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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이,

차가운 길을 걸어가면

바람이 나를 찾아오고

나비가 나를 찾아오고

달빛이 나를 찾아온다.

 

바람은 바람답게

한 순간 나를 안고

다음 순간 떠나간다.

 

나비는 나풀나풀

주위를 맴돌다가

꽃을 좇아 사라진다.

 

그러나 달빛만큼은 나와 길을

환하게 비춰준다.

 

내가 지나온 길을,

지금 밟고 있는 길을,

앞으로 걸어갈 길을,

달빛은 묵묵히

그러나 따스하게 비춰준다.

 

나는 달빛 가득한 그 길을

한참을 걸어가다

문득,

달이 구름 뒤로 그

고운 자태를 숨기기라도 하면

 

발걸음을 멈추고,

달이 얼굴을 내밀 때까지

차가운 그 길 위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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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 19 일 전

안녕하세요~시 잘 봤습니다. 누구보다 달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달을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순수하고 예쁘게 느껴지네요. 사실 저도 오늘 밤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무심코 쳐다본 달이 너무 예뻐서 멍하니 보고 있었어요. 정말 눈부시게 밝더라고요. 바못님도 그런 달을 보고 시상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아요ㅎ 아무튼 이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조금은 있었어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겠으나 시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읽을 때 좀 부드럽게 읽히질 않았어요. 그런 점에서 어미에 변화를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욤.

3 개월 18 일 전

길은 인생에 비유되기도 하죠 살다보면 정말 나비같은 인연있고 달같은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달을 예로들면 어머니같은 존재요 우리도 누구에게 달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꽃 피면 날아가버릴 덧없는 인연 말구요 좋은 시 감사합니다

3 개월 17 일 전

글틴에서 처음 인사하죠. 반가워요. 앞으로 즐거운 활동하시길. 시가 차분히 다가오는 군요. 시적정황이 선명하고 시상을 전개하는 힘이 있어요. 그러나 낯설지 않는 표현 그래서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사유의 폭이 깊지 않아 상상력이 확장되지 않아 아쉬워요. 바람과 나비와 차별화된 달과의 관계에서 화자의 인식이 수동적이라는 것도 걸립니다. 어쩌면 달은 그저 뜨는 것인데 화자 스스로 '따스하게 비춰준다'고 느끼는 것이니까요. 더욱이 화자가 걷는 길은 관념적인 시간의 개념이어서 형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두루뭉술한 의미로만 다가와요. 보고 느끼는 대상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묘사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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