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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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젖는다고 쓴다면 헤어캡은 머리카락의 포르노지 마땅히 각자의 귀를 떼어 던진다 우산의 호흡이 견딜 수 없이 무거워진다

 

귀가 빗물 대신 쏟아지지 따뜻한 물이 척추에서 반사된다 척추가 돌아서거나 물이 구부러지거나 줄줄이 별을 달고 도레미파솔라시도 올라오는 그물처럼 도레미파

 

옥타브를 발음하지 못해서

가령 사분음표와 이분음표를 혼동한다던지

 

악보가 운다고 쓴다면 00p 귀퉁이의 분수 잠겨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드세요 미끄럼틀과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일회용은 일회용을 정박으로 애무한다 다시는 보지 말자

 

아직 아무것도 적지 않았더라고
영점은 영점 원점은 원점 더듬지도 마 움직이지도 마 우울하지도 마 어둡지도 마 차갑지도 마 영리하지도 마 누가 또 귀로 가득 찬 러브 레터를 보냈지 비는 간혹 모스 부호처럼

 

솜사탕 기계만 발레 튜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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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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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않는 이야기들
연착되는 궤도다
대개 우연이라고 부르지
눈을 가려야만 자라나는 볕 같은

 

입속에서
체리가 가사를 외울 때마다
정원 구석에 소유격의 눈꺼풀이 묻혀
기차를 타서 이야기를 잃는다

 

네가 날 사랑하는 건 아는데
덜 여문 미성숙
선생님

 

인사는 그만
언제까지 같은 뭍에서만 울지
그건 열대어일지도 모를

 

화재를 예감하면
어제의 무른 잠꼬대를 예언하고

 

흔들리는 형체들을 따라
프로타주야

 

안녕
안녕
너는 안녕을 시시하다고

 

뒤 돌지 않고도
우리는 우연한 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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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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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잘랐다 여전히 네가 차례로 뜨거워진다 그만 높아질 것 아주 눈만 감아버릴 것: 그러면 나는 차라리 아무도 되지 않기로 한다 혹은 무게를 뒤집기로 한다 머리끈 안에서 얼음이 상처처럼 자라난다

 

나는 두 세계를 절반씩만 안다 손목의 무럭무럭 치사량은 그래서 슬픔으로부터의 절반이다

 

눈꼬리가 길게 늘어졌다 그 위로 오렌지 씨앗들이 반씩 정렬되었다 네게 나는 나쁜 행성이라도 되고 싶어서 디어로 시작하는 다정한 눈물을 적기 시작했다 오른손으로는 망원경을 가렸고 왼손으로는 빛을 가리면 정전은 푸른, 혹은 노란 구슬처럼 또는 둘 다처럼

 

병은 모든 사랑이다, 우리는 앓아서 증폭되는 성질을 태생적으로 지녔다

 

너는 나를 길들인다 어느 밤은 뒤집혀 있다 내가 손톱을 바르게 깎고 잠들어도 절반만큼의 손목에 선이 있었다 싹이 움트는 날이 지치면 너는 시간이 다 되었으며 오늘도 언제나 규칙적으로 시시했다고 말했다 눈을 감고

 

오늘은 춥지 않니, 그다지요 바깥은 자주 건조했고 나는 너를 배웅했다 두 개의 다른 크리스마스 트리가 철거될 때까지 돋아난 가시들에 일부러 찔리느라 미완성된 궤도를 안팎으로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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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의 투시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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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 안에서 화재가 끊임없이 자라났다

나는 하얀 피가 온몸으로 번지는 변종입니다

 

수학적으로 정의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다만 우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자꾸만 사물의 말투를 흉내내면서

계단에 발을 올리고 신발끈을 묶었다

끊임없이 떨어지며 번져가는 우리의 빨갛고 노랗고 검은 피

 

긴밀하게 고상한 사람들아

원근법을 줄지어 그려

이 좌표에서 가장 더러워지려고

눈을 감으면 속눈썹이 빗물처럼 녹아흘렀다

사과는 색소를 죄 잃고 무리하게 부풀었다

 

나는 색깔을 잃어버린 모든 것이다

속이 다 투명하게 비치면서 바스러지는 빛무리

소실점으로 향하는 직선만 여전히 반듯하고

색을 잃는 순간 나는 사물과 구분되지 않는다

우리는 파도처럼 헤집어져도 서로의 색깔을 탐하면서

피가 몽땅 증발하게 놓아두었다

 

첨탑처럼 높아지는 옥타브

밀폐된 유리 상자 안에서 기꺼이 따라 부르겠습니다

연기 사이로 없어진 것처럼 보이는 흉터들을

희게 우둘투둘 매만지면서

 

발이 달려 달려가는 머리카락을 지탱하면

나는 다 녹아서 불타버린 산소 호스를 희게 뒤덮었다

갓 태어난 비눗방울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어요

피는 흐르고 공중의 중력은 가볍고

허공을 보아도 가지런한 치아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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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가는 기억₁ (퇴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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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방정식을 풀지 못한 대가로 태어났다 별똥별이 내 머리를 잘랐다

 

나는 이름이 없어서 사망신고서에 네 이름을 적었다 이것은 나의 오랜 습성이기도 해서 마른 우기가 자꾸만 물구나무를 서고 무방비한 심해어가 잘못 받아적는 면죄부. 너는 자꾸만 수두룩하게 젖어든다 내가 벗어 입힌 눈물처럼

 

숫자가 없던 계절엔 사라지는 병렬과 그리하여 혜성의 꼬리에 알파벳을 차례로 매달던 침묵이 뒤집혔다 미안해요 하지만 그렇게도 내가 싫었나요, 나는 얼었어야 했는데 끝없이 흘러가고 네가 녹은 내 위로 자꾸만 부풀어 내리고

 

얼굴이 터널로 떠나면… 나는 팔레트 위에 굳어버린 유화 물감의 심정이 된다 귀가 없어져도 들리는 주어가 있다 나는 사라지는 마당에 흉내라도 내 보고 싶었나 사랑해, 마지막으로 남은 너는 모두의 결론이라서

 

돌려받기 위하여 다만

 

너는 아직 머리카락이 짧아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지금은 잠기지 말라고, 답이 없는 미지수 살해당한 내가 투사되는 속도를 뒤바꿨다 영영 인사는 하지 말자 입속에 사는 금붕어들이 여태 맨몸으로 널 투명하게 밀어올리고

 

₁ 진은영 훔쳐가는 기억 변용

 

 

+ 아무리 찾아도 퇴고 전 평은 있는데 퇴고 전 글은 없네요. 퇴고 전 평이 실린 글을 링크하고, 퇴고 전 글을 아래에 본문 첨부합니다.

 

 

 

 

 

 

훔쳐가는 기억*

 

 

지난 밤, 별이 춤추던 모양을. 자취로 방정식을 그리고 자유롭게 낙하하던 불꽃놀이의 꼬리를

 

거긴 내 자리였어야 했는데. 두 손에 폭죽을 쥐고 넌 행복하게 고깔의 노래를 부르는 중이었어. 딸기 케이크의 속을 파먹는 건 나였어야 했는데. 그랬어야 했는데.

 

네가 바다 속으로 벗어던진 교복은 네 것이 아니었는데. 짧게 잘라낸 머리카락, 툭 튀어나온 성대, 단단한 종아리, 장미와 향수와 반지까지, 다 네 것이 아니었는데.

 

그 말캉한 입술과 점막을 처음으로 까끌하게 부벼대던 게 내 혀였어야 했는데.

 

단조롭게 헤엄치는 알파벳들을 사전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나는 죽음을 예감했었지. 나의 이니셜은 네 바로 앞이었고, 엑스, 엑스, 와이… 물을 잔뜩 머금어 헤엄치며. 내 이름은 아무리 눈을 감아도 기억나지 않는데, 너는 이름이 뭐니?

 

태어나던 순간의 울음 조각들을. 붉어지던 양수와 녹진하게 물드는 세계를. 살의 연한 조직들이 생선 대가리처럼 끊기는 통증을. 네가 할퀸 심장들과 뜯어먹은 피부조각들을. 앉아 소꿉장난을 하던 놀이터 바닥의 모래와 그걸 뭉쳐 만든 팬케이크를.

 

조각보가 필요하지, 얇게 저민 살점들을 꿰매 만들자. 내게 먹을 수 없는 빵을 구워줘. 끝없이

 

부풀어 오르다가 터져 버릴 수 있게. 눈알을 깨어 계란으로 사용하고 채 자라지 않은 나팔관을 뽑아 갈아다가 후추처럼 뿌리자. 목덜미에 이를 박아 끄집어낸 신경을 리본처럼 묶어 장식해줘.

 

네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야 했는데.

아가리를 벌리고 날 빨아들이던 금속은 없었어야 했는데.

그럼 너도 없었어야 했는데.

 

이건 훔쳐가는 게 아니라 돌려받는 거야.

길게 늘어지는 발자국 위로 혀가 가볍게 끌리고. 보송하게 부풀어 오른 네 위로 내가 내리고. 살해당한 나와 보존된 너, 끝없이 지워지던 자궁의 톱톱한 이름들과, 깨어지던 존재마다

 

자전거를 타고 달 위를 넘어가고.

 

*진은영 시집 <훔쳐가는 노래>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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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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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¹

 

 

내가 울면서 이식되다
고래의 뺨이 뭍과 수직인 계절

 

끝까지 요동이 잠겼다
물속에서조차 숨 쉬는 법을 익히고

 

수감이 옮아가는 동안 상한 볕이 들지
결코 다짐이 엉키지 않고
일광욕은 플랑크톤

 

나는 유성우를 맨손으로 쥐어다가
혀 아래에 수납했다
표절된 색깔들이 악몽을 청했다

 

뛰어오르면 여정이 바랜 망토들
자칫 울어서 미끄러질

 

네 몫까지 살아 줘
단지 템포가 올라도 어둠은 여전히

 

이사를 마치면
채 몰려오지 못한 별똥별들
우리는 더 파랗게 웅크리고 싶었는데

 

일정하게 튀어오르는 수명이 있다
밀려나는 음운론은 수학자의 간식
죽음이 여태 휘어 부서진다

 

 

¹조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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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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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말 그대로예요.

시가 온전히 퇴화해 버려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작년 이맘때쯤엔 소설이 그러더니 이젠 시까지 제게서 벗어나려고 하네요.(지금 꾸준히 올리고 있는 글은 2016년 중반부터 17년 중후반까지 쓴 글들이고, 저것도 썩 잘 쓴 글들은 아니지만 저 정도의 퀄리티도 안 나옵니다!) 글이랑 안 맞는 건가 아니면 재능도 없는데 쓰려고 해서 천벌 받는 건가

 

여러분은 글럼프가 오면 어떻게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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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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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데이즈1

 

종점을 잃어버린 언어들이 수직으로 쏟아졌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제부터 유일한 신앙으로 삼을 둥글게 뭉치는 노래들 비탈에서 쏟아지는 운석들을 피해 고양이를 끌어안고 달릴 때면 저마다가 기울어야 할 길이를 상상했습니다 죄송해요 선생님, 그렇게도 사랑하셨는데 저는 매연의 썰물에 슬프게 잠겨야 할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없는 사람은 목소리를 구분할 줄 모르지 베개를 젖히면 잠에서 깨고 이불을 쥐면 잠에서 깨고 구분할 수 없을 무렵의 시간에서 깨어나고 깨지 말자는 약속을 멋대로 파기하고 잠에서 깨고 덜 깨고 문고리를 돌려서 깨고 깨어나고 무법처럼 펼쳐지는 행성의 찬란한 낮잠

 

그 위의 리시안셔스는 예쁘게 만개했나요 명멸하는 소망들을 모아다가 불을 질렀습니다 빨갛고 무른 궤적을 그리기 전에 모조리 불타 흩어지길 기도해요 나의 끝마다 달린 풍경이 나로 채워지는 계절이나 나를 키운 모든 것들이 몽땅 모순을 닮아버려서 나는 이렇게나 뒤집혀 있나요 우리의 정원을 공허라고 부르는재앙 끝없이 이어지는 수국들2

 

모니터를 뒤집으면 보이지 않던 언어들이 끊임없이 말을 걸어요 그래도 흰 숨을 가진 당신은 귀를 막을 수 있지요 요일의 체에서 난 가끔 당신의 출생지를 어림해 보곤 해요 발끝과 거꾸로가 어디에서 먼저 만나는지 새로 태어나는 계절들이 또 악몽으로 선생님, 애지중지 기르던 고양이에게 빨갛게 부풀어오르는 밑줄을 긋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늘 풋내기이나 야채가 여과없이 시드는 날들에

밤이 겉돌면 오만은 변덕스럽게 돌아서서 추워지기 위해 색을 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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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토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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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A B 또 C 들어와서 울다 진부하게 죽는다
(암전)

 

새로운 컬러 조명이 생겼다
바다를 건너온 풍선만 가득 앉았다

 

아무도 너희의 호흡법엔 관심이 없어
(죽은 A, 반투명 이구아나 풍선을 터트린다)
주인공이 과거로 두리번거리는 찰나에

 

(그러니까 매진은 우리들만의 비밀로 하자)
(굳이 몸으로 혼자 게다가 들리지도 않는데)
탭슈즈 리듬만 빨라진다 그건 우리가 자주 사랑할 비바체처럼
혀를 내밀어서 소리를 핥아 봐
이 중 뭐가 네 음표인지 아무도 몰라

 

뒤바뀐 위 아래 우리는 온통 뒤집어져 바깥이 분홍색이다
(그러니까 이것도 보이는 대신 들리지)
거기 누가 공연 중 잡담을 하죠
아크로바틱, 풍선은 언제까지라도 둥글게 겹쳐져
그림자가 한없이 길어지고 차례로 터지는 동그라미
(왜 죽었어? 왜 죽였어?)

 

잃어버린 모든 동물들이 목놓아 우는 시간

 

차라리 안부를 옳지, 기도는 그만하자 가령 우리가
온종일 차가운 언어를 닮게 해 달라든지
또 번갈아 거꾸로 셔터를 내리지
눈을 감고 외웠던 대본 같은 피사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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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틴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해가 와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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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따지면 오년째 여기에서 머무르고 있고,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중3부터 고2까지 꽉 찬 삼년을 보내고 이제 고삼이 되어버렸어요.

중2, 중3 때는 내가 제일 어려 8ㅁ8 느낌으로 활동했었는데(당시에는 중등부가 없었죠) 와 벌써 고삼이라니 말도 안 돼. 아직도 유리숲 선생님과 김보영 선생님 평이 생생한데 말이에요…. 중3과 고1 때는 상당히 많이 활동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고2 들어서면서 활동이 굉장히 뜸해져 버려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이번 해가 제겐 마지막 글틴이겠지만, 남은 일 년 동안도 잘 부탁드립니다!

 

 

+ 그렇게 글캠은 한 번도 가지 못한 채 졸업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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