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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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머를 켜는 순간

당신은 탈출을 시작합니다

형체가 없는 도플갱어로부터의

완벽한 탈출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답변은 참가비입니다

준비가 됐다면 미간 사이 덜 지워진 화장처럼

끼어있는 표정을 지우고 문을 열어요

깜깜한 폐소공포증이 얼굴을 들이밀고

빨간 시계의 눈이 점점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몰래 시야를 훔쳐가는 도둑입니다

유효한 시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 정의되지 않는 힌트가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각도로 몸을 굽히고

없는 틈을 들추면 익숙한 실루엣이 드러납니다

자, 이건 당신의 그림자입니다

똑같이 닮은 쌍둥이가 보이십니까

저기 입을 다물고 웃고 있어요,

그 자리는 당신으로부터 파생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의 모종인 셈이죠

그를 잘 살펴보세요,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보상은 당신의 얼굴입니다

거울을 들고 얼굴을 쳐다보세요, 진짜인가요?

언젠가 잃어버렸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얼굴 대신 데려다놓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발밑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저건 당신이 지나가다 밟은

검은 나무의 얼굴입니다

그림자로 이어지는 형체들은 말이 없습니다

그 안에서 자아들은 깊게 섞이죠,

당신의 얼굴이 있을지 모르는 곳입니다

모두들 검게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어서요, 낯선 얼굴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제 당신의 모든 이미지들을 소비했습니다

얼굴을 찾지 못했나요?

아쉽게도 그것은 다른 그림자의 유언입니다

당신의 쌍둥이는 그대로 있군요, 그렇다면

여전히 뒤에서 지켜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뒤에서 닫히는 문의 좌표가

검게 빛나는 쌍둥이자리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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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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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창문으로 이루어진 방 접합면을 만져봐, 우리는 끝없이 하나가 되고 떨어지지 않지 햇빛이 사이사이를 붙여주었기 때문일까 여전히 함께야 서로를 구별할 수 없고, 바깥의 계절에 익숙해져야만 해 심장소리는 우리를 잇는 유일한 언어 가만히 들어봐 조금은 파란색에 가까운 지점에 우리가 있어 번지수도 우편번호도 알지 못하지만

 

저 유리를 깨고 나면 나갈 수 있을까 까만 잉크, 곡선에 갇힌 코끼리와 그 위로 뜬 행성 비가 오면 보이지 않을 하늘이 있어 너와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뿐인 곳 비로소 하나가 될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일까 가장 뜨겁고도 차갑게 이어진 관계는 어떤 말로 정의될 수 있을까

 

우리는 방 안에서 같지만 달라 음악은 물속에 빠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처럼 자주 몽롱해졌고 축축한 소리가 들렸어 온도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아서 부채질도 소용이 없었을지 몰라 입안에 서로의 하루가 가득 차면 닦아내야 해, 그게 진심이 아닐지라도 날씨는 그 자체로 해로워질 뿐이라

 

먼지가 높이 날수록 오래 깨어 있었어 밤은 언제나 오지 않지만 상상뿐인 날들이 행복하기도 했을 테니, 소리를 빼앗긴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우리의 고립은 더욱 심해질 텐데 왜 창틀은 점점 갈라지고 피아노는 균열을 내포하는 음악을 연주할까 해가 녹아버린다면 여름은 사라질지도 모르지 잃어버린 기분으로 연주하는 매미의 울음처럼

 

 

 

 

말씀해주신 대로 수정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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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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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는 아파트의 가장 긴밀한 내면

거울에 둘러싸여 교묘하게 신분을 가린

얼굴들은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다

낯선 상태로 한 공간에 묶인 채

 

바깥에 지나가버린 숫자의 잔상이 남아있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게임을 하는 중일지 모른다

여기 사람들과 무작위의 이름을 나눠 가졌어

몰래 적막이 손을 뻗으면, 나는 얼음이 되고

상대가 끝을 외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게임

 

내 손짓은 계속 낯설어지다 빨간 음소거로 치환되고

달콤하고 투명한 오렌지가 되는 상상을 해봐

꼭 냉장고 속에 갇혀있는 것처럼,

나는 상대의 이름도 말도 이해하지 못한다

천장의 조명에서 번져 나오는 빛이

먼지가 가득한 거미줄로 향하면

그 위에 매달린 벌레들의 겉면은 텅 빈 껍데기일까

조용한 오렌지를 끝으로 텅 비어버린 엘리베이터의 잔해일까

 

보이지 않는 눈과 대화하는 느낌을 안다면,

그건 우리가 둥글어졌다는 증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모두 엘리베이터를 향하는데

버튼 없이는 여길 빠져나갈 수 없고 뭐든, 나는 할 수 없는 일들

깜박이는 천장에선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없어

나는 이 게임을 이어가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어지고

작은 엘리베이터 속에서 나는 어린이용 발판에 올라서

상승하는 속도로 다시 작아지는 중이다

소리가 소리를 또 다른 층으로 보낼 때까지

집어삼키면서, 나는 작아지고 상대는 천장까지 자라나

버튼마다 오렌지가 뚝뚝 떨어지는 엘리베이터 안은

향기로운 눈들이 게임을 계속하는 곳

끊어진 손들엔 누군가의 과즙을 묻히고

서로의 넓이만큼 사탕 조각을 깨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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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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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사방이 벽 대신 창문으로 이루어진 방 창틀의 접합면을 만져봐, 우리는 끝없이 하나가 되고 떨어지지 않지 햇빛이 사이사이를 붙여주었기 때문일까 슬픔에도 기쁨에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함께인 상태야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바깥의 계절에 익숙해져야만 해 심장소리는 우리를 잇는 유일한 언어 그 쿵쿵거림을 가만히 들어봐 조금은 파란색에 가까운 그 어느 지점에 우리가 있어 번지수도 우편번호도 알지 못하지만

 

저 유리를 깨고 나면 나갈 수 있을까 까만 잉크, 곡선에 갇힌 코끼리와 그 위로 뜬 행성 비가 오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하늘이 있어 너와 나 같은 말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뿐인 곳 비로소 하나가 될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일까 가장 뜨겁고도 차갑게 이어진 관계는 어떤 말로 정의될 수 있을까

 

우리는 방 안에서 같지만 달라 음악은 물속에 빠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처럼 자주 몽롱해졌고 축축한 소리가 들렸어 온도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아서 부채질도 소용이 없었을지 몰라 입안에 서로의 하루가 가득 차면 닦아내야 해, 그게 진심이 아닐지라도 날씨는 그 자체로 해로워질 뿐이라

 

먼지가 높이 날수록 오래 깨어 있었어 밤은 언제나 오지 않지만 상상뿐인 날들이 행복하기도 했을 테니, 듣지 못하는 건 어떤 기분이야 소리를 빼앗긴다면 우리의 고립은 더욱 심해질 텐데 왜 창틀은 점점 갈라지고 피아노는 균열을 내포하는 음악을 연주할까 해가 녹아버린다면 여름은 사라질지도 모르지 잃어버린 기분으로 연주하는 매미의 울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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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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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나를 잠깐 데려간

강물 한 줌의 기억을 물려받았다

 

안긴 품 사이로 흘러가던 모래의 감촉

그들의 노래가 들려왔다 나도 그들의 꿈을 꾼다

햇빛을 가득 안은 고양이의 숨소리

기억이 마지막 숨처럼 달았다

 

아름다울수록 빨리 잊히는 것들이 있다

아픈 손을 펼쳐보니 거기엔 조개의 뼈들이

흘러가는 과거에 입을 맞추고

조각마다 깃든 추억의 냄새가 났다

 

지금쯤 건넌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 속에 내가 흐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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