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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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세글자, <안경매니저> : 시가 짧지만 여러 생각이 들게 했어요. 재밌었습니다. 시적화자는 '네가 제일로 미워 보이는' 안경을 맞추는데 눈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눈이 좋아져서 미워 보이는 것이 왠지 제대로 봤다는 뜻으로 느껴져요. 화자가 각진 테로 바꾼 게 나쁘고 어렵게 보이려는 것이겠죠. 더 말하지 않아도 '너'가 왜 밉고 화자가 왜 각진 안경테로 바꾸는지 알 수 있었어요. 구어체로 쓴 것이 시의 맛을 살려준 듯해요. 다만 띄어쓰기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둘째 주 /

 

rien, <칼> : 시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 재밌게 읽었어요. '어쩌면 칼의 전생은 지독한 슬픔을 지닌 인간이었을 것'이라는 첫 구절부터 '당신이 비춰진 유리창이 떠올라 뜨겁고 날카로웠던 날을 생각하며'라는 마지막 구절까지 생생한 진술이 좋았어요. 묘사보다는 진술이 넘쳐서 아쉽지만 비유가 적절했고 상상력이 부풀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다만 칼의 쓰임이 죽이기도 있으나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본낯필오, <눈빛> : 예술은 연민에서 비롯되죠. 세상 만물에 대한 연민을 가진 자만이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고 발견을 하죠. 어쩌면 우리는 자기의 삶에 치중하고 있다보니 이웃의 삶에 무딜 수 있습니다. 이 시는 가난한 노인의 삶을 엿보려는 태도가 좋았답니다. 연민은 동정과 다르고 시적화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연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자가 바라봤던 수많은 눈빛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차라리 죽였으면 싶은 선의에 찬 눈빛들'은 다소 모순돼 보여요. '선의'는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거나 좋은 목적을 가진 착한 마음'인데 죽였으면 싶다니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혹 그 눈빛들이 힘겨운 삶을 포기하려고 '차라리 죽었으면' 싶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게 아닐까요. '웃기게도 그것으로 연명하는 인생'이라고 하니 죽을 각오로 산다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치열한 인생일 텐데 '웃기게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누군가의 누군가의 어깨를 붙들고 묻기를/사람은 왜 가난해야 하는가'은 불특정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왜 묻는지 따져봐야 하고 무엇보다 직접적인 물음이 시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답니다. 창작자가 가난을 말하지 않아도 읽는이는 가난을 읽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도 시적 대상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답니다.

 

별환, <걸음> : 재밌게 읽었어요. 여러모로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별환 님의 시의 공간이 대체로 방인 듯합니다. 시어로는 '이불'이 자주 등장한 듯 싶고요. 이번 시는 공간의 확장을 느꼈다가 끝내 '이불'로 귀결됐어요. 구절마다 힘이 들어갔고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됐습니다. '이곳(?)'에서 시적화자는 경적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전철은 경적을 울리지 않기에 철길이라고 말할 수 있고 화자는 탈선을 자주합니다. 거기서부터 상상이 시작되는 듯해요. 그래서 눈을 뜨기 전과 눈을 뜬 후(이불을 발로 걷어낸 후)의 정황으로 나눠진 게 아닐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걸을 수 있는 발이 없기 때문에 상상으로 펼쳐놓은 정황들이 시적이기도 합니다. '끝은 끝을 내딛었다' '그림자의 자세는 편하고 게을러 보였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불 없이 잠에 든 것 같았다' 등입니다. 6연에서 '그림자 위로 드러누웠다'는 것도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는군요. 여튼 추론해본 까닭은 '걸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잘 헤아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연마다 분절돼 있어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체적인 듯하나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모아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준답니다. 시적 표현이 풍부하니 화자의 상태나 시적 정황을 명확히 보여주면 어떨까 싶군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안경매니저>, <칼>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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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YP제국, <하고 싶은 것들> : 시적화자의 '하고 싶은 것들'이 이쁘고 귀엽습니다. 잘 읽었어요. 표현이 살아 있어서 화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다만 일차적인 시적 접근이 아쉽긴 하나 문장이나 이미지를 그리는 게 한층 성장한 듯해 좋습니다. '~싶어요'의 그 다음이 필요할 듯해요. 이를 위해 사유와 인식을 넓혀가며 시로 담아내는 게 중요해요. 그럼 시의 맛이 더 살아나겠죠.

 

 

셋째, 마지막째 주 /

 

암흑왕, <안녕> : 시적화자의 처지와 심정,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 시였어요. 시보다는 산문적 고백에 가까워서 일기를 몰래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다보니 시어들이 대체로 관념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솔직한 심정이 잘 드러나 좋았어요. 여튼 화자의 '평범함'이 '혼자'를 만들고 '불행'을 만들었다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여기서 화자의 평범함은 모범생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해서 혼자가 됐는지 그 과정이 없습니다. 또한 화자가 불행을 끝내려고 노력한 것이 단순히 발버둥만 치지 않았을 텐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호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자리에 있어서 공허한 화자가 어린시절과 조우하면서 평온을 찾습니다. 그것은 추억 속에서 위안을 얻었을 뿐 지금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쩌면 이 시는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는 자기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만 추억이 모두의 추억이 되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죠. 관념에서 탈피해 구상으로 나와야 해요.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듯 묘사에 집중하면서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답니다.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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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월 16 일 전

세글자님, rien님 축하드립니다~! 고래바람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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