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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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첫째 주는 쉬는 날이 참 많았죠. 가정의 달인지라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었죠. 오늘은 스승의 날이고요. 지난 화요일에는 장미 대선이 있었답니다. 오래 쉬다 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떠냐에 따라 국정이 달라진답니다. 학교에서도 누가 회장이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잖아요. 그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이 꼭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글틴 친구들은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곧 생기니 그때도 좋은 지도자를 뽑는 데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이번에도 새롭게 글틴에 글을 남긴 친구들이 많았어요. 늘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뜻한 댓글도 달아주세요. 글틴은 여러분들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이니 주저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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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세바시, <적색 돌벽> : 문득 고교시절에 읽고 감탄했던 백석 시인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가 떠올랐습니다. 시적화자의 외롭고 쓸쓸한 풍경이 흰 바람벽에 잘 형상화돼 있었죠. 이 시도 '적색 돌벽'에 화자의 사유를 녹여놨습니다. 야심한 밤 그 벽 앞에서 한 남자의 그림자가 머뭇거리는 장면이 보입니다. '오금로 목화빌라'가 나오니 구체적인 공간이라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목화빌라를 가보지 않은 독자가 더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으면 좋았을 듯 해요. '어제 같은 날' '오늘 같은 날' '내일 같은 날' 등이나 관념적인 '설움' '걱정' 등을 헤아리기 어려워 시가 모호하고 막연하게 전개된다는 게 아쉬워요. 목화빌라의 적색 돌벽이 구체적이니 별빛, 가로등빛, 달빛 등보다 시적인 이야기를 넣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이현, <너> : 저도 시를 쓰면서 평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제게 배운 습작생들도 그런 고백을 했던 적이 있죠. 시를 쓰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에 관심이 가니까요.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겨 그 사람이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듯. 이 시에서 그런 정황을 그린 듯해요. 그러나 '반평생을 살았건만'는 시적화자의 나이가 많다는 뜻이고, 그 나이가 먹도록 벚꽃나무를 몰랐다는 것은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테마 님의 댓글처럼 왜 화자의 나이를 '반평생'이라고 설정했는지 의문이 든답니다. 오히려 2연에서처럼 벚꽃을 보고 스쳐지나가다가 벚꽃에 반해버린 장면이 자연스럽고 시적이랍니다. 불쑥 이 시에 다른 제목을 붙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다르게 보이다'는 직설적이어서 감흥이 없답니다. 시 본문을 설명하는 제목이거든요. 예를 들어 '사춘기'라고 했다면 상상력을 좀 더 부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목과 본문을 잘 고쳐보면 좋겠어요.

 

 

맛없는쵸코맛, <논의 물벼룩> : 시를 읽고 나니 시적화자가 마치 옛날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에도 화자처럼 논두렁을 다니며 소일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거든요. 여튼 화자가 논두렁 웅덩이에서 열심히 사는 물벼룩에게 가르침을 받고 자극을 받아 당당히 걸어갑니다. 화자의 태도나 형상화가 구체적이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물벼룩이 '열심히 삶을 열어나간다'는 인식이 다소 주관적이고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은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로지 사람만이 선택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또 그런 당연한 모습에 가르침을 받고 '작은 스승'에게 감사하는 모습도 일차적이랍니다. '몸을 쭉 펴고 다시 당당하게 걸어갔다'는 것도 마찬가지랍니다. 어떻게 보면 물벼룩을 만나기 전에는 화자가 몸을 쭉 펴고 당당하게 걷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에는 창작자의 '깨달음' '발견'이 있어야 합니다. 이때 객관적인 비유나 이미지로 표현되어야만 읽는이에게 공감과 감동을 끌어낼 수 있겠죠.

 

 

여름별, <눈물은 꽃을 키우고> : 눈물이 꽃을 키운다는 발상이 시적이군요. '어째서 누군가의 세월은/바위처럼 딱딱하게 굳어/우리 가슴 속에 박히는가'만으로도 참 아픈 구절입니다. 이 시에서 '세월'이 1연에서 말하는 흐르는 세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 듯해요.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눈물을 흘리는 '그대/당신'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대'는 살아남아 있는 사람이므로 '눈물을 흘리되/얽매이지는 말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시적 흐름이 어색하지 않지만 꽃이 '당신 가슴 가운데 태양'이 되고 '당신의 삶'을 비춘다는 것은 쉽게 공감하기가 어렵답니다. 시의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상상력이 과도하게 확장되는 양상이랍니다. 어쩌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 꽃이 더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시는 어투가 성숙한 느낌이 든답니다. 그런 어투에 맞는 진술('부는 것은 바람이고/흐르는 것은 세월인데'처럼)이 더 필요하겠죠.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너> <눈물은 꽃을 키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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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SEN., <늦은> : 시적화자가 느끼는 '늦은 밤, 이른 새벽'에 관한 시입니다. 감성이 충만해지고 외로워하고 그 외로움을 다독여줄 사람을 찾고, 눈물을 흘리는 시각입니다. 저는 '너'가 궁금해요. 어쩌면 '메아리 하나 울리지 않'는 대상이 화자를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적 감수성이 있다 해도 화자가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이유가 나와야 공감하고 함께 울 수 있을 듯해요.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면 더 좋겠죠. 문성해 시인의 '수건 한 장'을 추천합니다.

 

 

그아, <달의 몰락> : '달의 몰락'은 달이 보잘 것 없이 되는 게 아니라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만들어준다는 인식 같아요. 시적화자가 동경하고 존경하는 달이 화자와 동등하고 같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요. 어쩌면 이것은 발견하는 것이라고 봐요.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빛나는 달의 표면, 가까이서 보면 울퉁불퉁합니다. 또 스스로 빛나는 게 아니라 태양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다듬어지지 않는 문장, '다가갔단'과 같은 오자에 신경써야 해요. 여튼 표현이 조금 서툴지만 접근하는 방식, 발견하는 태도는 좋았습니다. 달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했듯 주변에서 발견한 것을 빗대어 표현하면 시가 풍성해질 듯해요.

 

 

YP제국, <겁쟁이> : 시적화자의 강한 의지와 역동성이 있네요. 화자가 인식하는 미로는 검은집인 듯합니다. 그곳을 빠져나와 화자를 덮치는 파도로 뛰어들 수 있는 의지는 아픔을 견뎠기 때문이겠죠. 그러므로 이 시는 겁쟁이가 아닌 화자로 보여집니다. 아마도 겁쟁이라면 검은집에 자신을 가둬놓고 지냈을 테니까요. 이 시는 적극적으로 화자의 상황을 비유(표현)했지만 미로(벽)-아픔(가시, 송곳)-파도-검은집의 연결구조가 유기적이기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또 미로를 헤매는 화자의 상황이나 시적 정황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게 아쉬워요. 어쩌면 마음의 작용을 보여주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YP제국 님이 겪고 있을(겪었을)지도 모를 그 상황을 담담하게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시가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는 것은 열매나무가 땅(흙)에 뿌리를 두지 않는 것과 같답니다. 그런 나무는 봄에 꽃이 피지 않고 가을에 열매가 맺지 않는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달의 몰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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