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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러 온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 되는 나라였다

예비 범죄자들이 내 입을 빌려

범죄의 사유를 고백했고

혀 속으로 뛰어들면

풍덩

 

얼굴은 영안실이 되었다

시체들이 목구멍 깊이 가라앉았고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수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돌고래가 미간 사이를 헤엄치고 있었다

그것은 허리의 반동이 필요한 움직임이었고

입술이 파문처럼 흔들리며

무죄를 밝힌 사람들이

인중 위를 헤엄치고 있었다

 

죄인들이 늘어나는 것보다

사형수들이 먼저 생겨나고 있었다

그것들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감으려 해도 감을 수 없는 눈이었다

 

그러나 방관도 죄가 될 수 있는 나라여서

나의 포승줄은

수평선까지 끌어올린 이불이었다

알리바이가 없는 용의자

 

나는 전해야 할 고백이 많아졌다

그것이 무기징역과 함께 벌이 되었다

 

눈 감는 순간까지 달은 지지 않았고

눈을 감았다 뜨면

……그래서 죽을 수밖에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느슨한 이불 속에서

눈물에 젖은 입술이

자꾸만 중얼거리고 있었다

 

낮달처럼 눈빛이 희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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