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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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첫째 주는 쉬는 날이 참 많았죠. 가정의 달인지라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었죠. 오늘은 스승의 날이고요. 지난 화요일에는 장미 대선이 있었답니다. 오래 쉬다 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떠냐에 따라 국정이 달라진답니다. 학교에서도 누가 회장이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잖아요. 그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이 꼭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글틴 친구들은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곧 생기니 그때도 좋은 지도자를 뽑는 데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이번에도 새롭게 글틴에 글을 남긴 친구들이 많았어요. 늘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뜻한 댓글도 달아주세요. 글틴은 여러분들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이니 주저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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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세바시, <적색 돌벽> : 문득 고교시절에 읽고 감탄했던 백석 시인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가 떠올랐습니다. 시적화자의 외롭고 쓸쓸한 풍경이 흰 바람벽에 잘 형상화돼 있었죠. 이 시도 '적색 돌벽'에 화자의 사유를 녹여놨습니다. 야심한 밤 그 벽 앞에서 한 남자의 그림자가 머뭇거리는 장면이 보입니다. '오금로 목화빌라'가 나오니 구체적인 공간이라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목화빌라를 가보지 않은 독자가 더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으면 좋았을 듯 해요. '어제 같은 날' '오늘 같은 날' '내일 같은 날' 등이나 관념적인 '설움' '걱정' 등을 헤아리기 어려워 시가 모호하고 막연하게 전개된다는 게 아쉬워요. 목화빌라의 적색 돌벽이 구체적이니 별빛, 가로등빛, 달빛 등보다 시적인 이야기를 넣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이현, <너> : 저도 시를 쓰면서 평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제게 배운 습작생들도 그런 고백을 했던 적이 있죠. 시를 쓰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에 관심이 가니까요.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겨 그 사람이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듯. 이 시에서 그런 정황을 그린 듯해요. 그러나 '반평생을 살았건만'는 시적화자의 나이가 많다는 뜻이고, 그 나이가 먹도록 벚꽃나무를 몰랐다는 것은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테마 님의 댓글처럼 왜 화자의 나이를 '반평생'이라고 설정했는지 의문이 든답니다. 오히려 2연에서처럼 벚꽃을 보고 스쳐지나가다가 벚꽃에 반해버린 장면이 자연스럽고 시적이랍니다. 불쑥 이 시에 다른 제목을 붙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다르게 보이다'는 직설적이어서 감흥이 없답니다. 시 본문을 설명하는 제목이거든요. 예를 들어 '사춘기'라고 했다면 상상력을 좀 더 부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목과 본문을 잘 고쳐보면 좋겠어요.

 

 

맛없는쵸코맛, <논의 물벼룩> : 시를 읽고 나니 시적화자가 마치 옛날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에도 화자처럼 논두렁을 다니며 소일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거든요. 여튼 화자가 논두렁 웅덩이에서 열심히 사는 물벼룩에게 가르침을 받고 자극을 받아 당당히 걸어갑니다. 화자의 태도나 형상화가 구체적이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물벼룩이 '열심히 삶을 열어나간다'는 인식이 다소 주관적이고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은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로지 사람만이 선택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또 그런 당연한 모습에 가르침을 받고 '작은 스승'에게 감사하는 모습도 일차적이랍니다. '몸을 쭉 펴고 다시 당당하게 걸어갔다'는 것도 마찬가지랍니다. 어떻게 보면 물벼룩을 만나기 전에는 화자가 몸을 쭉 펴고 당당하게 걷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에는 창작자의 '깨달음' '발견'이 있어야 합니다. 이때 객관적인 비유나 이미지로 표현되어야만 읽는이에게 공감과 감동을 끌어낼 수 있겠죠.

 

 

여름별, <눈물은 꽃을 키우고> : 눈물이 꽃을 키운다는 발상이 시적이군요. '어째서 누군가의 세월은/바위처럼 딱딱하게 굳어/우리 가슴 속에 박히는가'만으로도 참 아픈 구절입니다. 이 시에서 '세월'이 1연에서 말하는 흐르는 세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 듯해요.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눈물을 흘리는 '그대/당신'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대'는 살아남아 있는 사람이므로 '눈물을 흘리되/얽매이지는 말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시적 흐름이 어색하지 않지만 꽃이 '당신 가슴 가운데 태양'이 되고 '당신의 삶'을 비춘다는 것은 쉽게 공감하기가 어렵답니다. 시의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상상력이 과도하게 확장되는 양상이랍니다. 어쩌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 꽃이 더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시는 어투가 성숙한 느낌이 든답니다. 그런 어투에 맞는 진술('부는 것은 바람이고/흐르는 것은 세월인데'처럼)이 더 필요하겠죠.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너> <눈물은 꽃을 키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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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SEN., <늦은> : 시적화자가 느끼는 '늦은 밤, 이른 새벽'에 관한 시입니다. 감성이 충만해지고 외로워하고 그 외로움을 다독여줄 사람을 찾고, 눈물을 흘리는 시각입니다. 저는 '너'가 궁금해요. 어쩌면 '메아리 하나 울리지 않'는 대상이 화자를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적 감수성이 있다 해도 화자가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이유가 나와야 공감하고 함께 울 수 있을 듯해요.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면 더 좋겠죠. 문성해 시인의 '수건 한 장'을 추천합니다.

 

 

그아, <달의 몰락> : '달의 몰락'은 달이 보잘 것 없이 되는 게 아니라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만들어준다는 인식 같아요. 시적화자가 동경하고 존경하는 달이 화자와 동등하고 같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요. 어쩌면 이것은 발견하는 것이라고 봐요.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빛나는 달의 표면, 가까이서 보면 울퉁불퉁합니다. 또 스스로 빛나는 게 아니라 태양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다듬어지지 않는 문장, '다가갔단'과 같은 오자에 신경써야 해요. 여튼 표현이 조금 서툴지만 접근하는 방식, 발견하는 태도는 좋았습니다. 달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했듯 주변에서 발견한 것을 빗대어 표현하면 시가 풍성해질 듯해요.

 

 

YP제국, <겁쟁이> : 시적화자의 강한 의지와 역동성이 있네요. 화자가 인식하는 미로는 검은집인 듯합니다. 그곳을 빠져나와 화자를 덮치는 파도로 뛰어들 수 있는 의지는 아픔을 견뎠기 때문이겠죠. 그러므로 이 시는 겁쟁이가 아닌 화자로 보여집니다. 아마도 겁쟁이라면 검은집에 자신을 가둬놓고 지냈을 테니까요. 이 시는 적극적으로 화자의 상황을 비유(표현)했지만 미로(벽)-아픔(가시, 송곳)-파도-검은집의 연결구조가 유기적이기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또 미로를 헤매는 화자의 상황이나 시적 정황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게 아쉬워요. 어쩌면 마음의 작용을 보여주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YP제국 님이 겪고 있을(겪었을)지도 모를 그 상황을 담담하게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시가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는 것은 열매나무가 땅(흙)에 뿌리를 두지 않는 것과 같답니다. 그런 나무는 봄에 꽃이 피지 않고 가을에 열매가 맺지 않는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달의 몰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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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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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별환, <필름> :  습작을 많이 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검은 기억'이라는 관념적인 소재를 '필름'으로 구체화시키려는 게 느껴졌어요. (그럼에도 다소 관념적인 시랍니다.) 또한 감각적인 언어나 표현이 풍성했고 마지막 연에서 감탄을 자아냈어요. '눈물은 색이 모두 빠진 채/투명하고 희미하게 흘러서'라는 표현이 시적입니다. 가끔 잠들기 전 여러 기억들이 밀려들지만 순간 끊긴 필름처럼 기억 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죠. 그런 면에서 공감할 수 있으나 시가 '기억'이라는 관념에 집중되어서 전체적으로 피상적이라는 인상도 줍니다. 시적 의도나 주제를 잘 드러냈는지 따져봐야 해요.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었나 다시 고민해보면서 퇴고해보면 좋겠어요. 더 구체화된 시적 정황으로 정보를 준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답니다.

 

세바시, <벙어리> : '벙어리'라는 말 속에 우리 현실이 반영된 듯해 더 맘이 아픕니다. 이 시의 소재가 현실적이랍니다. 시적화자가 말을 전달해주는 형식이어서 객관적이고 이미지가 선명해서 생동감을 느꼈어요. 다소 설명적이고 장면 묘사가 소설적이지만 관념적이지 않았던 점은 좋았답니다. '사람에게 데이는 건 서투른 다림질에 데이는 것보다도 더 미련한 짓이라고 했다', '가끔 두 다리마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배고픈 숫사자로부터 까닭없이 도망치는 토끼마냥' 등의 표현이 더 시적이면 좋겠어요. '발톱이 기어이 살집을 파고들고 나서야'는 제 마음까지 파고든 표현이랍니다. 그런데 "지긋지긋한 일 하든 안하든 지긋지긋한 인생이니 고마 지긋지긋하게 살람니더" 대사는 푸념에 그치고 직설적인지라 공감보다 아쉬워요.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나 부당해고' 등은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에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여튼 설명적이거나 직설적인 표현들만 잘 정리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해요.

 

 

둘째 주 /

 

효월曉月, <통닭 부루스> : 구수한 어투가 인상적이네요. 통닭 부루스라는 어감처럼 시 재밌게 봤답니다. '똥차,똥차 혀도 철수 아부지네 통닭 트럭'처럼 리듬감도 있었어요. 어디선가 본 듯한 통닭 트럭과 인물(철수 아부지)을 잘 그렸답니다. 자칫 시의 이야기가 통속극처럼 전개될 수 있는데 감정의 견제가 있어서 그렇지 않았어요. 다만 시의 의도가 과도하다고 느껴집니다. 비(빗길)와 통닭(돌아가는), 인생(돌아 굽이진) 등이 조화롭게 이어져야 할 듯해요. 이 중에서 비가 분위기는 자아낼 수 있어도 큰 역할을 하고 있나 따져봐야 해요.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고급 승용차' '비 오는 거리에 뭣이 중헌디'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 등도 마찬가집니다. 고급 승용차와 트럭이 대조를 이뤄 인물의 처지를 비교할 수 있지만 직설적이어서 시적 감흥이 떨어진답니다. 마찬가지로 비오는 거리와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라고 한 것도 의도가 너무 드러나 아쉬워요. '곡성'의 대사가 떠오르지 않게 해야 신선한 표현이 될 수 있을 듯해요. 좀 더 퇴고하면 분명 좋은 시, 재밌는 시가 될 듯해요.

 

 

셋째 주 /

 

흰구름범고래, <머리 없는 닭 마이크> : 기괴하면서 신기한 일이죠. 아마도 머리 없는 닭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더 놀라운 것은 머리 없는 닭은 마이크라는 이름이 생겼고 닭 주인은 돈을 벌었다는 거죠. 흰구름범고래 님 덕분에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이 시는 현상(마이크)과 현상에서 비롯된 사유를 자유롭게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시가 거칠지만 재밌게 읽었고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점이 좋았어요. 그러나 현상을 재현시킨 이미지들이 범람하고 사유는 직설적으로 표현돼 아쉽기도 해요. '당신'이 마이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혹은 '우리가 처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 느껴졌어요. 그러나 마이크의 삶과 동일시 될 수 있는 객관적 대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칠게 늘어놓은 질문들도 자문이길 바랍니다.

 

 

마지막째 주 /

 

별환, <제목> : '이름을 잃었습니다' 흥미롭게 시작했어요. 제목이 '제목'인 시라는 것도 흥미롭네요.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설정한 것도 괜찮았어요. 그러나 사유가 설익은 느낌이 듭니다. '~니까'의 반복이나 시적화자와 '당신'으로 지칭하는 '우리'가 구체화되지 않습니다. 3연에서 '객실마다 계절이 달랐습니다'는 상상력이 좋았는데 더 확장되지 않고 4연에서 휘발되는 것도 아쉽기도 해요. 창작자에게 구상적인 사유가 읽는이에게도 어떠한 의미가 형성되어 전달됩니다. 그랬을 때 공감대가 형성되죠. 이 시가 더 공감되려면 창작자의 자기 확신이 필요할 듯해요.

 

향유용, <나의 서커스> :  '서커스'라는 소재가 재밌어요. 특히 시적화자가 시에 개입되지 않고 전개되는데 마지막 연에서 '나의 서커스'라고 하니 반전이 생깁니다. 그런데 뭔가 걸립니다. 제목 '나의 서커스'가 있으니 굳이 본문에 '나의 서커스'를 쓰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여튼 이 시는 화자 '나'가 매우 중요하게 다가와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 등이 등장하고 이들은 서커스를 합니다. 그렇다면 화자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를 데리고 있는 서커스 단장일까요? 물론 이 시는 일반적인 서커스를 말하려는 게 아니겠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말하는 어릿광대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지만 상황과 묻고 답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서커스로 화자의 삶을 빗대놓은 듯(비유) 해요. 행복해야 하는 서커스, 모두가 즐거운 서커스, 즐거워야 하는 슬픈 서커스를 하듯 우리는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시를 추측해서 읽는 것은 무리겠죠. 시의 구절들이  반복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오히려 시적정황을 더 구체화시키고 시적의도를 드러내는 데 이미지를 할애하면 어떨까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통닭 부루스>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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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박채연, <방구석에서> : 방구석에서 모든 걸 잘 볼 수 있다는 게 주변(외곽)에서 중심이 잘 보인다는 뜻처럼 다가옵니다. 시적화자는 '나를 즐겁게 하는 아픔'을 찾고 싶은 때 방구석에서 방 안을 봅니다. 방 안에는 로봇, 인형이 있어요. 이것들이 화자를 즐겁게 하는 아픔일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화자는 등 뒤의 창문을 보려고 하지 않아요. 고통에 정신을 잃고 향락하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표현이 어려운데 '고통'이 뭐고, 정신을 잃고 향락하는 게 뭘까 궁금해집니다. 밖에 나가서 정신 없이 놀고 싶은데 놀지 못해 고통스럽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구석에서 안이 잘 보인다는 인식은 시적이고 뭔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만 의도나 표현에서 모호한 게 많습니다. 사유를 잘 정리하고 표현을 다듬으면 좋을 듯해요.

 

gayoung,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 :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명절날 모인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누구에게는 달갑지만은 않겠죠. 시적화자는 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혀는 축축하지만 말은 메말라버리죠. '톱밥 같은 말'이 되는데 '기이한 일'이라고 사유합니다.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라는 물음은 말이 톱밥 같이 메말라버렸는데 입술은 갈라지지 않는지 의문을 품는 것 같기도 해요. 여튼 이 물음에 대한 의도가 쉽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갈라진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앞 연에 이미지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3연 '거기가 요즘 집값이 떨어져 그래도 전세로는 만만찮을 텐데/이번에 말이다 아는 언니의 친구의 딸이 거기에 붙었는데에'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대화로 표현해 아쉽기도 합니다. 이 대화는 상징적이라기보다 일반적이어서 식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시적 이미지로 표현하면 좋겠어요.

 

 

둘째 주 /

 

YP제국, <검은 집> : 시적 정황(이미지)이 조금만 더 구체적이었다면 명확하게 시적 의도를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집에 기대어 잠들고, 무거운 마음을 앉히고, 지도를 종이 위에 적습니다. 화자의 모습이 있지만 화자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또 검은 집이 무엇일까 궁금해져요. '내 말을 들어주는 검은집'이어서 마치 대상이 살아 있는 듯하거든요. 우주와 도시, 그리고 집에 이르기까지 뭔가에 짓눌리는 것이 피로나 졸음처럼 다가오지만 좀 더 의도를 드러낼 수 있도록 형상화를 해보세요.

 

 

마지막째 주 /

 

redfeet, <1980 이어폰> : 시적화자의 진솔한 감정과 주제가 잘 드러나 좋았어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느껴지는 군요. 그 현실을 견디고 참아내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저는 성장통과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진로상담이 고해성사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 좋았고 아프게 다가왔어요. 그러나 직접적으로 발화는 아쉽기도 합니다. 감정 토로나 사족 같은 설명이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시가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어요. 객관적인 시를 쓰려면 비유하고 묘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목도 좀 더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이 제목은 전체를 아우르거나 시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거든요. 여튼 퇴고를 잘 한다면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방구석에서>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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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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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 새롭게 들어온 친구들이 많았고 앞으로 기대가 되는 군요. 모두들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뜻한 댓글도 달아주세요. 이번주에도 시험기간이었나 봐요.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도 치렀겠죠. 그 사이 햇볕은 더 따사로워졌어요. 날씨만 보자면 벌써 여름이 온 듯합니다.  너무 이른 계절감각인가요.

벌써 4월이 갔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4월은 갈아엎는 달'이라고 했죠. 동학, 419로 세상을 갈아엎기도 했으나 4월이 되면 모내기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논을 갈아엎죠. 농부가 땅을 갈아엎어서 농사를 짓듯 우리도 갈아엎어야 할 것들이 많을 듯해요. 한 해 농사가 5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글틴 친구들도 슬슬 시 농사를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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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테마, <나무 – 봄을 그리며> : 시적화자의 심정이 그려졌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화자가 나무이고 '너'는 봄이라고 봤어요. 겨울 추위가 나무를 아프게 하지만 따뜻한 봄을 그리워하니 견디는 게 어렵지 않다고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하지만 넓은 의미로 확대해보면 우리의 삶도 뭔가 그리워하는 게 있다면 현재의 아픔은 견딜만 하겠죠. 그런 의미를 잘 담아냈어요. 그러나 관념화된 언어(아픔, 그리움, 위로 등)와 사유(너를 그리는 마음 등)가 아쉽기도 해요. 시를 복잡하게 쓰지 않고 단순화시켜서 여운을 남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관념에서 벗어난 은유로 표현했을 때 짧은 시도 긴 여운을 남길 수 있어요. '나무'라는 시적대상이 명확하니 보다 비유적으로 시를 표현해보세요.

 

 

별환, <제목> : '이름을 잃었습니다' 흥미롭게 시작했어요. 제목이 '제목'인 시라는 것도 흥미롭네요.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설정한 것도 괜찮았어요. 그러나 사유가 설익은 느낌이 듭니다. '~니까'의 반복이나 시적화자와 '당신'으로 지칭하는 '우리'가 구체화되지 않습니다. 3연에서 '객실마다 계절이 달랐습니다'는 상상력이 좋았는데 더 확장되지 않고 4연에서 휘발되는 것도 아쉽기도 해요. 창작자에게 구상적인 사유가 읽는이에게도 어떠한 의미가 형성되어 전달됩니다. 그랬을 때 공감대가 형성되죠. 이 시가 더 공감되려면 창작자의 자기 확신이 필요할 듯해요.

 

 

기해, <아빠의 눈물, 소주> : '거인이 되라'는 말이 인상적이군요. 만약 '거인'의 이미지로 시를 전개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아빠에 관한 이야기여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으나 시적 인식과 표현이 통상적이고 새롭지 않아 아쉬워요. 시적화자 '예은'이가 아버지를 이해할 만큼 마음이 성숙했다는 것은 특별할 수 있지만 주관성이 강하답니다. 또 '거인이 되고 싶다'는 말도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 개인적이면서 일방적이지 않나 싶어요. 어쩌면 화자의 마음이 중요할 수 있답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아빠를 이해하는 계기가 있답니다. 그 계기는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되기도 하죠. 그런 사건이나 계기가 없이 밋밋하게 전개되면 화자의 마음이 변화되는 이유를 찾기가 어렵답니다. 앞서 말했듯 '거인'을 더 고민해보시고 퇴고를 해보세요. 비유적인 표현이 나올 듯해요.

 

 

향유용, <나의 서커스> :  '서커스'라는 소재가 재밌어요. 특히 시적화자가 시에 개입되지 않고 전개되는데 마지막 연에서 '나의 서커스'라고 하니 반전이 생깁니다. 그런데 뭔가 걸립니다. 제목 '나의 서커스'가 있으니 굳이 본문에 '나의 서커스'를 쓰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여튼 이 시는 화자 '나'가 매우 중요하게 다가와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 등이 등장하고 이들은 서커스를 합니다. 그렇다면 화자는 어릿광대, 곡예사, 조련사, 사자를 데리고 있는 서커스 단장일까요? 물론 이 시는 일반적인 서커스를 말하려는 게 아니겠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말하는 어릿광대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지만 상황과 묻고 답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서커스로 화자의 삶을 빗대놓은 듯(비유) 해요. 행복해야 하는 서커스, 모두가 즐거운 서커스, 즐거워야 하는 슬픈 서커스를 하듯 우리는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시를 추측해서 읽는 것은 무리겠죠. 시의 구절들이  반복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오히려 시적정황을 더 구체화시키고 시적의도를 드러내는 데 이미지를 할애하면 어떨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제목> <나의 서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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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redfeet, <1980 이어폰> : 시적화자의 진솔한 감정과 주제가 잘 드러나 좋았어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느껴지는 군요. 그 현실을 견디고 참아내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저는 성장통과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진로상담이 고해성사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 좋았고 아프게 다가왔어요. 그러나 직접적으로 발화는 아쉽기도 합니다. 감정 토로나 사족 같은 설명이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시가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어요. 객관적인 시를 쓰려면 비유하고 묘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목도 좀 더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이 제목은 전체를 아우르거나 시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거든요. 여튼 퇴고를 잘 한다면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1980 이어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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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셋째 주 우수작(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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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합니다. 아무래도 시험기간이 아닐까 싶어요. 저야 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지 수년이 지난 터라 중간고사를 보는지 어쩐지 몰랐습니다. 게시한 시 편수가 확 줄어든 것을 보고 알았죠.

오늘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꽃이 지기 시작하는 군요. 다 지기 전에 실컷 구경들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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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협궤열차, <계단을 오르며> : 시적화자가 계단을 오르는 게 '승강기는 만원'이고 'K씨들의 눈초리' 때문인데 관념 혹은 의식의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일단 '무슨 불타는 때를 바라보고 있는가'(두 번 반복)가 중요한 구절인데 모호하답니다. '톱니바퀴 다리와 레디메이드 팔', '꼭두각시 인형'에서 화자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말하는 듯하지만 '우울', '불타는 때', '아픈 기억' '이름없는 꿈' 등이 구체화되면 시가 더 공감될 수 있을 듯해요.

 

 

쐐기벌레, <회복> : 기존의 '회복'에서 앞 연들이 추가됐군요. 기존 시에서는 마지막 부분만 수정됐고요. 시적화자가 둘인 것은 아닌 것 같고 한 명의 화자의 화법이 바뀐 게 아닐까요. 앞 부분은 '아이'에 대해 구술하듯 이야기해주고 뒷 부분은 '아이'에게 직접 말하는 형식이거든요. 아마도 아이가 누구인지 정보를 추가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어요. 윗 부분만 놓고 보면 퇴고라기보다 시 한 편을 다시 쓴 느낌이 든답니다. 12살 아이가 애처롭게 느껴졌어요. '뭐든지 빨리 배우고 뭐든지 잘 하고' '괴롭다고 하면 안 돼, 너는 다 자랐으니까' 등에서 아이가 타의에 의해 살다가 견디지 못해 병원에 입원하니까요. '걷고 또 걸었대'라고 하는데 기존에 있는 시에서는 화자와 아이가 달린답니다. '가고픈 바대로' 서둘러 가는 느낌이랍니다. 그래서일까요. 두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각기 다른 색깔을 보이고 있어요. 더 아이에 집중해서 시적정황을 구체화해보면 좋겠어요. 퇴고본을 봤을 때 저는 앞 부분이 좋았답니다.

 

 

세비, <인간실격> : 이 시는 산문적이나 리듬감이 있고 시적 형상화를 하려고 노력했답니다.그러나 이미지가 혼란스러웠어요. 제 깜냥으로는 어렵게 은행알을 연상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머릿속에 박힌 주름이 그려낸 구름, 사람을 조정하는 색깔(전쟁), 칼로 그린 쌍꺼풀, 얼굴에 명암 색칠한다는 등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핵심이 되는 시어 '떡'이 모호하게 다가옵니다. (떡에 대한 의미를 드러내려고 한 듯한데 드러나지 않았어요) 언어와 언어가 만나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미지 속에 말하고자 하는 본질을 어렵게 감춘 듯합니다. 보다 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친절한 안내도 필요하답니다.

 

 

흰구름범고래, <머리 없는 닭 마이크> : 기괴하면서 신기한 일이죠. 아마도 머리 없는 닭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더 놀라운 것은 머리 없는 닭은 마이크라는 이름이 생겼고 닭 주인은 돈을 벌었다는 거죠. 흰구름범고래 님 덕분에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이 시는 현상(마이크)과 현상에서 비롯된 사유를 자유롭게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시가 거칠지만 재밌게 읽었고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점이 좋았어요. 그러나 현상을 재현시킨 이미지들이 범람하고 사유는 직설적으로 표현돼 아쉽기도 해요. '당신'이 마이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혹은 '우리가 처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 느껴졌어요. 그러나 마이크의 삶과 동일시 될 수 있는 객관적 대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칠게 늘어놓은 질문들도 자문이길 바랍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머리 없는 닭 마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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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등부 후보작과 우수작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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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둘째 주 우수작(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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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유난히 편수가 적었는데 약간 늦어졌어요. 저는 지난주 13일에 아이(태명 : 봄봄이)가 태어나서 더 분주한 한주를 보냈거든요. 봄이 왔듯 저에게는 봄봄이가 왔답니다.

 

그리고 4월 16일에 맞춰 효월 님의 (세월호 인양을 다룬) 시  '고래에게'를 읽으면서 숙연해졌어요. 다들 세월호를 생각하면 슬퍼질 거라고 봐요.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데 세월호는 그러지 않네요. 오래오래 기억해야 할 비극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이런 비극이 없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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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CN, <호수 밑바닥의 돌덩이가 되어> : 시적화자가 '젊은 거북이'군요. 친절하게 '나'는 누구라고 알려줬듯 진솔한 시입니다. 화자는 아프지만 이타적인 마음이 느껴졌어요. '무거운 등껍질'이 돌덩이처럼 호수 바닥에 내려 앉으면 물고기의 보금자리나 고향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화자가 삶을 대하는 자세나 설정이 아쉬워요. 병에 걸려 아픈 상황을 비관하지 않는 듯하지만 화자는 삶의 의지보다 포기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나 싶거든요. 조금은 화자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어요. 화자에게 처한 상황이 처절해도 괜찮습니다. 그 처절한 삶을 딛고 깨닫는 가치나 의미가 나오면 어떨까요. 그저 바람만 있다면 화자에게 공감하기가 어려울 수 있거든요.

 

 

홍로율, <혁명> : 시적 표현이 비유적이어서 좋았고 인상적인데 본문에 비해 제목이 너무 강력하네요. '혁명'은 직설적이면서 관념적입니다. 관념을 비유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관념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죠. 1연의 진술이 불꽃의 발화를 의구심 들지 않게 풀어놨으나 3연의 '닿지 않는 깊은 바다조차/일렁이는 물그림자/눈물이 재배한 파동'은 이미지가 모호하답니다. 4연 '물안개 번진 마음마다/꽃이 핀다'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불꽃이 핀다'는 것을 잘 드러나도록 하나의 이미지로 모아주면 어떨까 싶어요.

 

 

쐐기벌레, <제비꽃> : 제비꽃이 눈앞에 펼쳐지네요. 1, 2연에서 시적 형상화를 잘된 듯 싶어요. 현상 속에서 사유가 더 깊었다면 좋았을 듯해요. '화단 속에 보라색 발자국을 남겨 놨을까'라는 구절이 감각적입니다. 그런데 '요정 하나가~했을까'라고 해서 그 이유(정황)가 뒤따라왔다면 흐응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3연에서는 꽃을 꺽어가는 화자의 모습이 나와서 '보라색 발자국'이 휘발되거든요. 그리고 화자가 꽃을 꺾고 엄마가 유리 물병에 꽂는 모습들이 다소 설명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럼에도 봄에 읽는 시여서 그런지 재밌게 읽었어요.

 

 

효월曉月, <통닭 부루스> : 구수한 어투가 인상적이네요. 통닭 부루스라는 어감처럼 시 재밌게 봤답니다. '똥차,똥차 혀도 철수 아부지네 통닭 트럭'처럼 리듬감도 있었어요. 어디선가 본 듯한 통닭 트럭과 인물(철수 아부지)을 잘 그렸답니다. 자칫 시의 이야기가 통속극처럼 전개될 수 있는데 감정의 견제가 있어서 그렇지 않았어요. 다만 시의 의도가 과도하다고 느껴집니다. 비(빗길)와 통닭(돌아가는), 인생(돌아 굽이진) 등이 조화롭게 이어져야 할 듯해요. 이 중에서 비가 분위기는 자아낼 수 있어도 큰 역할을 하고 있나 따져봐야 해요.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고급 승용차' '비 오는 거리에 뭣이 중헌디'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 등도 마찬가집니다. 고급 승용차와 트럭이 대조를 이뤄 인물의 처지를 비교할 수 있지만 직설적이어서 시적 감흥이 떨어진답니다. 마찬가지로 비오는 거리와 비에 젖은 세월에 뭣이 중헌디라고 한 것도 의도가 너무 드러나 아쉬워요. '곡성'의 대사가 떠오르지 않게 해야 신선한 표현이 될 수 있을 듯해요. 좀 더 퇴고하면 분명 좋은 시, 재밌는 시가 될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통닭 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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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검은 집> : 시적 정황(이미지)이 조금만 더 구체적이었다면 명확하게 시적 의도를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집에 기대어 잠들고, 무거운 마음을 앉히고, 지도를 종이 위에 적습니다. 화자의 모습이 있지만 화자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또 검은 집이 무엇일까 궁금해져요. '내 말을 들어주는 검은집'이어서 마치 대상이 살아 있는 듯하거든요. 우주와 도시, 그리고 집에 이르기까지 뭔가에 짓눌리는 것이 피로나 졸음처럼 다가오지만 좀 더 의도를 드러낼 수 있도록 형상화를 해보세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검은 집>입니다. 후보작이 한 편이지만 가능성이 있어 선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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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째 주 우수작(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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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편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 시들이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고등부에서 2편씩 선정했어요. 그만큼 아쉽게 선정하지 못한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더 건필하시고 퇴고도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어느덧 꽃이 피어 맘을 설레게 하네요. 요즘 저는 여유롭게 꽃구경할 시간이 없어요. 글틴 친구들도 그렇겠죠. 그러나 잠깐  주위를 보면 꽃이 먼저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때 반갑게 인사하면 됩니다. 우리는 이미 봄과 함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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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본낯필오, <설탕과 소금에 찌들어 살래요> : 시가 진부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하는데 시를 게시한 용기가 있네요. 시의 리듬이 있고 호기심이 생겨 재밌게 봤어요. 설탕과 소금은 상극인 듯하지만 요리의 맛을 내는데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달고 짠 맛, 시적화자는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어쩌면 사람들이 맛을 본 후 사라질 존재지만 영원히 설탕과 소금에 찌들어 사는 존재여서 가슴이 아프죠. 그런데 불특정한 화자(대명사)가 등장하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기지만 구체적인 감동이나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요. 사람들이 달고 짠 걸 좋아한다는 명제가 남지만 정작 화자가 휘발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호해졌습니다. 설탕과 소금은 좋은 소재랍니다. 그러나 시에서 의도를 드러내지 못하고 광범하게 말하고 있어요. 우리가 꽃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을 때 꽃이라고만 쓰지 않고 제비꽃, 벚꽃, 수선화 등으로 이름을 불러주는 이유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각기 다른 속성과 고유한 특성을 시적으로 사유하면 훨씬 감동적인 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음식의 종류가 많고 설탕과 소금의 사용 목적도 다르니까요.

 

 

효월曉月, <유년기> : 시적화자 '나'와 '그애'가 만든 겨울연가 같군요. 싱그럽고 수줍은 사랑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둘이 강가에 앉아 첫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첫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 '유년기'에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유년기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인데 너무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성숙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청소년기'로 보였거든요. 시적 언어들도 그렇고요. 그럼에도 '이름도 모르는 내 유년의 물가/가끔은 하느님도 낮잠 주무시다 가시고'라는 표현이 좋았어요. 홍시와 홍시맛을 비유적으로 사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답니다. 다른 부분에서는 설명적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자세히 설명해서 시적 전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사족으로 느껴집니다. 퇴고를 잘 한다면 싱싱한 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무엇이 가장 눈부시게 빛났'는지 알 수 없다고 끝맺은 것은 아쉽습니다. 다 눈부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거든요. 오히려 그애(소년)와 나의 관계에 대해 여운을 남기면 어떨까 싶거든요.

 

 

별환, <필름> :  습작을 많이 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검은 기억'이라는 관념적인 소재를 '필름'으로 구체화시키려는 게 느껴졌어요. (그럼에도 다소 관념적인 시랍니다.) 또한 감각적인 언어나 표현이 풍성했고 마지막 연에서 감탄을 자아냈어요. '눈물은 색이 모두 빠진 채/투명하고 희미하게 흘러서'라는 표현이 시적입니다. 가끔 잠들기 전 여러 기억들이 밀려들지만 순간 끊긴 필름처럼 기억 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죠. 그런 면에서 공감할 수 있으나 시가 '기억'이라는 관념에 집중되어서 전체적으로 피상적이라는 인상도 줍니다. 시적 의도나 주제를 잘 드러냈는지 따져봐야 해요.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었나 다시 고민해보면서 퇴고해보면 좋겠어요. 더 구체화된 시적 정황으로 정보를 준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답니다.

 

 

세바시, <벙어리> : '벙어리'라는 말 속에 우리 현실이 반영된 듯해 더 맘이 아픕니다. 이 시의 소재가 현실적이랍니다. 시적화자가 말을 전달해주는 형식이어서 객관적이고 이미지가 선명해서 생동감을 느꼈어요. 다소 설명적이고 장면 묘사가 소설적이지만 관념적이지 않았던 점은 좋았답니다. '사람에게 데이는 건 서투른 다림질에 데이는 것보다도 더 미련한 짓이라고 했다', '가끔 두 다리마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배고픈 숫사자로부터 까닭없이 도망치는 토끼마냥' 등의 표현이 더 시적이면 좋겠어요. '발톱이 기어이 살집을 파고들고 나서야'는 제 마음까지 파고든 표현이랍니다. 그런데 "지긋지긋한 일 하든 안하든 지긋지긋한 인생이니 고마 지긋지긋하게 살람니더" 대사는 푸념에 그치고 직설적인지라 공감보다 아쉬워요.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나 부당해고' 등은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에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여튼 설명적이거나 직설적인 표현들만 잘 정리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필름>, <벙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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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박채연, <방구석에서> : 방구석에서 모든 걸 잘 볼 수 있다는 게 주변(외곽)에서 중심이 잘 보인다는 뜻처럼 다가옵니다. 시적화자는 '나를 즐겁게 하는 아픔'을 찾고 싶은 때 방구석에서 방 안을 봅니다. 방 안에는 로봇, 인형이 있어요. 이것들이 화자를 즐겁게 하는 아픔일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화자는 등 뒤의 창문을 보려고 하지 않아요. 고통에 정신을 잃고 향락하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표현이 어려운데 '고통'이 뭐고, 정신을 잃고 향락하는 게 뭘까 궁금해집니다. 밖에 나가서 정신 없이 놀고 싶은데 놀지 못해 고통스럽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구석에서 안이 잘 보인다는 인식은 시적이고 뭔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만 의도나 표현에서 모호한 게 많습니다. 사유를 잘 정리하고 표현을 다듬으면 좋을 듯해요.

 

 

YP제국, <참 고운 것> : 고운 것을 발견하는 고운 맘이라 느껴져요. 엄마의 손, 아빠의 발, 누나의 새끼손가락이 고운 것이라니! 시적화자의 마음이 참 고운 것이라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아쉬운 점도 있어요.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물에 오래 살아서 물집 만든 손이'는 모호하답니다. '가장의 무게 대신 굳은 살 박힌 발이'는 표현이 신선하지 않죠. 또한 쉼표의 남발, 마지막 연의 반복된 문장 등이 아쉬워요. 마지막 문장은 '참', '참으로'의 단순한 변주여서 굳이 강조할 필요를 느낄 수 없었어요. 같은 대상이나 정황일지라도 아무도 쓰지 못한 YP제국 님만의 표현을 찾아보세요.

 

 

gayoung,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 :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명절날 모인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누구에게는 달갑지만은 않겠죠. 시적화자는 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혀는 축축하지만 말은 메말라버리죠. '톱밥 같은 말'이 되는데 '기이한 일'이라고 사유합니다.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라는 물음은 말이 톱밥 같이 메말라버렸는데 입술은 갈라지지 않는지 의문을 품는 것 같기도 해요. 여튼 이 물음에 대한 의도가 쉽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갈라진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앞 연에 이미지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3연 '거기가 요즘 집값이 떨어져 그래도 전세로는 만만찮을 텐데/이번에 말이다 아는 언니의 친구의 딸이 거기에 붙었는데에'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대화로 표현해 아쉽기도 합니다. 이 대화는 상징적이라기보다 일반적이어서 식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시적 이미지로 표현하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방구석>, <입술은 왜 갈라지지 않을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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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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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세바시, <18호는 트럭에 올라탔다> : 트럭에 올라탄 소 이야기가 가슴 찡하네요. 첫 구절부터 강렬해요. '시뻘건 낙인이였다/18호, 네 몸뚱아리를 채운 것은.'이라는 문장이 도치법으로 시뻘건 낙인을 강조했어요. 그런데 시뻘건 낙인이 무엇이길래 몸을 채울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18호가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라는 것과 소에 관한 이야기가 잘 그려졌어요. 그러나 대상과의 거리를 둬야 하는데 감정 이입이 많다는 것이 아쉬워요. 1연 9행부터 14행까지 시적화자의 주관적인 인식이 반영되어 의구심이 들기도 해요. 이 시를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나 어미가 어떻게 본능적으로 도축 당하는 것보다 새끼를 발굽에 치여 죽는 게 낫다고 알 수 있을까요. 화자가 소와 동일시되어 진술하는 것보다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감동을 줄 수 있답니다. 이를테면 '너의 눈빛은 우수에 차 있었다'고 화자의 시선을 담았는데 '가장 슬픈 보름달 같은 너의 눈은/축사 앞 운반 트럭을 떠나지 못하였다'에서는 과도한 감정이 실려 있어요. 2연에서 해가 솟고 보름달이 사라진 풍경처럼 시적 정황을 담담하게 그렸으면 더 진한 감동이 밀려들었을 것 같아요.

 

 

둘째 주 /

 

바이현, <사랑> : 짧은 시인데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지네요. '사랑'이라는 언어가 텍스트에 나오지 않아 은유로 읽혀졌거든요. 그러나 시가 금방 와닿지 않았어요. '이제' '이번에는'에서 시제의 혼돈이 생겼답니다. 3연까지 방에 두고 온 짐을 이야기 하는데, 연결고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짐?이) 이제 얼마 안 남았고 이번에 화자를 두고 온다는 게 의문점이 남는답니다. 보다 자연스럽게 정황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시의 은유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윤별, <훔쳐가는 기억> : 잘 읽었어요. '기억'이라고 본다면 이 시는 정체가 불명한 시적화자와 '너'가 파편처럼 수없이 분산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진술들이 있었답니다. 상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듯했어요. 시를 관통하는 중심 오브제와 이미지가 필요하답니다.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나올 수 있을 듯해요. 대신 언어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가지시길.

 

 

셋째 주 /

 

본낮필오, <나 여기에 살았습니다> : '웃어도 됩니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시적화자가 '슬퍼 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응원합니다. 화자는 '나 여기에 살았습니다'와 '나 여기에 살아있습니다'는 완전히 다르겠죠. 앞은 과거에 거기에서 살았다는 것이고 뒤는 현재 살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혼란스러운 부분이죠. 그럼에도 저는 살고 있다는 것으로 읽었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갇힌 듯한 화자가 우는 이유는 뭘까요. 마음이 아픈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울고 있는 화자를 알 수 있게끔 더 이미지가 나와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고통이라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 고통을 잊을 만한 것들이 많잖아요. 여림의 시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가 떠오릅니다.

 

쐐기벌레, <겨울애> : 동화적인 상상력, 감성이 풍만한 시입니다. 제목은 '겨울애'라서 겨울의 사랑으로 읽혀집니다. '세상이, 그렇게 다정했다'는 인식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추위를 요정의 손으로 보는 것도 재밌어요. 겨울의 햇살이 무뚝뚝하지만 '날카롭고 차가운 겨울 공기'를 동장군 칼집에 넣어둔 겨울의 마음, 흰 눈솜이 이불이 되어 나무를 덮어주는 겨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추운 겨울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들에는 이면이 있고 대상(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입에서 나와 어는 숨은/하얗게 안개처럼 말한다,'고 하면서 '내가 살아있다고/수북이 떨어진 흰 눈솜이/까만 나무들에게 이불이 되어 주는' 부분에서 시적화자가 개입되는 건지, 겨울이 말하는 건지 확실히 해야 할 듯해요. 주어가 분명하지 않아 혼란스럽습니다. 문장도 정리해야 하고요. 또한 마침표와 쉼표는 그리 중요하지 않는 듯해요. 마지막 구절에는 마침표가 없는데 통일성을 가져야 해요. 다 빼든지 다 넣든지 하면 됩니다. 현대 시는 대체로 리듬을 살리기 위해 마침표를 넣지 않죠.

 

 

마지막째 주 /

 

승애연, <모데라토> : 시적공간이 구체적이어서 안정감이 있는 시입니다. 덕분에 '뭉게구름'을 찾아 들었어요. 참 좋은 곡입니다. 제목이 '모데라토'는 보통 빠르게 연주하라는 말인데 뭉게구름을 빠르게 연주하는 듯 여태 피지 못한 철쭉의 잎들이 박수를 치는 듯해요. 근데 '봄 이슬 자국 손'을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 좋을 듯해요. 그래야 철쭉 꽃이 피지 않는 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그리고 첫 문장에서 뭉게구름 가사를 넣는 게 얼마나 효과적일지 고민이 됩니다. 짧은 시인지라 바로 음악실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되면 좋을 듯해요. 또한 '이상해질 거야', '호흡은 지겹다', '쉼표 없는 악보는 찢어서 던지고 싶다', '어깨 토닥임과 함께 주는 초콜릿은 신물 나' 등이 직접적인 감정을 드러낸 듯해요. 묘사로 이미지를 형성하면 어떨까 싶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걸음은 빨라져야 한다'는 진술을 받쳐줄 수 있는 묘사가 필요하답니다. 감정을 견지가 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답니다. 잘 퇴고해보세요.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여름별, <엄마> : 엄마라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듯해요. 물론 전혀 다른 의미로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엄마의 자궁에서 나온 우리에게는 엄마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을 듯해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혹은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 특히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숙해진 자아가 있어야 가능할 듯해요. 증오의 반대를 연민이라고 깨달은 시적화자에게 공감이 가는 까닭은 이 시가 설득력이 있어서랍니다. 어쩌면 화자는 증오했던 엄마를 점차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화자는 엄마를 서툰 여자, 고민하는 여자, 답이 옳지 않았던 여자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러한 진실성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엄마도 나약한 사람이니까요. 다만 '오직/그뿐이었다'는 사족처럼 느껴지고 '질긴 모래알 같은 무엇이'는 모호하답니다. '질긴 모래알'은 뭘까 궁금하거든요. 그럼에도 솜인형이나 춤추는 손가락 등의 비유는 잘 다가왔어요. 표현력이 좋았답니다.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엄마>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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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천솜, <쥐구멍> :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였어요. 쥐로 풍자된 정황이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근데 왜 쥐로 표현했을까 생각해봤어요. 쥐가 혐오스러운 동물이고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에서 착상을 했을까요. 쥐가 등장하는 근거는 '쥐구멍으로 숨고 싶다더니'겠죠. 여하튼 '오랫동안 비어 있던 교실을/낯선 날숨들이 채웠다'에서 알 수 있듯(얼마나 비어 있어서 오래인지 몰라도) 낯선 아이들과 낯선 시선이 느껴집니다. '가장 큰 아이'에게 시선이 덜 가는 정황과 '그 아이' '그 애'는 눈꼬리 대신 등을 구부리는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해요. 그 일 때문에 '그 애'가 쥐구멍에 숨는 쥐가 되는 정황으로 연결되거든요. 시각에서 청각으로 이어지는 시적 구조, 쥐구멍과 목구멍, 쥐와 귀 등의 언어 구조를 의도한 듯해 좋았어요. 좀 더 정교하게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해요.

 

 

둘째 주 /

 

YP제국, <음표> : 음악을 음표로만 본다면 춤추는 듯 하겠죠. 이 시는 청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해 재밌어요. 그런데 '길쭉길쭉한 과자'가 연관성 없이 나와 휘발되는 게 아쉽고, '새싹'도 아쉬워요. 시어가 시어를 낳아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도드라진 언어가 어떻한 역할을 하는지 고민해봐야 해요. 그리고 '얇은 곧은 선'은 '얇고 곧은 선'으로, '손 끝에서'는 '손 끝으로'로 수정해보면 더 자연스러운 문장이 될 듯해요.

 

 

마지막째 주 /

 

우재영, <바다 앞에 서서> :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을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로 비유했군요. 우리는 슬플 때나 기쁠 때 눈물을 흘리죠. 그건 감정을 가진 것일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 때문에 혹은 어떤 일 때문에 눈물을 흘렸는지 힌트가 필요하답니다. 또 눈물로 이뤄진 바다가 숨소리를 고동쳤다는 것은 무엇인지, 수면 위로 꿈이 담긴 물보라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지는 태양이 왜 분노하는지도요. 마지막 연에서는 왜 아름다움으로 일렁이는 바다를 찾아볼 수 없을까 싶어요. 이 시는 바다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목으로 따져 봤을 때 시적화자(보이지 않는 화자)가 바다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추축할 뿐 시 내용에서는 화자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알 수 없답니다. 시는 추측만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느끼게 해줘야 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음표>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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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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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해에 다녀왔어요. 갑작스럽게 동료의 아버지가 숨을 거뒀기 때문이었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조문뿐이어서 먼 길을 달려가 늦은 밤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눈 앞에 만개한 벚꽃이 펼쳐지더군요. 참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조문객이라는 것도 잊은 채 꽃에 취했습니다. 살아있어서 느낄 수 있는 봄밤이었죠. 지난 봄에 죽은 꽃들이 되살아난 듯 싶었거든요.

 

오늘은 시 한 편 소개할게요.

 

"봄밤/꽃나무 아래에서는 술이 붉다/꽃향기 자욱한 술잔이 붉다/따라주는 이 없이 홀로 잔을 채워도/외롭지 않다, 절로 흥이 넘치는 밤"
– 이수익 시인 시 '봄밤' 전문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부디 흥이 넘치는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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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승애연, <모데라토> : 시적공간이 구체적이어서 안정감이 있는 시입니다. 덕분에 '뭉게구름'을 찾아 들었어요. 참 좋은 곡입니다. 제목이 '모데라토'는 보통 빠르게 연주하라는 말인데 뭉게구름을 빠르게 연주하는 듯 여태 피지 못한 철쭉의 잎들이 박수를 치는 듯해요. 근데 '봄 이슬 자국 손'을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 좋을 듯해요. 그래야 철쭉 꽃이 피지 않는 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그리고 첫 문장에서 뭉게구름 가사를 넣는 게 얼마나 효과적일지 고민이 됩니다. 짧은 시인지라 바로 음악실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되면 좋을 듯해요. 또한 '이상해질 거야', '호흡은 지겹다', '쉼표 없는 악보는 찢어서 던지고 싶다', '어깨 토닥임과 함께 주는 초콜릿은 신물 나' 등이 직접적인 감정을 드러낸 듯해요. 묘사로 이미지를 형성하면 어떨까 싶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걸음은 빨라져야 한다'는 진술을 받쳐줄 수 있는 묘사가 필요하답니다. 감정을 견지가 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답니다. 잘 퇴고해보세요.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Chameleon, <침식> : '침식'이라는 제목이 뭔가 허물어지고 깍이는 느낌을 주는데 시에서는 '그렇게 스며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제목이 도드라진 느낌이 들어요. 시의 내용을 잘 살릴 수 있는 제목을 고민하면 좋겠어요. 마지막 연에서 '나무의 품에 안긴다'는 게 관을 의미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 노인이 죽어서 땅에 묻히는 장면이 그려졌거든요. ('목이 매이고'는 '목이 메이고'로 수정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장면이 겹겹이 보이는 시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 시는 만만치 않은 시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표현이 거칠고 감정 노출이 있어서 시적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답니다. 그런 탓에 퇴고가 덜 된 듯한 인상도 남깁니다. 우선 '어린 노인'이 뭘까 궁금해져요. 이 시는 노인에게 더 집중하면서 시적정황을 보여주면 의도를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될 듯해요. 그러면서 '청춘으로 살아낸 동네/화사롭고 따뜻한 공기 빠짐없이 마신 후'나 '이제는 잘 살어라 못다한 말 못다하고/눈물로 느껴지던 당신의 부모님'과 같은 직접적인 발화 혹은 설명적인 부분을 퇴고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여름별, <엄마> : 엄마라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듯해요. 물론 전혀 다른 의미로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엄마의 자궁에서 나온 우리에게는 엄마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을 듯해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혹은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 특히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숙해진 자아가 있어야 가능할 듯해요. 증오의 반대를 연민이라고 깨달은 시적화자에게 공감이 가는 까닭은 이 시가 설득력이 있어서랍니다. 어쩌면 화자는 증오했던 엄마를 점차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화자는 엄마를 서툰 여자, 고민하는 여자, 답이 옳지 않았던 여자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러한 진실성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엄마도 나약한 사람이니까요. 다만 '오직/그뿐이었다'는 사족처럼 느껴지고 '질긴 모래알 같은 무엇이'는 모호하답니다. '질긴 모래알'은 뭘까 궁금하거든요. 그럼에도 솜인형이나 춤추는 손가락 등의 비유는 잘 다가왔어요. 표현력이 좋았답니다.

 

 

윤별, <갈라지지 않은 그림자는 표정이 없다> : 시적화자가 고백하는 '죽음을 갈구한다는 시를 언젠가 썼던 것도 같다'에 눈길이 머물었답니다. 그리고 '외로웠던 적이 있는 사람은 약속을 하지 않지'도 그랬어요. 이 진술이 와닿고 좋았는데 그 진술이 확장되지 않아서 아쉽기도 해요. 다만 외로움에게 위로받는 화자여서 굳이 누군가를 만나 위로를 받을 필요가 없는 건가 추측할 뿐입니다. 또 제목 '갈라지지 않은 그림자는 표정이 없다'에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애초에 그림자의 표정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반대로 갈라지는 그림자는 표정이 있다는 것일까 싶기도 하거든요. 그림자가 어떻게 갈라지는 건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어린왕자가 자신의 발목을 자른다'는 구절은 표현이 강렬하지만 외딴 섬처럼 툭 도드라져 나와 앞뒤 연결이 어려워요. 더욱이 전체적으로 시적 흐름을 보자면 제목에 나온 그림자의 표정의 역할이 크지 않고, 첫 구절 '창백하게 빠져들었어야만 했다'부터 마지막 구절 '네가 세 시에 온다고 하면 나는 두 시부터 도망치고 있을 거야'까지 일관된 줄기가 있는건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각 연마다 각기 다른 이미지들이 나열된 느낌을 받았답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줄기와 뿌리가 하나이듯 시의 줄기와 뿌리가 하나로 잘 연결시켜본다면 좋은 시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모데라토>,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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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봄이 오면> : 꽃나무가 시적화자인 시입니다. 인상 깊게 읽었답니다. 꽃이 피고 지듯 사람도 태어나면 죽은 게 당연하겠죠. 이 시는 그런 생사를 빗대어 표현한 듯해요. 베란다에서 시작화자를 내려다 보던 사람이 떠나고 그 사람의 아이가 다시 화자를 내려다 봅니다. 근데 검은 눈동자에 하얀 물을 담았다는 게 무엇인지 잘 그려지지 않아요. 혹 눈자위를 표현한건지도 모르죠. 적확한 묘사여야 합니다.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은 작은 베란다에서 '작은'이 주는 의미와 그 사람이 떠난 것을 화자가 어떻게 아느냐는 겁니다. 떠났다는 것을 암시하는 묘사가 있으면 좋겠어요.

 

 

우재영, <바다 앞에 서서> :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을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로 비유했군요. 우리는 슬플 때나 기쁠 때 눈물을 흘리죠. 그건 감정을 가진 것일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 때문에 혹은 어떤 일 때문에 눈물을 흘렸는지 힌트가 필요하답니다. 또 눈물로 이뤄진 바다가 숨소리를 고동쳤다는 것은 무엇인지, 수면 위로 꿈이 담긴 물보라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지는 태양이 왜 분노하는지도요. 마지막 연에서는 왜 아름다움으로 일렁이는 바다를 찾아볼 수 없을까 싶어요. 이 시는 바다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목으로 따져 봤을 때 시적화자(보이지 않는 화자)가 바다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추축할 뿐 시 내용에서는 화자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알 수 없답니다. 시는 추측만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느끼게 해줘야 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바다 앞에 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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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셋째 주 우수작(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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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인데 꽃이 피는지 어떤지 모르고 살았네요. 요새 여유롭게 산책을 하지 못해서일까요.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살짝 꽃이 필 기미가 보인다고 합니다. 저는 시를 쓰다가 막히면 산책을 하곤 합니다. 오히려 산책을 하면서 시를 쓰기도 하죠. 그만큼 산책이 주는 '환기'가 시 창작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죠. 글틴 친구들도 날이 좋으니 여유롭게, 한가로이 산책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공부하느라 산책할 여유가 없을지 몰라도, 시를 쓸 땐 꼭꼭 산책을 추천해요. 생각을 정리하면서 사유를 넓힐 수 있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거든요.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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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본낮필오, <나 여기에 살았습니다> : '웃어도 됩니다'고 말해주고 싶군요. 시적화자가 '슬퍼 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응원합니다. 화자는 '나 여기에 살았습니다'와 '나 여기에 살아있습니다'는 완전히 다르겠죠. 앞은 과거에 거기에서 살았다는 것이고 뒤는 현재 살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혼란스러운 부분이죠. 그럼에도 저는 살고 있다는 것으로 읽었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갇힌 듯한 화자가 우는 이유는 뭘까요. 마음이 아픈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울고 있는 화자를 알 수 있게끔 더 이미지가 나와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고통이라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 고통을 잊을 만한 것들이 많잖아요. 여림의 시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가 떠오릅니다.

 

 

쐐기벌레, <겨울애> : 동화적인 상상력, 감성이 풍만한 시입니다. 제목은 '겨울애'라서 겨울의 사랑으로 읽혀집니다. '세상이, 그렇게 다정했다'는 인식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추위를 요정의 손으로 보는 것도 재밌어요. 겨울의 햇살이 무뚝뚝하지만 '날카롭고 차가운 겨울 공기'를 동장군 칼집에 넣어둔 겨울의 마음, 흰 눈솜이 이불이 되어 나무를 덮어주는 겨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추운 겨울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들에는 이면이 있고 대상(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입에서 나와 어는 숨은/하얗게 안개처럼 말한다,'고 하면서 '내가 살아있다고/수북이 떨어진 흰 눈솜이/까만 나무들에게 이불이 되어 주는' 부분에서 시적화자가 개입되는 건지, 겨울이 말하는 건지 확실히 해야 할 듯해요. 주어가 분명하지 않아 혼란스럽습니다. 문장도 정리해야 하고요. 또한 마침표와 쉼표는 그리 중요하지 않는 듯해요. 마지막 구절에는 마침표가 없는데 통일성을 가져야 해요. 다 빼든지 다 넣든지 하면 됩니다. 현대 시는 대체로 리듬을 살리기 위해 마침표를 넣지 않죠.

 

 

바이현, <별똥별> : 우리에게 별똥별은 인상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어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몰라도 별똥별을 보면 소원을 빌잖아요. 이 시에서도 소원이 담겨있는 듯해요. 누군가에게 아름답게 남고 싶은 마음, 그 인연에게 순간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람은 비슷할 겁니다. 그래서 시가 화려하지 않지만 창작자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별똥별과 인연을 연결한 것은 긍정적으로 봤어요. 그러나 시적 감흥이 크지 않아서 아쉬웠답니다. 시적화자의 마음에 공감이 되지만 그 마음(소망)의 표현들이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무수히 많을 수 있고, 수많은 당신에게 모두 아름답게 기억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죠. (별똥별이 아름답지만 어둔 하늘에 변함없이 떠있는 무수한 별도 있잖아요.) 너무 낭만적인 사유가 아닌가 생각해봤어요. 저는 바이현 님이 직접 겪었던 체험에서 시의 소재가 나오길 바랍니다.

 

 

rien, <불길> : 긴 시인데 술술 읽히네요. 아마도 행갈이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브래지어가 세탁기 뒤 먼지 속에 빠졌다' 첫행이 인상적이었어요. '낯선 초인종이 울리고'도요. 처음이 자극적이면서 궁금증과 기대감을 유발했으나 시적화자의 내면의 불길만 본 듯해요. '不' '아니다' '모른다' 등등. 거칠게, 장황하게 화자의 내면을 표현한 듯 해요. 그래서 인종이 울리는 사이사이에서 정작 첫행에서 받은 인상이 사라졌어요. 차라리 내면의 불안감이나 초조함을 구체적인 대상에 빗대어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개울을 건널 수 있게 징검다리를 놓듯 독자가 화자에게 이입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잘 놓아야 합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나 여기에 살았습니다>, <겨울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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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짝사랑> : 시적화자의 짝사랑이 느껴집니다. 생동감이 있고 재밌어요. 근데 '도둑고양이'나 '톡 쏘는 사이다 군인 아저씨'의 '뾰족뽀족한 철모'로 짝사랑을 비유했는데 (화자의 마음을 잘 표현했으나) 시어들이 크게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네요. 만약 군인을 짝사랑하는 고양이 이야기거나 (화자를 꽃으로 비유했으니) 가시가 있는 장미가 나왔다면 무리없이 읽혔겠죠. 시를 쓰면서 떠오른 단상이나 이미지가 있다면 더 파고들어야 합니다. 시어들을 잘 배치해 조화롭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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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둘째 주 우수작(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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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글틴 친구들의 시를 읽으면서 '관념'에 갇혀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뭔가를 설명하면서 관념어를 사용하거나 감정을 토로하거나 애매모호한 표현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러면 누구와도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시도 마찬가지랍니다. 관념을 표현하고 싶다면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구상적인 소재로 써보세요. 진술보다는 묘사에 신경을 써보세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듯. 그러면  상대방은 머릿속으로 한 폭의 그림(추상화일 수도 있어요)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들을 겁니다.  시는 마음에 그려진 지도 같아서 독자는 시인이 그려놓은 길을 뒤따라가기도, 앞서가기도, 다르게 가기도 한답니다. 저는 글틴 친구들의 지도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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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편, <우주> : '오늘도 새우처럼 웅크리며 환멸과 함께 잠드는 밤'에서 시적화자가 '우주'로 비유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 시는 현학적이고, 관념과 추상이 지배적이나 시를 관통하는 정서가 있어요. 어쩌면 우주라는 막막한 공간에서 상상되는 화자의 권태와 환멸이라는 감정일 수 있어요. 문제는 이러한 화자의 감정이 매우 모호하다는 겁니다. 권태, 미움, 작별인사, 혐오, 욕구의 소멸, 원망, 돌연변이, 환멸 등으로 이어지는 관념화된 화자의 감정 상태들만 나열됐을 뿐 구체적인 정황이 없답니다. 다만 '사람들=별'에서 화자의 권태 속에 별들이 헤엄치지만 별들은 화자(돌연변이)를 모릅니다. 저는 화자가 우주라는 광범위한 존재로 비유되기보다 화자 자체를 형상화하면 어떨까 싶어요. 화자의 모습이 구체화되면 권태나 환멸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바이현, <사랑> : 짧은 시인데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지네요. '사랑'이라는 언어가 텍스트에 나오지 않아 은유로 읽혀졌거든요. 그러나 시가 금방 와닿지 않았어요. '이제' '이번에는'에서 시제의 혼돈이 생겼답니다. 3연까지 방에 두고 온 짐을 이야기 하는데, 연결고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짐?이) 이제 얼마 안 남았고 이번에 화자를 두고 온다는 게 의문점이 남는답니다. 보다 자연스럽게 정황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시의 은유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윤별, <훔쳐가는 기억> : 잘 읽었어요. '기억'이라고 본다면 이 시는 정체가 불명한 시적화자와 '너'가 파편처럼 수없이 분산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진술들이 있었답니다. 상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듯했어요. 시를 관통하는 중심 오브제와 이미지가 필요하답니다.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나올 수 있을 듯해요. 대신 언어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가지시길.

 

 

가역, <꽃> : 저도 애기똥풀을 고교시절에 알게 됐답니다. 시를 읽으니 동심이 느껴지고 재밌어요. 애기똥풀이 우는 이유가 오줌을 싸지 못해서라니! 대화 형식의 시여서 시적화자가 애기똥풀을 대변하고 있어요. 화자는 까칠하게 장미, 민들레에게 말을 합니다. 문득 화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집니다. 어째서 애기똥풀 대신 장미에게 가시를 치워라고 하고, 민들레에게 솜털을 치워라고 할까 싶거든요. '가득 들었데요'는 말을 전하는 것이니 '가득 들었대요'라고 수정해야 해요. '애기똥풀이 울고 있을 때'의 반복은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다른 구절에서도 반복되는 표현이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한답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사랑>, <훔쳐가는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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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STICKMAN, <해> : 십대가 느낄 수 있는 나이와 팔십대가 느낄 수 있는 나이는 다를 듯해요. 등의 얹어져 무거워지는 추, 추해지고 노쇠하고 늙는 것. 이 시가 의도하는 것은 뼈를 끼워마치는 노력, 그 고통에 관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 살 더 나이를 먹는 것의 외관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나이든 노인이 척추를 끼워맞추려다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는 것도 단정적이랍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고, 늙어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이 시가 추측으로 이뤄지지 않고 삶의 통찰이 있었다면 또 다른 의미망이 형성될 듯해요. 지금은 한 살 더 먹은 시적화자의 정황만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고요.

 

 

YP제국, <음표> : 음악을 음표로만 본다면 춤추는 듯 하겠죠. 이 시는 청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해 재밌어요. 그런데 '길쭉길쭉한 과자'가 연관성 없이 나와 휘발되는 게 아쉽고, '새싹'도 아쉬워요. 시어가 시어를 낳아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도드라진 언어가 어떻한 역할을 하는지 고민해봐야 해요. 그리고 '얇은 곧은 선'은 '얇고 곧은 선'으로, '손 끝에서'는 '손 끝으로'로 수정해보면 더 자연스러운 문장이 될 듯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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