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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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공식이 수두룩한 고등 수학 교과서
두 눈의 초점이 점점 희미해져
그러다 손에 꽉 쥔 연필은 갈 곳을 잃어
공백으로 자주 추락하곤 해

 

복합된 공식들이 감겨오는 수학시간
나는 저절로 빗 속을 헤매는 꿈을 꿔
우산 없이 온 몸으로 얻어 맞듯이
칠판에 술술 찍혀나오는 숫자들의 모임에
나의 머리는 두문불출 상태야

 

선생님 그래서 답은 얼마에요
'5+5=10' 이처럼 간단하게 나올 순 없을까요
순환소수처럼 걷잡을 수 없이
자꾸 커지는 산수의 위력에
나는 숫자 위에
숫자는 교과서 위에 주저앉아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관람하고 있어

 

이번 수학 시간의 결말은
끝내 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음으로
내 아픈 머리만 억울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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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월 15 일 전

수학은 논리적인 학문이죠. 문제와 관련된 공식으로 정답을 도출합니다. 시적화자가 수학 문제를 앞에 두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군요. '우산 없이 온 몸으로 얻어 맞듯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할 것 같아요. 화자는 '5+5=10'이라는 산수처럼 '간단'한 과정을 바랍니다. 그러나 산수에서 수학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더하기에서 근의 공식 등 복잡한 공식으로 사람은 성장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일들을 겪어내죠. '내 아픈 머리만 억울해'지는 것처럼 정해진 공식을 모르고 지나갈 순 있겠죠. 아마도 저마다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 자신만의 공식이 있을 겁니다. 수학 문제 풀이에서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도록 만든 시였어요.

6 개월 13 일 전

-보고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시네요! 수학 시간의 제 모습과 겹쳐 보여서 한참 웃었습니다. 이 문제 왜 이렇게 안 풀려! (하고 포기하는 이과생)(너 대학 못 간다…)
-그렇지만 현역 이과생으로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순환소수는 '커지는' 개념이 아니라 '순환하는' 개념으로서, 결국은 하나의 값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확장적인 시어를 쓰고 싶으셨다면 다른 개념을 가져다 쓰시는 편이 좋았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발산하는 무한급수라던가, 라는 식으로요.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칭찬은 언제나 받아들이되 비판은 선택적으로 수용해주세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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