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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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둡다,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시멘트 바닥의 나락처럼
번뇌 고민 방황 그 모든것 들이 연기처럼 뒤엉켜
그득 그득 무거워져 내 발목을 잡아 당기는것이
그래, 추악하기 짝이 없구나
부끄럽기 짝이 없구나

나를 잡아먹을듯이 큰 널 억지로 내 뒤로 우겨넣으며
아무리 빛을 향해 달려도 사라지지 않는 널
나는 그저
바닥으로 잔잔히 가라앉아 주어라. 고요해져라.
더는 요동치지마라. 일렁이지 마라.
그 모든것 들에 달려 필사적으로 숨어라

넌 그렇다고 작아지진 말아라
꼭 우리를 죽여야만 완벽하게 살아지는것은 아니니
아무 일 없다는듯 막을내린 어제의 밤 처럼
없어지진 말아라

그리고 그 어둠속에 영원히 살아 외쳐주어라
아직 우린 존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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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월 20 일 전

시적화자가 그림자를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듯 싶군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실존하는 것에는 그림자가 있겠죠. 화자가 그림자를 인식하는 게 부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번뇌 고민 방황 그 모든 것들이 연기처럼 뒤엉켜' '추악'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림자가 화자의 어두운 면을 비유한 듯 싶군요. '아무 일 없다는 듯 막을 내린 어제의 밤처럼' 그림자가 화자의 발목을 잡고 잡아먹을 듯한 존재로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림자는 또 다른 '나'이고 둘도 없는 '친구'일 수 있습니다. '~라'체를 '~다'로 바꿔보면서 그림자와 나와의 관계를 더 밀도 있게 퇴고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시를 추상적으로 만드는 관념적인 언어들을 감추고 구체적으로 정황을 묘사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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