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목록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죄스러웠습니다 추악한 밤의 가죽을 뒤집어쓴 악마가 내게 그것을 밀어 넣었습니다 순간 온몸의 외피를 탈피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의식을 먹어치웠습니다 몸뚱이 한 가운데에 구멍이 뚫리는 고통이 핏줄에 실려 온몸으로 퍼졌습니다 내게 펼쳐진 모든 광경은 그저 밤이 장난스레 집필해놓은 악몽의 원고라고 몇 번이고 되뇌었으나 악마의 행위는 멈추어지지 않았습니다 나의 다리 사이에선 붉은 핏줄기가 흘렀고 나의 심장에선 통증이 신음을 내뱉으며 수 천번 살의 섞인 박동을 반복했습니다 나는 몇번이고 혀를 깨물어버리고 싶은 끔찍한 고통과 절망에- 하염없이 몸을 삼키고 마는 무력한 겁들에 그저 눈을 감고 나의 모든 치부를 깎아낸 한 필의 몽당연필로 탈고되고 싶었습니다

 

 

 

목록

첫번째 댓글을 올려주세요!


4 개월 5 일 전

캣츠걸 님의 시를 읽으면 문장에 빠져드는것 같아요 늘 읽고 있으니 계속 꾸준히 써주세요?

3 개월 19 일 전

시에서 고통과 절망이 느껴지는 시군요.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뭔지 의문점이 남네요. 우선 시적화자가 왜 '고통스럽고 죄스러웠'는 궁금합니다. '추악한 밤의 가죽을 뒤집어 쓴 악마'가 화자를 괴롭히는지, 어쩌면 화자가 설정한 상황인지 알 수 없어서 아쉬워요. 무엇보다 '몽당연필로 탈고되고' 싶다는 표현도 잘 와닿지 않습니다. 통증이나 고통의 인과를 잘 헤아려봐야 합니다.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