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친구, 피드백 가능하시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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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주제로 쓴 글이에요. 읽고나신뒤에 피드백 부탁드려요ㅠㅠ! 많은 지적과 감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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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친구라는 것은 사치, 그 한 단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학교가 끝난 반짝 골든타임에는 항상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으로 달려갔고, 아르바이트가 끝난 저녁에는 옛날부터 보아왔던 추억의 돌담길을 따라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도 나를 반기는 것은 오직 작고 허름한 방 한 켠일뿐이었다.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었다는 듯한 느낌의 휑함, 그와 더불어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는 이불 속의 자그마한 온기. 이 두 기온들이 공존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이런 빌어먹을,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 고독함을 익숙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는 지내던 평범한 나날들이 지속됬다. 그리고 고 3, 청소년과 성인의 끝자락과 시작점에 걸터앉듯이 나이를 먹었을 때. 그 해는 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리는 사건이 일어나는 해였다.

그냥, 여느날처럼 학교는 지루했고 등교시간에 맞추어 저절로 줄어든 내 취침시간을 채울 수 있는 잠잘 수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 넌 이름이 뭐야? ”

피하고,

“ 우리 같이 다닐래? 아니, 같이 다니자! ”

피해도,

“ 왜 이렇게 늦게왔어! 기다리고 있었다고. ”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아버렸다.

나를 무시하고 까내렸던 사람들과 달리, 나에게 다가오는 그 애의 정체가 궁금했다.

왜? 나는 너가 생각하는 만큼 착한 사람도, 좋은 사람도, 평범한 사람도 아닌데.

계속되는 의문덩어리는 내 머릿속을 집어삼킬 듯이 늘어났고, 결국 계속되는 의문에 폭발한 나는 그 애에게 따지듯이 되물었다.

“ 넌 왜 나한테 다가와? 왜 다른사람과 다른거지? 왜 나를 무시하지 않는거야. ”

아, 바보같아. 순간적으로 폭발해 내뱉고는 곧바로 후회했다. 이런 질문따위,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만 받고 이상한 눈초리만 받을 것이 뻔한데.

“ ? ”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르게, 그 애는 당연한 것을 왜 묻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나에게 갑자기 다가와 손을 맞잡았다. 저절로 내 시선은 내 손을 맞잡은 그 애의 손으로 내려갔고 말이다. 뒤이어 갑자기 시선 앞에 나타난 두 손은 내 머리를 들어 자신과 눈을 맞추도록 고개를 천천히, 하지만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자신과 눈을 맞춘 뒤에는, 다시금 자신의 손과 내 손을 꼬옥 맞잡았다. 뭐하는거지 얘.

“ 친구잖아? 너랑, 나. ”

그러고는 천연덕스럽게 저런 대답을 내뱉고는 자신의 검지손가락으로 나와 자신을 가르키고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수한 악의없는 웃음을 빙그레 지었다. 눈꼬리와 입꼬리가 서로 반비례하며 내려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아하니,

‘ 아, 얘는 다른건가 ’ 하는 생각이 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뒤이어 내 뇌리를 강타한 생각은, 나를 그 생각의 충격으로 인해 온몸이 마비된 듯 꼿꼿이 서있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나에게.. 친구?

약간의 침묵이 지나고, 한동안 꼿꼿이 서있었던 나는 잡혀있던 손을 거칠게 빼낸 것도 모자라 도리어 내 손을 잡은 그 애의 손을 내팽겨쳤다.

“ 아깝잖아 너가. 나랑 친구되기에는 너가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 니가 손해야. 그러니까.. ”

처음에는 눈을 감고 말했다. 하지만 말하면 말할수록 한심한 내 모습과 빌어먹을 현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이러면 안되는데, 알면서도 아무 잘못 없는 그 애에게 악에 받쳐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러니까 나랑 친구 하지마. – 라고 말하려했다. 막혀버린, 삼켜져 버린 내 뒷말. 고의가 아닌, 타의로 삼켜져버린 내 뒷말.

나를 포근히 감싸안은 손길과 뒤이어 따라오는 따뜻한 사람의 온기에 의해 나는 어쩔 수 없이 뒷말이 삼켜지는 것을 막아낼 수 없었다.

“ 우리, 도덕에서 배웠잖아?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 우리는 사람이고, 그래서 우리는 평등하다. 이 상황에 공부얘기 하는 내가 좀 웃기겠지만, 난 너가 누구고 어떤 사람이건 간에 니 자체가 좋은걸. 앞으로 알아나가고 조율해 나가면 되는 거고. 안그래, 내 친구? ”

하하, 나는 해탈하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사람은 태어나서 난생 처음이였다.

인간관계가 텅 비어있으니 대화력도 제로. 저런 특이한 사람을 막아낼 방도는 내게 없었다.

힘을 빼고는 해탈하게 웃는 나를 보던 그 애도, 나에게서 서서히 몸을 떼어내더니 방긋하고 웃었다.

그렇게, 그 날은 백지같던 내 인간관계 속에 친구 라는 관계가 새겨진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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