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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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긴 파란 끈이에요

한 가닥 뿐이기에 조심스레 들고선

어떻게 만들까 손에 놓고 쭈뼛거려요

싫은 기억은 적당히 잘라서 한 바퀴 묶어놓고

좋은 날은 조금 더 붙여서 늘려볼까요

반복되는 하루는 칭칭 감아 동여매 주고

슬픈 날은 과감하게 태워버려요

예쁜 추억들로 가운데를 꾸며 주는 걸로 끝

 

이제 내 삶은 예쁜 파란 리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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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두드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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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깊은 물 속에

꽁꽁 숨겨놓고 쌓아둔 감정의 화석

층층이 덮이고 덮이다 감당할 수 없어서

수면 밖으로 터져버렸어

울긋불긋 두드러기가 돋아난 몸처럼

울컥울컥 감정의 두드러기가 솟아났고

돋아난 감정들이 미치도록  가려워서

벅벅 긁어대었더니 터져버렸네

 

터지고 남은 마음에는 말이야

피부로 흘러넘친 감정들이 뒤섞여 있어

다음에도 이런 두드러기가 올라오면

어떻게 하면 삭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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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반 잔만 채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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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질 듯 가득 차거나

없는 듯한 적은 느낌은 싫어요

 

부족하지도 많지도 않은

딱 반 잔의 모습이기에

 

당신의 흔들림에 따라서 흔들리고

흘리는 대로 나는 흐르고

더 많은 것을 포용하는 동시에

속의 것을 비울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마음의 물컵에 딱 반 잔만을

당신으로 채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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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쳐버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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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필 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써 보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감정적으로 친밀하게 교류하는 것은 예전부터 나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먼저 말을 걸려면 큰 용기를 가지고 풀칠 한 것 마냥 굳게 닫힌 입을 어렵게  떼어야 했고, 어찌어찌 친해진다 하더라도 무심하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망부석같은 성격 탓인지 대부분의 사람들과  '그냥 이름만 아는 조금 어색한 사이' 에서 더 발전하지 못 했다.

그 후로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는 게 문제인가 싶어서 여러 번 학기 초가 될 때마다 반 아이들을 편하게 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주변 아이들을 보고 그런 친해져야겠다는 마음을 접었었다. 반 안에서 서로 없으면 못 살듯 살갑게 친하던 아이들이 한번 싸운 걸로 서로에게 욕을 퍼붓고 한순간에 돌변해서 원수진 듯 미워하고,  1년간 친하게 지냈어도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 새 친구를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인사도 안 하는 걸 종종 보니 얄팍한 관계를 굳이 노력해서 만들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진심인들 상대방이 진심이 아니라면 괜히 나 혼자 지나치게 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겨서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건 오버해서 너무 진지해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하였고 ,한번 친해지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인연을 놓고 싶지 않아하는 내 신념과 달리 1년의 유통기한을 가진 우정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누가 먼저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걸어도 점차 반응을 잘 하지 않게 되었고, 딱히 외로움도 타지 않아서 친구관계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 보다는 오히려 혼자가 훨씬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예전의 내가 많이 후회된다. 매번은 아니었지만 한두명씩은 '친해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꼭 있었고 그 아이들도 나를 싫어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친해져도 얼마 가지 못할 게 뻔해' 라면서 일부러 피하고 시큰둥하게 반응을 보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바다 동굴 속에서 바깥이 무서워서 나가지 못하고 틀어박힌 새끼 문어마냥 시도해 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해 버린 것 같다. 이렇게 포기해 버리니 시간이 흘러서 각자의 무리가 생기고, 반도 달라지고, 학교도 달라져서 이제는 볼 수 없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만약 그때 내가 조금 더 살갑게 굴었더라면 오늘 밤에 집에 올 때 그 친구와 전화를 하며 요즘 학교생활은 어떻니,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니,어떤 책을 제일 좋아하니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수다를 떨면서 집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 누군가와 친구가 될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타인과의 교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타인과 교류를 함으로서 서로 성장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을 설명해 보자면 그것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음집을 보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속에는 지금까지 배우고 겪은 일이 담겨 있고 그 사람의 얼굴 속에는 자신의 삶의 태도가 들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겪어 보지 않으면 우리가 살아온 세상 안에서만 살게 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일을 다 겪지도 못할 뿐더러 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관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타인과 나의 생각,관점을 나누지 않으면 나의 관점에만 사로잡혀서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많다. 다양하다 라는 말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람들은 다양하고 모래알처럼 독립적이다. 각자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목표 성격 행동 습관 등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배울 만한 점을  배우며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해 본 결과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솔직하게 표현하기로 마음먹었다. 서로 사이를 좁히는 데 방해가 되었던 것이 바로 내가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거였는데 이제 좋은 인연으로 남든 남지 않든 새로운 누군가와 친해질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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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속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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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고 날카로운 새장 안에서

흐릿한 눈으로 밖을 갈구했다

목이 나가라 소리를 씹어 뱉었는데

"귀엽구나" 라는

어리석은 대답만 꽂혀왔어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곱디 고운 깃털 가졌는데

나는 행복하지 않아

 

껍데기뿐인 내 겉치레는

정말 아름다운 나일까

숨쉬듯이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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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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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까만 겉모습 속에

부끄러운 듯 조심스레 싸여진

새하얀 밥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각의 속재료를 보니

나 역시 서로 끌어안은 채

온기를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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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서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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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고 하찮은

그저 몸 하나 이끈 채 시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

거울을 보았다

 

나는 바다로 가지 못한 심해생물

깊은 심해 어두운 끝에서 살아야 하는

외롭고도 외로운 심해생물

 

수면 위로 튀어올라와

더이상 심해에서 살지 않겠다 라며

자신있게 내뱉던 말 뒤로

바다를 그리워하는 비틀어진 내가 남았다

 

오도 가도 못하는 수면 위에서

고통스럽게 아름다운 노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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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글을 잘 쓰려고 하지 말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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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은데 '잘 써야한다' 라고 생각하니 생각도 잘 안나고 부담되어서 괴롭네요.

잘 쓰는 글이 뭐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학교다니고 공부하고 스마트폰 하느라 글 쓸 시간도 뺏기고 여러모로 우울하고ㅠㅠ

마음 편하게 그날그날 일기쓰기부터 다시 실천해 볼까요 ㅜㅜ

어릴 때와 달리 백일장에 나가도 상받는 일도 줄어들고 …(물론 글을 쓰는 이유가 상 받을 목적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퇴보한 것 같아요)  나보다 글 잘 쓰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는데 나는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 계획 없이 폰만 보고 의미없게 살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하네요 ㅎㅎ ㅠㅠㅠㅠㅠ

 

글을 즐겁게 쓸려면 어떻게 할까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적 생각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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