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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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님의 <결혼에 관한 단상>

 

모로님 꾸준히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나는 모로님이 솔직한 생각을 담아 툭툭 던지는 글도, 공들여 다듬어 내놓는 가지런한 글도 모두 좋습니다. 이번 글에는 결혼 제도에 대한 솔직한 고민이 자유롭게 담겨 있네요. 결혼에 대한 달콤한 환상과 현실 가족의 위태로운 일상이 만드는 엇박자를 잘 표현했어요.

 

 

내가 낳은 자식이 내 가족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내가 첫째를 낳으면 내 형제의 첫째처럼 될지 모르고, 내가 둘째를 낳으면 내 형제의 둘째처럼 될지 모른다는 끔찍한 환상. 내 자식이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문장들이 인상적입니다. 계속 생각이 나요. 화자의 솔직한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일 수도, 화자가 두려움의 원인을 독자에게 잘 전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결혼에 대한 모로님의 생각은 앞으로도 계속 변하리라 생각해요. 그렇게 자신만의 답을 찾을 겁니다.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은 우리 내면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삶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불확실한 것들의 의미를 찾아 질문하고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아름답습니다. 7월부터 12월까지의 단상, 잘 읽었습니다. 문장은 조금 정리가 필요합니다.

 

 

 

모로님의 <봉사활동 간 날>

 

좋은 이야기입니다.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는 이타적 행위가 주는 훈훈함 때문에 좋은 게 아니라, 봉사를 다녀오며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썼기 때문에 좋습니다.

 

분주한 봉사활동이 끝난 뒤 먹은 국밥은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온몸이 봄처럼 따뜻해’지는 국밥 한 그릇에 고단함도 녹아내렸겠지요. 마음에 쏙 들어오는 표현입니다.

 

전체 문장은 더 다듬어야 합니다.

 

‘국그릇, 밥그릇을 갖다 놓고 컵은 충분히 찼다 싶으면 통째로 가져가 드리곤 했지요.’라는 문장은 두 번쯤 읽어야 이해됩니다. 이렇게 고칠 수도 있겠습니다.

 

국그릇, 밥그릇을 이 식탁 저 식탁으로 날랐습니다. 식당 안이 노숙자분들로 충분히 차면 물컵을 한꺼번에 들고 가 나눠드렸습니다.

 

문장이 더 좋아졌다곤 못하겠지만 의미 전달은 나아졌습니다. 좋은 표현도 중요하지만, 얘기하려는 바를 잘 전달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문장들을 꼼꼼히 보고 정리해주세요.

 

첫 문단은 글의 얼굴과 같습니다. 앞 두 문장의 상투적인 표현을 빼고 더 참신한 표현을 찾아 채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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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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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월장원은 두 편입니다.

맛없는쵸코맛님 <겨울 참새>

소낙님 <마음의 감기, 그것은 불치병입니까>

12월의 마지막 날 우수수 글이 올라왔네요.

모두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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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쵸코맛님 <겨울 참새>

작고 귀여운 겨울 참새 떼의 재잘거림이 가까이서 들려오는 듯한 글입니다. 맛없는쵸코맛님은 그동안 꾸준히 우리 주변의 작은 생명에 대해 글을 써주었어요. 맛없는쵸코맛님이 하굣길마다 참새 떼를 만나듯 나도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같은 극끼리 만나는 자석인 양’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조잘조잘 옮겨 다니는 참새 떼를 만납니다. 그래서 이 글이 더 친근합니다. 그동안의 글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다정한 눈, 관찰을 통한 세밀한 대상 묘사, 눈앞에 그려지도록 쓴 장소 표현이 좋았습니다. 이 글에도 맛없는쵸코맛님의 장점이 잘 녹아 있네요. 꾸준히 좋은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청유형 문장으로 결말을 내는 대신 다른 방식의 결말도 고려해 보세요. 문장을 더 다듬어주세요. 예로 다음의 문장을 보겠습니다.

 

참새, 참새라는 이름답게도 어디 특이한 점도 없는, 우리가 생각하는 새 하면 아마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색도 화려하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 숨기 좋게 등이 갈색이고 배가 흰색인 이유는 아마 날아다닐 때 작은 구름 같이 보이려 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참새는 제 이름처럼 특이한 점 없는 새입니다. 등은 갈색이라 이 나무 저 나무 숨기 좋습니다. 배는 하얗습니다. 날아다닐 때 작은 구름 같아 보이려고 흰색 배를 가진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복 표현을 없애고 긴 문장을 짧게 나눠 읽기 쉽게 배치하면 가독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소낙님의 <마음의 감기, 그것은 불치병입니까>

 

나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할 때 생기는 긍정적 효과만을 생각했어요. 어떤 이들은 그 표현을 구실로 우울증을 간단한 병이라 치부해버리는군요. 그러고 보면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의지나 각오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요. 소낙 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우울증 앞에서 한 개인이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통제할 수 없는 우울이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글을 통해 생생히 전해집니다.  이 글이 독자들에게 우울증에 감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길 중 하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윤호님의 <죽음과 한 뼘 가까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차분히 풀어가고 있는 글입니다. ‘기계처럼 나를 죽이며 버텨내’고 있는 가운데 ‘멍하니 계속 살아’내다 우연히 가게 된 무덤 언덕. 이 우연한 장소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직관적 깨달음을 글에 담았어요. 무덤들과 무덤가에서 자라는 배추가 대비되며 죽음과 삶의 순환에 선명한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서윤호님이 죽음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는 현실, ‘기계처럼 나를 죽이며 버텨내’는 현실의 문제까지 이 안에 담담히 담아주면 좋겠습니다.

 

잇몸님의 <크로키>

잇몸님은 소리, 형태 등을 감각적으로 활용해 감정의 결을 그리는데 뛰어나요. ‘밥그릇이 숟가락으로 긁히는 소리가 너무 크게’ 난다는 표현으로 긴장감을 만들고 엄마의 격렬한 감정을 ‘네 갈래로 찢어’진 그림을 통해 드러냅니다. 이 글의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글 자체가 크로키처럼 시작되고 끝난다는 겁니다. 죽은 형과 죽은 형을 보고 싶은 형제, 죽은 형에 대해 침묵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을 통해 화자가 드러내려는 것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요. 엉성한 스케치로 이야기를 끝내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글을 보강하고 주제가 드러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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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월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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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월장원은 잇몸님의 <너와 나>와 윤별님의 <연극이 끝나기 전에>입니다.

잇몸님의 <너와나>는 '너'에 대한 섬세한 마음결이 아름다운 글입니다.

윤별님의 <연극이 끝나기 전에>는 생생함이 남다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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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7304님의 <21세기 붕괴>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글입니다. 물질적인 것을 언급하며 부모님 욕을 하며 싸우는 친구, 상대의 취미를 ‘잡지식’이라고 폄하하며 성적에 따라 깔보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 현실을 거듭 생각하게 합니다. ‘경쟁’의 구도로 세상을 해석하고 아이들을 훈육해온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어느새 아이들의 내면에 뿌리내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명료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고민한 글, 잘 읽었습니다.

반드시 보강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은 깨끗이 정리되지 않았어요. 시작(서론)-중간(본론)-끝(결론)의 구성에 따라 글을 정리해주세요. 서론에서 문제를 분명히 제기하고, 본론에서 주장을 전개하고, 결론에서 본론의 내용을 정리하며 자신의 주장을 한 번 더 강조해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글을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고 내용을 정리해보세요.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찾아 채울 수 있을 겁니다.

 

공깃밥님의 <보고 싶은 사람>

 

공깃밥님, 볼 수 없는 엄마를 그리는 마음이 오롯이 담긴 글 잘 읽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는 수많은 감정으로 이어져 있어요. 사랑하면서 밉고, 미운데 애틋하고, 애틋하지만 지치고, 지치면서도 사랑하고. 돌아가신 뒤에는 늘 후회가 찾아옵니다. 사랑한 만큼 후회도 깊어지죠. 그 단순하게 정리될 수 없는 마음을 포장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수수하고 진지하게 써 내려간 글입니다. 잘 읽었어요.

공깃밥님의 개인적 경험을 조금 더 투영해 글에 구체성을 살린다면 글이 더 풍성해질 겁니다. 예로 ‘엄마는 너무 아파서 자꾸 기침을 하셨고 나는 괜히 엄마한테 짜증을 냈다’는 문장은 일화로 풀어줘도 좋습니다. ‘엄마의 기침에 내가 가장 짜증이 났던 날’이 언제였는지, 그 날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평소보다 더 짜증이 났는지 등을 쓰는 거죠. 육하원칙을 떠올리며 쓰면 글에 구체성이 생겨 독자를 더 끌어당길 수 있어요. ‘아빠도 너무 힘들어했다’ 같은 문장도 마찬가지예요. 아빠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힘들어했는지 구체적으로 써주세요. 아빠가 신발장에 쭈그리고 앉아 엄마의 슬리퍼를 치우며 어떤 말을 중얼거렸다거나 하는, 아빠가 너무 힘들어했던 모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담아주면 됩니다. 일화를 담을 때 육하원칙을 다 채울 필요는 없어요. 육하원칙은 당시의 일을 떠올려 보다 세밀하게 글로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틀일 뿐이니까요. ‘엄마 얼굴을 보고 만져 봤는데 깜짝 놀랐다’고 쓰기보다는 엄마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나’는 엄마의 얼굴을 만지기 위해 어떻게 손을 뻗었는지, 엄마를 만졌을 때 손끝에 닿는 감촉이 어땠는지, 그 감촉이 ‘나’의 내면에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등을 지금보다 구체적으로 담아 주면 좋겠습니다.

 

 

맛없는초코맛님의 <까마귀에 대하여>

 

어제 오산에 잠시 다녀왔는데요, 어느 삼거리에 까마귀 떼가 모여 있더군요. 전신주에 앉아 있는 까마귀들이 오선지 음표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맛없는쵸코맛님의 글을 읽은 때라 춤추듯 전신주를 옮겨 다니는 까마귀 떼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았어요. 내가 본 그 까마귀 떼는 떼까마귀 무리였을까요?

나는 도서관의 차분하게 정돈된 공기를 좋아합니다. 맛없는쵸코맛님의 글을 읽을 때는 도서관에 있는 듯 절로 차분해져요. 그 느낌이 좋아요. 즐겁게 읽었어요. 직접 보고 겪은 까치와 까마귀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준 부분이 매력적이었어요. 아쉬운 점은 글 속의 주장에 다소 비약이 있다는 겁니다.

이 글은 1980년 이후 까마귀 개체 수가 적어졌다는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그런데 화자는 짐작으로 글을 끌어가고 있어요. 뿐먼 아니라, 자신의 짐작을 ‘사람들은’, ‘우리는’ 등의 말을 써 전체의 견해처럼 사용하고 있어 걸립니다. 예로 ‘우리는 이따금 까마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들의 모습도 꽤 자주 보이는 듯합니다’라는 문장을 보세요. ‘이따금 까마귀 소리를 듣고, 그들의 모습을 꽤 자주 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화자이지 ‘우리’가 아닙니다.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까마귀를 보지 못하고 살거든요. ‘사람들은 까치가 이렇게 공격적인 걸 잘 모릅니다’라는 문장이나 ‘우리는 까치를 길조로만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의 주어도 조금 걸립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화자의 개인적 경험과 견해가 되도록 ‘저(나)는 까치가 이렇게 공격적인 걸 잘 몰랐습니다’라고 바꿔줄 때 더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실제로 까마귀의 개체 수가 적어진 까닭이 있을 겁니다.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까마귀의 서식지가 파괴되었을 수도 있고, 까치와의 영역 다툼에서 밀려났기 때문일 수도, 까치와 달리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허나 인간의 잣대나 고정관념-생각이 까마귀의 개체 수에 다소나마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더해져 자연에서 까치와 비슷한 위치를 가지던 까마귀는 점점 수세에 몰려가고, 사라져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말은 문장은 논리적 비약으로 보입니다.

글의 주제를 조금만 틀어 ‘까마귀에 대한 선입견’에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요? 까마귀가 어떤 새인지, 까마귀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이 어떠한지, 화자가 본 까마귀와 까치가 어떠했는지, 까마귀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등에 대해 ‘나’의 입장에서 풀어낸다면 걸리는 부분 없이 더 잘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잇몸님의 <너와 나>

 

빵 반죽을 부풀리려면 효모가 필요하듯, 좋은 글에는 좋은 묘사가 필요하죠. 효모가 풍부해 좋은 맛을 내는 글입니다. ‘너’와 있으며 흔들렸던 ‘나’의 마음, 어쩐지 ‘너’와 닮아있는 ‘나’의 모습을 정교하고 풍성하게 담고 있어요.

특히 이미지를 잘 빚었어요. 이미지 대비도 뛰어납니다. 글에서 ‘울타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 더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너에게 울타리였을 테니까’와 ‘나도 어쩌면 너의 또 다른 울타리였을지도 몰랐다’의 울타리는 ‘벽’과 비슷한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나는 너의 울타리를 막아주지 못했다’의 울타리는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까요? 이 글에서 울타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이미지가 지금보다 더 드러나는 편이 좋으리라 생각해요. ‘네가 지금껏 견뎌낸 선혈처럼 나의 손 위로 팥이 뚝뚝 떨어진다’는 시각 이미지는 감각적이지만 문맥상 ‘너’가 ‘선혈’을 견뎌냈다고 말하는 게 어울리지 않아요. 잘 읽었습니다.

 

 

윤별님의 <연극이 끝나기 전에>

 

윤별님, 지난 일 년 동안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왔을지 짐작되는 글이에요. 잘 하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잘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워요. 잘 읽었습니다. 생생하게 썼어요. 후배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쪼개 발 벗고 나선 선배들의 열정과 고민이 긴박한 삼 주 속에 올올이 들어있네요. 다만 글의 분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담고 있는 내용에 비해 분량이 너무 길어요. 밀도를 높여 주세요. 글의 전체 내용에 기여하지 않는 장면, 전개에 불필요한 대화와 인물 등을 덜어내면 좋겠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쓰더라도 글을 완성할 때는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집니다. 글의 밀도는 높이고, 표현은 섬세하게 바꿔주세요. 사건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 글에 울림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삼 주의 경험을 통해 윤별님이 찾은 것을 충분히 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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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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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장원입니다.

로운 님의 <괜찮아>, 부터 님의 <구두>, 맛없는쵸코맛 님의 <거미, 거미, 거미> 모두 잘 읽었습니다.

<괜찮아>에는 로운 님의 생생한 경험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독자의 공감을 부릅니다.

부터 님의 <구두>의 빨간 구두에는 어머니의 내리사랑이 잘 담겨 있어요. 어머니를 이해하는 딸의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맛없는쵸코맛 님의 <거미, 거미, 거미>는 관찰을 통한 세부묘사와 담담한 문체가 매력적입니다.

 

세 편의 글 가운데 10월 월장원은 로운 님의 <괜찮아>입니다.

날이 춥습니다. 내일은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단디 입고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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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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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님 가을에 많은 책과 만나 행복한 독서를 하고 있군요.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사랑하는 화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이천십칠년 팔월 십삼일 일요일」을 9월의 월장원으로 선정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이천십칠년 팔월 십삼일 일요일」을 고칠 때 읽은 책을 나열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화자가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 등을 더 충실히 담아주면 좋겠습니다. 이 글에서 중요한 건 화자가 가을에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가 아니라 독서를 통해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 그 자체입니다. 책 이야기를 덜어내고 화자의 내면에 초점을 모아주세요. 책을 읽는 즐거움, 숙제에 대한 초조감, 책에 매혹되었을 때의 느낌 등 많은 걸 쓸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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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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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입니다. 글틴 벗님들,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펭귄 대신 북극곰을 만나고 왔습니다. 해빙 위에서 쉬고 있다, 배가 오자 귀찮아하며 어슬렁어슬렁 사라지더군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8월 월장원은 두 편입니다.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는 작은 생명에 대한 세부 묘사가 뛰어납니다. 그 작은 생명을 통해 주제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는 섬세하게 떨리는 마음의 결이 아름다워 가만 들여다보게 되는 글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맛없는쵸코맛 님의 <한여름의 차창 밖, 그리고 복도>

학교에서 만나는 생명의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 표현했습니다. 차창 밖의 풍경 속 생명과 복도에서 만나는 생명의 차이에 대해, 바깥과 격리된 학교 안의 생활에 대해, 작은 무당거미의 의연함과 아이들의 자생력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만드는 글입니다.

관찰력이 빚어낸 좋은 문장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뭣보다 작은 곤충들을 관찰해 쓴 문장이 반짝입니다. 반면 덜 정리된 문장도 보입니다. 첫 단락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아침에 비가 오면 저녁때도 비가 올 테니

->아침에 비가 오면 저녁까지 내릴 테니

(아침에 비가 왔기 때문에 저녁에 다시 비가 오는 게 아닙니다.)

*옛날 비가 낯 안 가리는 어린아이가 재잘대거나 아주머니가 옆에서 수다를 떠는 것 같았다면

->어릴 적 내렸던 비가 낯 안 가리는 어린아이의 재잘거림 같거나 아주머니의 수다 같았다면

(목적어가 서술어와 호응하게 써주세요.)

*예측할 수 없이 가끔은 투덜대거나 하다가도 순해지거나 갑자기 멀리 떠나기도 하니까요.

->예측할 수 없는 소녀처럼 투덜대다가도 금방 순해지거든요. 휙 돌아서 가버리기도 하고요.

(소녀처럼 ‘투덜’대거나, 소녀처럼 ‘순해’진다고 쓸 수는 있으나 소녀처럼 ‘갑자기 멀리 떠나기도’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아 보입니다. 고친 문장도 그리 좋지는 않네요. 더 적절한 표현으로 바꿔주세요.)

*전체적으로 ‘저’와 ‘나’의 사용을 통일해주세요. 이 글에서는 ‘저’ 보다 ‘나’라고 쓰는 게 더 어울릴듯합니다.

 

별환 님의 <꿈속에서 보내는 편지>

순수하고 애틋한 글입니다. ‘당신’에 대한 ‘나(저)’의 섬세한 마음결이 독자에게 설렘을 전달합니다. 편지의 수신자인 ‘당신’은 지금까지도 낯익은 타인에 불과합니다. ‘당신’의 무심함은 꿈에서조차 ‘나(저)’를 죽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나오는 꿈은 달콤한 악몽일 수밖에 없습니다. 화자는 ‘당신’을 언어로 재구성해 시작(詩作)하고 있군요.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다만 글이 조금 더 명료하길 바랍니다. 화자가 말하는 악몽이나 죽음, 애증의 의미를 글을 읽는 독자들이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문장이 깔끔한데, 몇 가지 주의를 해주세요.

*‘저’와 ‘나’의 사용을 통일해주세요.

*그래도 자고나면 어떤 꿈을 꿨는지도 모른 채, 모두 잊는 일들만 있었죠. 그러나 아직도 기억나는 꿈이 있습니다.

->자고 나면 어떤 꿈을 꿨는지 잘 모릅니다. 꿈 대부분을 잊었죠. 그래도 아직 기억나는 꿈이 있습니다.

(꿈을 모두 잊었다면 기억도 나지 않겠죠.)

*그저 문장이 좋았다는 말이죠.

->그저 문장이 좋았다는 문자였죠.

(‘그녀’와 ‘말’하지 않았음이 중요한 테마이므로, 글 안에서 ‘말’을 신중히 사용해주세요.)

*그게 당신이 준 선물인 것도 모르면서, 저는 가진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당신이 준 선물인 줄 모르고, 저는 가진 게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것’은 되도록 빼는 게 좋습니다.)

 

모로 님의 <죽이지 못한 앵무새>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왜 독후감으로 쓰지 못했는가에 대한 글입니다. 이 글에 담긴 <앵무새 죽이기>에 대한 개인의 느낌과 생각을 한번 더 정제 해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성격의 글이건 독자와 교감하고 소통하려면 자기 생각을 탄탄히 다듬고 고쳐 타인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독자도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하며 서술하고 있어 독자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글은 독자들이 <앵무새 죽이기>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를 알고 있다는 전제로 쓰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고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었을 책입니다. 그럼에도 화자는 독자가 이들 작품에 대해 모를 것이라고 가정하고 써야 합니다. 독자들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를 읽지 않았더라도 글만 보고 화자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써주세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꼬마 니콜라>가 어떤 이야기인지, 이 작품들이 <앵무새 죽이기>와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어떤 점에서 뛰어난지 등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글과 독자 사이에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로 님의 <독후감에 관하여>

독후감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군요. 앞서 올려준 <죽이지 못한 앵무새>와 <독후감에 관하여>가 보여주는 글의 구성 방식이 같습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자신의 반성과 각오를 보여줍니다. 두루 통용되는 괜찮은 패턴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구성에 일기를 쓰듯 자기 생각을 적어내는 방식의 글쓰기가 더해지면 개성을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다르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화자는 서두에서 장정일의 책 독후감의 일부를 실제로 보여준 뒤 스스로가 그 독후감을 얼마나 ‘있어 보이는’ 것처럼 꾸몄는지 자신의 글을 꼼꼼하고 예리하게 비평할 수 있습니다. 글을 이렇게 시작하면 독자들은 화자의 독후감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독자들 자신의 글 습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죽이지 못한 앵무새>와 비슷한 문제가 여기서도 보입니다. 화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독자도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징검다리 건너듯 덤벙덤벙 쓰지 말아야 합니다. 장정일의 어떤 책을 독후감으로 썼는지, 독후감을 어떤 내용으로 썼는지, 그 글을 어떻게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써주면 독자들이 화자의 글에 담긴 생각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gayoung 님의 <위안>

한 시기에 사랑했던 무언가는 오래도록 삶에 자취를 남깁니다. gayoung님이 들었던 지대넓얕도 그런 소중한 무엇이겠네요.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즈음 이미 끝난 지대넓얕을 다시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그 남은 시간을 ‘사탕을 한알 한알 까먹듯이’ 보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글은 ‘위안’이라는 코드를 공유하는 두 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앞 이야기에서는 미래를 고민하던 화자에게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이 중학 생활과 함께 끝났음을 알립니다. 뒷이야기에서는 중학교 졸업 후 새로운 변화를 맞아야 하는 화자가 익숙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이미 끝난 팟캐스트를 들으며 위안을 얻습니다. 변화할 앞날에 대한 고민 속에서 받은 위안과 변하지 않는 것을 통해 받는 위안이 잘 맞물려 이어질 수 있도록 글 안에 화자의 생각을 담은 문장을 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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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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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우리 삶과 맞닿아있는 매력 넘치는 장르예요.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에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필란에 올라오는 글은 여러분 자신의 실제 경험을 나누는 것이기에 소중합니다. 그 글이 허구라면 아무리 진짜처럼 잘 묘사되었다고 해도 수필이 될 수 없어요. 장르가 다릅니다.

그렇다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경직되진 마세요. 실제 있었던 일을 글감으로 한다고 해도, 우리는 일어난 모든 일을 순서대로 나열하지는 않아요. 늘어지거나 반복되는 장면을 자르고, 불필요한 조연을 삭제하고, 사건이 일어난 시간을 압축해 이야기의 밀도를 높입니다. 잘 기억나지 않는 상대의 말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장면화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을 담은 글이라도 그 안에 어느 정도의 허구가 섞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몹쓸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스스로에 유리하게 기억을 변형하고 왜곡하고 포장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글을 쓰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글을 쓸 때 소설적 기법을 좀 더 유연하게 사용해 글을 쓰면 좋겠어요. 진짜 중요한 건 개인적 경험의 재현이 아니라, 개인적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진실하게 드러내는 일입니다.

글틴 벗님들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수필, 기다리고 있습니다.

7월 월장원은 김 윤 님의 <천성 글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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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님, <몇 달 전 이야기>

교회에서 ‘김화영’이란 이름을 본 뒤에 벌어진 유쾌한 에피소드를 잘 써주었어요. 첫 문장에서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더니만,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전개 덕에 신나게 웃었습니다.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믿고 싶은 마음을 재치 있게 드러내어 끝에서 한 번 더 작은 웃음을 주네요. 글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발랄하게 잘 끌어갔어요.

화자의 마음이 팔랑이며 공상이 뭉게뭉게 부풀어 오르는 장면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 공상이 더 과장되게, 더 발랄하게 뻗어 나갔다면 글의 볼륨도 커지고 재미도 커졌을 겁니다.

 

 

양민정 님, <난 여전히 모험심 가득한 아이이다>

8살 때 처음 모험을 하게 된 사연이 담긴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길을 잃고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지금껏 생생히 기억날 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분명합니다. 이 경험이 독자들에게도 특별하게 다가가도록 하려면 조금 더 보충이 필요합니다. 아주머니, 엄마, 아빠의 행동묘사 사이사이에 그 상황에서 화자가 느꼈던 공포와 불안, 두려움과 안도, 기쁨 등의 감정을 더 충실히 묘사해주세요. 1인칭 화자의 섬세한 심리묘사는 독자의 감정 이입을 돕습니다.

제목과 첫 문장은 17살인 현재 화자가 모험심 가득한 특별한 여고생이고, 지금껏 여러 모험을 해왔단 걸 드러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8살 때의 모험 이야기만이 나오고 있어요. 본문의 내용에 맞게 제목과 첫 문장을 바꾸거나, 제목에 맞게 17살 화자의 특별한 내적 혹은 외적 모험담을 뒤에 붙여주면 좋겠습니다.

 

 

YP제국 님, <검은 집>

피아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가 배우는 악기에 대해 이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특히 뒷부분이 좋아요. 그리운 날, 우울한 날, 힘든 날 언제나 위로가 되는 피아노! 이 부분이 매력적인 만큼 구체적으로 써주면 좋겠어요. 어떤 노래를 어떤 주법으로 쳤는지,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등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주제가 잘 드러나도록 정리해주세요. 무엇을 빼고 무엇을 강조해야 주제가 더 선명해지는지 생각해보세요. 자세히 쓸 필요 없는 부분은 간결하게 넘기고 중요한 장면은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독자들이 더 쉽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어요. 예로 첫 문장부터 여섯 번째 문장 사이에 들어있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기억에 이 글의 끝부분에 나오는 문장을 더해 다음처럼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그때 나는 피아노를 치기보다 친구들과 장난치느라 더 바빴다. 그렇지만 피아노도 좋아했다. 하루는 친구들과 놀다 피아노실 문에 손이 끼었다. 하필 네 번째 손가락이었다. 선생님이 약을 발라주며 물으셨다.

“오늘 하농은 네 번째 손가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연습 쉴래?”

“할래요.”

피아노를 치고 싶었다. 음표 하나하나가 손끝에서 흐르는 느낌이 좋았다.

 

윗글은 똑같은 내용도 여러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입니다. 자기만의 목소리, 자기만의 스타일로 글을 다듬어주세요. 좋은 글은 부단한 퇴고에서 나옵니다.

 

 

바못 님, <슬럼프와 쿠키>

글쓰기와 쿠키를 연결한 글, 인상 깊게 읽었어요. ‘나의 글이 초콜릿을 너무 많이 넣은 쿠키 같다’는 표현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초콜릿을 넣은 쿠키의 묘미에 대한 얘기가 좋아요. ‘바삭하고 달콤하며 고소한, 우유를 곁들이면 더욱 완벽해지는 쿠키 같은 글’이란 표현에 침이 고여요. 미각을 자극하는 글입니다.

나는 ‘열심히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는 화자가 게으른 사람일 리 없다고 생각해요. 수필의 글감은 언제나 가까이 있어요. 나와 내 가족, 내 친구, 자꾸 떠오르는 기억, 자주 다니는 장소, 현재의 고민 등 나에게 크고 작은 의미가 되는 것 모두가 글감이 돼요. 수제 쿠키도 좋은 글감이에요. 수제 쿠키 만들기를 도와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글에 수제 쿠키 만들기를 도와봤기에 알 수 있는 지식을 풍성히 담아 주세요. 쿠키를 만들 때 느끼는 미각, 후각, 청각, 시각, 촉각을 풍부하게 묘사해 주세요. 이것들을 글쓰기의 기쁨, 어려움 등과 연결해 주세요.

바못 님, 자신감을 가지세요. 우리는 모두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사람이고, 모두 자신의 깜냥대로 글을 써요. 그렇게 태어난 글들은 완벽하지 않아요. 저마다 개성을 지니고 있을 뿐이에요. 그 개성이 너무 매력적이라 완벽한 듯 보이는 거죠. (사실 훌륭한 작가의 글도 초고는 대개 엉성하고 허점투성이예요. 그 안을 채우고, 비우고, 다듬어 멋진 글이 나와요.) 세상에 완벽한 건 없어요.

 

모로 님, <기록사랑 백일장에 다녀오다>

백일장에 갔다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까지의 일을 담은 글입니다. 수필처럼 길지 않은 글은 주제를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주제가 보이지 않으면 그 글은 매력을 잃어요. 화자가 꿈을 이루기 위해 백일장에 갔고,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써주세요. 김윤아의 <꿈>에 대해 말한 뒤, 그녀의 목소리에 대한 칭찬으로 마무리하면 독자는 어리둥절해 합니다. 화자가 굳이 <꿈>의 가사를 적은 것은, 그 가사가 화자의 내면을 건드렸기 때문일 겁니다. 좋은 가수라는 말로 넘길 게 아니라 이 노래를 매개로 때로 짐이 되고 때로 굴레가 되는 꿈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해주세요.

그런데 버스로 이동했고, 음악을 들었고, 아이를 만났고, 글을 썼고, 다시 버스를 탔다고 그 날의 일을 나열하기만 해서는 주제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합니다. 꿈(혹은 이 글에 담고 싶었던 주제)과 연결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장면은 충분히 보여주고, 별 의미 없는 상황은 덜어내거나 축약해주세요.

김 윤 님, <천성 글쟁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설을 사랑하고 써온 김 윤 님의 모습이 오롯이 들어 있어요. 반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 목소리로 소설을 읽히는 수모를 당했던 때, 캠프 마지막 날 새벽에 화장지 불빛에 의존해 화장지에 소설을 썼던 때에 대한 이야기가 확 다가와요. 대화나 행동묘사를 넣어 이 부분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도 괜찮을 듯해요. 독자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얻게 될 겁니다.

글이 단정해요. 문장력은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기본을 갖추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어요. 문장을 깨끗이 쓰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온 듯해 반갑습니다. 좋은 문장을 갖추기 위해 계속 노력해주세요. ‘것’의 사용을 줄이고, 필요 없는 단어를 줄여 간결하게 표현하세요. 문장이 정확한지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 예로 ‘억지로나마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숙제 뿐’이란 표현은 ‘숙제할 때 억지로나마 손가락을 움직일 뿐’으로 바꾸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자의적으로 나서 글을 써본 것이 언젠지 사실 가늠이 가지 않는다.’는 ‘스스로 글을 쓴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라고 바꿔도 될 듯합니다.

글이 잘 안 써진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글쓰기 실력은 꾸준히 늘지 않아요. 불쑥 늘어났다가 정체기를 거쳤다가 불쑥 늘어나기를 반복합니다. 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계속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정체기는 다음으로 나아가는 디딤판이 됩니다.

이 글을 7월의 월장원으로 선정합니다.

김수수 님, <민들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민들레 김치를 통해 드러나는 글입니다. 락앤락에 밴 민들레 김치의 알싸한 냄새가 코끝에 감도는 듯해요. 민들레 김치의 상징성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에요. 짧은 글 안에 주제를 잘 담고 있어요. 결말도 인상적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문장입니다. 문장을 더 정확히 사용해주세요.

 

그 민들레 씨앗들은 파마한 것처럼 열매에 둥그렇게 박혀 있었다.

알싸한 맛과 톡, 톡 튀었다.

가스레인지 주변은 불보다 사람에 그을린 듯 내 피부색과 닮아 있었다.

 

위 문장을 다음처럼 바꿀 수 있습니다.

 

그 민들레 씨앗들은 꽃대에 촘촘히 박혀 있었다.

알싸한 맛이 입안에서 톡톡 튀었다.

가스레인지 옆 그을린 벽은 내 피부색과 닮아 있었다.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고, 올바른 문장이 되도록 퇴고해주세요.

 

 

김수수 님, <한국작가회의 백일장에서 내가 시를 쓴 방식>

이 글은 수필이 아니라 시를 쓴 방식을 담고 있는 창작 노트네요.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어떻게 시상을 떠올렸는지 짐작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잇고, 확장하고, 털어내고, 깎아냈는지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귀한 글입니다. 생활 속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창작 노트를 공개해주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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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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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입니다.

6월의 월장원은 곧 님의 <가시밭길>입니다.

 

한라산을 오르며 겪었던 일들을 선명하게 담았어요. 생각만으로 쓸 수 없는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곧 님의 글을 따라 한라산을 간접으로나마 완주한 느낌입니다. 혼자가 되어 산길을 걷고, 얼음에서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물을 삼켜가며 갈증을 참고,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육개장 사발면을 친구와 나눠먹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밧줄을 놓쳐 밑으로 쓸려갔던 경험을 잘 담았어요. 이런 구체적 행동이 글에 생동감을 줍니다.

이전에 풀지 못하고 있던 문제를 한라산 등반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담겼어요. 화자가 무엇에 관해 쓰려고 하는지 알고 있어서 글이 통일성과 일관성을 지닙니다. 과하게 이것저것 이야기하지 않아서 좋아요.

기대와 다른 백록담의 풍경에 실망하는 대신 뿌듯해 하는 화자의 모습에 감동이 있어요.   “끝없이 이어진 길고 아득한 길”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올라와 그 아름다움을 새기며  “타인의 손을 빌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 화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글 사이사이에 전체 흐름 상 불필요한 문장이 보입니다. 2장 마지막 단락의 “하산할 때…(중략)…파도처럼 밀려들어왔다”, 3장 마지막 단락의 “현충일 자습을 하러…(중략)…먹어봤다는 것이었다”는 빼는 게 낫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갑자기 달라져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2장의 첫 단락도 굳이 쓸 필요 없습니다.

1장은 중학생 때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아이에게 갑작스런 메일을 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화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 중요한 메일이죠.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아이’가 왜 갑작스런 메일을 보냈나요? 그에 대한 화자의 생각이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이 애는 왜 나에게 이런 메일을 보냈을까? 내 근황에 대해 줄곧 전해 들었다니, 우린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정도의 의문이라도 표시되는 게 좋겠습니다. 이 글만 읽어서는 그 애가 왜 갑작스레 ‘나’에게 메일을 보내 “가시밭길”이니 “마조히스트의 기질”이니 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화자 입장에서 이 상황에 대한 해석을 넣어주면 독자가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1장이 그렇습니다. 글을 찬찬히 입으로 읽으며 걸리는 부분을 간결하게 정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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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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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더워지는 여름입니다.

벗님들의 마음이 담긴 네 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고민을, 때로는 상처를 글로 빚어내는 벗님들이 아름다워요.

5월의 월장원은 모로 님의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입니다.

 

모로 님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

 

봉숭아 씨주머니가 여물어 툭 터지듯 마음속에서 키워온 생각과 고민이 튀어나와 한편의 글로 엮였습니다. 화자의 솔직한 태도가 글에 호소력을 만듭니다. 자기가 느낀 대로 솔직하게 써내려갔기에 좋은 글이 되었어요. 남과 다른 삶에 대한 화자의 번민이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니 독자로서 그 마음을 더 분명히 느끼고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고민이 나열되는 구성은 아쉽습니다. 이야기가 큰 흐름을 타지 못하고 반복적인 작은 파동만을 보여주어 뒤로 갈수록 독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모로 님이 홈스쿨러로 지내며 가장 크게 다가오는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 고민을 중심으로 모로 님의 이야기를 정리해주세요. 가장 말하고 싶었던 하나의 고민을 중심으로 내용을 엮으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또래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바램을 중심으로 학교에 대한 고민, 왕따에 대한 두려움, 가족 외에 다른 이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내성적 성격의 어려움 등을 쓸 수 있을 겁니다. 글을 다듬으며 필연적으로 여러 고민들이 잘려나갈 테지만 그 고민들은 차후 또 다른 글의 좋은 글감이 될 거예요.

글의 뒤쪽, ‘수필은 오랜만에 올리는군요’로 시작되는 마지막 단락 덕에 화자가 글을 쓰게 된 까닭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어느 홈스쿨러의 독백>이라는 글의 짜임을 위해서는 빼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혹은 그 내용을 본문에 녹여 홈스쿨링을 하며 좋은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인간관계에 어떤 고민이 있었고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편의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브라이언 형나잇 님 <작은 상처 하나가 낳는 위험한 생각>

 

점층적인 구성으로 사건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상황을 긴장감 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어요. 힘든 경험을 이야기 안에 잘 담아내었습니다. 상황이 생생해 인물의 고민에 쉽게 공감이 됩니다. 여기에 표현력까지 더해지면 매력이 더 커질 거예요. 현재의 문장은 술술 잘 읽히는 장점을 지녔지만 조금 밋밋합니다. 글을 쓸 때 상황에 맞는 적합한 표현을 찾아주세요.

앞에서 이야기한 ‘나를 욕하는 질문들 나를 무시하는 질문들 심지어는 우리 가족까지 무시하는 질문들’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들이 앞에 제시되었다면 화자가 겪은 상처와 슬픔이 독자에게 더 잘 와 닿았을 거예요.

나는 브라이언 형나잇 님에게 벌어진 일들이 개인적 상처의 치유기로 끝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익명 에스크가 욕설로 도배되는 일이 왜 벌어진 것인지 좀 더 탐구해보면 어떨까요? 그건 누군가를 은밀하게 왕따 시키는 문화 탓일 수도,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서 사이버 폭력에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고통스럽겠지만 나름의 답을 찾아 조금 더 탐색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눈설 님 <엑칼 쌤>

 

선생님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글입니다. 평생 찾아뵙고 싶은 멋진 선생님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눈설 님이 부럽습니다. 나는 학창시절에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거든요.

선생님의 격려가 도움이 되었다고 심심하게 한 줄로 쓰는 대신 화자와 선생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장면으로 보여주어 좋았어요. 당시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준다면 글이 더 생생해질 겁니다. 엑칼 쌤이 ‘나’에게 깨달음을 준 일화 앞에 엑칼 쌤이라는 한 인물의 특징을 묘사해주면 어떨까요? 엑칼 쌤의 생김새, 행동, 버릇 등을 보강해 눈설 님의 눈에 비친 엑칼 쌤이 그려지면 좋겠어요. 엑칼 쌤이라는 재미난 별명의 유래도 궁금하고, 이런 별명을 가진 선생님에게 특별한 일화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문장을 조금 더 주의 깊게 고쳐주세요. 앞쪽에 ‘〜과 더불어’가 들어간 문장들이 특히 어색합니다.

 

김바삭 님 <엄마, 그리고 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데는 용기가 필요해요. 용기는 좋은 글의 바탕이 되죠. 완벽한 아이가 되기 위해 거짓말로 스스로를 포장해왔다고 고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용기를 낸 만큼, 과거 자신의 모습을 더 솔직하고 명확하게 담아 주세요. 나는 그때 슬퍼졌다, 두려웠다고 말하는 대신 더 이상 완벽하지 않다고 느껴지던 때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화자는 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나요? 화자는 언제 처음으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나요? 그때의 상황, 심리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주세요. 그러면 완벽한 아이의 자부심에 금이 가고, 거짓말을 통해서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던 화자의 상황이 명확하게 담길 겁니다. 그리고 더는 거짓말로 견디고 싶지 않은 화자의 현재 마음을 독자가 충분히 공감하게 될 겁니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이 생생히 담길 때 그 글은 특별한 힘을 발휘합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 학교를 그만둔다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잘 읽었어요. 우린 모두 완벽하지 않잖아요. 나는 날마다 실수하고, 고민하고, 돌아봅니다. 매일 매일이 문제투성이에요. 그래도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뛰고 쉬고 걸어왔기에 “괜찮아.”하고 웃을 수 있습니다. 바삭 님이 부모님, 주위의 사람들과 잘 의논해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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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월장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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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입니다.

이번 달에는 월장원이 없습니다.

늘 좋은 글만 쓸 수는 없어요.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도 있고, 쓰고 나서 답답한 날도 있어요. 그래도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노력은 글쓰기의 가장 큰 재능입니다. 내 주변의 글쟁이들은 누구나 묵묵히 노력하고 있어요.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긴 시간 구성하고, 다듬어요. 지난한 시간 끝에 빛나는 글이 완성됩니다. 모두 힘내요!

 

효월 님 <이제, 저녁을 허락할 시간>

정말 그래요. 저녁이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죠. 우리가 언제인가부터 잃어버리고 만 저녁에 대해, 휴식에 대해, 마음건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잘 읽었어요. 다만 이 글은 일상을 풀어내었다기보다 주장을 펼치는 논설문으로 보입니다. 이 글이 수필이라면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말투로 의견을 담기보다는 화자 자신이 겪고 있는 저녁 없는 삶에 대해 스스로의 개인적 체험을 드러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녁을 잃어버린 화자 가족의 모습을 담아도 좋고, 저녁을 누리지 못하는 화자 주변의 친구들에 대해 말해도 좋아요. 주장하는 대신 보여주세요. 독자에게 청유하는 대신 독자가 느끼게 해주세요. 화자의 구체적 경험이 생생히 전달될 때 독자는 자연스레 화자에게 공감하게 됩니다.

 

바못 님의 <독서실의 밤>

글쓰기에 대한 바못 님의 생각 잘 읽었습니다. 독서실과 시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좋았습니다. 관찰력이 없다면 쓸 수 없는 글이죠.  관찰력은 좋은 글의 바탕이 됩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구체적 표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바못 님은 왜 독서실의 풍경에 대해, 손목시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했나요? 구체적 표현을 한 의미가 더 잘 보여야 합니다.

창작을 할 때, 아이디어를 얻는 작업으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휘갈기듯 글을 쓸 때가 있어요. 그렇게 쓰다보면 생각도 못한 멋진 글감이 나타나곤 해요. 그렇게 찾아낸 글감을 더 발전시키고 다듬어 한편의 좋은 글로 완성합니다. 바못 님이 쓴 글은 완성된 글이라기보다, 글감을 찾는 단계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들의 나열로  보여요. 불필요한 아이디어는 버리고, 필요한 아이디어는 살려 글쓰기에 대한 바못님의 생각을 잘 엮어내길 바랍니다.

 

 

바람서리 꽃 님의 <별들의 기억>

우주와 삶에 대해 생각, 잘 읽었습니다. 글이 관념적으로 흐르고 있어 아쉽습니다. 우리는 소박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합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통해 오만이 만드는 결과를 생각하고, 벌거벗은 임금님의 행진을 통해 허위의 민낯에 대해 생각합니다. 구체적 상황이 담긴 이야기가 오만, 허위와 같은 추상적인 관념을 드러내는 겁니다. 이것이 구체성의 힘입니다. 바람서리 꽃 님, 추상적인 표현은 지양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담을 통해 우주로부터 얻은 깨우침을 담아주세요. ‘우주는 깨달음을 주고, 생각하게 한다.’와 같은 형태의 관념적인 문장으로 글이 채워지면 독자에게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전반적으로 문장이 명쾌한 전달력을 갖추지 못했어요. 글을 깔끔하게 정리해 무엇에 대해 쓰고 있는지 독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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