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강에서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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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피부 위 진득이 눌어붙은 흰색 알코올 딱지
원인은 그저 유전이거나 불명이었고,
엄마는 죽음만이 답이라고 했다
그가 모는 자동차의 기름도 알코올
차는 벌거벗은 투견처럼 달리고
지금까지 삶을 연명해 온 건
우리 가족이 꽉 쥔 낡은 십자가 덕이 아니었을까
나는 생각했다

그 사이 내 피부는 어디론가 숨기 시작했는데
나는 우울이란 질문의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딱 하나 알고 있었던 것은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
나는 그 위 물구나무를 선 채 있다는 것
그런데 겁쟁이인 나에게는
실수로 누군가 깬 거울 조각 같은 게 필요했다

아빠에게 보이지 않은 병을 물려받은 나에겐
왼쪽 눈 아래 희미한 눈물점이 있다
나는 길 위에서 아빠와의 공통점을 찾을수록 좌절하곤 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달콤했다면 어땠을까
탄생이 불행으로 이어질지 누가 알았을까
어쩌면 좋아 조금만 고개를 숙여도 깊은 물속이야 엄마

누군가에겐 힘이 될 푸른 물에서
익숙한 아빠의 술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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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 19 분 전
안녕하세요 은갈치님 올려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제목이 참 재미있네요. 오늘은 한강에서 내려주세요. 그런데 이 제목이 조금 더 신빙성이 실리려면, 여기에 장소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한강도 엄청 많잖아요. 뚝섬, 원효대교, 잠실, 잠수교 등등 지명을 구체적으로 써주면 더 현실감이 나타날 것 같고요. 첫 연에서 흰색 알코올 딱지가 뭔지 분명하게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술을 먹는 건가 아니면 정말 피부에 돋는 어떤 병인가. 그게 선명해야 그 다음 문장들을 읽을 때 이해가 될 것 같아요. 만약 술이라면, 술의 유전과 같은 것을 말하고 싶은 거라면 피부라는 것이 없어야 하겠죠. 이 시에서 가장 매력적인 구절은 두 군데였는데요 나는 그 위 물구나무를 선 채 있다는 것 그런데 겁쟁이인 나에게는…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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