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요원에서 여고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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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3일 목요일
민지는 죄인처럼 장관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원래 평소와 같으면 장관들은 첩보요원 주제에 자존심이 아깝지도 않으냐면서 고개를 올리라고 지적을 했을 것인데, 지금의 그들은 조금 다르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민지는 잘못을 했으니 고개를 올리지 말고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떤 죄인지 알아보면 그것도 죄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첩보요원이 저지르는 죄는 기껏 해봐야 국가의 중요한 비리를 터뜨린다거나 아니면 중요한 타깃을 놓쳤다는 별로 관심이 안가는 잘못 뿐이다. 심지어 그것마저도 장관들이 덮어버린다. 그러니 우리들은 그렇게 상관할 문제는 아니라고 일반인들은 많이 생각한다. 그렇게 그 죄는 묻힌다.
“이봐, 강민지 요원. 네 녀석은 너의 잘못을 알고 있나? 안다면 빨리 답하게.”
“…………장관님들의 케이크를 먹은 잘못입니다.”
그렇다, 민지는 장관들의 케이크를 먹었다. 그것이 첩보요원 장민지의 죄였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사실이다. 민지는 장관들의 케이크를 먹고, 그것을 어디다가 숨겼다. 그러다 비서한테 들켜서 이러고 있는 것이다.
“강민지 요원. 너는 지금 이 상황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틀렸어. 강민지 요원은 상대방에 물건을 훔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아무래도 네 녀석을 경찰서에 보내야 되나?”
민지는 깜짝 놀랐다. 그야 ‘첩보요원이 경찰서로 간다는 것은 치명적인 명예훼손이다.’ 배웠으니까.
민지는 장관들에 얼굴을 쳐다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 같은 표정으로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민지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어떤 벌을 내리시든 달게 받을 테니 제발 경찰서만은……….”
민지는 진심인지 연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민지는 엄청난 감정이입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장관들은 그런 민지를 바라보며 살짝 당황한 듯하다. 아마도 민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장관들이 징계 몇 번 내려주고 끝나겠지.’라고.
“알았네, 강민지 양. 일단은 우리들이 천천히 심의를 내린 후 징계를 내리도록 하겠네.”
민지는 케이크 하나 먹은 거 가지고 징계를 내리는 어리석은 장관들에게 불만을 호소하지도 않고, 아주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한 가지 착오가 있었다.
“저기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갑자기 중년의 머리를 왁스로 꾸민 것 같은 남성이 민지와 장관들에게 말을 하였다.
“제가 강민지 요원의 징계에 대해 생각하다가 한 가지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민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것 같다. 아마도 징계만 받고 끝난 줄 알았던 이 상황이 어떤 중년 때문에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아는 기본상식을 모르고 있었던 강민지 요원에게 다시 학교생활을 해주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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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월 21 일 전
* "고개를 올리라고 지적을 했을 것인데," – "고개를 들라고 지적 했을 것인데," * "그것을 어디다가 숨겼다. 그러다 비서한테 들켜서 이러고 있는 것이다." – "그것을 숨기다가 비서에게 들켜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이다." : 짧은 세 개의 문장에 각각 그것을, 어디다, 그러다, 이러고 등의 상황을 지칭하는 단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빈번하게 사용해서 좋을 것이 없는 단어들이라 생각됩니다. 어디다, 그러다, 이러고 등의 단어가 상황을 지칭하고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상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좀 줄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 상대방에 물건을 훔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 "상대방의 물건을 훔친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 '의'와 '에'를 구분해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 "“일반인들도 아는 기본상식을 모르고…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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