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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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반대는 연민이라고

나는 감히 말하겠다

 

단단해 보이던 뒷모습이

툭 건들면 푹 꺼질 듯

숨이 죽은 솜인형 같고

 

달그락 달그락

그릇 위에서 춤추는 손가락이

빨간 구두의 멈추지 않는 춤처럼 느껴졌을 때

 

가슴 속 소쿠리에

한가득 사박대던

질긴 모래알 같은 무엇이

스르르 빠져나갔다

 

그녀는 그저 서투른 여자였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늘 고민했으나

늘 답이 옳지는 않았던 사람이었다

 

오직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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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월 15 일 전
엄마라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듯해요. 물론 전혀 다른 의미로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엄마의 자궁에서 나온 우리에게는 엄마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을 듯해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혹은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 특히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숙해진 자아가 있어야 가능할 듯해요. 증오의 반대를 연민이라고 깨달은 시적화자에게 공감이 가는 까닭은 이 시가 설득력이 있어서랍니다. 어쩌면 화자는 증오했던 엄마를 점차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화자는 엄마를 서툰 여자, 고민하는 여자, 답이 옳지 않았던 여자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러한 진실성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엄마도 나약한 사람이니까요. 다만 '오직/그뿐이었다'는 사족처럼 느껴지고 '질긴 모래알 같은 무엇이'는 모호하답니다. '질긴 모래알'은 뭘까 궁금하거든요. 그럼에도…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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