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일몽, 눈물 가득한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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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너무 어둡고 춥다

굶주린 짐승들의 세상

 

검은 세상에선 앞을 볼 수 없어서

먹잇감을 잡아 물어뜯으면

어느 날부터 동료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맛있게 소화한 그것이 동료였다는 걸

깨달은 그들은 게워내려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몸속엔 동료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비명소리를 베어낸 목줄기들의

고요한 출혈

 

핏빛 어둠으로 가득한 이 세상은

너무도 칠흑같아서

 

난 가끔 여기가

무용수들의 환한 움직임을 기다리는

어둠 속의 관객석일지도 모른다는

우윳빛 몽상에 사로잡히고

 

어느 날,

구름을 마시는 상상을 하며 잠에 든 후

눈을 떠보니

 

그곳은 빛을 품은 사람들의 세상이었어.

 

빛을 품은 사람들은 너무 따스해서 눈물이 자꾸 새어나왔고,

난 꿈같은 현실이 가슴이 시리도록 행복해서

짙은 안개 너머의 너와 눈을 맞추며 미소지었어.

행복했는데, 그랬는데,

자꾸만, 누군가 나를 흔들어댔어

.

.

.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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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 11 시 전
마치 소설의 한 장면 같은 시군요. 꿈 속의 꿈, 극적인 효과가 있긴 하지만 덧없는 꿈을 일컫는 '남가일몽'과 시적 내용이 거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잔혹한 정황(악몽)이 현실 속 시적화자의 처지(학생신분) 같아서 맘이 아프기도 해요. '굶주린 짐승들의 세상'에서 동료를 먹잇감으로 먹고, 눈을 떠보니 빛을 품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만납니다. 어쩌면 꿈이니 가능한 전환이겠죠. 생각해봐야 할 것은 '굶주린 짐승들의 세상'과 '빛을 품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극과 극이어서 급작스럽습니다. 물론 꿈이니 이해하라고 할 수 있으나 꿈의 세계도 인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난 가끔 여기가//어둠 속의 관객석일지도 모른다는' 구절은 참 좋았어요. 그러나 '눈물 가득한 구름'이 화자의 정서를 담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한 게…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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