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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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어 줄래

우리 손을 붙잡아

미지근한 맥박의 떨림에

코 끝을 맴도는 악취는 그만 잊고

은근한 배고픔을 배울 정도로만

 

나는 가끔 축축한 식감에

입맛을 버려

세상을 뱉어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살아있어 줄래

 

쉬어빠진 김밥에

상해버린 마음을 덮듯

계란옷 정성껏 부쳐놓는 것처럼

내게 살아있어 줄래

 

습기가 낀 나를 끌어안아

쉬어버린 네 상태에

위벽이 시큰하니 반응해도

억지로 머금을테니,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단물처럼만

너는 살아있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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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 2 일 전
안녕하세요 hyeonee 님 시 잘 읽었습니다. 시를 읽으면서 뭔가 애절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곧 사라져버릴 어떤 것을 간신히 잡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감정이 잘 전달되는 시네요. 자 그럼 두 가지만 짚어볼게요. 첫 연에서 "미지근한 맥박의 떨림"이라고 하셨는데 맥박은 가만히 있어도 떨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반복적으로 쓰지 않아도 됩니다. 미지근한 맥박까지만 써도 될 것 같고요. 3연에서 상해버린 마음을 쉬어빠진 김밥이라는 대상을 가지고 온 것도 중복됐다는 생각입니다. 쉬었다. 상했다 같은 의미지요. 쉬어빠진 김밥에 계란을 덮어 놓은 것처럼 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하겠네요. 이 시는 살아있어 달라고 계속 반복하는 그 부분이 가장 좋았어요. 살아있어 줘. 그 말이 어딘지 아프게 느껴졌고요. 뭔가, 요즘 나온 영화…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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