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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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까만 겉모습 속에

부끄러운 듯 조심스레 싸여진

새하얀 밥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각의 속재료를 보니

나 역시 서로 끌어안은 채

온기를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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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서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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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고 하찮은

그저 몸 하나 이끈 채 시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

거울을 보았다

 

나는 바다로 가지 못한 심해생물

깊은 심해 어두운 끝에서 살아야 하는

외롭고도 외로운 심해생물

 

수면 위로 튀어올라와

더이상 심해에서 살지 않겠다 라며

자신있게 내뱉던 말 뒤로

바다를 그리워하는 비틀어진 내가 남았다

 

오도 가도 못하는 수면 위에서

고통스럽게 아름다운 노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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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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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 속에서 외로이 길을 잃었는데

너는 왜 홀로 떴는데도 빛나고 있나

까만 어둠은 나를 좀먹고 있는데

너는 어째서 발광하고 있나

새벽의 얼음장 같은 공기는 나를 짓누르며

너의  아름다움은 나를 압도한다

 

하찮은 듯 내려다보며,

나에게 기어오는 두려움을 녹여버리고

미칠 듯한 밝은 빛으로 길잡이가 되는 너를

그 도도하고 매혹적인 광채를

나는 질투하며 의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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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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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입꼬리를 올릴 뿐인데

나는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슬픔이 나를 무너뜨리는 순간에도

나의 미소는 무너지지 않았다

부서질 듯한 괴로움에 묻혀버려도

나는 웃음을 띠고 있었다

 

내 껍데기를 거짓된 밝음으로 가리고

내 썩어버린 속을 가리는 포장지는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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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빛깔로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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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떨어 죽어 눈에 파묻힌 새의 사체

때가 타고 여기저기 터져나온 솜인형

인도 가운데에 말라 죽어 붙은 지렁이

힘들어서 살기 싫다는 술에 취한 아빠의 말

친구가 나를 향해 내뱉는 욕설

카드값을 보며 내쉬는 엄마의 무거운 한숨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발자국이 선명한 나의 원고지

 

향기로운 분홍빛 세상을 꿈꾸었는데

마음을 찌르는 검정빛 세상이 나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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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글을 잘 쓰려고 하지 말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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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은데 '잘 써야한다' 라고 생각하니 생각도 잘 안나고 부담되어서 괴롭네요.

잘 쓰는 글이 뭐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학교다니고 공부하고 스마트폰 하느라 글 쓸 시간도 뺏기고 여러모로 우울하고ㅠㅠ

마음 편하게 그날그날 일기쓰기부터 다시 실천해 볼까요 ㅜㅜ

어릴 때와 달리 백일장에 나가도 상받는 일도 줄어들고 …(물론 글을 쓰는 이유가 상 받을 목적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퇴보한 것 같아요)  나보다 글 잘 쓰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는데 나는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 계획 없이 폰만 보고 의미없게 살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하네요 ㅎㅎ ㅠㅠㅠㅠㅠ

 

글을 즐겁게 쓸려면 어떻게 할까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적 생각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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