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십칠년 팔월 십삼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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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숙 소설 독후감을 써서 응모했습니다. 서평처럼 한자말 잔뜩 넣어 쓰긴 했지만 작년보다 실력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작년, 재작년 독후감은 어색한 문맥과 비문이 조금씩 보이는데 올해는 그런 미숙한 부분이 적어진 것 같습니다. 불필요한 수식을 줄이고 내가 할 말만 전달하는 능력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럭저럭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었다는 증표겠지요. 요즘 숙제가 많이 쌓여 초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어쩌면 숙제라기보다 목마른 지성과 교양을 욕심껏 채우려는 충동 그 자체일지도 모르지요.

이탈로 칼비노 소설 <우주만화>는 예전에 민음사 전집으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칼비노의 첫인상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었지요. <우주만화>는 아직도 가장 애착이 가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그 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팔로마르>,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등 많은 칼비노 소설을 읽었지만 <우주만화>만큼 신선한 작품은 발견하지 못했지요. 그 소설을 지금 열린책들 판으로 읽는 중입니다. 문고판이라던가, 판본이 달라서 실린 소설도 다르다 하더군요. 열린책들 <우주만화>를 훑어보니 민음사 책에 실려 있지 않은 소설이 많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읽은 단편은 놔두고 못 읽은 단편을 마저 읽으려고 합니다.

얼마 전 <공각기동대> 만화를 서점에서 산 일이 있습니다. TV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해진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를 만화로 다시 만나니 새롭더군요. 극장판의 무겁고 난해한 분위기가 줄어들고 등장인물들은 더 귀여워진 것 같습니다. 1권 하고 두 권이 더 있기에 처음엔 1권만 샀다가, 원작이 제일 재미있다 싶어 두 권을 마저 구입했습니다. 지금 3권 째 읽는 중인데 눈이 피곤해 잘 읽히지 않는군요. 글자가 빽빽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사이코>는 내가 몇 년 전부터 읽고 싶어 했던 책입니다. 19세미만 구독불가 책이라 도서관에 신청해도 받아주지 않았는데, 별다른 검증 없이 서점에서 빌려오니 이렇게 기쁠 수 없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하라 할 줄 알았는데 대출증을 보여주니 군말 없이 주더군요. 신이 나서 얼른 <아메리칸 사이코>를 읽으러 촐랑촐랑 뛰어갔습니다. 영화가 너무 실망스러워 원작은 훨씬 완성도 높으려니 기대 중입니다.

<한무숙 작품집>에 실린 단편소설 두 편만 읽고 독후감을 썼는데 무리가 있었나 봅니다. 작가의 세계관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한글 문서로 2쪽밖에 쓰지 못했습니다. 앞부분에 실린 <대열 속에서>와 <감정이 있는 심연>만 읽었는데 나머지도 읽어야 합당할 테지요. 한무숙 소설 독후감을 쓰려면 적어도 다섯 편 이상의 소설을 읽어야할 것입니다.

공모전도 준비 중입니다. 구월 일일까지 응모 완료해야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 큰일입니다. 오늘 마음먹고 집필을 시도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완성은 해놓았으니, 퇴고만 하면 끝입니다.

<난중일기> 독후감 공모전도 생각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시험치고 타 공모전에 신경을 기울이다보니 어느새 기한은 8월 안으로 다가와 있더군요. 아직 읽지도 못했는데, 이 짧은 기간 안에 완성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앵무새 죽이기> 독후감 이후 또 한 번의 좌절인가 봅니다.

읽은 책으로는 <살인자의 기억법>과 김금숙 만화 <풀>이 있습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일전에 간단한 소감을 말한 적 있었고, <풀>은 위안부 문제를 다룬 감명 깊은 만화였습니다. 만화를 읽고 가장 충격 받았던 것은 이 이야기가 모두 실화라는 것입니다.(물론 위안부 문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만화의 주인공인 이옥선 할머니는 현재 살아계신데 나이가 많이 들어 일본이 사과하기 전 돌아가실까봐 불안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위안소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읽으려고 생각 중인 책입니다. 올해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내가 공감하고 감동할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남자라고, 어리다고, 성인들이 읽는 소설을 이해 못하란 법은 없지요.

9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쌀쌀하게 변했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나 봅니다. 이번 가을은 제발 겨울만큼 오래가기를, 그러나 겨울처럼 길 수 없는 가을을 바라며 이뤄지지 않을 소원을 빌어봅니다. 잎사귀가 모두 떨어지기 전 나는 가을의 시간만큼 많은 책을 읽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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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월 19 일 전
모로 님의 가을은 아름답네요. 지금도 책을 옆에 쌓아둔 채 행복하게 책장을 넘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모로 님이 노력하는 만큼 문장도 좋아지는 듯해요. 글쓰기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니 실력이 늘 수밖에 없지요. 이 글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갖도록 내용 재배치를 해주면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강이나 내처럼 흐르도록 수정해주세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글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1) 한무숙 소설 독후감을 써 응모했다. 작년보다 실력이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단편 두 편만 읽고 독후감을 썼더니 무리가 있었다. 2) 한무숙 소설 독후감 응모는 끝났지만 이것 말고도 숙제가 많이 쌓였다. 지성과 교양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낸 숙제다. 숙제는 세 가지다. 3) 첫 번째…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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