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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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학생이c, <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 수학은 논리적인 학문이죠. 문제와 관련된 공식으로 정답을 도출합니다. 시적화자가 수학 문제를 앞에 두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군요. '우산 없이 온 몸으로 얻어 맞듯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할 것 같아요. 화자는 '5+5=10'이라는 산수처럼 '간단'한 과정을 바랍니다. 그러나 산수에서 수학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더하기에서 근의 공식 등 복잡한 공식으로 사람은 성장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일들을 겪어내죠. '내 아픈 머리만 억울해'지는 것처럼 정해진 공식을 모르고 지나갈 순 있겠죠. 아마도 저마다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 자신만의 공식이 있을 겁니다. 수학 문제 풀이에서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도록 만든 시였어요.

 

 

둘째 주 /
맛없는쵸코맛, <인간 기관차> : 추운 겨울날 입김을 내뿜으며 학교를 가는 시적화자가 잘 그려졌어요. 증기기관차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상상이 되니 재밌게 봤어요. 시에 표현된 '긴 연기'는 그런 입김이거나 화자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한숨으로도 읽혀진답니다. 그러나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서 좋았어요. 춥기도 하고 학교는 분명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이 연기는 계속 보고 싶습니다'고 담담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셋째 주 /
투또우, <나이> : 시적논리가 1연에 드러나 있어요. 어쩌면 아무도 노인이 되지 않겠구나, 거짓말을 하면 점점 젊어지게 되는 걸까? 혹은 이 세상에는 모두가 어린이들만 사는 세상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시적화자는 '아무도 자기의 나이를 알지 못한 채/적당히 거짓되게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죠. 나이는 물리적인 것이죠. 태어난 생년월일이 얼마나 멀어졌는지 확인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 수 있어요. 어리더라도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 몸은 어른이지만 무례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철부지 같은 사람도 있어요.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의 기준이나 잣대가 되는 게 '나이'라는 숫자에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진실한 사람이 더 빨리 늙을 수도 있다는 게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정말 진실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많거나 적은 게 무슨 소용일까요. 그러나 투또우 님의 시적논리는 의미가 있어요. 왜냐면 사람이 가진 여러 요소 중에 진실함은 너무나 중요한 것일 테니까요.

 

 

마지막째 주/
김지용1, <해변의 잠> : 지난 9월 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한 장의 사진이 떠오르는 시군요. 시적화자의 차분하고 담담한 묘사가 인상적이랍니다. '소년은 닻이 없는 난파선'이라는 은유가 '파도의 쉼표에 밀려난다'는 표현도 가슴에 꽤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시리아의 밤'이나 '새벽 마다 들리는 총성소리'는 구차한 설명 없이 시적논리의 핵심으로 작용해요. 내전이라는 현실 때문이죠. 물론 읽는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다소 피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어요. 어쨌든 화자는 어린 소년의 죽음을 최대한 객관적인 문장으로 전하는 데 진폭이 꽤 크답니다. '소년이 움켜쥔 손에는/아직도 난민들의 지문이 묻어있다'는 구절 역시 소년의 죽음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화자의 직접적인 발화가 절제되어 있어서 좋았고 화자는 해변과 소년의 죽음을 영상으로 제시해준 점도 좋았어요. 시리아 아이 사진과 관련된 현실적인 정보를 전하자면 소년이 죽은 채로 떠밀려온 보드룸 해변은 터키의 해변이랍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에서 그리스로 밀항을 하려다가 익사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시 첫 행 앞은 제목이겠죠. '해변의 잠'과 '물 때 묻은~'이 붙어있어서 혼돈을 줍니다.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해변의 잠>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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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기해, <무인마라톤> : 시를 읽으니 시계가 마나톤을 하듯 돌아가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우선 제목을 보면 마라톤을 하는 주체가 인간인데 인간이 없는(무인) 마라톤이라고 했어요. 얼핏 시적형용이나 역설, 아이러니 등등 설명할 수 있으나 시 내용과 제목이 잘 부합할지 기대가 됐어요. 인간의 '배를 보'이는 모습과 화자가 '배를 덮어주며 살며시 속삭'이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드러나지는 않았어요. 부제에서 밝혔듯 시적화자는 '시계'라고 느껴져요. 화자가 '너'라고 부르는 대상은 사람으로 보이고요. '백발할아버지의 손놀림'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궁금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영원함은 주님께만 허락되는 것이라고'는 결국 시간도 종교적인 의미로 귀결되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무한한 시간이라는 존재로 상징된 시계는 말 그대로 혼자 끝도 없는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어요. 거기에 유한한 인간의 삶이 속해있죠. 화자의 입장에서 사람을 표현한 것은 분명 신선한 접근이지만 주제가 더 부각됐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둘째 주 /
기해, <삐죽이 겨털> : 겨털을 시의 소재로 하다니 재밌어요. 인류가 겨드랑이 털을 제모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요. 제가 가장 높이 사고 싶은 것은 화자가 부끄러울 수 있는 소재를 가감 없이 시적으로 드러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유쾌하고 발랄한 정서가 느껴져서 재밌어요. 페미니즘을 떠나 여성들이나 남성들이 각자 원하는 바를 충실히 표현하는 것만큼 건강한 사회가 또 어디 있을까요. 짧은 머리의 여성들에게 보내는 사회의 시선, 치마를 입고 다니는 남자들에게 향하는 시선도 다를 게 없다는 봐야죠. 앞서 말했듯 우리가 겨털을 부끄러하는 문화는 그리 길지 않아요. TV의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희화화하지만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까요. 남자라서 자존심이 되고 여자라서 수치심이냐, 라며 '논리정연하게 살려달라 주장을 펼'치는 부분에서도 이 시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봐요.

 

 

셋째 주 /
기기, <실어증> :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잘 그려졌어요. 그러나 '실어증'이라는 증세에 집중하다 보니 피상적인 표현들이 도드라졌습니다. 아마 실어증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먼저 왜 이 시를 써야 했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동굴 통로로 욱여넣어진 단어들을/딱딱한 종유석으로 씹어 삼켰을 때/보인 것은 입이 퇴화된 나의 모습이다' 이 부분은 오류로 보여요. '씹어 삼'키는 것은 입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미 입이 퇴화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수정해야 될 것 같군요. 시적화자는 동굴에서 동굴 밖으로 튀어 나왔고 어떠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요. 그러나 왜 말하고 싶어하는지, 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계속해서 늘어난 카세트테이프처럼 너부러지'는지에 대한 원인과 입을 떼어본 적은 있는지의 결과가 없어요. 화자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번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랍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고자 시를 쓰는 게 아니듯 창작자는 시적인 소재에서 발견하는 게 있어야 한답니다. 그 발견이 의미를 부여해주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시에 녹이면서 퇴고하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힘내시시길.

 

 

마지막째 주/
STICKMAN, <주먹다짐> : 역동적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에서 신과 사람이 주먹다짐을 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광범위하게 다가와요. 보다 세심한 관찰과 시적대상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때 주먹다짐을 하는 '그것들은' 누구일까, 왜 주먹다짐을 하는 걸까, 주먹다짐을 해서 주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등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해요. 주먹다짐을 보고 무엇을 어떻게 느껴 시를 쓰게 됐는지도 정리해보시고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삐죽이 겨털>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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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월 20 일 전

심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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