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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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소리를 들을 때면

어김없이 머릿속엔 풍선이 떠오른다.

의문점을 불어넣고 띄우다 보면

먹구름의 부피와 같다하여도 그지없다.

“비의 소리란?”의 대답은

과연 한결같을 수 있을까

 

여리디 여린 빗방울들이 소리치는 소리

냉정한 빗방울들이 소복이 쌓이는 소리

억울한 빗방울들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외로움에 바람과 손잡고 휘날리는 소리

단지 어느 비인가와 더불어

비의 소리는 정의할 수 없지 않은가

 

소리만이라도 풍선에 담기위해 녹음기에게 속삭였다.

풍선이 뒤얽혔을 때에는 천둥번개와 같고

유유히 떠다닐 때에는 잔잔한 소나기와 같으니

소리의 말들은 가히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소리가 음소거일 때 비로소 ‘소리’가 들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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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 15 일 전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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