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월장원
목록

나날이 더워지는 여름입니다.

벗님들의 마음이 담긴 네 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고민을, 때로는 상처를 글로 빚어내는 벗님들이 아름다워요.

5월의 월장원은 모로 님의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입니다.

 

모로 님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

 

봉숭아 씨주머니가 여물어 툭 터지듯 마음속에서 키워온 생각과 고민이 튀어나와 한편의 글로 엮였습니다. 화자의 솔직한 태도가 글에 호소력을 만듭니다. 자기가 느낀 대로 솔직하게 써내려갔기에 좋은 글이 되었어요. 남과 다른 삶에 대한 화자의 번민이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니 독자로서 그 마음을 더 분명히 느끼고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고민이 나열되는 구성은 아쉽습니다. 이야기가 큰 흐름을 타지 못하고 반복적인 작은 파동만을 보여주어 뒤로 갈수록 독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모로 님이 홈스쿨러로 지내며 가장 크게 다가오는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 고민을 중심으로 모로 님의 이야기를 정리해주세요. 가장 말하고 싶었던 하나의 고민을 중심으로 내용을 엮으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또래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바램을 중심으로 학교에 대한 고민, 왕따에 대한 두려움, 가족 외에 다른 이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내성적 성격의 어려움 등을 쓸 수 있을 겁니다. 글을 다듬으며 필연적으로 여러 고민들이 잘려나갈 테지만 그 고민들은 차후 또 다른 글의 좋은 글감이 될 거예요.

글의 뒤쪽, ‘수필은 오랜만에 올리는군요’로 시작되는 마지막 단락 덕에 화자가 글을 쓰게 된 까닭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이라는 글의 짜임을 위해서는 빼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혹은 그 내용을 본문에 녹여 홈스쿨링을 하며 좋은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인간관계에 어떤 고민이 있었고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편의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브라이언 형나잇 님 <작은 상처 하나가 낳는 위험한 생각>

 

점층적인 구성으로 사건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상황을 긴장감 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어요. 힘든 경험을 이야기 안에 잘 담아내었습니다. 상황이 생생해 인물의 고민에 쉽게 공감이 됩니다. 여기에 표현력까지 더해지면 매력이 더 커질 거예요. 현재의 문장은 술술 잘 읽히는 장점을 지녔지만 조금 밋밋합니다. 글을 쓸 때 상황에 맞는 적합한 표현을 찾아주세요.

앞에서 이야기한 ‘나를 욕하는 질문들 나를 무시하는 질문들 심지어는 우리 가족까지 무시하는 질문들’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들이 앞에 제시되었다면 화자가 겪은 상처와 슬픔이 독자에게 더 잘 와 닿았을 거예요.

나는 브라이언 형나잇 님에게 벌어진 일들이 개인적 상처의 치유기로 끝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익명 에스크가 욕설로 도배되는 일이 왜 벌어진 것인지 좀 더 탐구해보면 어떨까요? 그건 누군가를 은밀하게 왕따 시키는 문화 탓일 수도,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서 사이버 폭력에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고통스럽겠지만 나름의 답을 찾아 조금 더 탐색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눈설 님 <엑칼 쌤>

 

선생님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글입니다. 평생 찾아뵙고 싶은 멋진 선생님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눈설 님이 부럽습니다. 나는 학창시절에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거든요.

선생님의 격려가 도움이 되었다고 심심하게 한 줄로 쓰는 대신 화자와 선생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장면으로 보여주어 좋았어요. 당시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준다면 글이 더 생생해질 겁니다. 엑칼 쌤이 ‘나’에게 깨달음을 준 일화 앞에 엑칼 쌤이라는 한 인물의 특징을 묘사해주면 어떨까요? 엑칼 쌤의 생김새, 행동, 버릇 등을 보강해 눈설 님의 눈에 비친 엑칼 쌤이 그려지면 좋겠어요. 엑칼 쌤이라는 재미난 별명의 유래도 궁금하고, 이런 별명을 가진 선생님에게 특별한 일화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문장을 조금 더 주의 깊게 고쳐주세요. 앞쪽에 ‘〜과 더불어’가 들어간 문장들이 특히 어색합니다.

 

김바삭 님 <엄마, 그리고 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데는 용기가 필요해요. 용기는 좋은 글의 바탕이 되죠. 완벽한 아이가 되기 위해 거짓말로 스스로를 포장해왔다고 고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용기를 낸 만큼, 과거 자신의 모습을 더 솔직하고 명확하게 담아 주세요. 나는 그때 슬퍼졌다, 두려웠다고 말하는 대신 더 이상 완벽하지 않다고 느껴지던 때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화자는 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나요? 화자는 언제 처음으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나요? 그때의 상황, 심리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주세요. 그러면 완벽한 아이의 자부심에 금이 가고, 거짓말을 통해서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던 화자의 상황이 명확하게 담길 겁니다. 그리고 더는 거짓말로 견디고 싶지 않은 화자의 현재 마음을 독자가 충분히 공감하게 될 겁니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이 생생히 담길 때 그 글은 특별한 힘을 발휘합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 학교를 그만둔다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잘 읽었어요. 우린 모두 완벽하지 않잖아요. 나는 날마다 실수하고, 고민하고, 돌아봅니다. 매일 매일이 문제투성이에요. 그래도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뛰고 쉬고 걸어왔기에 “괜찮아.”하고 웃을 수 있습니다. 바삭 님이 부모님, 주위의 사람들과 잘 의논해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요.

 

목록

첫번째 댓글을 올려주세요!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