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째 주 우수작(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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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포근하군요.  글틴 친구들은 겨울방학을 어찌 보내고 있나요. 혹 방학이 끝났나요? 저는 신나게 놀 수 있었던 방학이 없어서 가끔 학창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이래저래 여러분들이 부러울 때도 있고요.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합니다. 다소 주 우수작을 늦게 발표했군요. 이래저래 저도 바쁜 일들이 많이 생겼답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시를 쓴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시에는 '정서' 가 지배합니다. 가끔 친구들의 시를 읽을 때면 그 정서를 느끼지 못할 때가 있어요. 시의 정서가 읽는 이에게 전달될 때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감동도 받게 된답니다. 각자 자신이 쓴 시에 어떤 정서가 묻어나는지 들여다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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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金狂哲, <동백의 낙화> : 동백으로 피의 역사를 담으려고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맨아래 주석을 넣지 않았다면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역주라는 말은 번역한 사람이 주석을 달 때 쓰는 거랍니다). 시는 주석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쓰는 게 좋아요. 논문이나 설명문이 아닌지라 꼭 써야 할 때 주석을 사용해보세요. 또한 '동백이 뿌리내린 곳'과 '동백을 덮은 그늘'을 발음이 비슷한 한자어(기표)로 의미(기의)를 표현한 것도 인상적었어요. 그러나 한자어로 표현한 게 시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고민해봐야 해요. 먼저 '그 겨울 그 산기슭'이 어디쯤인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뿌리내린 곳'이 더 막연하답니다. 제주도에 핀 동백이라면 시 내용에 지명이 나와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늘'은 맥락 없이 등장해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답니다. 시적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뚝뚝 끊기고 있어요. 동백이 피고 지는 것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해서가 아닐까요. 시적정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의도를 드러낼 수 있답니다. 송찬호 시인의 시집 '붉은 눈, 동백'을 읽어보세요.

 

 

난쟁이두부, <꿈:오래된 미래> : 미래의 희망은 개발 이전의 라다크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말하는 책 '오래된 미래'가 떠올랐습니다. 이 시도 개발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준답니다. 미래를 뒤바꿔놓았던 것들을 거슬러 올라가 시작이 시작된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나 제목이 '꿈'인지라 꿈 속의 장면이 이것저것 펼쳐졌다가 암전되고 다시 펼쳐지는 것 같아 이미지들이 우왕좌왕하기도 해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할 수 있지만 시적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이미지가 넘쳐납니다. '우리'가 등장하는데 누구인지 궁금해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말을 거꾸로 바꿔 가랑이가 찢어진 마지막 황새와 무언가 결단한 뱁새가 시의 의미망을 확장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시적 흐름을 더 촘촘히 이어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보세요. 관념적인 '꿈'을 배제하고 비유적으로 접근하면 더 시가 좋아질 듯 해요.

 

 

죽수길, <끝을 모르는 자책> : 끝 모를 자책을 비유적으로 표현했군요. '사색'도 '고민'도 아닌 자책하는 시적화자는 도마 위에 올라가 생선처럼 칼로 썰어냅니다. 실감나도록 관념을 구체화시킨 것이 좋았어요. 그러나 칼로 썰어내더라도 무게가 덜어지지 않겠죠. 끝을 모르는 자책이기 때문에 아무리 잘라내도 끝이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화자는 무게를 덜어낼 수 없어 '밤하늘의 운치를 보겠지'라고 말하지 않나 싶군요. 다소 아쉬운 것은 '자책'의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짜고짜 화자가 저울에 올라가는 게 의문이 생기거든요. 막연한 관념이 앞서서 그러지 않을까요. 만약 시적정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했다면 더 좋은 시가 나올 듯해요.

 

 

윤별, <숨은 죽음을 위한 선물> : 격렬하게(동적으로) 무언가(?)시적정황을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나 거침없이 쏟아지는(덜 숙성된 듯한) 언어로 인해 이미지가 산만하답니다. 시어의 조합으로 이미지를 만든다면 언어 간의 간극을 고민해봐야 해요. 언어와 언어가 충돌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시키기도 하고 언어와 언어가 조화롭게 밀고 당기면서 세계를 그려준답니다. 이러한 시를 쓸 때 상상력이 연상 작용에서 나오기도 하는데 주제와 연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시적공간이 막삭이 된(임신 266일이 되는) 여자의 뱃속인가 싶기도 하고, 태아의 모습을 형상화한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첫 행부터 의문스러운 표현들이 가득해 시를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려웠답니다. 주관적인 표현인지라 하나하나 설명을 들어야 이해가 될 듯해요. 어떻게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해봐야 해요. 특히 '추락하던 비행기가 파동에 놀라 회항'에서 추락하던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고 어떻게 회항을 하는지 모르겠고, '죽음이 비껴간 태아의 눈물'의 맛이 뭔지 느껴지지 않거든요. 한 구절마다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뭔가 알 수 없는 의미의 파장이 생겨요. 전체적인 이미지만 잘 만들어준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해, <김장> : 농익은 김치 인생이라! 표현이 좋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김치가 익기까지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듯 기해 님의 시도 서서히 숙성되지 않을까요. 졸업 축하하고 멋진 고등학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튼 시가 '김장'으로 부제 '졸업'을 비유하고 있군요. 부제가 없어도 충분히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졸업'은 불필요한 듯해요. '자각은 늘 지각하는 법인지' 표현이 좋네요. 특정한 시절(중학교)을 회상하는 시적화자의 진솔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순간이 찬란했었다', '그 시절을 함께 추억하자' 등에서 화자의 단선적인 인식이 아닐까 싶고 마지막 연은 사족 같습니다. 화자의 소망일 뿐이니까요. 졸업과 김치의 비유는 좋지만 대체로 설명적인지라 시적 긴장감이 떨어져 아쉽기도 합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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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STICKMAN, <눈 속의 눈> : 리듬감이 있어 시가 잘 읽힙니다. '눈 속의 눈'은 중의적인 표현을 의도한 것 같아요. 눈동자, 눈썹에서 눈(眼)을 알 수 있죠. '눈이 내려~ 쌓였습니다'는 눈(雪)이겠죠. 그러다가 '맑고 하얀 그대 눈'을 '사뿐히 밟아도 아플까봐'에서는 눈(眼), 눈(雪)이 결합돼 있습니다. 적절하게 눈(眼), 눈(雪)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나 시적화자는 누구이기에 '불이 되어' '불씨가 되어' 그대에게 헌신을 하는지 궁금해요. 물론 그대도 누구일까요. 물론 둥근 눈동자 같은 지구 등등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와 그대가 추상적이고 너무 광범위해서 아쉽기도 해요.

 

 

YP제국, <사춘기 소녀의 꿈> : 누구에게나 생명을 나눠주는 나무 같은 울타리가 된다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일까요. 이 시는 '사춘기'의 특징을 부각시켜야 해요. 사춘기에만 겪을 수 있는 상황이나 마음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사춘기에 겪는 신체적인 변화는 '커다란 내 몸'으로 말해준다 해도 정신적인 변화는 자아가 더 커져 부모를 밀쳐내지 않나 싶기도 해요. '달력의 큰 숫자들이/점점 커질수록'은 무슨 말인가요. 월이나 년을 말하겠죠. 표현은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생각하는 것을 시라는 형식으로 쓸 때 시적 표현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불쑥 안도현 시인의 시 '이웃집'이 떠오르는 군요.

 

 

김줄, <열등감> : '우울증'에 이어 '열등감'을 표현했군요. 시적정황이 가슴 아픕니다. 형상화가 잘 되어서 이미지가 그려지지만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개미를 흩뿌리는 화자와 한해살이 식물인 화자가 동일한 건지 궁금하네요. 또 열등감에 찌든 화자가 열등감이 생긴 게 벚나무 언니 때문인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밝은 빛 한 조각 들지 않는 깜깜한 미세먼지를/굳이 찾아 꾸역꾸역/나무 아저씨의 비난도/빽빽한 바람도/잘근잘근 씹어 시커먼 속에/화려한 단색 속 먼지가 있을지/알 수도 없을 걸요' 문장이 어색하고 잘 읽어보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밝은 빛 한 조각 들지 않는 깜깜한 미세먼지'를 찾는데 미세먼지가 공간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밝은 빛 한 조각 들지 않는 깜깜한 (어디?)에서 미세먼지를 굳이 찾는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여튼 화자가 선명해지면 이미지도 구체화될 듯 해요. 그럼 훨씬 시가 좋아지지 않을까요.

 

 

참치군, <갱도> : 퇴고하느라 애썼어요. '학교/수험생활'을 표현하려고 몇 구절을 추가하고 수정했네요. 초고보다 설명이 추가됐지만 언어와 이미지가 여전히 모호하답니다. '효수의 칼날' '카르마의 수레바퀴' '마스터키' '바겐세일 마케팅' '알고리즘의 혈관' 등이 이미지가 잡히지 않을 뿐더러 의미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어요. 시어를 관념 속에서 끄집어낸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일반적인 학생의 삶과 거리감이 있답니다. 참치군 님이 보고 느끼는 것들이 보다 현실적인 언어, 손에 잡히는 일상어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열등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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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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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은바다, <완벽한 지각> : 시적화자의 태도와 이미지가 구체적이어서 좋았어요. 지각이라는 소재도 잘 살려 화자의 심경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답니다. 그러나 왜 화자가 지각을 했는지 궁금했어요. 지각하게 된 계기로 보이는 '흑의 기운'과 서럽게 만든 '풍경'이 모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시적 근거나 힌트가 될 만한 표현이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완벽한 지각을 위해서' 화자가 '길을 잃지 않았다'로 읽히는데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든답니다. 매일 등교하는 길이고 익숙한 길일 텐데요. 저는 화자가 마음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또 완벽한 지각을 위해 화자가 서러움에 젖어있는 걸로 보여요. 그래서 '지각을 핑계 삼아 서러움에/젖어 볼 모양이었다/완벽한 지각을 위해' 이렇게 한 연으로 읽히기도 했어요. 이 시는 연을 나눴다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

 

김지용1, <바늘> : 바늘에 찔린 듯 마음을 아프게 하는 시군요. 구멍과 바늘이 잘 운용돼 적절한 표현을 만들었어요. 근데 바늘보다 구멍의 비중이 약간 크다는 느낌도 듭니다. 직유법과 정황 설명이 사족으로 느껴져 아쉬워요. 3연에서 보여주듯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말해줄 수 있을 듯해요. 좀 더 이미지로 압축시키면 좋겠어요.
※ <바늘>은 시 게시판에서 삭제돼 월장원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둘째 주 /
여름별, <추억을 떠올린다는 것은> : 추억이 단맛으로 느껴지는 시였어요. 많은 친구들이 재밌게 봤듯 저도 재밌게 읽었답니다. '추억'이라는 관념을 구상적으로 표현해서 좋았답니다. 그렇지만 관념을 주제로 다룬 것은 아쉽기도 해요. 시적화자의 행동 묘사가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아서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만 기억하려는 사람의 마음'이 자연스레 드러났답니다. 단 생각해봐야 할 것은 껍질이 단단해진 이유가 '냉기를 받아'서 일까, 수박 씨가 씁쓸할까입니다. 이것은 시적 흐름에서 잘 어울리지만 창작자가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표현한 느낌이 든답니다. 조율 시인의 시 '적도'를 참고해보세요.

 

 

 

셋째 주 /
윤별, <우주의 항등식> : 재밌게 잘 읽었어요. 수학을 공부하면서 쓴 시라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네요. 그래서 화자가 문제를 푸는 모습, '절규'가 보이기도 하고요. 시적화자와 우주의 관계가 뭘까요. 그렇지만 시 본문만 보자면 화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주관적인 목소리만 들린답니다. '우주'가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도 구체적이지 않아 모호하답니다. 광활하고 막막한 우주가 논리라 심경을 대변할 수 있지만 화자의 삶이 반영되는 건 거리가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화자의 모습이 담겼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째 주/
꽃내, <종이접기> : 시를 읽으니 필력이 느껴지는 군요. 종이접기로 태어난 돔물(동물)이라니!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있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그러나 이미지가 분산 되어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아요. 이미지를 압축시키면 좋을 듯해요. '접는 방법이 같은/기린 사슴 말 노루/같은 몸에 무늬를 그리면/기린이 되는 기적'을 보자면 '같은' '기린'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한 문장으로 봤을 때 '접는 방법이 같은 사슴 말 노루 몸에 무늬를 그리면 기린이 되는 기적'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연마다 호응이 잘 되는지도 따져보면 좋을 것 같고 기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 좋겠어요. '죽을수록 늘어나는 모서리' '기린의 목에 사선을 긋는다' '전신주에 목이 걸린 사슴' 등에서 '너'의 상황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너'가 '기린 옷'을 입고 왜 울고 있는지 잘 와닿지 않아요. 문득 종이접기를 하는 대상이 '너'가 아니라 시적화자 '나'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어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완벽한 지각>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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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기해, <외롭자> : '외롭자'는 외로운 자를 말하는 거겠죠. '외롭지?'를 사투리로 '외롭자!'라고 하기도 해서요.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감당해야 하는 숙명을 반박하는 시적화자의 인식이 돋보였어요. 외로움을 감동이나 따스함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게 시적일 수 있어요. 그러나 창작자의 단정적인 인식이 진술할 수 없는 영역까지 건드렸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1연을 보자면 '인간'과 '신'의 영역을 일반화시켜서 바라보고 있어요. 만약 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인간의 외로움이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고, 신을 믿는 이들은 신이 벌을 받는 존재일까 의구심이 들겠죠. '인간의 추악한 본성'도 그래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단면만 이야기해서 선한 본성과의 균형을 잃었고, 인간의 공동체 의식을 부정하고 있답니다. 3, 4연에서도 일방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흩어지는 '한숨', '애도'가 설득력 없는 주장으로 다가와 저를 허탈하게 만들었답니다. 중등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해 님은 필력과 자기인식이 있어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답니다. 우선 외로움, 생채기 등과 같은 관념을 여과 없이 시로 쓰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한 관념을 표현해낼 수 있는 보조관념(대상, 정황)을 찾아야 합니다. 시로 말하고자 하는 관념(주제)을 구체적인 대상이나 정황으로 빗대어서 표현해야 합니다. 이때 진술보다는 묘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답니다.

 

 

 

셋째 주 /
천솜, <속도전> : 객관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이 엿보여 좋았습니다. 세상에서 멈추지 않는 게 시간이죠.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을 보내는 일일 겁니다. '아이가 아이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때' 속도전이 마쳤다는 시적화자의 인식이 다소 모호합니다. 아마도 1연과 대조를 이루는 듯 하나 왜 '일이 오지 않으리라' 화자가 직감할까 궁금하거든요. 1~3연이 의도를 체화시키면 4연이 자연스럽게 공감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시는 필력이 느껴지고 시적 가능성이 높았답니다. 퇴고 잘 하시길 바랍니다.

 

참치군, <마네킹> : '마네킹'은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저도 예전에 마네킹으로 시를 쓴 적이 있죠. 이 시는 홍등이 켜진 정육점의 이미지와 홍등가를 비유하는 것 같군요. '우리'라고 말하는 마네킹들이 전시돼 고기처럼 사람들이 구경하고 몸을 사는 정황을 상상해봤어요. 그러나 우리 속에 있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포괄적인 느낌이 들어요. 보다 세밀한 묘사와 정서가 있어야 하는데 '페시미즘의 도래' '무의식의 흐름' '소유물' '거짓' 등의 관념들이 장황하게 느껴지고 시를 모호하게 합니다. 어쩌면 창작자도 그저 마네킹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은 시각이 아닐까 싶어요. 사유를 펼치는 것이 내밀한 삶을 들여다본 게 아니라 시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공감을 유도하기보다 확신에 차서 단정짓고 있답니다. 자기 고민은 삶에서 얻는 것이죠. 자신의 삶에 자극이 돼 시의 소재를 만났다면 잘 키워야 좋은 시가 나온답니다. 이 시는 가능성이 있으니 시적 형상화에 신경을 써보세요.

 

 

 

마지막째 주/
YP제국, <엄마는 여행 중> : 여행 중인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적화자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마도 엄마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난지도 모르죠. 김유 작가의 동화 '내 이름은 구구 스티커즈'가 떠오릅니다. 구구는 하늘 나라에 간 부모님이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씩씩하고 건강한 삶을 산답니다. 시적화자는 하늘 위에서 여행하는 엄마가 구름 과자를 먹고, 구름 우물에서 물을 마시고, 넓은 구름 집에서 살고, 구름 의자에 누워 책도 읽습니다. 근데 화자의 관점에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느껴져요. 그리고 엄마가 여행이 아닌 구름 위에서 또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엄마가 여행하는 하늘 위가 더 행복해 보이는데 화자가 달빛 아래서 엄마를 기다리는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이 시는 엄마의 모습만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아요. 물론 문장을 다듬고 '그곳에서는'이 반복되지 않아도 됩니다. 다 그곳인지 아니까요. 쉼표나 마침표도 굳이 쓰지 않아도 됩니다.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연결시켰으면 좋겠어요. 소리 내서 읽어보면 리듬을 느낄 수 있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속도전>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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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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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월을 보냈습니다. 한 해의 첫 달을 너무 빠르게 보낸 기분이 들어요. 저의 시간과 글틴 친구들의 시간이 다르겠지만^^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매주 새 친구들의 시를 감상합니다. 기존의 친구들도 그렇지만 '관념적인 시'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저는 몇몇 시에서는 한 사람의 시를 쭈욱 읽은 기분까지 들었어요. 관념에 갇힌 사유(감정 노출 포함)는 끝끝내 관념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시적인 울림을 주기보다 의구심을 만든답니다.  시를 처음 접했을 때 관념(사랑, 행복, 기쁨, 슬픔, 아픔 등등)이 지배할 수 있으니 객관적인 시각을 갖춰야 해요. 사유와 시어가 관념에서 벗어나려면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느끼면서 익혀야 해요. 문학은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이죠. 글틴 친구들이 제각기 맘대로, 멋대로, 맛대로 시를 쓸 수 있지만 타인과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좋은 표현을 찾아보세요. 방학에는 독서에 열중하시고, 건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P.S. 게시한 시를 무단으로 삭제하는 친구가 있어요. 아마도 덜여문 시라 여기고 그런듯해요. 본인의 게시물을 삭제하는 건 자유이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댓글을 달아준 마음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완벽한 시가 아니라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고 싶은데 지운 시를 다시 볼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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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성아진, <너를 위한 시> : 2연을 보면서 호빵이 떠올랐어요. 차가운 느낌의 구술보다 따뜻한 호빵의 이미지가 부각됐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시'라는 관념적인 소재로 시를 썼으나 생동감이 있어서 좋았답니다. 근데 뜨거운 시, 따스한 시가 대체 뭘까요. '너를 위한 시'가 뜨거웠다가 따스해지는 과정을 그렸을 텐데 '시'는 '구슬'이라는 전제조차 모호하게 느껴진답니다. 그것은 구슬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은 탓이 아닐까요.

 

 

꽃내, <종이접기> : 시를 읽으니 필력이 느껴지는 군요. 종이접기로 태어난 돔물(동물)이라니!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있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그러나 이미지가 분산 되어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아요. 이미지를 압축시키면 좋을 듯해요. '접는 방법이 같은/기린 사슴 말 노루/같은 몸에 무늬를 그리면/기린이 되는 기적'을 보자면 '같은' '기린'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한 문장으로 봤을 때 '접는 방법이 같은 사슴 말 노루 몸에 무늬를 그리면 기린이 되는 기적'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연마다 호응이 잘 되는지도 따져보면 좋을 것 같고 기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 좋겠어요. '죽을수록 늘어나는 모서리' '기린의 목에 사선을 긋는다' '전신주에 목이 걸린 사슴' 등에서 '너'의 상황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너'가 '기린 옷'을 입고 왜 울고 있는지 잘 와닿지 않아요. 문득 종이접기를 하는 대상이 '너'가 아니라 시적화자 '나'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어요.

 

 

2℃, <그래도 되는 날> : 재밌게 읽었어요. '그래도 되는 날'이란 제목이 궁금증을 일으켰어요. 제목 덕분에 가만히 누워 이 순간을 즐기는 게으른 시적화자를 상상해봤어요. 화자가 이 순간을 영원히 다른 순간으로 미루고 평화를 느끼는 것 같군요. 1~8행 청각, 시각, 후각, 촉각이 동원돼 입체감이 있었습니다.그런데 9행부터 국면이 전환되는데 의문점이 남아요. 8행까지 모든 게 움직였던 것들이 멈춰 있다고 하니 갑작스럽기도 합니다. 왜 멈춰있다고 하는지도 궁금해요. 순간의 쾌락이나 가치도 갑작스럽고요. 만약 이것을 어떠한 정황이나 화자의 모습으로 묘사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추론이나 추측보다 선명한 이미지로 시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답니다.

 

 

바위꽃, <소금쟁이> : '소금쟁이'를 관찰하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천진스러워 좋았어요. 차가 쌩쌩 달리는 도시에 냇가가 없는데 쏜살같이 빙글거리는 소금쟁이라니! 재밌기도 합니다. 그러나 짧은 시의 매력은 강렬한 이미지와 의미의 확장력인데 그렇지 않아 아쉽기도 해요.저는 문장이 더 간결하면 어떨까 싶어요. 또 '니는 어디서 왔니' '요 도시에 친구들은 있나'는 '너는 어디서 왔니?' '이 도시에 친구들은 있니?'라고 한다면 어떨까 싶어요. 마지막 행 '있는다'는 '있다'고 하는 게 자연스럽겠죠. 박지웅 시인의 시 '소금쟁이'를 읽어보세요. 어쩌면 화자는 소금쟁이를 천천히 보고 있지만 그 다음으로 이어진 화자의 사유가 더 펼쳐질 것만 같거든요.

 

 

윤별, <첫 문장> : 어쩐지 '순응'과 연결된 느낌이 드는군요. 활자를 몸의 비유로 쓴 것이 생동감이 있고 그로테스크하네요. 첫 문장이 나오는 과정 같기도 하고요. 넓은 의미에서 시를 이해하면 그럴싸한 느낌이 들지만 이렇게까지 표현하는 게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검은 피' '별' '칼날' '시계의 춤' '거미줄에 붙잡힌 벌레처럼' '글자들의 무덤' '도축당한 맨몸들' '얼어 만든 문장'으로 연결해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시적 울림이 없어서 아쉬워요. 개인적인 상징을 썼지만 시가 주관에 머물고 있답니다. 활자 혹은 문장에 대한 선명한 정황이나 인과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첫 문장이 탄생하는 순간들은 언제나 다를 테니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종이접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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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콩두, <낮잠> :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싶네요. 1연에서 눈이 내리는 장면이 낮잠을 잘 때 느끼는 것을 보여주네요. 잠을 잘 때 몸이 녹아내리듯 힘이 빠지고 마음이 가벼워지잖아요. 그래서 햇살에 맡긴 시적화자 '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근데 저는 화자의 정체는 뭘까 궁금해요. 화자가 낮잠을 자는 이유도요. 시에서 낮잠 자체만 표현할 수 있지만 콩두 님이 낮잠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느낄 수 없답니다. 참, 본문에서 '몸에 힘이 사르르' 바로 위에 '낮잠'은 제목이겠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서 헷갈린답니다.

 

 

YP제국, <엄마는 여행 중> : 여행 중인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적화자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마도 엄마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난지도 모르죠. 김유 작가의 동화 '내 이름은 구구 스티커즈'가 떠오릅니다. 구구는 하늘 나라에 간 부모님이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씩씩하고 건강한 삶을 산답니다. 시적화자는 하늘 위에서 여행하는 엄마가 구름 과자를 먹고, 구름 우물에서 물을 마시고, 넓은 구름 집에서 살고, 구름 의자에 누워 책도 읽습니다. 근데 화자의 관점에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느껴져요. 그리고 엄마가 여행이 아닌 구름 위에서 또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엄마가 여행하는 하늘 위가 더 행복해 보이는데 화자가 달빛 아래서 엄마를 기다리는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이 시는 엄마의 모습만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아요. 물론 문장을 다듬고 '그곳에서는'이 반복되지 않아도 됩니다. 다 그곳인지 아니까요. 쉼표나 마침표도 굳이 쓰지 않아도 됩니다.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연결시켰으면 좋겠어요. 소리 내서 읽어보면 리듬을 느낄 수 있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엄마는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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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 주 우수작(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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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달력을 넘기기 바로 전입니다. 지금 글틴 친구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설날이죠. 저는 한 주 정신 없이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래서 셋째 주 우수작 선정도 다소 늦어졌죠.  요즘 새로운 친구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요. 서로서로 잘 소통하면서 즐거운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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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김기룸, <작아지다> : 힘이 쎘던 할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니 너무 작게 느껴진다는 게 공감이 가요. 시적화자가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합니다. 먼저 시적 대상이 구체적인 점은 좋았어요. 근데 할아버지가 8인실 구석에 누워있게 한 게 술이 원인이었을까요. 그냥 쭈욱 시를 읽으면서는 거리낌없이 넘어갔는데 다시 깊이 들여다 보면 궁금한 게 생깁니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모습을 요점만 뽑듯 표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손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상태는 알 수 있지만 '소리따라 헤매'는 상태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마침표와 쉼표가 걸립니다. 행마다 종결어미가 '할아부지'로 끝나 리듬감이 있으니 굳이 마침표나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만약 퇴고를 하신다면 '할아부지'를 시 본문에서 빼놓고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승애연, <고구마 껍질> : 고구마 껍질의 시각으로 시를 풀어낸 발상이 좋았답니다. 시적대상이 분명하고 시적흐름에는 무리가 없었어요. 그러나 발상에 비해 의미나 울림이 크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껍질이 품은 속살을 '구름'으로 비유하고 김을 '나비'로 비유했는데 성질보다는 가시적인 효과만 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로 표현하기 위해 시어를 가져온 듯한 인상을 주거든요. 아무래도 주제를 드러낼 수 있는 비유를 찾아보면 어떨까 싶어요. 또한 고구마 속살이 노란색이고 껍질이 붉은색이지만 색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효과가 줄고 있어요. 무엇보다 내가 왜 고구마 껍질에 대해 쓰는 것인지 깊이 고민해보고 담아내면 좋은 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달흔, <뒤처진 시대의 앞서간 명화> : 낯선 사람들이 '낯익은 얼굴'인 것은 미간 사이에 깊이 새겨진 명화 때문이라는 인식이 좋았어요. 근데 시로 말하고 싶은 게 많은지 이미지로 압축되는 게 아니라 설명적이랍니다. 또 낯익은 얼굴에서 명화를 남긴 고흐로 이어지는 것이 제목과 관련된 것일 텐데, 아마 시적화자는 고흐의 명화처럼 미간에 새겨진 명화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시대는 '뒤처진 시대'가 아닐까 하는 사유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우격다짐으로 맞추는 인상을 줍니다. 아마 고흐가 없었다면 '뒤쳐진 시대의 앞서간 명화'가 나올 수 없겠죠. 그런데 가만 생각하면 명화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시대가 뒤처진 걸까 의문이 듭니다. 시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진가를 아느냐!'고 외치고 싶다면 시적정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해서 의미와 주제를 드러내야 합니다. 저는 달흔 님의 고민이나 체험을 시로 표현하면 좋겠어요. 시를 생각으로 쓰는 것 같아요. '혹시 시급은 얼마를 받으시나요'와 같은 구절이 뭔가 현실적인 고민이나 사회 현상을 드러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 번도 들지 않은 길'이 어딘지 몰라 모호하지만 '빼곡히 들어선 빌라촌'은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죠. 오히려 2연부터 시작했다면 현실의 공간이 묘사되고 능동적이면서 적극적인 화자의 모습을 그려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부적절한 적막에 애처로움을 느끼'는 화자의 감정을 말하지 않고도 읽는이가 느낄 수 있게 표현하면 좋겠죠.

 

 

윤별, <우주의 항등식> : 재밌게 잘 읽었어요. 수학을 공부하면서 쓴 시라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네요. 그래서 화자가 문제를 푸는 모습, '절규'가 보이기도 하고요. 시적화자와 우주의 관계가 뭘까요. 그렇지만 시 본문만 보자면 화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주관적인 목소리만 들린답니다. '우주'가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도 구체적이지 않아 모호하답니다. 광활하고 막막한 우주가 논리라 심경을 대변할 수 있지만 화자의 삶이 반영되는 건 거리가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화자의 모습이 담겼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우주의 항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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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천솜, <속도전> : 객관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이 엿보여 좋았습니다. 세상에서 멈추지 않는 게 시간이죠.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을 보내는 일일 겁니다. '아이가 아이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때' 속도전이 마쳤다는 시적화자의 인식이 다소 모호합니다. 아마도 1연과 대조를 이루는 듯 하나 왜 '일이 오지 않으리라' 화자가 직감할까 궁금하거든요. 1~3연이 의도를 체화시키면 4연이 자연스럽게 공감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시는 필력이 느껴지고 시적 가능성이 높았답니다. 퇴고 잘 하시길 바랍니다.

 

 

참치군, <마네킹> : '마네킹'은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저도 예전에 마네킹으로 시를 쓴 적이 있죠. 이 시는 홍등이 켜진 정육점의 이미지와 홍등가를 비유하는 것 같군요. '우리'라고 말하는 마네킹들이 전시돼 고기처럼 사람들이 구경하고 몸을 사는 정황을 상상해봤어요. 그러나 우리 속에 있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포괄적인 느낌이 들어요. 보다 세밀한 묘사와 정서가 있어야 하는데 '페시미즘의 도래' '무의식의 흐름' '소유물' '거짓' 등의 관념들이 장황하게 느껴지고 시를 모호하게 합니다. 어쩌면 창작자도 그저 마네킹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은 시각이 아닐까 싶어요. 사유를 펼치는 것이 내밀한 삶을 들여다본 게 아니라 시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공감을 유도하기보다 확신에 차서 단정짓고 있답니다. 자기 고민은 삶에서 얻는 것이죠. 자신의 삶에 자극이 돼 시의 소재를 만났다면 잘 키워야 좋은 시가 나온답니다. 이 시는 가능성이 있으니 시적 형상화에 신경을 써보세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속도전> <마케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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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 주 우수작(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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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에 새로운 친구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환영해요. 지금 방학일 텐데 공부하는 학생인지라 쉴 새 없이 바쁘겠죠. 그럼에도 시를 쓰는 친구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하면서 늘 강조하듯 시집을 펼치는 시간이 많길 바랍니다.

 

끝으로 정현종 시인의 글귀 하나 소개할게요.

 

"시인은 근본적으로 듣는 사람이며 좋은 시인은 잘 듣는 시인이다. 잘 듣는다는 건 좋은 시인의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그런데 잘 들으려면 마음 안팎이 고요해야 한다. 그래야 바깥도 잘 듣고 안도 잘 들을 수 있다. 잘 듣는다는 것은 마음이 살아있다는 것이며 살아있는 마음이 민감하게 마음을 다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현종 산문집, 『두터운 삶을 향하여』, 「‘잘 듣기’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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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여름별, <추억을 떠올린다는 것은> : 추억이 단맛으로 느껴지는 시였어요. 많은 친구들이 재밌게 봤듯 저도 재밌게 읽었답니다. '추억'이라는 관념을 구상적으로 표현해서 좋았답니다. 그렇지만 관념을 주제로 다룬 것은 아쉽기도 해요. 시적화자의 행동 묘사가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아서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만 기억하려는 사람의 마음'이 자연스레 드러났답니다. 단 생각해봐야 할 것은 껍질이 단단해진 이유가 '냉기를 받아'서 일까, 수박 씨가 씁쓸할까입니다. 이것은 시적 흐름에서 잘 어울리지만 창작자가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표현한 느낌이 든답니다. 조율 시인의 시 '적도'를 참고해보세요.

 

모하, <고등학교 3학년은 공부를 지고 산다> : 학생이라는 신분, 그것도 고3 상황을 생각하면 공부가 가장 무거운 짐이겠죠. 이를 불빛의 무게로 보는 시각이 독특했어요. 근데 '숨만 쉬기에도 힘든 나이라더니' '그런 나이니까' 등에서 고3을 표현하기에는 과도한 부분이 있답니다. 그럼에도 '따듯한 녹차'가 무게감을 줄일 수 있다면, 어쩌면 기분 탓일 것 같아요. 이 시는 그런 기분이 지배적이랍니다. 어쩌면 '고마운 일'을 감추고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거나 극복하는 시적화자의 모습에서 더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시적인 쾌감이 있을 것 같거든요.

 

윤별, <나의 고래 안에서 물 냄새를 그리워하는 순간> :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시적흐름이 혼란스럽게 보이는데 시적 형상화가 잘 되면 좋겠어요. 요즘 설명적인 긴 제목들을 자주 선보이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제목으로 어느 정도 시를 설명하려는 전략 같다는 느낌입니다. 시적화자가 상상하는 것들이 이미지에 반영되어 있어요. 제목은 '나의 고래 안에서 물 냄새를 그리워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나의 고래'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고, 물 냄새를 왜 그리워하는지도 쉽게 알 수 없어요. 바다의 이미지와 우주 혹은 별의 이미지가 적절히 부합되기보다 앞서 말했듯 상상의 세계가 더 강하답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구체화시켰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어쩌면 고래일 수도 있는 당신의 존재가 주제를 드러낼 수 있는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은바다, <너의 종이 되어> : 시적화자가 수업 종이 울릴 때 설렘이 느껴집니다. 그게 사랑의 종일 수도 있겠죠. 화자가 좋아하는 '너'를 만났을 때 두근거리는 심장, 떨리는 마음이 비유적으로 담겨있어요. 근데 애처로운 '시침 바늘'과 두근거리는 '가슴'이 상반된 느낌을 준답니다. 왜 애처로운지 느껴져야 합니다. 종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불교에서 종은 의식을 깨워준답니다. 어쩌면 깨우침일 수도 있고요. 학교 종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수업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차분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하죠. '나는 너의 종이 되어'라는 구절은 '너는 내게 종일까/너의 목소리가 내게 들리면/나를 울리니까'의 반전이나 답변 같지만 결국 화자가 종이 된다는 것은 갑작스럽습니다. 또 '~되어' 다음이 있어야 하는데 종소리처럼 여운을 남기지 못한 느낌입니다. 긴 의문만 남긴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추억을 떠올린다는 것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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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아쉽게도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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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첫째 주 우수작(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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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번째 주 우수작을 선정합니다. 기존에 활동했던 친구들도 있지만 새로 온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요즘 글틴의 영역이 더 넓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번에도 언급했지만 서로 댓글로나마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시 감상평도 남겨보세요. 자신이 쓴 시가 타인에게 어찌 읽힐지 궁금하듯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겠죠.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퇴고에 도움을 준답니다. 글틴 친구들의 관심과 용기가 필요하겠죠. 요즘 저는 달흔 님의 애정어린 댓글들이 무척 반갑고 좋았답니다.

시를 짓는 즐거움은 시가 될 씨앗(소재)을 만나 초고를 거쳐 계속 되는 퇴고(소재를 주제로 키워) 속에서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수확하는 그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 낚시꾼이 거대한 바닷고기를 건져올리는 것처럼요.  윤성학 시인의 시 '감성돔을 찾아서'에 나오듯 우리는 홀로 바위에 몸을 묶고 가장 빠른 물살에서 노는 가장 강한 놈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시가 아닐까요. 채비를 흘려보내세요. 분명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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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학생이c, <잠을 자는 교실> : 재밌게 읽었어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이런 경험이 있어서 공감이 잘 된 느낌입니다. 유독 점심식사 뒤 졸음을 몰고 오시는 선생님도 있었죠. 이 시는 공감은 되지만 시적 확장력이 약하답니다. '자장가 울려 퍼지는', '나의 잠 자는 수업', '낮잠을 취하는 시간', '낮잠을 자는 시간은 무의미했어' 등에서 연마다 시적화자는 잠을 언급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생이 잠에 찌든 이유(사연)가 있을 텐데 거기까지 상상력이 넓혀지지 않아 아쉬워요. 아마 하나의 개별적인 상황을 전체로 일반화시킨 탓이 아닐까 싶어요. 학생들 중 누구는 잠을 물리치며 수업에 열중할 수 있고, 누구는 전날 밤 알바하느라 피곤해서 잘 수 있고, 누구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 잘 수 있습니다. 각각의 사연이 있어요. 선생님의 성격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이 시는 화자의 입장에서만 시적대상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답니다. 마지막에 나온 호텔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아요. 그러나 이에 알맞는 암시가 필요하겠죠. 호텔은 편안함과 함께 고급스러움, 비싼 이용료 등이 있으니까요. 여튼 시적정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퇴고하면 좋겠어요.

 

 

윤별, <학교는 우리를 낙오시키는 중이고> : 시적 흐름이 매끄러워졌어요. 초고에 비해 더 구체화된 이미지가 시의 맛을 살렸습니다. 직설적인 표현이 설익은 느낌을 주지만 공감을 일으켰어요. 퇴고를 할 때 '낙오'를 말하지 않고 낙오라는 의미를 표현해보면 좋겠어요. 저는 낙오보다 치열한 경쟁에 따른 비인간성이 보인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나는 그것을 안타까이 여기면서~'에서 주관의 개입이 갑작스럽게 느껴진답니다. 또한 그 구절이 다소 모호한 느낌도 들어요.

 

 

본낯필오, <음성 사서함> :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때 신호음의 끝에는 음성 안내가 나오고 삐 소리를 듣기도 하죠. 요즘은 아무도 음성 메시지를 남기지 않아 저는 음성 사서함을 이용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시는 '목소리'의 정체가 분명해질 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군요. 시적 정황을 보면 목소리의 주인공은 '외롭게 다리 위에 선/처절한 이들'이나 '그들의 유서'에서 유추할 수 있듯 누군가 죽기 전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남긴 음성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들'이 나오므로 불특정한 누군가가 여럿이라는 게 광범위해서 3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마저 희석되는 느낌입니다. 문학에서 인물의 전형이 있듯 한 인물에 집중했다면 더 확장력이 생길 듯 해요. 물론 시적화자(보이지 않는 화자)와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면 더더욱 울림이 있는 시가 탄생할 수도 있겠죠.

 

 

은바다, <완벽한 지각> : 시적화자의 태도와 이미지가 구체적이어서 좋았어요. 지각이라는 소재도 잘 살려 화자의 심경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답니다. 그러나 왜 화자가 지각을 했는지 궁금했어요. 지각하게 된 계기로 보이는 '흑의 기운'과 서럽게 만든 '풍경'이 모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시적 근거나 힌트가 될 만한 표현이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완벽한 지각을 위해서' 화자가 '길을 잃지 않았다'로 읽히는데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든답니다. 매일 등교하는 길이고 익숙한 길일 텐데요. 저는 화자가 마음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또 완벽한 지각을 위해 화자가 서러움에 젖어있는 걸로 보여요. 그래서 '지각을 핑계 삼아 서러움에/젖어 볼 모양이었다/완벽한 지각을 위해' 이렇게 한 연으로 읽히기도 했어요. 이 시는 연을 나눴다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

 

 

김지용1, <바늘> : 바늘에 찔린 듯 마음을 아프게 하는 시군요. 구멍과 바늘이 잘 운용돼 적절한 표현을 만들었어요. 근데 바늘보다 구멍의 비중이 약간 크다는 느낌도 듭니다. 직유법과 정황 설명이 사족으로 느껴져 아쉬워요. 3연에서 보여주듯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말해줄 수 있을 듯해요. 좀 더 이미지로 압축시키면 좋겠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완벽한 지각>, <바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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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기해, <외롭자> : '외롭자'는 외로운 자를 말하는 거겠죠. '외롭지?'를 사투리로 '외롭자!'라고 하기도 해서요.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감당해야 하는 숙명을 반박하는 시적화자의 인식이 돋보였어요. 외로움을 감동이나 따스함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게 시적일 수 있어요. 그러나 창작자의 단정적인 인식이 진술할 수 없는 영역까지 건드렸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1연을 보자면 '인간'과 '신'의 영역을 일반화시켜서 바라보고 있어요. 만약 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인간의 외로움이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고, 신을 믿는 이들은 신이 벌을 받는 존재일까 의구심이 들겠죠. '인간의 추악한 본성'도 그래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단면만 이야기해서 선한 본성과의 균형을 잃었고, 인간의 공동체 의식을 부정하고 있답니다. 3, 4연에서도 일방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흩어지는 '한숨', '애도'가 설득력 없는 주장으로 다가와 저를 허탈하게 만들었답니다. 중등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해 님은 필력과 자기인식이 있어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답니다. 우선 외로움, 생채기 등과 같은 관념을 여과 없이 시로 쓰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한 관념을 표현해낼 수 있는 보조관념(대상, 정황)을 찾아야 합니다. 시로 말하고자 하는 관념(주제)을 구체적인 대상이나 정황으로 빗대어서 표현해야 합니다. 이때 진술보다는 묘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답니다.

 

 

STICKMAN, <恨> : '산 자는 죽은 자에게 관심이 없다'가 괜찮아요. 거기서부터 사유를 풀어가면 좋을 싶군요. 망자의 입장에 恨이 아니라 시적화자의 입장에서 恨을 생각하고 추측하는 것이 아쉬워요. 사실을 기반으로 진실을 보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일방적인 단정이 편협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답니다. 개인의 생각이 강조될수록 주관이 개입되니 구체적인 사실 혹은 이야기를 형상화하는 게 필요해요. 올해는 STICKMAN 님이 고등부가 되었으니 더 성숙한 시 기대할게요.

 

 

기기, <꿈> : 꿈을 형상화하는 게 이리도 복잡하군요. 우리의 꿈은 뇌의 활동일 텐데 온몸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어요. 그것은 꿈이라는 관념을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애쓴 듯 싶어요. 다만 밤하늘과 별, 밤바다와 파도, 멜로디와 타자기, 음표와 쉼표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니다. 이 시는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 꼬아놓은 게 아닌가 싶거든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외롭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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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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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학생이c, <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 수학은 논리적인 학문이죠. 문제와 관련된 공식으로 정답을 도출합니다. 시적화자가 수학 문제를 앞에 두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군요. '우산 없이 온 몸으로 얻어 맞듯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할 것 같아요. 화자는 '5+5=10'이라는 산수처럼 '간단'한 과정을 바랍니다. 그러나 산수에서 수학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더하기에서 근의 공식 등 복잡한 공식으로 사람은 성장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일들을 겪어내죠. '내 아픈 머리만 억울해'지는 것처럼 정해진 공식을 모르고 지나갈 순 있겠죠. 아마도 저마다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 자신만의 공식이 있을 겁니다. 수학 문제 풀이에서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도록 만든 시였어요.

 

 

둘째 주 /
맛없는쵸코맛, <인간 기관차> : 추운 겨울날 입김을 내뿜으며 학교를 가는 시적화자가 잘 그려졌어요. 증기기관차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상상이 되니 재밌게 봤어요. 시에 표현된 '긴 연기'는 그런 입김이거나 화자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한숨으로도 읽혀진답니다. 그러나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서 좋았어요. 춥기도 하고 학교는 분명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이 연기는 계속 보고 싶습니다'고 담담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셋째 주 /
투또우, <나이> : 시적논리가 1연에 드러나 있어요. 어쩌면 아무도 노인이 되지 않겠구나, 거짓말을 하면 점점 젊어지게 되는 걸까? 혹은 이 세상에는 모두가 어린이들만 사는 세상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시적화자는 '아무도 자기의 나이를 알지 못한 채/적당히 거짓되게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죠. 나이는 물리적인 것이죠. 태어난 생년월일이 얼마나 멀어졌는지 확인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 수 있어요. 어리더라도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 몸은 어른이지만 무례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철부지 같은 사람도 있어요.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의 기준이나 잣대가 되는 게 '나이'라는 숫자에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진실한 사람이 더 빨리 늙을 수도 있다는 게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정말 진실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많거나 적은 게 무슨 소용일까요. 그러나 투또우 님의 시적논리는 의미가 있어요. 왜냐면 사람이 가진 여러 요소 중에 진실함은 너무나 중요한 것일 테니까요.

 

 

마지막째 주/
김지용1, <해변의 잠> : 지난 9월 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한 장의 사진이 떠오르는 시군요. 시적화자의 차분하고 담담한 묘사가 인상적이랍니다. '소년은 닻이 없는 난파선'이라는 은유가 '파도의 쉼표에 밀려난다'는 표현도 가슴에 꽤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시리아의 밤'이나 '새벽 마다 들리는 총성소리'는 구차한 설명 없이 시적논리의 핵심으로 작용해요. 내전이라는 현실 때문이죠. 물론 읽는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다소 피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어요. 어쨌든 화자는 어린 소년의 죽음을 최대한 객관적인 문장으로 전하는 데 진폭이 꽤 크답니다. '소년이 움켜쥔 손에는/아직도 난민들의 지문이 묻어있다'는 구절 역시 소년의 죽음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화자의 직접적인 발화가 절제되어 있어서 좋았고 화자는 해변과 소년의 죽음을 영상으로 제시해준 점도 좋았어요. 시리아 아이 사진과 관련된 현실적인 정보를 전하자면 소년이 죽은 채로 떠밀려온 보드룸 해변은 터키의 해변이랍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에서 그리스로 밀항을 하려다가 익사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시 첫 행 앞은 제목이겠죠. '해변의 잠'과 '물 때 묻은~'이 붙어있어서 혼돈을 줍니다.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공식의 답은 알 수 없었다>, <해변의 잠>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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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기해, <무인마라톤> : 시를 읽으니 시계가 마나톤을 하듯 돌아가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우선 제목을 보면 마라톤을 하는 주체가 인간인데 인간이 없는(무인) 마라톤이라고 했어요. 얼핏 시적형용이나 역설, 아이러니 등등 설명할 수 있으나 시 내용과 제목이 잘 부합할지 기대가 됐어요. 인간의 '배를 보'이는 모습과 화자가 '배를 덮어주며 살며시 속삭'이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드러나지는 않았어요. 부제에서 밝혔듯 시적화자는 '시계'라고 느껴져요. 화자가 '너'라고 부르는 대상은 사람으로 보이고요. '백발할아버지의 손놀림'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궁금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영원함은 주님께만 허락되는 것이라고'는 결국 시간도 종교적인 의미로 귀결되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무한한 시간이라는 존재로 상징된 시계는 말 그대로 혼자 끝도 없는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어요. 거기에 유한한 인간의 삶이 속해있죠. 화자의 입장에서 사람을 표현한 것은 분명 신선한 접근이지만 주제가 더 부각됐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둘째 주 /
기해, <삐죽이 겨털> : 겨털을 시의 소재로 하다니 재밌어요. 인류가 겨드랑이 털을 제모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요. 제가 가장 높이 사고 싶은 것은 화자가 부끄러울 수 있는 소재를 가감 없이 시적으로 드러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유쾌하고 발랄한 정서가 느껴져서 재밌어요. 페미니즘을 떠나 여성들이나 남성들이 각자 원하는 바를 충실히 표현하는 것만큼 건강한 사회가 또 어디 있을까요. 짧은 머리의 여성들에게 보내는 사회의 시선, 치마를 입고 다니는 남자들에게 향하는 시선도 다를 게 없다는 봐야죠. 앞서 말했듯 우리가 겨털을 부끄러하는 문화는 그리 길지 않아요. TV의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희화화하지만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까요. 남자라서 자존심이 되고 여자라서 수치심이냐, 라며 '논리정연하게 살려달라 주장을 펼'치는 부분에서도 이 시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봐요.

 

 

셋째 주 /
기기, <실어증> :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잘 그려졌어요. 그러나 '실어증'이라는 증세에 집중하다 보니 피상적인 표현들이 도드라졌습니다. 아마 실어증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먼저 왜 이 시를 써야 했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동굴 통로로 욱여넣어진 단어들을/딱딱한 종유석으로 씹어 삼켰을 때/보인 것은 입이 퇴화된 나의 모습이다' 이 부분은 오류로 보여요. '씹어 삼'키는 것은 입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미 입이 퇴화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수정해야 될 것 같군요. 시적화자는 동굴에서 동굴 밖으로 튀어 나왔고 어떠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요. 그러나 왜 말하고 싶어하는지, 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계속해서 늘어난 카세트테이프처럼 너부러지'는지에 대한 원인과 입을 떼어본 적은 있는지의 결과가 없어요. 화자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번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랍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고자 시를 쓰는 게 아니듯 창작자는 시적인 소재에서 발견하는 게 있어야 한답니다. 그 발견이 의미를 부여해주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시에 녹이면서 퇴고하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힘내시시길.

 

 

마지막째 주/
STICKMAN, <주먹다짐> : 역동적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에서 신과 사람이 주먹다짐을 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광범위하게 다가와요. 보다 세심한 관찰과 시적대상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때 주먹다짐을 하는 '그것들은' 누구일까, 왜 주먹다짐을 하는 걸까, 주먹다짐을 해서 주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등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해요. 주먹다짐을 보고 무엇을 어떻게 느껴 시를 쓰게 됐는지도 정리해보시고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삐죽이 겨털>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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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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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친구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핸 우리 좋은 시 많이 써봐요. 이제 막 한 해가 시작됐으니 이런저런 다짐을 했겠죠. 아무래도 다짐과 결심을 잘 지켜지려면 그게 너무 크지 않아야 할 듯 싶어요. 저도 여러분과 함께 글틴 활동을 즐겁게 하자는 다짐해봤어요. 소박하죠^^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늘 그렇듯 건강,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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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투또우, <겁> : 은유놀이 같아요. 친구와 함께 은유를 이어가는 놀이랍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친구가 "나무는 가로등이다"라고 하면 두 번째 친구가 "가로등은 TV다" 다음 친구가 "TV는 책이다"라는 식으로 은유를 이어나가는 거랍니다. 왜 나무가 가로등이고 가로등이 TV고 TV가 책인지 이유를 따지는 게 중요하기 보다 기존의 사물을 다른 사물로 낯설게 생각하는 훈련을 통해 '낯설게 하기'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 시에서 '겁은 무서움이고/무서움은 두려움이고/두려움은 겁이다' 'A는 B다'라는 은유를 활용했으나 정리하면 겁=무서움=두려움=겁, 결국 1연에 등장한 시어들은 동등하답니다. 사유가 발전된 것이 아니라 공식이 된 거죠. 그러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적화자의 상황이 구체화되지 않았어요. 척추에 아로새겨진 어떤 통증일까도 궁금합니다. 이불 속 웅크린 발끝에 소리 없이 무엇이 찾아올까도요. '이유도 끝도 시작도/그 어떤 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화자가 겁에 질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네, 무슨 일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힘들겠구나! 이런 감상에 도달하게 됩니다.

 

 

본낯필오, <지우개똥> : 연필로 글씨를 쓰면 지우개가 꼭 필요하죠. 글씨를 지우면 똥이 마구 버리던 기억이 나네요. 지우개똥으로 사유하는 게 재밌네요. 이 시에서 가치판단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잘못 쓴 글씨'를 '지우개'가 해결하고 '떼내어진 가루는/누구를 원망해야 하는지 모'르죠. 근데 '사단은 내가 내고/수습은 네가 하되/희생은 말단이 하니'에서 단정적인 사유가 나오는데 어떤 것이 '사단'이고 그것에 대한 '수습'과 '희생'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더 구체화시켰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연은 아쉬워요. '야속한 책상의 법칙'이 의미의 확장력 없이 한계를 드러냅니다. 어쩌면 쓸모 없이 버려지는 '똥'에 대한 연민을 갖고 의미 부여를 해주면 좋겠어요. 안도현 시인의 시 '사라진 똥'처럼요.

 

 

김지용1, <해변의 잠> : 지난 9월 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한 장의 사진이 떠오르는 시군요. 시적화자의 차분하고 담담한 묘사가 인상적이랍니다. '소년은 닻이 없는 난파선'이라는 은유가 '파도의 쉼표에 밀려난다'는 표현도 가슴에 꽤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시리아의 밤'이나 '새벽 마다 들리는 총성소리'는 구차한 설명 없이 시적논리의 핵심으로 작용해요. 내전이라는 현실 때문이죠. 물론 읽는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다소 피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어요. 어쨌든 화자는 어린 소년의 죽음을 최대한 객관적인 문장으로 전하는 데 진폭이 꽤 크답니다. '소년이 움켜쥔 손에는/아직도 난민들의 지문이 묻어있다'는 구절 역시 소년의 죽음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화자의 직접적인 발화가 절제되어 있어서 좋았고 화자는 해변과 소년의 죽음을 영상으로 제시해준 점도 좋았어요. 시리아 아이 사진과 관련된 현실적인 정보를 전하자면 소년이 죽은 채로 떠밀려온 보드룸 해변은 터키의 해변이랍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에서 그리스로 밀항을 하려다가 익사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시 첫 행 앞은 제목이겠죠. '해변의 잠'과 '물 때 묻은~'이 붙어있어서 혼돈을 줍니다.

 

 

잘될놈, <생신, 생일 편지> : 우리 말의 특징에는 존대법이 있죠. 시적화자처럼 느껴질 수 있겠어요. '진지'라고 하기엔 거리가 생기고 '밥이라고 하기엔 버릇이 없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으니까요. '그대가 나와의 이연이'는 '가' 조사와 '이연' 오타를 수정해야겠죠. '그대와 나와의 인연'으로 말이죠. 여튼 존대에 대한 발견이 있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편지를 읽는 것처럼 술술 읽히지만 화자의 마음이 앞서고 있어서 시적인 감흥이 줄어든답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해변의 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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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다이너마이트, <산이 아름다운 이유> : 시적화자의 '반박'으로 이뤄진 대화식 구성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시에 나타나듯 아버지는 고정관념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누군가의 고착화된 인식이나 고정관념을 논리적으로 깨는 것은 통쾌할 수 있으나 자기 논리 혹은 단정적인 확신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답니다. 화자는 아버지가 말한 '산은 아름답단다'를 받아들이지 못해요. 여기서 궁금한 것은 화자가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인지, 산을 부정하는 것인지랍니다. 시를 읽고나서 화자는 아버지를 승복시키려는 의지가 보여서 아버지를 부정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산의 아름다움마저 부정하는 게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화자가 산을 부정하는 것은 화자의 관념(산의 거짓말과 산에 대한 착각)이 지배적으로 나타납니다. 계절에 따라 꽃과 나무가 변화되는 것을 화자의 입장에서 감정 이입을 해서 수긍하기 어렵거든요. 시적 논리가 아닌 자기 논리로 희망, 사랑, 기도, 모정, 순결 등등을 가져왔으니까요. 물론 산이 아름답든 아름답지 않든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텍스트 내에서 충분히 설득력을 가져야만 시에 감흥할 수 있지 않을까요.

 

 

STICKMAN, <주먹다짐> : 역동적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에서 신과 사람이 주먹다짐을 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광범위하게 다가와요. 보다 세심한 관찰과 시적대상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때 주먹다짐을 하는 '그것들은' 누구일까, 왜 주먹다짐을 하는 걸까, 주먹다짐을 해서 주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등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해요. 주먹다짐을 보고 무엇을 어떻게 느껴 시를 쓰게 됐는지도 정리해보시고요.

 

 

기해, <자궁의 눈물, 생리> : 시적화자가 그리워하는 '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헤아리기가 쉽지 않아요. 여러 추측은 가능하겠지만 그 대상이 모호하답니다. 그 외에는 매달 찾아오는 월경에 대한 생리통과 연관된 호소로 보여진답니다. 그래서 '중매쟁이 주인양반' 역시 화자 자신이라는 걸 어렴풋이 짐작하지만 이미지나 비유는 그 이상 진전되지 않아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은 그 안에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니 더 고민해보세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주먹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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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셋째 주 우수작(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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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친구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냈나요. 여느 때처럼 주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새로 가입한 글틴 친구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나눕니다. 올해도 한주만 남았어요. 마무리 잘하고 내년에도 활기차게 보내죠. 겨울방학에는 시집 많이 읽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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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투또우, <나이> : 시적논리가 1연에 드러나 있어요. 어쩌면 아무도 노인이 되지 않겠구나, 거짓말을 하면 점점 젊어지게 되는 걸까? 혹은 이 세상에는 모두가 어린이들만 사는 세상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시적화자는 '아무도 자기의 나이를 알지 못한 채/적당히 거짓되게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죠. 나이는 물리적인 것이죠. 태어난 생년월일이 얼마나 멀어졌는지 확인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 수 있어요. 어리더라도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 몸은 어른이지만 무례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철부지 같은 사람도 있어요.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의 기준이나 잣대가 되는 게 '나이'라는 숫자에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진실한 사람이 더 빨리 늙을 수도 있다는 게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정말 진실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많거나 적은 게 무슨 소용일까요. 그러나 투또우 님의 시적논리는 의미가 있어요. 왜냐면 사람이 가진 여러 요소 중에 진실함은 너무나 중요한 것일 테니까요.

 

 

삼월누리, <어느 책상 밑에선 휴대폰 진동이 울리고> : 수능을 마친 고3들은 학교에 등교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그러한 일상을 휴대폰 사용으로 비유했네요. 휴대폰 사용에 대한 선생님의 제재가 사라졌다는 것은 대학 입시를 위한 수능이 끝났다는 걸 의미하기도 해요. 세대적인 차이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휴대폰이 없었던 세대였으니까요. 장발을 하고, 귀를 뚫는다거나 염색을 하는 자유를 만끽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적화자는 자신과 또래들이 '스무살의 시간으로 던져졌다'면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어요. 그 불안에 대한 요인이 작품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스무살이 되면 더 분주해질 겁니다. 신발끈 질끈 묶고 새로운 시절을 준비해보세요. 응원할게요.

 

 

맛없는쵸코맛, <반창고> : 우리는 다치면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입니다. 반창고로 상처를 덮어두는 건 외부의 세균에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죠. 시적화자는 반창고를 붙여두고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안일한 생각을 꼬집고 있어요. '그 안의 상처를 먼저 잘 봐야'하고 '마음 속에도 그저 덮어 둔 반창고는 없는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오래 생각하고 고민하는 일이 시를 쓰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요소겠죠. 시를 짓지 않더라도 우리는 살면서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학생이C, <도서관> :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 모습이 열정적이거나 집중하는 모습이라기보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영위하는 피로한 모습이고요. 이러한 상황 때문에 '도서관은 앞으로의 삶을 잃어버려/지쳐버린 사람들이 모이는 집합소'가 되었어요. 1연에서 도서관의 고요하지만 갑갑한 모습을 표현하려는 문장들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어요. 그러나 도서관을 벗어날 수 있는 자유와 도서관에 얽매여야 하는 자아가 극복하려는 지점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워요. 그러한 이야기를 위해 공부와 학벌, 1등 제일주의 등의 이야기까지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발랄한 상상력이나 간절한 자기 경험이 녹아있어야 할 듯 싶어요. 좀 더 사유의 확장이 필요하답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나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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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기기, <실어증> :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시적화자의 모습이 잘 그려졌어요. 그러나 '실어증'이라는 증세에 집중하다 보니 피상적인 표현들이 도드라졌습니다. 아마 실어증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먼저 왜 이 시를 써야 했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동굴 통로로 욱여넣어진 단어들을/딱딱한 종유석으로 씹어 삼켰을 때/보인 것은 입이 퇴화된 나의 모습이다' 이 부분은 오류로 보여요. '씹어 삼'키는 것은 입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미 입이 퇴화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수정해야 될 것 같군요. 시적화자는 동굴에서 동굴 밖으로 튀어 나왔고 어떠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요. 그러나 왜 말하고 싶어하는지, 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계속해서 늘어난 카세트테이프처럼 너부러지'는지에 대한 원인과 입을 떼어본 적은 있는지의 결과가 없어요. 화자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번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랍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고자 시를 쓰는 게 아니듯 창작자는 시적인 소재에서 발견하는 게 있어야 한답니다. 그 발견이 의미를 부여해주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시에 녹이면서 퇴고하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힘내시시길.

 

 

기해, <푸른양수의 전설> : 드라마 제목에서 따왔군요. '내가 떠다니는 이곳은/엄마의 뱃속 푸른양수'와 '수영장을 독점한 밤'을 보면 이 시의 정서는 금방 파악이 되는군요. 그러나 그 이야기는 거기서 머문답니다. 시적화자는 스스로 수영장에서 자유로운 자신을 엄마의 양수 속에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근데 그게 어떠한 전설이 되는지 궁금하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실어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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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둘째 주 우수작(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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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날씨에 민감하죠. 추워졌다가 요즘 다시 포근해진 느낌이 듭니다.  우리가 느끼는 날씨처럼 저는 글틴 친구들의 시에 민감하겠죠. 시가 관념적이고 추상적일 때 저는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곰곰 생각해보지 않아도 시를 음미하기 어려웠겠죠. 저는 시와의 관계를 자주 생각했어요. 어떠한 관계가 형성되려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답니다. 박두진 시인의 '이런 詩'를 읽어보면 시는 슬며시 다가와 내 어깨를 툭 치며 아는 체 하는 거랍니다. 읽고 나면 아, 그렇구나 깨닫기도 하죠. 시를 어렵게 쓰는 것도 능력이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분명한 주제가 없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있을 때 우리가 횡설수설하지 않는 것처럼요. 우리는 상대방에게 용건이 있을 때 분명한 어조로 요점만 간단히 전달합니다. 눈치볼 필요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됩니다. 그러나 시적인 게 뭔지 고민하고 공부해야 해요. 처음 자전거를 배우듯 말이죠. 자전거를 배우기는 어렵지만 한 번 제대로 배우고 나면 즐겁게 자전거를 탈 수 있잖아요.  방학에는 시와 함께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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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노 랑, <자연사 박물관> : 흥미로운 시입니다. 그러나 시적화자가 누구인지, 또한 시적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워 아쉽기도 해요. 화자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시체들'을 보고 있어요. 살아있는 사람도 시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수수께끼와 말장난들 사이에서 화자는 '중요한 건 유머'라고 생각합니다. 웃음이 사라진 사람 역시 죽었다고 느낄 수 있겠군요. 화자가 그렇게 여길만한 단서가 있으면 어떨까요. 어쩌면 화자는 그들의 죽음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삼월누리, <터미널> : '터미널'은 경유지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삶 역시 물리적으로 죽는다는 결과에 대한 과정일 뿐이죠. 성장을 하는 것도, 이사를 가는 것도 과정이 진행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시에서 사유하는 것이 좋지만 다소 설명적이라는 느낌이 든답니다. 그렇다 보니 느슨해지기도 해요. 특히 재개발을 경유지로 비유한 것도 조금 더 정교하고 내밀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유의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일치를 하거나 거리가 너무 멀어 버리면 아무래도 시적 흐름이 엇나가기도 하거든요. 퇴고를 하면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아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를 참고해보세요. 오래 전에 나왔고 교과서에도 실린 시죠.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한답니다.

 

맛없는쵸코맛, <인간 기관차> : 추운 겨울날 입김을 내뿜으며 학교를 가는 시적화자가 잘 그려졌어요. 증기기관차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상상이 되니 재밌게 봤어요. 시에 표현된 '긴 연기'는 그런 입김이거나 화자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한숨으로도 읽혀진답니다. 그러나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서 좋았어요. 춥기도 하고 학교는 분명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이 연기는 계속 보고 싶습니다'고 담담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카우츠, <산책> : 시적화자는 '네가 보고 싶을 땐 가끔 산책을' 가죠. 산책에서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납니다. '묻어 내어주는 흔적'은 부자연스러워요. 앞 문장과 뒷 문장의 호응을 신경쓰면서 선명하게 수정해야 할 듯 싶어요. 어쨌든 소나무 한 그루는 화자의 '흔적을 길러'냅니다. 아마 화자와 '소나무 한 그루'의 관계를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화자가 가진 애착이 느껴지거든요. 다만 '너'라는 대상을 구체화할 필요는 있을 듯 싶어요. 다소 관념적인 '흔적'이나 '시린 별' 등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시의 은유적인 표현은 선명한 구체어들로 이뤄져있으니까요.

 

투또우, <연습> : 시적화자는 스스로가 진심을 말하고 있다는 표정을 갖기 위한 연습과 그에 대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가 보여집니다. 비유하자면 작가가 시를 통해 하고 싶은 말(진심)이 있는데 작품의 문장과 시어(표정)이 제대로 구현이 되지 못해 독자와 소통이 곤란해지는 상황으로도 읽혀졌어요. 화자가 다듬고자 하는 표정과 시를 쓰기 위한 노력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겠죠.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인간 기관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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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기해, <삐죽이 겨털> : 겨털을 시의 소재로 하다니 재밌어요. 인류가 겨드랑이 털을 제모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요. 제가 가장 높이 사고 싶은 것은 화자가 부끄러울 수 있는 소재를 가감 없이 시적으로 드러냈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유쾌하고 발랄한 정서가 느껴져서 재밌어요. 페미니즘을 떠나 여성들이나 남성들이 각자 원하는 바를 충실히 표현하는 것만큼 건강한 사회가 또 어디 있을까요. 짧은 머리의 여성들에게 보내는 사회의 시선, 치마를 입고 다니는 남자들에게 향하는 시선도 다를 게 없다는 봐야죠. 앞서 말했듯 우리가 겨털을 부끄러하는 문화는 그리 길지 않아요. TV의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희화화하지만 선택은 개인의 몫이니까요. 남자라서 자존심이 되고 여자라서 수치심이냐, 라며 '논리정연하게 살려달라 주장을 펼'치는 부분에서도 이 시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봐요.

 

범고래두마리, <보름달> : 오래전부터 시가 있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향유되어 왔죠. '보름달'에서 느끼는 시적화자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시랍니다. 물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매력적인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책을 읽는 시적화자가 누구인지, 왜 시골인지(도시에서도 보름달이 뜨고 찬 새벽 공기가 있으니까요), 왜 책을 읽는지 궁금한 게 많거든요. '보름달이 책을 비추어/창틀에 흘러나오는/찬 새벽 공기와 함께/책을 읽네'는 정리가 필요해요. 책을 비추는 보름달과 창틀에 흘러나오는 찬 새벽 공기가 한 문장이 되어 '책을 읽네'으로 귀결되고 있어요. 문장을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겠죠. '보름달이 책을 비추어' 부분은 낭만적일 수 있지만 상투적이고 진부하다는 것을 고민해보세요.

 

기기, <삼킨 시간> : 나름 시적사유를 보였지만 시가 관념과 싸우느라 구체화되지 못한 게 아쉬워요. '시간이 약'이라는 인용에서 시작한 시는 '시간은 나에게 독약이었다'고 결론지었는데, 과연 시작과 끝으로 이어진 시적 흐름을 읽는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답니다. '나에게 매인 시간의 끝을 삼킨다'는 행위는 다분히 개인적인 행위에 머물러있어요. 제목을 보자면 "~을 '삼킨 시간'"이라는 뜻보다 "내가 '삼킨 시간'"이라는 의미에 가까워보인답니다. 모두가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시적화자가 맞이한 힘든 상황 정도가 될 것 같아요. 허공에 주먹질한다 해도 이유가 있죠. 시는 허공에 날리는 주먹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주먹질하는 마음까지 제대로 담아야 해요. 시적대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황준범, <촉매> : 변하지 않는 것이 시적화자 '나'를 변화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그려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느낄 수 있는 시적인 영역이 있었답니다. 우리는 늘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을 테니까요. 그게 화자의 일부, 굳은살이 되고 결국 '벗', '그녀', '촉매'가 좋아해줍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모호한 시랍니다. 화자가 변하지 않는 게 무엇이고, 변하는 게 무엇인지 감춰져 있기 때문인 듯해요. 그리고 변화하는 과정을 묘사하면 좋겠는데 진술이 강하다 보니 읽는이는 일방적으로 느껴야 한답니다. 제목 '촉매'처럼 사전적인(관념적) 의미에서 사유가 그칠 수 있답니다. 그러니 자기 체험이 녹아있는 묘사가 나오려면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야 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삐죽이 겨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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