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의 잔해를 따라가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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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조각이 하나 둘 뜨기 시작하는 하늘은

여전히 영하의 온도를 유지한다

나는 북극성의 위치를 손가락 사이로 가늠하다가

섬겼던 신앙을 꾹 눌러 터트려버리고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탐험가처럼

너의 나이테를 셈하면서 차가운 몸뚱이에 성호를 그어

맨몸으로 앞에 나서길 바랐던 시절

간음한 신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몸에 걸칠 면포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전부였던 바다를 끄집어내는 토악질

내 안에선 별빛이 무수히 버려지고 있었다

 

체온이 없다

존재의 여부가 불확실한 그림자들이 북극성으로 내달리고

이따금씩 어제쯤의 생각을 해

가장 사랑해야 할 것들과 하나뿐인 심장

놓지 못해 심장을 잘게 잘라 쪼갰던

나는 너를 따라서 소멸하고 있는 거지 사실

우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가잖아

 

나의 닿지 못했던 항성에

그림자들의 그림자들이 새겨지는 중이다

네가 그림자들을 사랑한다면 너는

찢긴 먼지조각으로 부러질 운명이라 속삭이며

어릴 적 둘렀던 빨간 목도리의 실을

아직 풀지 못한 채로 만지작대고만 있는 내가

너로부터 쏟아지는 빛 아래에서

간신히 숨을 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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