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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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14

 

 

나는 이탈로 칼비노를 올해 초순에 처음 만났다. 도서관에서 잡지를 펼쳐읽고 있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광고가 보였다. 민음사가 이탈로 칼비노 전집을 냈다는 것이다. 나무위의 남작, 우주만화, 팔로마르 등 이탈로 칼비노 소설이 총 열한 권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작가 연보를 보니 아무래도 전집은 아닌 것 같았다. 이탈로 칼비노의 다른 책으로 <왜 고전을 읽는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 선집을 간절히 읽고 싶다는 욕망에 붙잡혔다. 무지개 색으로 반짝이는 표지 때문이기도 했고,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우주만화’란 독특한 제목이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마음 같아선 당장 열한 권 전부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기 때문에 빌리는 수밖에 없었다. 한권씩 사자니 집안에 혼자 남을 한권에게 미안했다.

집 근처 도서관에 이탈로 칼비노를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아버지께 부탁하기로 했다. 아버지 직장이 대학교라 마음껏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었다. 나는 그 점을 이용해 자주 책을 신청했고 그날도 내가 주문한 책을 손에 넣었다. 그렇게 내가 처음으로 읽은 이탈로 칼비노 소설은,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이었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듣자마자 환상적(fantastic)인 제목이라 생각했다.

 

 

공모전에 올리려다가 만 글이다. 주제가 '오솔길'인데 나에게는 오솔길과 엮인 기억이 하나도 없다. 애써 짜낸 오솔길이 소설 제목 오솔길이라니, 참 한심하기도 하지.. 하면서 썼는데 어떻게 글을 맺어야할지 막막해져서 관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제가 '오솔길'인 수필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내가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공모전에 연달아 떨어지고 소설도 못 쓰고 있고.. 책은 많이 읽는데, 성과는 언제 나올까. 연말이라서 그런지 마땅한 공모전도 나오지 않는다. 내년엔 글을 미루고 미뤄 공모전 마감일을 넘겨버리는 짓 따위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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