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별을 보고 걸으면 – '덕수궁 편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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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수많은 청소년들은 과연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과연 그 꿈이 '그들이 진정 원하고 꿈꾸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현실 속에 갇혀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정해놓은 것'은 아닐까? '덕수궁 편지'는 꿈이 없거나 자기 맘대로 혼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소설이다.

대개 사람들은 어렸을 적에 더 많고 다양한 꿈을 꾼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알게 되면서 그 꿈들을 현실에 맞추고 계산하며 하나씩 줄여나간다. 그 많던 꿈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루고 싶은 것도 없이 살아간다.

이 이야기는 30년도 훨씬 더 지난 옛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꿈을 꾸면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 당시 청소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이 소설 안에는 주인공인 현우가 꿈을 갈망하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 꿈을 되찾는 과정 모두 담겨있다. 이런 현우의 성장과정을 읽어나가면서 나도 현우와 함께 성장 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지금 내가하고 있는 고민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 같은 기분이 들어서 현우와 소설에 더욱 더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현우의 꿈은 화가였다. 원래 화가가 꿈이었던 삼촌의 영향이다. 부모님이 모두 반대할 때 화가라는 꿈을 계속 꾸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사람은 삼촌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삼촌이 죽고 은희까지 서울로 이사를 가 헤어지게 되자 현우는 방황의 시기를 맞는다. 이렇게 엇나간 생활을 하다가 자신이 그토록 믿고 따랐던 삼촌이 죽기 전 남긴 편지를 읽은 뒤 예전의 착한 현우로 돌아온다. 그리고 서울로 고등학교를 간 현우는 부모님이 반대하던 미술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첫사랑인 은희와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꿈이 없이 살아가는 현우의 모습에 실망한 은희는 다시 현우 곁을 떠난다. 극장 간판에 그림을 그리는 간판쟁이로 살아가던 현우는 자신의 꿈을 이룬 은희와 마주친 후, 그 일을 계기로 자신도 화가의 꿈을 이루게 된다.

서울로 올라간 현우가 은희를 우연히 만난 그 장면이 책을 덮은 지금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그 둘이 서로가 얼마나 그리웠을지 가늠이 가서 현우와 은희가 마주친 그 순간의 설렘은 잊혀 지지 않는다. 그렇게 잠시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던 현우와 은희 사이에 어느 순간 냉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캄캄한 밤길에도 단 하나의 별을 보고 걸으면 절대로 길을 잃지 않지. 그 별이 내게는 삼촌이었어. 난 네가 삼촌을 눈곱만큼이라도 닮은 줄 알았어. 그런데 절대 아니야. 절대 아니야. 이제 난 두 번 다시 널 만나지 않을 거야." 이것은 은희가 중국집에서 술을 먹고 현우에게 한말이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 순간 충격에 책을 내려놓고 한동안 입을 벌리고 가만히 있었다. 현우만큼, 어쩌면 그 보다 더 나도 속상했고 은희의 말이 혼란스러웠다. 마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은희는 끝까지 현우를 응원하고 현우를 좋아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우에게 실망한 은희의 마음도 이해가 조금은 가고, 오히려 꿈을 잃고 방황하는 현우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주기 위해 그런 말을 한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덕수궁 편지'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쓴 세 종류의 편지가 나온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라고 격려하는 삼촌의 편지, '꿈'을 반대하는 부모님의 편지, 그리고 결국엔 화가의 '꿈'을 이룬 현우를 축하하는 은희의 편지이다. 이는 작가가 독자인 청소년들에게 전해주는 편지이기도 한 것 같다.

나는 세 편지 중에사도 은희가 꿈을 이룬 현우에게 쓴 축하의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편지는 소설 맨 마지막 장에 담겨있었는데, 드디어 현우가 꿈을 이루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전달해주어서 그 편지를 읽고 나자 나는 굉장히 기뻤다. 또한 현우가 꿈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전해주는 소재가 현우보다 먼저 꿈을 이룬 은희의 축하편지인 점도 좋았다. 꿈을 이룬 뒤 은희의 편지를 받고 현우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상상도 해보았다. 아마 꿈 없이 살아가던 자신의 모습에 실망해 떠나간 은희에게 인정받음으로써 진정으로 꿈을 이룬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이 책을 덮고 난 뒤 나도 내가 꾸고 있는 진정한 꿈은 무엇인지, 그동안 잠시 잊고 살았던 꿈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사실 나에게도 꿈은 있지만, 과연 그것이 현우처럼 간절히 바라고 정말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 현우만큼은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꼭 나에게도, 내 친구들에게도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생기는, 강력하게 꼭 이루고 싶은 꿈이 하루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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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담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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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담은 집

이예원

“엄마, 우리 진짜 이사 가는 거 맞나봐!”

난 이사하는 아침이 돼서야 우리가 이사한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무려 9년이나 살았던 정든 집을 떠나다니. ‘우리가 진짜 오래 동안 살았구나.’, ‘새로운 집은 어떤 느낌일까?’ 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아주 가까운 바로 앞 아파트로 이사를 가는 것이었지만 느낌이 너무 새로웠다. 9년 전 이사를 왔을 때에는 너무 어렸을 때여서 그 새로움이나 설렘이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커서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려고 하니 아쉬움도 들고 새로운 집에 대한 설렘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사하는 날은 아침부터 모두가 분주했다. 이삿짐센터 아저씨들이 우리 집으로 들어와 모든 짐들을 다 박스에 넣고, 사다리차가 왔다 갔다. 식탁, 소파가 모두 우리 집을 떠나 이사 짐 차에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는 더 기분이 이상해졌다. 짐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내 방을 보고 있으니 이 방과 있었던 여러 가지 추억들이 내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흐릿하지만 어렸을 적에 처음 이 집에서 혼자 잤던 모습도 떠오르고, 친구들과 신나게 내 방에서 놀았던 기억도 떠오르고…….

사실 새로운 집에 대한 기대감보단 떠나는 집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이사 가기 전날에도 난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꼭 이집으로 와야 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이상하게 느껴진 것은 이 집에 우리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이 살 것이라는 점이었다. 아파트가 지어지고 난 후 맨 처음 이 집에 들어와서 산 가족은 바로 우리 가족이다. 그래서 뭔가 정말로 ‘우리 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와서 살게 된다니. 이사를 다 마친 지금도 아직까지 믿겨지지 않는다. 또 우리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이 사는 나의 예전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사를 하는 동안에 나는 학교에 가 있었다. 학교에서 부모님이 이사하시느라 힘드시진 않을까, 밥은 드셨을까, 짐은 다 옮겨졌을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딴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날 학교에서는 유독 시간이 빨리 갔다.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데 하교 길이 달라져서 느낌이 정말 이상했다. 매번같이 가던 친구들과도 얼마 못가 다른 길로 헤어지니 서로 기분이 이상하고 묘했다.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드디어 새로운 집으로 들어갔다. 거의 모든 물건을 전의 집과 같게 배치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굉장히 익숙했다. 새로운 집이라 하기 에는 너무 익숙해서 원래 집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집이라는 것이 원래 가장 편한 곳인데 낯설어서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한 거 보다는 훨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었던 과거의 나는 이사 가는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엄마랑 아빠가 간다니까 가는 거고, 새로운 집에서 살 생각에 마냥 신나기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이사에서 난 이사의 새로운 느낌을 느꼈다. 누군가에겐 그 집이 그저 몇 평짜리, 몇 층, 방이 몇 개인 집인지 몰라도 나에게는 내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있었던 집이었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모두 그 집에서 살고 있었다. 난 그런 의미 있던 추억이 가득했던 집을 떠나 새로운 집에서 또 새로운 추억과 의미들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나중에 내가 다른 곳으로 또 이사를 했을 때, 또 다시 ‘여기 집에서 사는 동안 참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지.’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앞으로 새로운 집에서 행복한 일만 생겨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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