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낀 안경
목록

천하에 있는 천재는 머리가 좋다만

운이 좋지 않은 모양이야

이렇게 매일 너의 앞에 있을 때마다

그 생각을 하곤 해

'

그러니 내가 안경을 끼워줄게

색깔이 낀 안경을 말야

그럼 나는 바람이 될거야

그러니 부디 그 안경을 벗지 말고

날 타고 날아가줘

목록
눈살 찌푸릴 일들
목록

가끔 길을 가다

눈살 찌푸릴 정도의 일이 있으면

거울로 그걸 바라보곤 해

 

가끔 나는 거울을 만지작 거리지

결국 거울을 꺼내면서도 말야

 

가끔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너와 눈이 마주쳐

한참 눈으로 싸움을 하기도 해

그러곤 마음 상한 나는 주머니에 도로 넣지

하지만 다시 나는 거울을 꺼내버려

 

봐봐, 오늘도 슬쩍 거울을 꺼내서

눈살 찌푸릴 일들을 바라보잖아

 

가끔 가던 거울의 금이 눈을 가려

이젠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그 일을 말야

목록
별똥별
목록

주위의 밝은 빛에 가려져

존재 마저 미미해 보이는

가여운 당신이

억울한 당신이

 

그 날이 다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아름다운 별똥별이 되겠더라면

나는 묵묵히 지켜보겠습니다

뻗고 싶은 손을 감추겠습니다

 

허나 당신은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땅에 닿지 못하고 아릿하게 사라져버리는

그 억지스럽게 아름다운 빛보다

 

별자리에 차지하지 않을 만큼

조그마한 빛이

밝은 별에 뒤쳐지지 않으려

바득바득 뿜어왔던 빛이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목록
해바라기
목록

기다린다. 아직 전등이 켜지지 않은 이곳에서

네가 올 때를 알려줄 시계만을 흘끔흘끔 바라보며

다시 돌아올 너를 기다린다.

기다린다. 모두들 새근새근 자고 있는 이곳에서

난 너의 조그마한 발자취들을 바라보며

다시 돌아올 너를 기다린다.

네가 저 먼 곳으로 여행을 갈 때에도

화사한 웃음으로 떠나가는 마지막 까지

지긋이, 지긋이 날 바라봐 주니까

기다린다. 또 다시 기다린다.

모든 이의 눈을 뜨이게 해줄

너의 환한 미소를 보기 위해

다시 돌아올 너를 기다린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