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주소가 틀렸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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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감상&비평 부분 장원을 받았는데요

문자 주신거 확인하고 메일 확인해 보니 주소에 오타가 나서 보내 주신 메일이 오지 않았어요

확인 즉시 9월장원 공지글에 댓글 달았는데 아직 답변이 없으셔서 여기에 다시 한 번 문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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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여름(박완서-배반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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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몰랐던 천진난만했던 시절에, 다들 한 번쯤은 누군가를 보면서 ‘아 나도 커서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 존경의 대상이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맨이나 계산한 것 같이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로봇같은 존재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평소에 자신이 굳게 믿고 우러러봤던 우상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배반의 여름’에 나오는 주인공 또한 자신이 흠모했던 두 인물의 숨겨진 모습을 알게 되고나서 배반을 느끼게 된다.

‘배반의 여름’에 나오는 주인공이 어린 남자아이에서 점점 성장해서 청소년이 되어가면서, 아버지에게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낀다. 누이동생이 개천에서 죽은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죄의식 때문에 물 근처에도 가는 것을 꺼렸던 주인공이, 한 번은 아버지에 의해서 풀 속에 풍덩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 풀은 주인공이 충분이 발을 디딜 수 있는 깊이였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아버지가 자신을 풀 속에 빠뜨린 의도가 처음에는 자신보다 누이동생을 더 사랑해서,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 원망스러워서 일부러 빠지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은 아버지에 대해서 처음 배반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수영장의 깊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버지의 의도는 주인공이 생각한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로, 물에 대한 두려움을 깨줌으로써 큰 의미로는 도전에 대한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주인공이 겪었던 일이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주인공이 아버지에 대해 가장 크게 느꼈던 배신감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맨날 반짝거리는 금빛 단추가 달린 옷과 금줄 달린 모자를 훤칠하게 차려입은 아버지가 장엄하게 출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남들과는 확실히 다른 위엄 있고 모두가 우러러하는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이었다.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냐 하는 질문에 대통령이나 장군이라고 말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아버지’라고 말할 정도로 아버지에 대해서 깊은 신뢰감과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움을 느꼈던 주인공이었는데, 그가 느껴온 감정들은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의 직장에 갔을 때 변하고 만다. 아버지는 의자, 테이블, 전화기가 다인 비좁은 방에서 근무했고,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얼른 달려가 90도로 인사하며 경례를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주인공이 느꼈을 황당함과 충격감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에 주인공은 자신의 직장에 따라오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선뜻 따라나섰다. 만약에 내가 아버지였다면 자신의 아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먼저 자신이 하는 일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아버지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이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믿음을 깨뜨리게 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을 더 넓은 세상으로 내몰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주인공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많은 것을 깨우치는 데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진정한 아버지의 힘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주인공은 아버지를 우상으로 대하기보다는 가족 간에 느끼는 사랑으로 바라본다. 그의 새로운 우상은 전구라 선생이었다. 남들이 여름방학에 놀면서 시간을 보낼 때 그는 전구라 전집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아간다. 하지만 그의 우상도 얼마가지 못하는데, 그의 아버지와 전구라 선생 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전구라 선생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이다. 주인공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아버지가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 같다. 자신이 굳게 믿었던 전구라 선생마저도 자신을 배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번일로 주인공은 마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또한 그러면서 진정한 청소년으로 성장해 갈 수 있었다. 점점 깨우쳐가는 주인공이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주인공의 아버지가 더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주면서도 그 깨달음을 주인공 스스로 얻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이 희생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쩌면 주인공은 세 번 동안 있었던 일을 ‘배반의 여름’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진정한 ‘성장의 여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들은 주인공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생각했을 때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역할을 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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