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년의 벽난로는 물컹거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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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직 예열되지 못한 벽난로
 
식전 빵처럼 차갑게 준비된 거실 속에서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소년은 이불 속에 포장된 일회용품이다. …소년은 아직 예열되지 않은 벽난로, 웅크리는 것만으로도 난쟁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경직된 책장들 사이에서 발효되는 착각. 간밤에 젖가슴이 돋아나오는 꿈을 꿨어 천장은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벽지의 눈꺼풀마다 새어나오는 노래는 높아, 높아서 아름답다고 말하는 중독. 간밤의 한낮처럼 꿈들은 너무 빨리 식어버려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신기루들. 발효는 부패로도 읽을 수 있는데, 곰팡이처럼 번식하는 기다란 머리카락을 소년은 땋지 않았다. 너는 수염을 깎아야 하는 시절, 바짓단을 걷어 올려붙여야만 한다고 굳은 선반이 명령했을 때, 벽장 안에서 익어가는 빨강들은 누구의 유실물인지, 잃어버렸다는 말까지 잃어버리고 나서 소년은 웅크렸다. 웅크림은 변태變態를 잣는 재단사라는 믿음, 빨개질 거라는 희망. 소년은 단지 웅크려, 벽난로의 불씨가 조금 더 다정해질 때, 언젠가는 벽난로마저 잠기게 할 커다란 젖가슴을 얻고 싶다고, 그 순간 단단했던 소년의 벽장은 …웅크린 도형이 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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