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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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혼에는 빈방이 없어요

저기요

저한테 오지 마세요

너무 춥거든

여기는 나는

 

2

그래서요 손이 얼었어요

있잖아요 사유들이

나를 좀먹어요

 

3

여린 살을 뚫고 장갑을 뚫고 주머니를 뚫고

파랗고 기다란 우울들이

자꾸 손톱 위로 자라요

내 피는 푸른색

인간은 붉은 피의 동물이래

소통을 하는 짐승이래

그럼 말하는 법을 잊은 나는

그저 짐승인가 아님 괴물인가

 

4

여전히 얼었고요

사유는 끊임이 없어요

 

5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단어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는데

기다란 우울들을 손톱깎이로 다듬었어요

거스러미를 물어뜯고

이걸 어째

내 손을 봐줄 사람은 없음을

손톱을 몽땅 뽑아버렸어요

이제는 손톱으로

교복 치마 주름을 만들 수 없어

 

 

6

시리고 시린

있잖아 손이 얼었어요

더 꽁꽁 얼었어요

푸른 피

조금은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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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월 29 일 전
안녕하세요 비행선 님 아래 올려준 시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시네요. 비행선 님의 다양한 시를 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시가 다 개성이 있고 재미있어요. 그것이 비행선님의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쓰기의 방식.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입니다. 이 시 역시 비행선님의 감각이 잘 드러난 시인데요. 비행선 님은 시를 잘 쓸 수 있는 감정선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잘 연마한다면 좋은 시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이 시에서 숫자로 갈라놓은 연들이 있는데요. 숫자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연만 구분해도 충분히 장면이 전환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거든요. 숫자를 삭제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첫 문장만 보고…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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