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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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입니다. 글틴 벗님들,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펭귄 대신 북극곰을 만나고 왔습니다. 해빙 위에서 쉬고 있다, 배가 오자 귀찮아하며 어슬렁어슬렁 사라지더군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8월 월장원은 두 편입니다.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는 작은 생명에 대한 세부 묘사가 뛰어납니다. 그 작은 생명을 통해 주제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는 섬세하게 떨리는 마음의 결이 아름다워 가만 들여다보게 되는 글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

학교에서 만나는 생명의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 표현했습니다. 차창 밖의 풍경 속 생명과 복도에서 만나는 생명의 차이에 대해, 바깥과 격리된 학교 안의 생활에 대해, 작은 무당거미의 의연함과 아이들의 자생력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만드는 글입니다.

관찰력이 빚어낸 좋은 문장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뭣보다 작은 곤충들을 관찰해 쓴 문장이 반짝입니다. 반면 덜 정리된 문장도 보입니다. 첫 단락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아침에 비가 오면 저녁때도 비가 올 테니

->아침에 비가 오면 저녁까지 내릴 테니

(아침에 비가 왔기 때문에 저녁에 다시 비가 오는 게 아닙니다.)

*옛날 비가 낯 안 가리는 어린아이가 재잘대거나 아주머니가 옆에서 수다를 떠는 것 같았다면

->어릴 적 내렸던 비가 낯 안 가리는 어린아이의 재잘거림 같거나 아주머니의 수다 같았다면

(목적어가 서술어와 호응하게 써주세요.)

*예측할 수 없이 가끔은 투덜대거나 하다가도 순해지거나 갑자기 멀리 떠나기도 하니까요.

->예측할 수 없는 소녀처럼 투덜대다가도 금방 순해지거든요. 휙 돌아서 가버리기도 하고요.

(소녀처럼 ‘투덜’대거나, 소녀처럼 ‘순해’진다고 쓸 수는 있으나 소녀처럼 ‘갑자기 멀리 떠나기도’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아 보입니다. 고친 문장도 그리 좋지는 않네요. 더 적절한 표현으로 바꿔주세요.)

*전체적으로 ‘저’와 ‘나’의 사용을 통일해주세요. 이 글에서는 ‘저’ 보다 ‘나’라고 쓰는 게 더 어울릴듯합니다.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

순수하고 애틋한 글입니다. ‘당신’에 대한 ‘나(저)’의 섬세한 마음결이 독자에게 설렘을 전달합니다. 편지의 수신자인 ‘당신’은 지금까지도 낯익은 타인에 불과합니다. ‘당신’의 무심함은 꿈에서조차 ‘나(저)’를 죽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나오는 꿈은 달콤한 악몽일 수밖에 없습니다. 화자는 ‘당신’을 언어로 재구성해 시작(詩作)하고 있군요.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다만 글이 조금 더 명료하길 바랍니다. 화자가 말하는 악몽이나 죽음, 애증의 의미를 글을 읽는 독자들이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문장이 깔끔한데, 몇 가지 주의를 해주세요.

*‘저’와 ‘나’의 사용을 통일해주세요.

*그래도 자고나면 어떤 꿈을 꿨는지도 모른 채, 모두 잊는 일들만 있었죠. 그러나 아직도 기억나는 꿈이 있습니다.

->자고 나면 어떤 꿈을 꿨는지 잘 모릅니다. 꿈 대부분을 잊었죠. 그래도 아직 기억나는 꿈이 있습니다.

(꿈을 모두 잊었다면 기억도 나지 않겠죠.)

*그저 문장이 좋았다는 말이죠.

->그저 문장이 좋았다는 문자였죠.

(‘그녀’와 ‘말’하지 않았음이 중요한 테마이므로, 글 안에서 ‘말’을 신중히 사용해주세요.)

*그게 당신이 준 선물인 것도 모르면서, 저는 가진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당신이 준 선물인 줄 모르고, 저는 가진 게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것’은 되도록 빼는 게 좋습니다.)

 

모로 님의 <죽이지 못한 앵무새>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왜 독후감으로 쓰지 못했는가에 대한 글입니다. 이 글에 담긴 <앵무새 죽이기>에 대한 개인의 느낌과 생각을 한번 더 정제 해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성격의 글이건 독자와 교감하고 소통하려면 자기 생각을 탄탄히 다듬고 고쳐 타인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독자도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하며 서술하고 있어 독자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글은 독자들이 <앵무새 죽이기>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를 알고 있다는 전제로 쓰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고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었을 책입니다. 그럼에도 화자는 독자가 이들 작품에 대해 모를 것이라고 가정하고 써야 합니다. 독자들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를 읽지 않았더라도 글만 보고 화자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써주세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가 어떤 이야기인지, 이 작품들이 <앵무새 죽이기>와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어떤 점에서 뛰어난지 등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글과 독자 사이에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로 님의 <독후감에 관하여>

독후감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군요. 앞서 올려준 <죽이지 못한 앵무새>와 <독후감에 관하여>가 보여주는 글의 구성 방식이 같습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자신의 반성과 각오를 보여줍니다. 두루 통용되는 괜찮은 패턴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구성에 일기를 쓰듯 자기 생각을 적어내는 방식의 글쓰기가 더해지면 개성을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다르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화자는 서두에서 장정일의 책 독후감의 일부를 실제로 보여준 뒤 스스로가 그 독후감을 얼마나 ‘있어 보이는’ 것처럼 꾸몄는지 자신의 글을 꼼꼼하고 예리하게 비평할 수 있습니다. 글을 이렇게 시작하면 독자들은 화자의 독후감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독자들 자신의 글 습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죽이지 못한 앵무새>와 비슷한 문제가 여기서도 보입니다. 화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독자도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징검다리 건너듯 덤벙덤벙 쓰지 말아야 합니다. 장정일의 어떤 책을 독후감으로 썼는지, 독후감을 어떤 내용으로 썼는지, 그 글을 어떻게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써주면 독자들이 화자의 글에 담긴 생각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gayoung 님의 <위안>

한 시기에 사랑했던 무언가는 오래도록 삶에 자취를 남깁니다. gayoung님이 들었던 지대넓얕도 그런 소중한 무엇이겠네요.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즈음 이미 끝난 지대넓얕을 다시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그 남은 시간을 ‘사탕을 한알 한알 까먹듯이’ 보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글은 ‘위안’이라는 코드를 공유하는 두 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앞 이야기에서는 미래를 고민하던 화자에게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이 중학 생활과 함께 끝났음을 알립니다. 뒷이야기에서는 중학교 졸업 후 새로운 변화를 맞아야 하는 화자가 익숙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이미 끝난 팟캐스트를 들으며 위안을 얻습니다. 변화할 앞날에 대한 고민 속에서 받은 위안과 변하지 않는 것을 통해 받는 위안이 잘 맞물려 이어질 수 있도록 글 안에 화자의 생각을 담은 문장을 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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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월 19 일 전

제 한미한 글을 월장원으로 선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쓰겠습니다!
+북극곰 귀여웠을것 같네요! 배 위에서 볼때만 그렇겠지만요.

2 개월 18 일 전

헉 주저리주저리 쓴 글인데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앞으로도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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