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태풍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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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호우주의보를 보도했다.
 
 
잠가 놓았던 난민들이 쏟아졌다. 철새처럼 무리지어 수근거렸다. 간밤에 301호가 무너져 내렸다고 302호와 303호는 속닥였다. 십자가 위에 걸린 비바람처럼 웅성거렸다
 
 
무너져 내린 길목을 걷느라 어른들은 아이가 되었다. 모두의 무릎이 축축했다.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만 보인다는 비벼락은 낯 익은 소문이었다. 다 헤진 야상을 걸치고. 사람들은 자주 주머니 속에서 뒤척거렸다. 가게들은 전부 닫혀 있거나 닫혀 버렸다
 
 
내일은 내일의 태풍이 올 것
아무데나 버려진 바람을 한 움큼 훔치고
길목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훌륭한 소란이었다
 
 
때때로 부슬비가 내리면 나란히 걷던 발자국들은 두려워한다. 갈라진 골목을 한 줄로 걷고 싶어 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입버릇이다. 비상식량처럼 부러진 손톱을 아껴 먹으며. 다만 여전히 비린내가 풍긴다고 말한다. 오늘의 날씨는 흐림이라는 전보다. 먹구름들의 뒤꿈치가 무너진 301호 예수상에 걸렸다
 
 
거꾸로 뒤집힌 교회엔 302호 303호 사람들의 입모양으로 만원이었다. 오늘은 전투적으로 계속된다. 뉴스는 영영永永, 호우주의보를 보도한다. 거리에 고여 가는 불행들에 대해 생각하며. 어제의 폭풍처럼 잠잠한 눈꺼풀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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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 17 일 전

안녕하세요 여전사캣츠걸님 이주 동안 잘 지냈어요? 날씨가 너무너무 추워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고, 명절도 잘 보내세요. 매주 좋은 작품 올려줘서 참 고마워요. 열심히 쓰는 모습에서 저도 배운답니다. 구체적인 평은 장원 게시판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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