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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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별환, <필름> :  습작을 많이 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검은 기억'이라는 관념적인 소재를 '필름'으로 구체화시키려는 게 느껴졌어요. (그럼에도 다소 관념적인 시랍니다.) 또한 감각적인 언어나 표현이 풍성했고 마지막 연에서 감탄을 자아냈어요. '눈물은 색이 모두 빠진 채/투명하고 희미하게 흘러서'라는 표현이 시적입니다. 가끔 잠들기 전 여러 기억들이 밀려들지만 순간 끊긴 필름처럼 기억 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죠. 그런 면에서 공감할 수 있으나 시가 '기억'이라는 관념에 집중되어서 전체적으로 피상적이라는 인상도 줍니다. 시적 의도나 주제를 잘 드러냈는지 따져봐야 해요.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었나 다시 고민해보면서 퇴고해보면 좋겠어요. 더 구체화된 시적 정황으로 정보를 준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답니다.

 

세바시, <벙어리> : '벙어리'라는 말 속에 우리 현실이 반영된 듯해 더 맘이 아픕니다. 이 시의 소재가 현실적이랍니다. 시적화자가 말을 전달해주는 형식이어서 객관적이고 이미지가 선명해서 생동감을 느꼈어요. 다소 설명적이고 장면 묘사가 소설적이지만 관념적이지 않았던 점은 좋았답니다. '사람에게 데이는 건 서투른 다림질에 데이는 것보다도 더 미련한 짓이라고 했다', '가끔 두 다리마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배고픈 숫사자로부터 까닭없이 도망치는 토끼마냥' 등의 표현이 더 시적이면 좋겠어요. '발톱이 기어이 살집을 파고들고 나서야'는 제 마음까지 파고든 표현이랍니다. 그런데 "지긋지긋한 일 하든 안하든 지긋지긋한 인생이니 고마 지긋지긋하게 살람니더" 대사는 푸념에 그치고 직설적인지라 공감보다 아쉬워요.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나 부당해고' 등은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에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여튼 설명적이거나 직설적인 표현들만 잘 정리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해요.

 

 

둘째 주 /

 

효월曉月, <통닭 부루스> : 구수한 어투가 인상적이네요. 통닭 부루스라는 어감처럼 시 재밌게 봤답니다. '똥차,똥차 혀도 철수 아부지네 통닭 트럭'처럼 리듬감도 있었어요. 어디선가 본 듯한 통닭 트럭과 인물(철수 아부지)을 잘 그렸답니다. 자칫 시의 이야기가 통속극처럼 전개될 수 있는데 감정의 견제가 있어서 그렇지 않았어요. 다만 시의 의도가 과도하다고 느껴집니다. 비(빗길)와 통닭(돌아가는), 인생(돌아 굽이진) 등이 조화롭게 이어져야 할 듯해요. 이 중에서 비가 분위기는 자아낼 수 있어도 큰 역할을 하고 있나 따져봐야 해요.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고급 승용차' '비 오는 거리에 뭣이 중헌디'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 등도 마찬가집니다. 고급 승용차와 트럭이 대조를 이뤄 인물의 처지를 비교할 수 있지만 직설적이어서 시적 감흥이 떨어진답니다. 마찬가지로 비오는 거리와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라고 한 것도 의도가 너무 드러나 아쉬워요. '곡성'의 대사가 떠오르지 않게 해야 신선한 표현이 될 수 있을 듯해요. 좀 더 퇴고하면 분명 좋은 시, 재밌는 시가 될 듯해요.

 

 

셋째 주 /

 

흰구름범고래, <머리 없는 닭 마이크> : 기괴하면서 신기한 일이죠. 아마도 머리 없는 닭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더 놀라운 것은 머리 없는 닭은 마이크라는 이름이 생겼고 닭 주인은 돈을 벌었다는 거죠. 흰구름범고래 님 덕분에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이 시는 현상(마이크)과 현상에서 비롯된 사유를 자유롭게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시가 거칠지만 재밌게 읽었고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점이 좋았어요. 그러나 현상을 재현시킨 이미지들이 범람하고 사유는 직설적으로 표현돼 아쉽기도 해요. '당신'이 마이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혹은 '우리가 처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 느껴졌어요. 그러나 마이크의 삶과 동일시 될 수 있는 객관적 대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칠게 늘어놓은 질문들도 자문이길 바랍니다.

 

 

마지막째 주 /

 

별환, <제목> : '이름을 잃었습니다' 흥미롭게 시작했어요. 제목이 '제목'인 시라는 것도 흥미롭네요.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설정한 것도 괜찮았어요. 그러나 사유가 설익은 느낌이 듭니다. '~니까'의 반복이나 시적화자와 '당신'으로 지칭하는 '우리'가 구체화되지 않습니다. 3연에서 '객실마다 계절이 달랐습니다'는 상상력이 좋았는데 더 확장되지 않고 4연에서 휘발되는 것도 아쉽기도 해요. 창작자에게 구상적인 사유가 읽는이에게도 어떠한 의미가 형성되어 전달됩니다. 그랬을 때 공감대가 형성되죠. 이 시가 더 공감되려면 창작자의 자기 확신이 필요할 듯해요.

 

향유용, <나의 서커스> :  '서커스'라는 소재가 재밌어요. 특히 시적화자가 시에 개입되지 않고 전개되는데 마지막 연에서 '나의 서커스'라고 하니 반전이 생깁니다. 그런데 뭔가 걸립니다. 제목 '나의 서커스'가 있으니 굳이 본문에 '나의 서커스'를 쓰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여튼 이 시는 화자 '나'가 매우 중요하게 다가와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 등이 등장하고 이들은 서커스를 합니다. 그렇다면 화자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를 데리고 있는 서커스 단장일까요? 물론 이 시는 일반적인 서커스를 말하려는 게 아니겠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말하는 어릿광대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지만 상황과 묻고 답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서커스로 화자의 삶을 빗대놓은 듯(비유) 해요. 행복해야 하는 서커스, 모두가 즐거운 서커스, 즐거워야 하는 슬픈 서커스를 하듯 우리는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시를 추측해서 읽는 것은 무리겠죠. 시의 구절들이  반복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오히려 시적정황을 더 구체화시키고 시적의도를 드러내는 데 이미지를 할애하면 어떨까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통닭 부루스>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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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박채연, <방구석에서> : 방구석에서 모든 걸 잘 볼 수 있다는 게 주변(외곽)에서 중심이 잘 보인다는 뜻처럼 다가옵니다. 시적화자는 '나를 즐겁게 하는 아픔'을 찾고 싶은 때 방구석에서 방 안을 봅니다. 방 안에는 로봇, 인형이 있어요. 이것들이 화자를 즐겁게 하는 아픔일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화자는 등 뒤의 창문을 보려고 하지 않아요. 고통에 정신을 잃고 향락하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표현이 어려운데 '고통'이 뭐고, 정신을 잃고 향락하는 게 뭘까 궁금해집니다. 밖에 나가서 정신 없이 놀고 싶은데 놀지 못해 고통스럽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구석에서 안이 잘 보인다는 인식은 시적이고 뭔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만 의도나 표현에서 모호한 게 많습니다. 사유를 잘 정리하고 표현을 다듬으면 좋을 듯해요.

 

gayoung,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 :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명절날 모인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누구에게는 달갑지만은 않겠죠. 시적화자는 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혀는 축축하지만 말은 메말라버리죠. '톱밥 같은 말'이 되는데 '기이한 일'이라고 사유합니다.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라는 물음은 말이 톱밥 같이 메말라버렸는데 입술은 갈라지지 않는지 의문을 품는 것 같기도 해요. 여튼 이 물음에 대한 의도가 쉽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갈라진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앞 연에 이미지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3연 '거기가 요즘 집값이 떨어져 그래도 전세로는 만만찮을 텐데/이번에 말이다 아는 언니의 친구의 딸이 거기에 붙었는데에'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대화로 표현해 아쉽기도 합니다. 이 대화는 상징적이라기보다 일반적이어서 식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시적 이미지로 표현하면 좋겠어요.

 

 

둘째 주 /

 

YP제국, <검은 집> : 시적 정황(이미지)이 조금만 더 구체적이었다면 명확하게 시적 의도를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집에 기대어 잠들고, 무거운 마음을 앉히고, 지도를 종이 위에 적습니다. 화자의 모습이 있지만 화자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또 검은 집이 무엇일까 궁금해져요. '내 말을 들어주는 검은집'이어서 마치 대상이 살아 있는 듯하거든요. 우주와 도시, 그리고 집에 이르기까지 뭔가에 짓눌리는 것이 피로나 졸음처럼 다가오지만 좀 더 의도를 드러낼 수 있도록 형상화를 해보세요.

 

 

마지막째 주 /

 

redfeet, <1980 이어폰> : 시적화자의 진솔한 감정과 주제가 잘 드러나 좋았어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느껴지는 군요. 그 현실을 견디고 참아내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저는 성장통과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진로상담이 고해성사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 좋았고 아프게 다가왔어요. 그러나 직접적으로 발화는 아쉽기도 합니다. 감정 토로나 사족 같은 설명이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시가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어요. 객관적인 시를 쓰려면 비유하고 묘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목도 좀 더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이 제목은 전체를 아우르거나 시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거든요. 여튼 퇴고를 잘 한다면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방구석에서>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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