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래 안에서 물 냄새를 그리워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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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소우주를 들여다보자
여기 작은 바다가 있다

 

숨을 들이켜 온 바다를 품은
당신의 안에 웅크리고 앉아
쏟아지는 짠물에 질식사할 준비를 하고
함께 떠밀려오는 별조각들,
나는 멈추어버린 시간 속에서
당신의 파편들을 발굴해내어

 

진화의 시류에 가담하지 않은
당신은 퇴화했습니까
모두가 뭍으로 기어나올 때
물을 찾아 긴긴 여행을 떠나고

 

캄캄한 당신의 내부
나는 눈을 꼭 감았다 뜨며
당신이 삼킨 플랑크톤들을 손에 움켜쥡니다
빛나는 별들의 잔해가 남아있기에
퇴화와 진화의 기로에서
어느 쪽의 물 냄새가 더 짙을지를 가늠한다

 

눈을 감는다
곧 작은 바다의 썰물이 시작될 것이다
당신이 물에 젖어 있었던 이유를 온몸으로 껴안고
수염 사이로 드러나는 아주 작은 빛
소우주와 우주의 사이에 모로 눕는다
파도가 데려다 줄 미지의 공간을 간소히 예측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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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개월 4 일 전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시적흐름이 혼란스럽게 보이는데 시적 형상화가 잘 되면 좋겠어요. 요즘 설명적인 긴 제목들을 자주 선보이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제목으로 어느 정도 시를 설명하려는 전략 같다는 느낌입니다. 시적화자가 상상하는 것들이 이미지에 반영되어 있어요. 제목은 '나의 고래 안에서 물 냄새를 그리워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나의 고래'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고, 물 냄새를 왜 그리워하는지도 쉽게 알 수 없어요. 바다의 이미지와 우주 혹은 별의 이미지가 적절히 부합되기보다 앞서 말했듯 상상의 세계가 더 강하답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구체화시켰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어쩌면 고래일 수도 있는 당신의 존재가 주제를 드러낼 수 있는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고슴도치13
1 개월 7 일 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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