글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다정한 눈, 관찰을 통한 세밀한 대상 묘사, 눈앞에 그려지도록 쓴 장소 표현이 좋았습니다. 이 글에도 맛없는쵸코맛님의 장점이 잘 녹아 있네요. 꾸준히 좋은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청유형 문장으로 결말을 내는 대신 다른 방식의 결말도 고려해 보세요. 문장을 더 다듬어주세요. 예로 다음의 문장을 보겠습니다.

 

참새, 참새라는 이름답게도 어디 특이한 점도 없는, 우리가 생각하는 새 하면 아마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색도 화려하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 숨기 좋게 등이 갈색이고 배가 흰색인 이유는 아마 날아다닐 때 작은 구름 같이 보이려 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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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 제 이름처럼 특이한 점 없는 새입니다. 등은 갈색이라 이 나무 저 나무 숨기 좋습니다. 배는 하얗습니다. 날아다닐 때 작은 구름 같아 보이려고 흰색 배를 가진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복 표현을 없애고 긴 문장을 짧게 나눠 읽기 쉽게 배치하면 가독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소낙님의 <마음의 감기, 그것은 불치병입니까>

 

나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할 때 생기는 긍정적 효과만을 생각했어요. 어떤 이들은 그 표현을 구실로 우울증을 간단한 병이라 치부해버리는군요. 그러고 보면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의지나 각오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요. 소낙 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우울증 앞에서 한 개인이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통제할 수 없는 우울이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글을 통해 생생히 전해집니다.  이 글이 독자들에게 우울증에 감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길 중 하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윤호님의 <죽음과 한 뼘 가까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차분히 풀어가고 있는 글입니다. ‘기계처럼 나를 죽이며 버텨내’고 있는 가운데 ‘멍하니 계속 살아’내다 우연히 가게 된 무덤 언덕. 이 우연한 장소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직관적 깨달음을 글에 담았어요. 무덤들과 무덤가에서 자라는 배추가 대비되며 죽음과 삶의 순환에 선명한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서윤호님이 죽음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는 현실, ‘기계처럼 나를 죽이며 버텨내’는 현실의 문제까지 이 안에 담담히 담아주면 좋겠습니다.

 

잇몸님의 <크로키>

잇몸님은 소리, 형태 등을 감각적으로 활용해 감정의 결을 그리는데 뛰어나요. ‘밥그릇이 숟가락으로 긁히는 소리가 너무 크게’ 난다는 표현으로 긴장감을 만들고 엄마의 격렬한 감정을 ‘네 갈래로 찢어’진 그림을 통해 드러냅니다. 이 글의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글 자체가 크로키처럼 시작되고 끝난다는 겁니다. 죽은 형과 죽은 형을 보고 싶은 형제, 죽은 형에 대해 침묵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을 통해 화자가 드러내려는 것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요. 엉성한 스케치로 이야기를 끝내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글을 보강하고 주제가 드러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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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 16 일 전

언제나 제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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