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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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THE ODOR, <행복한 도살장> : 돼지 사전, 사진과 함께 보는 시라서 재밌네요. 저 이미지를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는 스스로를 돼지와 동일시하면서 '등급' '경쟁'하는 사회, 군상들을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2, 3연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에서 등급과 경쟁을 말할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개라서 아쉬워요. 또한 돼지가 무슨 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돼지가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것, 어마어마하게 먹으면서 살을 찌우는 것 모든 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식용으로 죽어야 하는 가축의 숙명을 거슬릴 수 없어서 더 애처롭죠.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보고 화자가 생각하는 4연에서 왜 돼지와 화자를 동일시하고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화자가 저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제목 '행복한 도살장'은 죽음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해도 시 텍스트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필요할 듯해요. 잘 퇴고하시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둘째 주 /

 

서쪽변두리, <수박씨> : 여름에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던 게 생각나네요. 수박씨에 집중해서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수박씨가 시적화자이고 여린 몸을 강하고 단단해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좋았어요. 그런데 화자가 '무시당하고 씹히는 게 두려웠었다'('두려웠다' 과거형으로)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수박씨가 누구에게 무시당하고 또 씹히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시적 정황이 비유겠지만 객관적인 수박씨의 모습(상황)을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수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2연에서 감동이 밀려올 듯 싶어요. 감정을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고민해보세요. 잘 퇴고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거미줄> : 거미줄이 빈집의 연상케합니다. 끈질기게 기다리고 걸려든 것은 보내주지 않는 빈집이죠. 시적대상을 잘 표현해낸 듯해요. '기다림을 응축해 만든 침묵'은 표현이 맘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시여서 좀 더 공을 들여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일단 시작과 끝을 봤을 때 '주인을 잃고'도 살아 있는 듯한 거미줄이 '지나치는 것들'을 보내줄 수 없는 현실에 집중해 사유하는 게 좋을 듯해요. '페허' '상한 물' '냄새도 소리도 형체도 감춘 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좋은데 '새끼 고양이의 낮은 숨결'은 다소 모호하고 '미묘하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사족으로 다가와요. 오히려 '기다리는 것'에 대한 간절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거미줄>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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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황혜정, <음소거> :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책> : 시적화자의 행동과 생각이 담긴 정제된 시군요. 잘 읽었어요. 시적화자는 책꽂이(책장)에서 그대의 이름을 찾고 기쁘고 즐거웠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 열락이 책갈피에 적혀 사랑가를 들려주지만 화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추론을 합니다. 책을 빌리거나 얻을 수는 있다고 할 때 시적 공간이 서점이나 도서관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소 짧은 시인지라 공간과 그대와의 관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싶어요. 책의 저자가 '그대'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열락'이나 '사랑'이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박채연,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 :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말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죠. '그 애가 잘못한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적화자가 어린 나를 용서한다고 합니다. '모든 오해'의 시발점이 되는 어린 화자겠죠. 저는 그 어린 화자가 어떤 오해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악보의 노래가 끝나지 않고 도롤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계속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무엇이 화자를 힘들게하는지 친절한 정보가 필요할 듯해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표현은 경구 같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온 듯해요. 자기만의 표현, 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멋진 표현이 나올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음소거>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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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셋째, 마지막째 주 우수작(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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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마치고 시의 편수가 많이 줄어들어 셋째 주와 마지막째 주 우수작을 동시에 발표해요.  요즘은 선선해졌어요. 여름에서 가을로 책장으로 넘기듯 하루이틀 사이 불쑥 가을이 찾아온 듯해요. 요샌 우수작 발표와 월장원 발표가 늦어지고 있죠. 앞으론 더 서둘러볼게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책도 많이 읽고 시도 많이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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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거미줄> : 거미줄이 빈집의 연상케합니다. 끈질기게 기다리고 걸려든 것은 보내주지 않는 빈집이죠. 시적대상을 잘 표현해낸 듯해요. '기다림을 응축해 만든 침묵'은 표현이 맘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시여서 좀 더 공을 들여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일단 시작과 끝을 봤을 때 '주인을 잃고'도 살아 있는 듯한 거미줄이 '지나치는 것들'을 보내줄 수 없는 현실에 집중해 사유하는 게 좋을 듯해요. '페허' '상한 물' '냄새도 소리도 형체도 감춘 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좋은데 '새끼 고양이의 낮은 숨결'은 다소 모호하고 '미묘하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사족으로 다가와요. 오히려 '기다리는 것'에 대한 간절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민하늘, <꼬리물기> : 꼬리물기하듯 대화로만 이뤄진 시군요. 경, 영이 대화를 나누고 친구 환을 거론합니다. 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다양한 상상을 이끌어내 좋았어요. 근데 '우리는 아직 어린 별이니까 아직 피지 않은 민들레니까'라고 했는데 '별'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민들레로 비유된 것인지 민들레인지도 확신이 들지 않네요. 숫자로 구분된 것은 어떤 의도일까 생각해봤어요. 마치 0(無)에서 시작해 1월~12월로 이어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꼬리를 물듯 반복하잖아요. 저는 더 간결한 대화, 더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요.

 

 

문송, <선인장> : 사막에서 살 수 있는 선인장에서 시적 영감을 얻었군요. 생존하기 위해 가시를 만들고 속으로만 눈물 흘렸을 선인장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고 먹먹해지네요. 그만큼 시적 대상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모순적인 세상', '불합리로 쌓아올린 건물들', '사막의 현실' 등 선인장이 직면한 상황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게 아쉽기도 합니다. 주제가 분명하지만 관념화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시적인 느낌을 줄어들게 한답니다. 더욱이 '~겁니다'는 문장에서는 다소 자신감이 없어보여요. 아무래도 시적화자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보여주다 보니 추측하는 듯한 어조로 나왔겠죠. 선인장으로 은유된 구체적인 삶의 국면을 보여준다면 어떨가 싶어요. 시적정황도 보다 선명해지겠죠.

 

 

별환, <기미자리> : 세상에 없는 거미자리를 상상해봤어요. 손을 펼쳐보면서 손금을 들여다보기도 했습니다. 거미들이 별처럼 가득한 하늘에 거미자리가 있습니다. 그 계절에 태어난 손이 있고 시적화자는 그 계절에 태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근데 창작자가 펼쳐놓은 이미지와 진술을 차분히 따라갈 수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네요. 무언가에 대해 들려주려고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답니다. 현실세계가 바탕이 된 더 선명한 이미지를 구사해보고 그 위에 상상을 펼쳐놓으면 좋을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거미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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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광(狂)> : 아마도 미치지 않고서야 회가 된 광어회가 사유를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목도 광어의 넓을 광(廣)이 아닌 미칠 광(狂)을 쓴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나름대로 재밌게 읽었어요. '나는 가장 짠 눈물을 유영하겠어'가 인상적이군요. '눈물'을 부각시켜도 좋을 듯해요. 그런데 정말 광어회가 이런 생각을 할까 싶기도 했어요. 저는 시점과 거리를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3인칭이지만 광어회와의 거리가 없이 관찰자가 광어회의 생각까지 전달하고 있어요. 정말 광어회의 생각이 어떨까보다 창작자의 사유가 이입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밥상의 광어회, 바다의 광어를 연상할 수 있는 시로 퇴고하면 어떨까 싶어요.

 

 

문곰, <달빛> : 시적화자가 외로워서 길을 잃은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숲속에 간 이유가 있을 듯해요. 그것도 외로워서 일까요. 화자가 달빛을 질투하고 의지한다는 것은 지금 질투하고 의지하는 어떤 대상이 있을 듯해요. 그 대상을 달빛으로 표현했다면 조금은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들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우리는 달빛에 압도당할 수 있지만 질투하거나 의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달빛 같이 화자를 압도하는 대상을 고민해보셔요.

 

 

박채연,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 :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말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죠. '그 애가 잘못한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적화자가 어린 나를 용서한다고 합니다. '모든 오해'의 시발점이 되는 어린 화자겠죠. 저는 그 어린 화자가 어떤 오해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악보의 노래가 끝나지 않고 도롤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계속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무엇이 화자를 힘들게하는지 친절한 정보가 필요할 듯해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표현은 경구 같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온 듯해요. 자기만의 표현, 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멋진 표현이 나올 듯해요.

 

 

YP제국, <밤이 좋아> : 시적화자가 왜 밤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시였어요. 고요하고 차분해지는 밤과 달빛,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소리를 진솔하게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자가 지치고 외로워보이기도 합니다. 빡빡, 빽빽, 쨍쨍, 빵빵한 것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의지가 보이거든요. 어쩌면 우리가 맞서야 할 세상은 밤보다 낮이기 때문이죠. 너무 드러내놓고 '밤이 좋아'를 반복하니 역설적으로 '낮이 싫어'도 들리기도 한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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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째 주 우수작(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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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불쑥 가을이 왔죠. 책 읽고 시 쓰기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어요. 이럴 때 감상에 젖을 수 있겠죠. 요즘 관념에 빠지고 있는 시들이 많이 보여요. 관념을 어떻게 구체화시킬까 고민하고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처럼 시를 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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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서쪽변두리, <수박씨> : 여름에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던 게 생각나네요. 수박씨에 집중해서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수박씨가 시적화자이고 여린 몸을 강하고 단단해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좋았어요. 그런데 화자가 '무시당하고 씹히는 게 두려웠었다'('두려웠다' 과거형으로)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수박씨가 누구에게 무시당하고 또 씹히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시적 정황이 비유겠지만 객관적인 수박씨의 모습(상황)을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수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2연에서 감동이 밀려올 듯 싶어요. 감정을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고민해보세요. 잘 퇴고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기린P, <동물들> : 이 시는 재밌고 위트가 있습니다. 시적화자와 엄마, 외부인이 역할극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 이유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할 듯해요. 또한 맡은 바 역할이 헷갈린답니다. 화자는 동물, 엄마는 사육사, 의사는 해설인데요. 외부인이 의사겠죠. 동물들 이름으로 구분돼 시를 전개하면서 역할이 무색해진 듯 해요. 좀 더 역할들을 구분하고 정리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해요. 시 전체를 놓고 통일된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퇴고가 될 듯합니다.

 

 

향유용, <세월의 안개> : 시 잘 봤답니다. 이상하게도 '세월'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아마도 우리에게 세월이라는 언어를 통째로 뺏아간 세월호 사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각설하고 이 시만 봤을 때 '세월'이 주는 관념은 안개처럼 뿌옇고 희미합니다. 당신의 눈가에 서린 세월이 나를 가린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죠. '당신은 고장 난 시계를 타고' 긴 여행을 가는 방랑자입니다. 시적화자와 다른 시간 속을 걷고 사라져버렸죠. 당신은 화자를 밝히는 등불이었는데 한 순간 사라졌습니다. 이미지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은 세상을 떠났고 화자와 멀어졌다는 겁니다. 시적인 표현도 많고 이미지도 그릴 수 있지만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당신을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고, 화자와의 관계를 자세히 이야기하면 어떨가 싶어요. 또한 '세월' '안개'를 모호하지 않게 정황을 드러내면 좋겠어요.

 

 

지일영, <뭐라 말하지> : 이 시는 시적화자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네요. 2연을 보면 흐르는 대로, 바람따라 물따라 살겠다는 의지도 보입니다. 그렇기에 화자가 왜 '뭐라 말해야 하'나를 고민하는지 궁금해요. 마음도 잘 모르고, 공부도 잘 못한다고 해서 행복을 알 수 없을까 의문이 듭니다. 어쩌면 '뭐라 말하지, 뭐라 말할지'라는 말은 화자가 자문하는 듯 싶어요. '마냥 가는 인생'이 아니라 남들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자기만의 길을 간다면 '행복을 알 수 있을 리가 있나'가 아니라 나름대로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화자에게 마음을 잘 아는 것이 쉽지 않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위로를 보냅니다. 그건 행복과는 다른 거라고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수박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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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책> : 시적화자의 행동과 생각이 담긴 정제된 시군요. 잘 읽었어요. 시적화자는 책꽂이(책장)에서 그대의 이름을 찾고 기쁘고 즐거웠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 열락이 책갈피에 적혀 사랑가를 들려주지만 화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추론을 합니다. 책을 빌리거나 얻을 수는 있다고 할 때 시적 공간이 서점이나 도서관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소 짧은 시인지라 공간과 그대와의 관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싶어요. 책의 저자가 '그대'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열락'이나 '사랑'이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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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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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났을 듯해요. 이번주는 중등부 친구들이 시를 많이 발표했네요. 중등부지만 수준이 높아서 흥이 났습니다.

시를 찬찬히 보면 감상에 빠지거나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도 합니다. 그럴 땐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시를 보려고 해보세요. 마치 타인의 눈으로 시를 보면 물음표가 생기는 표현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잘 드러내면서 퇴고하면 좋겠어요. 시는 추상적이거나 모호하면 감상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를 우리가 아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도록 표현하면 좋겠어요.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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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향유용, <나는 꽃을 올리지 않겠다> : 이 시는 헌시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만약 헌시라면 부제가 필요할 듯해요. 대충 '조국의 태양' '당신의 피로 얼룩져 붉은/태극기' 등에서 느낄 수 있지만 '당신'이 광범위하답니다. 또한 당신이 누구인지 구체적이면 감동이 있을 듯한데 그렇지 않아서 감동이 밀려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호해집니다. 시적화자가 꽃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알겠으나 왜 화자가 당신을 기리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좀 더 화자와 당신의 긴밀한 관계를 표현하면 좋겠어요.

 

 

THE ODOR, <행복한 도살장> : 돼지 사전, 사진과 함께 보는 시라서 재밌네요. 저 이미지를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는 스스로를 돼지와 동일시하면서 '등급' '경쟁'하는 사회, 군상들을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2, 3연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에서 등급과 경쟁을 말할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개라서 아쉬워요. 또한 돼지가 무슨 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돼지가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것, 어마어마하게 먹으면서 살을 찌우는 것 모든 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식용으로 죽어야 하는 가축의 숙명을 거슬릴 수 없어서 더 애처롭죠.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보고 화자가 생각하는 4연에서 왜 돼지와 화자를 동일시하고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화자가 저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제목 '행복한 도살장'은 죽음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해도 시 텍스트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필요할 듯해요. 잘 퇴고하시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민하늘, <분홍입니까> : 아무래도 풋내나는 것도 사랑이고 입맞추는 것도 사랑이겠죠. 'ㅡ입을 맞춰야만 사랑이라고 하는 바보들에게'라는 사족이 약간 걸린답니다. 어쩌면 이 시가 '이 풋내 나는 게 어떻게 사랑이 아니야?'라는 질문에서 시작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굳이 필요할까 고민해봐야 합니다. 1~5연에서 풋풋한 사랑을 느끼게해주니까요. 각설하고 분홍, 파랑, 하양으로 너와 나의 관계를 풀어놓은 게 재밌었어요. 조금만 간결하게 문장을 다듬으면서 시적정황(이미지)을 더 드러내면 좋겠어요. 그러면 제목처럼 발랄한 시가 되지 않을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행복한 도살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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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마약, <완연한 새벽> : 새벽의 정서와 분위기처럼 차분한 어조가 느껴집니다. 시적화자에게 뭔가 특별한 날 같기도 한데요. '지난해 이날에도 나는 깨어 있었을 것'이라고 하니까요. '도시 노동자들의 가난한 사랑 노래(신경림 시가 떠오르네요)'와 돌 같은 별에 써내려간 비망록, 노력만큼 나오지 않는 점수, 정해진 운명, 가능성 등등. 뭔가를 암시하는 듯지만 제목처럼 정황이 완연하지 않습니다. 한 칸만 하얗다는 것, 여름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일요일을 기념한다는 것도 모호하고, 여름으로 가게 된 걸 축하하는 것도요. '이제 눈 붙일 수 있길'은 밤샘을 한 화자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은데 어떤 대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좀 더 정황을 명확히 보여준다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듯해요. 더 퇴고해보시길.

 

 

황혜정, <음소거> :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여전사 캣츠걸, <나로 말할 것 같으면> : 뭔가 서글픈 감정이 남고, 마지막 구절에서는 섬뜩하기도 합니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나름의 재치를 발휘한 듯해요. 시적화자가 처음에 '미영'가 죽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이름이 '박미영'이네요. 그러고 설민영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화자는 누군가와 죽은 이유를 추측해요. 2연에서는 아예 박민영이 나오고, 시적 흐름에서 보자면 화자인 박미영이 박민영과 이야기를 하는 거고, 마지막엔 '너 박민영 아니지. 너 누구야?'라고 말합니다. 비슷한 이름이어서 다소 혼란을 주기도 하고, 이게 의도라면 뭘 노렸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로 말하고자하는 것을 잘 전달했어요. 대화 형식인지라 시보다 희곡으로 써보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해요. 대화로 이뤄진 시도 있지만 이 시의 인물들이 특성있게 다가오지 않거든요.

 

 

김줄, <맑음> : '맑음'이 역설적으로 다가오네요. 참 슬픈 이야기 같아요. 손목을 그은 언니, 촛농은 슬프게 굳었다는 것은 언니의 장례식을 마친 장면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런데 맥락이 끊기고 행과 행의 간격이 너무 멀어요. 시를 덜 쓴 느낌도 줍니다. '금붕어'가 실핏줄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잘 그려지지 않고, '담임선생님은/애정하는 금붕어가 엄마의 눈을 헤집어 놓을지/엄마의 가슴을 연소시켜 가슴을 데이게 할지는' 문장이 어색합니다. 담임선생님은 ~라고 했다는 식으로 마무리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은 주어가 담임인지 금붕어인지 헷갈리기도 해요. '촛농'이 등장한 것이 저는 나름대로 장례식에 켜놓은 초를 생각했지만 더 구체화시켰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시적화자뿐만 아니라 언니, 엄마, 담임선생님 등 인물들이 등장하는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인물마다의 특징, 개성이 필요합니다. 담임선생은 언니의 담임인지, 화자의 담임인지 명확하게 지칭하면 좋겠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음소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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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민하늘,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 : 우리는 기적을 바라지만 기적이 일어나는 일이 거의 없죠. 시적화자도 그런 기적을 바라는 마음에 푸른 장미를 샀겠죠. 그러나 금방 기적을 잊듯 푸른 장미를 잊어버렸고 그런 심경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 시는 경험에서 비롯된 듯 현실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시적 전개도 매끄럽고 사유를 잘 전개했답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사실'에 맞는지입니다. 우선 꽃말이죠. 푸른 장미의 꽃말이 기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노점상 아주머니가 화자에게 판매를 하기 위해 꾸며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꽃말이 무엇이든 화자에게 푸른 장미가 '기적'이어야 하는 필연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장미는 화분에 심어놓은 식물(생명)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화분이라면 물을 주고 잘 가꿀 수 있지만 꽃병에 꽂아둔 장미꽃은 물이 마르면 말라버리거나 물을 갈아준다해도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상인이 꽃을 팔기 위해 꽃을 꺾었을 땐 이미 생명이 끊어진 상태인지라 '죽었다'는 표현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화자가 '기적은 빨리 죽는다는 것을'이라고 인식하는데 '죽는다'가 아닌 다른 표현으로 '깨달음' 혹은 '발견'을 독자에게 선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마지막 연은 후회하고 슬퍼하는 화자의 모습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아쉬워요. 감정을 감추고 기적에 관한 사유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답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가능성이 있답니다. 잘 퇴고해보세요.

 

세바시, <빗물> : 빗물(과객)의 입장을 느낄 수 있어 재밌어요. '우산에게는 공감해줄 수 없잖습니까'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바삐 살면서 누군가에게 스며들 듯 공감하기보다 자기 입장만 생각하잖아요. 마지막 연도 좋았어요. '비인 마음, 비인 눈동자/고요히 채우는' 빗물이 울림을 주는 군요. 그렇게 비워야만 채울 수 있는 관계처럼요. 그런데 한적한 마을버스 차창에 붙여 있는 빗물의 대사가 뒤섞여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오히려 대사가 없이 빗물을 관찰하면서 객관적으로 묘사한다면 어떨까 싶어요. 전지적 작가시점이니 가능할 듯해요.

 

둘째 주 /

 

별환, <유체이탈> : 시적 전개나 흐름이 안정적이군요. 재밌게 봤어요. 어릴 땐 꿈을 꾸는 게 유체이탈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여러모로 공감 가는 시였습니다. 시적화자의 사유를 잘 풀어놓았고 병실 안이 '시체가 없는 관 속' 같다는 것도 상상이 됩니다. 삶과 죽음이 맞물리면서 '아무에게나 없는 사람'이라는 부제처럼 죽은 듯 잠든 자신을 볼 수 있는 (유체이탈한) 사람도 별로 없을 듯 해요. '불면증'이 죽음의 원인이라면 화자는 의식적으로 몸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군요. 그러나 마지막 구절 '빛줄기가 그곳에 대신 누워 있고, 영정사진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아요'는 모호하게 다가온답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유체이탈'로서 창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입니다. 그 의미가 시의 확장력을 만들어줄 텐데 이 시는 확장되는 이미지보다 휘발되는 이미지가 지배적이랍니다. 말하고자 하는 시의 주제가 분명한지 따져보면서 퇴고한다면 좋을 듯해요.

 

여름별, <심해어> : 심해어가 마음 바다에 사는 물고기군요. 제목을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깊은 바다에 사는 못생긴 물고기만 생각했을 겁니다. 눈이 멀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심해어! 이 시는 마음(바다)속의 못난 것이 물고기(심해어)로 비유된 게 좋았어요. 그래서 감정이 절제돼 있고 화자의 마음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바다가 팔팔 끓고 그래서 숨이 막혀도/조용히 엎드려서 너 자신을 죽였어야지'라는 구절은 마음을 아프게합니다. 저는 심해어가 안타깝게 느껴져요. 죽이지 말고 드러내면 안되나 싶거든요. 화도 참기만 하면 마음에 병이 생기잖아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누군가 심해어를 볼 수 있느냐입니다. 바다 깊은 곳에 가야 볼 수 있듯 마음속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김수수, <밤나무 기억> :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밤나무와 애벌레, 밤송이, 가랑잎 등으로 잘 비유되었고 생동감이 있었답니다. 차분하게 시를 풀어놓은 것이 좋았어요. 백석 시인을 좋아하나 봐요. 산문 같은 느낌도 주지만 시적인 표현들이 많았답니다. 1연과 3연의 호흡이 길고 1연에서는 마침표가 있어서 흐름을 끊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마침표는 실수로 넣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 시는 직유법이 너무 많아 아쉬움을 남기네요. 조금만 더 줄이면서 비유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를테면 1연에서 '할머니의 미소가 겨울 철새처럼'은 와닿지 않아서 굳이 철새를 가져올 필요할까 싶기도 해요. 행갈이와 연갈이, 직유가 아닌 적절한 표현들을 더 고민해보세요. 좋은 시가 나올 듯 하군요.

 

윤별, <선택적 불안증> : 재밌게 읽었어요. '우리'는 당신과 나, 당신은 선생님으로 봐야 할까요. 우리의 관계는 '사랑'이어서 '재앙'을 초래한 것일까요. 이 시는 시적화자의 정서가 도드라져서 '감정' '무관심' '열망' '불안' '망각' 등이 연결돼 화자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나 불안증을 선택한다는 제목처럼 화자는 시시각각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앞서 읽은 '꾸밈의 미학'과 '선택적 불안증'을 보면서 사유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아직 주관적인 사유에 머물고 있어요. 사유를 넓히면서 더 객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해요. 공감가는 구절이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시적화자 혼자 중얼거리거나 무언가 외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 <유체이탈>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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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여전사 캐츠걸, <삭(朔)> : 이 시는 무엇보다 '삭'이라는 생경한 언어가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굳이 주석을 달지 않아도 된답니다. 오히려 설명으로 보여질 수 있어요. '이를테면~' 구절부터 설명으로 느껴지듯.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마다 삭일이라고 하죠. 달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창작자에게 어떠한 자극을 줬고 이미지로 다가왔을까 궁금합니다. 사실 시 본문에서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군요. 시가 어렵게 다가온답니다. 이는 '삭'의 현상을 차용했을 뿐 문학적인 고민이 깊은 시적화자가 도드라지게 보이고 모호함(추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화자가 '알 수 없습니다'고 하듯 모호한 이미지 혹은 감정들이 수북하답니다. 그럼에도 좋은 표현이 있으니 시의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퇴고한다면 좋겠어요.

 

 

둘째 주 /

 

김줄, <일기장> : 가끔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읽을 때마다 웃곤 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네, 하면서 웃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봐도 그때 상황들이 잘 기억나지 않은 것이 더 많기 때문이죠. 이 시는 일기장의 속성을 잘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시적 진술이 아쉬워요. 진술은 무엇인가 깨달을 때 자연스럽게 나온답니다. '그래, 겉넓이와 감정의 밀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진술로 시작했기 때문에 독자는 왜 비례하지 않을까 궁금하고 다음 문장들에서 궁금증을 해소한답니다. 그러나 일기장(네모난 새장 속)만 추가됐을 뿐 명확히 해소되지 않아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겉넓이'가 모호해요. 일기장의 분량을 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해요. 더 적확한 시어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럼에도 일기장에 기록한 이런저런 이야기와 감정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빛 바래듯 감정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다만 감정이라는 관념을 새장, 새 등으로 구체화시키려는 노력은 좋으나 더 자연스러운 비유를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단상을 시로 표현하기보다 김줄 님이 경험한 일을 시적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아빠가 분다> : 이 시는 3개 부분으로 나눴으나 아버지에 관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요. 잘 읽었고 참 슬프군요. 만약 사실에 근거한 시라면 감정이 폭발할 수 있겠다 싶어요. 그런데 담담한 어조와 감정이 절제돼 있어서 좋았답니다. 적접적인 발화나 설명적인 부분도 있지만 시적 흐름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소 아버지에 관한 과도한 표현이 아쉽고, 아버지가 바람처럼 왜 불어오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가 아버지를 묘사하고 흔적을 생각한 이유가 있을 듯 싶거든요. '시취만이 남는다'에서 정말 화자가 아버지의 시취를 맡아봤을까 생각해봤어요.

 

박준하, <소풍> : 삶이란 '참 사소한 것', '소풍 가는 그런 것'이라는 진술이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우줄근한 옷을 입은 엄마의 모습과 아들의 모습을 잘 형상화했어요. 단순한 구조지만 공감이 갔고 재밌습니다. 근데 4연이 너무 직설적이지 않나 싶어요. 엄마의 말이니 더 자연스럽게 풀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삶이란 ~이다는 것은 뭔가 정색한 느낌이 든답니다. 간결한 정황과 말로 퇴고를 해보면 어떨까요. 그럼에도 박준하 님이 점점 시가 좋아지고 사유가 깊어지는 듯해서 좋습니다.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일기장>, <아빠가 분다>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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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셋째 주, 마지막째 주 우수작(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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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중순에서야 주 우수작을 마무리합니다. 편수가 적어 2주를 합쳐서 발표합니다.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작품들이 즐겁게 하는 군요. 점점 성장하는 친구도 보였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났겠죠. 늘 치열하게 살고 있을 친구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시를 쓰면서 위로 받고 누군가를 위로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주 우수작이었답니다. 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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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문송, <비둘기들> : 문송 님의 필력이 느껴졌고 간접 경험이지만 한 노숙인을 만난 듯한 시였습니다. 그만큼 시적화자나 시적정황이 분명했습니다. 시적화자와 비둘기가 동일시되면서 시적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에서 3인칭과 1인칭이 함께 있어서 혼란을 줍니다. 시에서는 고정된 시점을 사용해야 합니다. 시의 흐름을 보면 1인칭 시점으로 통일시키면 어떨까 싶군요. 생각해봐야 할 것은 개성을 가진 화자입니다. 노숙인을 일반화시켜 시로 담아내면 그만큼 식상할 수 있고 감동이 떨어진답니다. 화자는 왜 노숙을 하고 있는지 시적으로 드러내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가출한 청소년일 수 있고, 신용불량자가 된 사업가일 수 있습니다. 노숙인을 만나면 제각기 사연이 다 있습니다. '그날'이라는 특정한 날을 시로 썼다해도 '그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시키려면 구체적인 형상화가 필요하답니다. 충분히 담아낼 수 있으리라 봐요. 건필하시길. 참, 김신용 시인의 '개 같은 날의 기록'을 함 보세요. 김신용 시인은 실제 경험한 생활을 시로 담아냈답니다.

 

 

김수수, <밤나무 기억> :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밤나무와 애벌레, 밤송이, 가랑잎 등으로 잘 비유되었고 생동감이 있었답니다. 차분하게 시를 풀어놓은 것이 좋았어요. 백석 시인을 좋아하나 봐요. 산문 같은 느낌도 주지만 시적인 표현들이 많았답니다. 1연과 3연의 호흡이 길고 1연에서는 마침표가 있어서 흐름을 끊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마침표는 실수로 넣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 시는 직유법이 너무 많아 아쉬움을 남기네요. 조금만 더 줄이면서 비유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이를테면 1연에서 '할머니의 미소가 겨울 철새처럼'은 와닿지 않아서 굳이 철새를 가져올 필요할까 싶기도 해요. 행갈이와 연갈이, 직유가 아닌 적절한 표현들을 더 고민해보세요. 좋은 시가 나올 듯 하군요.

 

 

효월曉月, <탈고> : 마치 동화적인 시 같았어요. 시적화자가 움켜쥔 씨앗을 보내줬을 때 바람이 파종을 한다는 것이 가슴에 와 닿네요. '모든 꽃은 바람이 키워낸 것'이란 진술이 좋았어요. 더욱이 '끝이 또다른 시작'이 되고 '정말로 누군가의 가슴에서 꽃이 되었는지'도요. 탈고는 퇴고를 마친 작품이 누군가에게 읽히는 정황을 표현한 듯도 싶습니다.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정황이지만 사실이 바탕이 되어서 믿음이 생기는 시였답니다. 그러나 '반쯤 시들은 안개꽃이 알려 주었습니다' '바람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등 누군가 알려주는 설정이 아쉽기도 해요. 자연의 이치라는 게 누군가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깨닫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화자와 바람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씨앗이 허공에 흩어져 누군가의 가슴에 꽃이 되는 정황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요.

 

 

윤별, <선택적 불안증> : 재밌게 읽었어요. '우리'는 당신과 나, 당신은 선생님으로 봐야 할까요. 우리의 관계는 '사랑'이어서 '재앙'을 초래한 것일까요. 이 시는 시적화자의 정서가 도드라져서 '감정' '무관심' '열망' '불안' '망각' 등이 연결돼 화자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나 불안증을 선택한다는 제목처럼 화자는 시시각각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앞서 읽은 '꾸밈의 미학'과 '선택적 불안증'을 보면서 사유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아직 주관적인 사유에 머물고 있어요. 사유를 넓히면서 더 객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해요. 공감가는 구절이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시적화자 혼자 중얼거리거나 무언가 외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cum, <포도주의 시간> : 잘 봤어요. 시적 분위기가 어둡지만 나름대로 담담하게 풀어내서 좋았답니다. '포도주의 시간'은 포도주를 만드는 시간인 듯 싶군요. 와인통이 나오니 와인을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겠죠. 와인통에는 단어(활자)들이 있고 신맛을 느끼고 날카로워집니다. 그래서 포도는 시적화자의 창작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거울에 비친 너의 모습은 나와 비슷하다' '너는 나' '나는 너' 등으로 표현된 '너'도 화자가 아닐까 싶고요. '보름달은 촛농을 문질러 놓은 모양이라서 울음을 불러일으킨다지'는 촛농을 둥글게 문지렀다고 상상하게 되는데 왜 울음을 일으키는지 궁금합니다. '옹이는 바람의 주저흔'이라는 것도 멋진 표현이지만 바람과 옹이를 동일시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이를테면 '옹이는 나무의 주저흔'이라고 했을 땐 바로 와닿지만 바람의 주저흔이라고 하는 옹이는 뭘까 궁금해집니다. 무엇보다 연마다 이미지들이 연결되면서 각기 다른 정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쉬워요. 더 통일된 이미지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사유가 만만치 않아서 좋은 시를 쓸 듯하거든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밤나무 기억>, <선택적 불안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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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SEN., <무제> : 오랜만에 시를 발표했네요. 어런이 되고 싶지 않은 시적화자가 몸을 웅크리고 훌쩍거리는 게 그려집니다. 재밌어요. '면적이라도 작아져야 마음 또한 작아질까 싶어서' 부분이 좋았답니다. 그런데 화자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왜 몸을 웅크려야 하는지 이유가 있을 듯해요. 또한 제목이 무제여서 아쉽습니다. 시는 제목이 큰 효과를 발휘한답니다. 제목만 잘 지어도 이 시는 더 좋게 읽혀질 듯 해요. 좋은 제목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여전사 캣츠걸, <아빠가 분다> : 이 시는 3개 부분으로 나눴으나 아버지에 관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요. 잘 읽었고 참 슬프군요. 만약 사실에 근거한 시라면 감정이 폭발할 수 있겠다 싶어요. 그런데 담담한 어조와 감정이 절제돼 있어서 좋았답니다. 적접적인 발화나 설명적인 부분도 있지만 시적 흐름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소 아버지에 관한 과도한 표현이 아쉽고, 아버지가 바람처럼 왜 불어오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가 아버지를 묘사하고 흔적을 생각한 이유가 있을 듯 싶거든요. '시취만이 남는다'에서 정말 화자가 아버지의 시취를 맡아봤을까 생각해봤어요.

 

 

박준하, <소풍> : 삶이란 '참 사소한 것', '소풍 가는 그런 것'이라는 진술이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우줄근한 옷을 입은 엄마의 모습과 아들의 모습을 잘 형상화했어요. 단순한 구조지만 공감이 갔고 재밌습니다. 근데 4연이 너무 직설적이지 않나 싶어요. 엄마의 말이니 더 자연스럽게 풀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삶이란 ~이다는 것은 뭔가 정색한 느낌이 든답니다. 간결한 정황과 말로 퇴고를 해보면 어떨까요. 그럼에도 박준하 님이 점점 시가 좋아지고 사유가 깊어지는 듯해서 좋습니다.

 

 

YP제국, <홀로> : 학생인지라 학교라는 공간에서 계단을 오르는 시적화자가 끝내 홀로 남겨졌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삶의 속도가 느리고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로 비유된 것이 적확한지는 따져봐야 할 듯해요. 또한 복도 끝에 결국 화자가 혼자 남아야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함께 어울려서 계단을 오를 수도 있고 복도에 서 있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 당위성에 대한 근거가 더 필요할 듯해요. 저는 초록하늘, 철 덩어리 등도 과도한 비유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아빠가 분다>, <소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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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둘째 주 우수작(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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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우수작 발표가 상당히 늦어졌죠. 여름휴가 때도, 주말에도 계획대로 되는 게 없더군요. 글틴 친구들은 방학인지라 더 열심히 창작을 하고 있을 텐데요.  빠른 시일 내로 연달아 주 우수작을 발표하고 월장원을 선정할게요.

열심히 쓰는 것도 중요하고 잘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즐기면서 쓰느냐겠죠. 물론 창작의 고통이 뒤따르겠지만요.

이번주 주우수작을 선정합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답니다.

 

※ 한 번 더 부탁드릴게요. (예전에도 그랬던 친구가 있었는데) 여러 작품을 연달아 올리는 친구들이 많아요. 창작할 때마다 시 게시판에 올리고 싶더라도 열 번만 참아주세요. 더 이상 퇴고가 되지 않을 때 시를 보여주세요. 시는 완성도가 중요합니다. 퇴고가 되지 않을 때 올린 시여서 피드백을 받으면 퇴고의 방향이 잡히곤 해요. 제가 말을 해주지 않아도 여기 올리는 것만으로 어디가 부족하고 어디가 넘치는지 깨닫기도 하거든요. 그런 도움이 필요 없는 친구도 있겠죠.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 시를 올렸다면요. 물론 그런 글틴 친구가 없으리라 봅니다. 참고로 저는 고교시절에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백 번 가량 퇴고했습니다. 오롯이 자기와 만나는 순간이 창작할 때보다 퇴고할 때 깊어집니다. 퇴고한 시가 만족스러울 때 쾌감도 몇 배나 더 크고요.

만약 방금 쓴 시를 올리고 싶은데 참아야 한다면 다른 친구들 시를 읽어보세요. 그리고 댓글을 달아보세요. 그럼 더 즐거이 활동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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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별환, <유체이탈> : 시적 전개나 흐름이 안정적이군요. 재밌게 봤어요. 어릴 땐 꿈을 꾸는 게 유체이탈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여러모로 공감 가는 시였습니다. 시적화자의 사유를 잘 풀어놓았고 병실 안이 '시체가 없는 관 속' 같다는 것도 상상이 됩니다. 삶과 죽음이 맞물리면서 '아무에게나 없는 사람'이라는 부제처럼 죽은 듯 잠든 자신을 볼 수 있는 (유체이탈한) 사람도 별로 없을 듯 해요. '불면증'이 죽음의 원인이라면 화자는 의식적으로 몸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군요. 그러나 마지막 구절 '빛줄기가 그곳에 대신 누워 있고, 영정사진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아요'는 모호하게 다가온답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유체이탈'로서 창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입니다. 그 의미가 시의 확장력을 만들어줄 텐데 이 시는 확장되는 이미지보다 휘발되는 이미지가 지배적이랍니다. 말하고자 하는 시의 주제가 분명한지 따져보면서 퇴고한다면 좋을 듯해요.

 

 

멜랑콜리다성, <레스토랑> : 예전에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죠. 이 시 속의 레스토랑은 오래 전에 가본 곳처럼 느껴지게 해요. 아마도 '교양인의 자세'에서 그런 인상을 받은 듯합니다. 여튼 스테이크를 썰어먹고 있는 화자가 그려집니다. 화자가 '너'를 이해하는 과정이나 표현은 나름대로 이해가 되는데 '나의 맨몸이 이해되고' 있다는 표현은 누구에게 이해되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또한 애초에 화자가 너를 이해해야 하고, 화자가 이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시의 주제가 명확하지 않아서 모호한 면이 있답니다. 뚜렷한 시적 정황이 비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시적 의미망을 형성해준답니다. 이 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지만 중심이 되는 오브제 혹은 주제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워요. 또한 '~처럼'이 효과적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직유는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사유에 그칠 수 있으니까요.

 

 

전지현, <기억의 정원> : 우리는 살아 있어서 보고 느끼는 경험한 것들을 기억하죠. 그게 삶(정원)을 이룬다는 것이 좋았어요. '기억의 정원' 제목이 마음에 듭니다. '기억'이라는 관념을 '과거(그제, 어제)-거름'과 '미래(내일, 씨)-정원'으로 표현한 것도요. 관념적인 감정을 구체적인 정황(모래, 꽃잎, 낙엽, 꽃, 나무)으로 보여줬으나 직접적인 발화가 아쉬워요. '허망' '원망' '눈물' 등이 거름이 된다는 것, '어제의 씨'도 직접적이랍니다. 오히려 시적 정황을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 비유적으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여름별, <심해어> : 심해어가 마음 바다에 사는 물고기군요. 제목을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깊은 바다에 사는 못생긴 물고기만 생각했을 겁니다. 눈이 멀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심해어! 이 시는 마음(바다)속의 못난 것이 물고기(심해어)로 비유된 게 좋았어요. 그래서 감정이 절제돼 있고 화자의 마음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바다가 팔팔 끓고 그래서 숨이 막혀도/조용히 엎드려서 너 자신을 죽였어야지'라는 구절은 마음을 아프게합니다. 저는 심해어가 안타깝게 느껴져요. 죽이지 말고 드러내면 안되나 싶거든요. 화도 참기만 하면 마음에 병이 생기잖아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누군가 심해어를 볼 수 있느냐입니다. 바다 깊은 곳에 가야 볼 수 있듯 마음속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기린P, <기린에게> : 닉네임과 제목이 같다는 게 흥미롭네요. 아마도 기린에 대한 특별한 정서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 동물원을 갖다온 시적화자가 딸의 손에 있는 하얀털을 보고 화자와 경험(비슷한 상황)을 풀어놓은 이야기 구조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기린인가 궁금해요. 목이 길어서 '엄마 배에서 나올 때 많이 아팠을 거라고' 말하는 화자에게 엄마가 장난으로 '재는 너 때문에 멍들었다'고 화자를 속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왜 그랬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엄마가 배가 화자를 낳을 때 배가 아팠던 것을 떠올리고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동물원에서 동물의 털을 뽑을 수 있는지 현실적인 의문이 생긴답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으면 비유가 살아나지 않죠. 화자가 딸(그녀는 성숙한 느낌이 듭니다)의 턱을 살짝 꼬집듯 기린의 턱을 만지고 털을 뽑았다는 게 비유일 수 있으나 앞서 말했듯 실재 기린의 턱을 만질 수 있는지 궁금해요. (시적 허용이라 할 수 있지만 시가 현실적이랍니다.) 여튼 현재의 화자가 딸이 있다는 것은 어른일 텐데 앞 부분(1행)에서 엄마의 의도를 보여주거나 화자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면 어떨까 싶어요. 물론 시적 정황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의미가 있으면 더 좋겠죠. 굳이 현재 딸의 모습에서 과거의 나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게 좋은지도 더 따져봐야 합니다. 가능성이 있으니 더 퇴고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유체이탈>, <심해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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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문곰, <검정빛깔로 보이는 것들> : 검정 빛 세상이 시적 화자에 마음을 찌른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주변에서 본 것들을 나열했으나 화자의 연민이 느껴졌어요. 죽은 새, 버려진 솜인형, 사람에게 밟혀 납작해진 지렁이, 아빠의 말, 친구의 욕설, 엄마의 한숨, 바닥에서 밟힌 원고지 등등. 다만 '향기로운 분홍빛 세상'이나 '검정빛 세상'으로 직접적인 표현(일반화시켜서 감정 노출이 됨)을 한 게 아쉽기도 합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바로 알 수 있지만 색깔로 표현한 게 적절했는지 따져보면 좋을 듯해요. 아마 서로 상반된 세상과 화자의 느낌을 색으로 표현한 듯 싶습니다. 하지만 1연의 현실적인 구체적인 정황에 비해 2연 화자가 꿈꾸는 세상이나 마음을 찌르는 세상(검정빛)은 관념적이거든요. 문곰 님이 생각하시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1연의 나열된 정황을 따져가며) 비유적으로 표현했다면 자연스럽게 화자가 느끼는 현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건필하세요.

 

 

여전사 캣츠걸, <망> : 캐츠걸 님이 정말 중등부일까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번 시도 그렇네요. 시에 대한 칭찬은 별환 님이 자세히 말해줘서 덧붙이지 않을게요. (별환 님의 정성스런 댓글을 볼 때마다 감탄!!!) '삭'에 이어 '망'도 수업 시간에 배우면서 사유를 펼친 게 아닐까 싶군요. 시에서 '~니까'체는 '자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신감이 없는 사유를 펼쳤다고 볼 수 있으나 '자답'을 할 수 있고 확신이 있다면 전달력이 달라질 겁니다. 그것은 주제가 선명하냐 그렇지 않느냐로 결정된답니다. 시로 말하고자 하는 게 분명했을 때 시적 의미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니까요. 이 시는 표현이나 사유, 문장력 등이 우수하지만 그에 비해 의미망이 빈약한 게 아쉽답니다. 물론 좋은 시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더 퇴고해보세요.

 

 

김줄, <일기장> : 가끔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읽을 때마다 웃곤 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네, 하면서 웃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봐도 그때 상황들이 잘 기억나지 않은 것이 더 많기 때문이죠. 이 시는 일기장의 속성을 잘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시적 진술이 아쉬워요. 진술은 무엇인가 깨달을 때 자연스럽게 나온답니다. '그래, 겉넓이와 감정의 밀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진술로 시작했기 때문에 독자는 왜 비례하지 않을까 궁금하고 다음 문장들에서 궁금증을 해소한답니다. 그러나 일기장(네모난 새장 속)만 추가됐을 뿐 명확히 해소되지 않아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겉넓이'가 모호해요. 일기장의 분량을 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해요. 더 적확한 시어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럼에도 일기장에 기록한 이런저런 이야기와 감정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빛 바래듯 감정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다만 감정이라는 관념을 새장, 새 등으로 구체화시키려는 노력은 좋으나 더 자연스러운 비유를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단상을 시로 표현하기보다 김줄 님이 경험한 일을 시적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일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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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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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불볕 더위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잠시 밖에서 걷기만해도 땀이 줄줄 흐르죠. 글틴 친구들 더위 조심하시길. 이번에는 너무 많은 시가 쏟아졌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두 분이 폭발적인 창작열을 보여준 듯해요. 사실 여러 친구의 작품이 아닌 한 친구의 작품을 계속 보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매우 난감한 일이랍니다.  여러 분들이 공 들여 쓴 작품을 오래 봐야 하는 저로써는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오늘 쓴 시를 오늘 올리지 마시길. 퇴고하고 더 이상 퇴고가 되지 않거나 완성된 작품이 맘을 흡족하게 할 때 발표를 했으면 좋겠어요.  시가 동시에 올라와 한꺼번에 피드백을 하려면 저도 반복적인 말을 할 수밖에 없답니다. 다작을 하는 것은 얼마나 열심히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시의 순도가 얼마나 높은가에 대해선 더 따져봐야 합니다. 하루에 몇 편을 쓴 건지, 차곡차곡 써놨던 시를 한꺼번에 올린 것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저는 시를 고민하고 창작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다작을 하다보면 대상을 관찰하고 깊이 사유하지 않고 자기 복제만 할 수 있으니까요. 시 창작은 감정의 작용이기에 밧데리처럼 방전되면 다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에 에너지를 얼마나 쏟았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작품에 온힘을 쏟아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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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에프터 이미지> : '모든 이별'을 퇴고했군요. 이별 이후 누군가를 잊지 못한 심경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써서 박수를 보냅니다. '나뭇가지는 다른 이름으로 나뭇잎을 다시 달고 있었다'는 구절이 인상적었어요. 그러나 시적화자의 심경이 '새'와 '낙엽'으로 드러내는 게 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게 아닌지 고민이 되는 군요. 오히려 더 명료한 이미지로 화자의 마음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윤희상 시인의 시 '무거운 새의 발자국'을 추천해요.

 

 

여름별, <죄책감과 기만의 상관관계> :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죄책감과 기만의 상관관계'가 뭘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목만 보고는 죄책감이 기만으로 변하는 상황 혹은 죄책감과 기만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자를 표현한 걸까 싶기도 했어요. 여튼 시 본문은 1연 화자가 독하게 맘을 먹고 상처를 주려 했지만 맘이 아파 죄책감이 든 듯해요. 2연 화자는 '너'와 눈을 마주치지 않죠. 너가 화자를 기만한 건지, 화자가 너를 기만한 건지 그러한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애써 눈물을 참는 화자가 느껴집니다. 근데 '너'가 누군인지, 무슨 일이 있는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요. '도망치듯 방문을 닫았어'라고 하니 '너'는 화자의 동생(가족)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화자의 모습만으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점은 있으나 정황이 모호한 게 아쉽습니다. 만약 구체적인 제목으로 시 본문을 아우르거나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정황 혹은 이미지가 더 있다면 어떨까 싶어요.

 

 

민하늘,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 : 우리는 기적을 바라지만 기적이 일어나는 일이 거의 없죠. 시적화자도 그런 기적을 바라는 마음에 푸른 장미를 샀겠죠. 그러나 금방 기적을 잊듯 푸른 장미를 잊어버렸고 그런 심경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 시는 경험에서 비롯된 듯 현실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시적 전개도 매끄럽고 사유를 잘 전개했답니다.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사실'에 맞는지입니다. 우선 꽃말이죠. 푸른 장미의 꽃말이 기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노점상 아주머니가 화자에게 판매를 하기 위해 꾸며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꽃말이 무엇이든 화자에게 푸른 장미가 '기적'이어야 하는 필연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장미는 화분에 심어놓은 식물(생명)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화분이라면 물을 주고 잘 가꿀 수 있지만 꽃병에 꽂아둔 장미꽃은 물이 마르면 말라버리거나 물을 갈아준다해도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상인이 꽃을 팔기 위해 꽃을 꺾었을 땐 이미 생명이 끊어진 상태인지라 '죽었다'는 표현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화자가 '기적은 빨리 죽는다는 것을'이라고 인식하는데 '죽는다'가 아닌 다른 표현으로 '깨달음' 혹은 '발견'을 독자에게 선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마지막 연은 후회하고 슬퍼하는 화자의 모습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아쉬워요. 감정을 감추고 기적에 관한 사유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답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가능성이 있답니다. 잘 퇴고해보세요.

 

 

세바시, <빗물> : 빗물(과객)의 입장을 느낄 수 있어 재밌어요. '우산에게는 공감해줄 수 없잖습니까'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바삐 살면서 누군가에게 스며들 듯 공감하기보다 자기 입장만 생각하잖아요. 마지막 연도 좋았어요. '비인 마음, 비인 눈동자/고요히 채우는' 빗물이 울림을 주는 군요. 그렇게 비워야만 채울 수 있는 관계처럼요. 그런데 한적한 마을버스 차창에 붙여 있는 빗물의 대사가 뒤섞여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오히려 대사가 없이 빗물을 관찰하면서 객관적으로 묘사한다면 어떨까 싶어요. 전지적 작가시점이니 가능할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 <빗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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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늘어나> : 시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 공감이 됐어요. 이 시는 1~2연과 3~7연이 나눠져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저는 3연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답니다. 1~2연은 사족처럼 느껴지고 2연의 비유는 적절한가 싶어요. 군더더기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3~7년에 1~2연을 녹여내도 좋을 듯해요. 이때 생각해봐야 할 것은 단순한 연상작용인지 더 고민해봐야 해요. 생각이 늘고 걱정이 늘어나는 것이 창작자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인 형상화를 해보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시적 대상이 '지우개'로 시작해 관념을 풀어낸 것은 좋았어요.

 

 

여전사 캐츠걸, <삭(朔)> : 이 시는 무엇보다 '삭'이라는 생경한 언어가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굳이 주석을 달지 않아도 된답니다. 오히려 설명으로 보여질 수 있어요. '이를테면~' 구절부터 설명으로 느껴지듯.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마다 삭일이라고 하죠. 달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창작자에게 어떠한 자극을 줬고 이미지로 다가왔을까 궁금합니다. 사실 시 본문에서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군요. 시가 어렵게 다가온답니다. 이는 '삭'의 현상을 차용했을 뿐 문학적인 고민이 깊은 시적화자가 도드라지게 보이고 모호함(추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화자가 '알 수 없습니다'고 하듯 모호한 이미지 혹은 감정들이 수북하답니다. 그럼에도 좋은 표현이 있으니 시의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퇴고한다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삭(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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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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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세글자, <안경매니저> : 시가 짧지만 여러 생각이 들게 했어요. 재밌었습니다. 시적화자는 '네가 제일로 미워 보이는' 안경을 맞추는데 눈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눈이 좋아져서 미워 보이는 것이 왠지 제대로 봤다는 뜻으로 느껴져요. 화자가 각진 테로 바꾼 게 나쁘고 어렵게 보이려는 것이겠죠. 더 말하지 않아도 '너'가 왜 밉고 화자가 왜 각진 안경테로 바꾸는지 알 수 있었어요. 구어체로 쓴 것이 시의 맛을 살려준 듯해요. 다만 띄어쓰기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둘째 주 /

 

rien, <칼> : 시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 재밌게 읽었어요. '어쩌면 칼의 전생은 지독한 슬픔을 지닌 인간이었을 것'이라는 첫 구절부터 '당신이 비춰진 유리창이 떠올라 뜨겁고 날카로웠던 날을 생각하며'라는 마지막 구절까지 생생한 진술이 좋았어요. 묘사보다는 진술이 넘쳐서 아쉽지만 비유가 적절했고 상상력이 부풀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다만 칼의 쓰임이 죽이기도 있으나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본낯필오, <눈빛> : 예술은 연민에서 비롯되죠. 세상 만물에 대한 연민을 가진 자만이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고 발견을 하죠. 어쩌면 우리는 자기의 삶에 치중하고 있다보니 이웃의 삶에 무딜 수 있습니다. 이 시는 가난한 노인의 삶을 엿보려는 태도가 좋았답니다. 연민은 동정과 다르고 시적화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연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자가 바라봤던 수많은 눈빛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차라리 죽였으면 싶은 선의에 찬 눈빛들'은 다소 모순돼 보여요. '선의'는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거나 좋은 목적을 가진 착한 마음'인데 죽였으면 싶다니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혹 그 눈빛들이 힘겨운 삶을 포기하려고 '차라리 죽었으면' 싶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게 아닐까요. '웃기게도 그것으로 연명하는 인생'이라고 하니 죽을 각오로 산다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치열한 인생일 텐데 '웃기게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누군가의 누군가의 어깨를 붙들고 묻기를/사람은 왜 가난해야 하는가'은 불특정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왜 묻는지 따져봐야 하고 무엇보다 직접적인 물음이 시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답니다. 창작자가 가난을 말하지 않아도 읽는이는 가난을 읽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도 시적 대상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답니다.

 

별환, <걸음> : 재밌게 읽었어요. 여러모로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별환 님의 시의 공간이 대체로 방인 듯합니다. 시어로는 '이불'이 자주 등장한 듯 싶고요. 이번 시는 공간의 확장을 느꼈다가 끝내 '이불'로 귀결됐어요. 구절마다 힘이 들어갔고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됐습니다. '이곳(?)'에서 시적화자는 경적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전철은 경적을 울리지 않기에 철길이라고 말할 수 있고 화자는 탈선을 자주합니다. 거기서부터 상상이 시작되는 듯해요. 그래서 눈을 뜨기 전과 눈을 뜬 후(이불을 발로 걷어낸 후)의 정황으로 나눠진 게 아닐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걸을 수 있는 발이 없기 때문에 상상으로 펼쳐놓은 정황들이 시적이기도 합니다. '끝은 끝을 내딛었다' '그림자의 자세는 편하고 게을러 보였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불 없이 잠에 든 것 같았다' 등입니다. 6연에서 '그림자 위로 드러누웠다'는 것도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는군요. 여튼 추론해본 까닭은 '걸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잘 헤아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연마다 분절돼 있어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체적인 듯하나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모아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준답니다. 시적 표현이 풍부하니 화자의 상태나 시적 정황을 명확히 보여주면 어떨까 싶군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안경매니저>, <칼>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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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YP제국, <하고 싶은 것들> : 시적화자의 '하고 싶은 것들'이 이쁘고 귀엽습니다. 잘 읽었어요. 표현이 살아 있어서 화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다만 일차적인 시적 접근이 아쉽긴 하나 문장이나 이미지를 그리는 게 한층 성장한 듯해 좋습니다. '~싶어요'의 그 다음이 필요할 듯해요. 이를 위해 사유와 인식을 넓혀가며 시로 담아내는 게 중요해요. 그럼 시의 맛이 더 살아나겠죠.

 

 

셋째, 마지막째 주 /

 

암흑왕, <안녕> : 시적화자의 처지와 심정,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 시였어요. 시보다는 산문적 고백에 가까워서 일기를 몰래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다보니 시어들이 대체로 관념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솔직한 심정이 잘 드러나 좋았어요. 여튼 화자의 '평범함'이 '혼자'를 만들고 '불행'을 만들었다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여기서 화자의 평범함은 모범생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해서 혼자가 됐는지 그 과정이 없습니다. 또한 화자가 불행을 끝내려고 노력한 것이 단순히 발버둥만 치지 않았을 텐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호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자리에 있어서 공허한 화자가 어린시절과 조우하면서 평온을 찾습니다. 그것은 추억 속에서 위안을 얻었을 뿐 지금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쩌면 이 시는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는 자기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만 추억이 모두의 추억이 되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죠. 관념에서 탈피해 구상으로 나와야 해요.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듯 묘사에 집중하면서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답니다.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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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셋째, 마지막째 주 우수작(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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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폭염주의보가 떨어졌다는 긴급재난 문자가 옵니다.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네요. 여름방학이 글틴 친구을 기다릴 테고 그 전에 기말고사가 있겠네요. 저는 아주 오래전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무료했던 방학이나 지긋지긋한 시험이 그리워진답니다.  특히 글틴 친구들을 만나면서 학창시절을 추억할 때가 많아서 그런 듯해요. 아무래도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어서 그렇겠죠.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 저도 사는 게 공부이고 매순간 시험을 보는 기분이랍니다.

이번에는 게시된 편수가 적어 셋째, 마지막째 주를 묶어서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기존 친구들도 있고 새로운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하나는 친구들이 발표한 시에 관심의 댓글을 달았으면 좋겠어요. 작은 관심이 큰 힘이 되고 다양한 시각이 퇴고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는 사이 자기도 모르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또 하나는 시집을 읽어야 합니다. 늘 강조했던 이야기죠. 시인들의 시를 읽지 않고 시를 쓰는 것은 가수의 노래를 듣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거랍니다.  물론 자기 혼자서 흥얼거리듯 맘대로 멋대로 노래해도 됩니다.  그러나 창작자 입장에서 창작법을 익혀 작품을 탄생시키면 엄청난 희열을 맛볼 수 있답니다.  물론 창작의 고통을 겪고 난 후 찾아오겠죠.

곧 여름방학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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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협궤열차, <수레바퀴> : '이 쓸쓸한 메모는 어설픈 추억의 조각이겠지요'라는 마지막 구절이 수레바퀴로 비유된 시적화자의 삶이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사는 것 같지만 잘 보면 어제와 오늘은 다르죠. 2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공감이 갔어요. '구름이 낡을 수 있나요'는 구절은 인상적이었어요. 4연이 시적이지만 단상 같아서 아쉽기도 했어요. '오늘 제가 본 하루는 무척 짧습니다' '찬란한 내일의 햇살을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마치 올바른 이정표를 지닌 듯 망설임이 없습니다' '이 쓸슬한 메모는 어설픈 추억의 조각이겠지요' 등등 구절들이 설명적이랍니다. 화자의 사유가 중심적인 오브제가 없이 가지를 뻗어놓고 있어서 이야기는 풍성해보이나 비유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답니다. 궁금한 것도 있어요. 화자는 하루를 무척 짧다고 인식하는데 그 이유로 '오늘도 하루종일 구르기만'해서라고 하기엔 빈약하답니다. 또 구른다는 것이 살아간다는 표현 같지만 어떻게 구르는지 이미지가 잡히지 않아 모호합니다. 또 화자가 왜 지난 날과 이별할 생각이 없는지도요. 마지막 구절처럼 이 시는 화자의 메모일 수 있습니다. 메모하고 시를 쓴다는 것은 가치 있는 삶을 기록하는 행위랍니다. 협궤열차 님의 삶의 일부분을 섬세하게 묘사하면 구체적인 정황이 그려질 것이고 그게 나중에는 어설픈 추억의 조각일지라도 가치가 있을 거랍니다.

 

 

쐐기벌레, <잠꼬대> : 시적화자가 자기와의 대화를 나눈 듯하군요. 제목이 '잠꼬대'인데 화자는 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드러내 (자기 고백을 하면서) 중얼거리는 느낌을 준답니다. 잠꼬대는 수면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헛소리라고 하죠. 첫부분의 표현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화자가 말을 하지 않고 묵직해진 이유를 잘 표현했답니다. 칼퀴로 말을 모으고 성을 쌓는 장면말이죠. 화자에게 감정을 이입해하면 안타까움을 준답니다. '일생에서 가장 과묵한/원치 않는 사람이 되고 있어'라고 하니까요. 화자의 지금의 상태나 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근거가 되는 원인을 찾기가 어렵답니다. 왜 화자가 소극적이고 소심할까 궁금하답니다. 또한 9연까지는 화자에 집중하다가 10연부터 '너'라는 대상이 나옵니다. 잠든 화자가 현실의 화자에게 말하는 것 같군요. '너는 살아야 돼'라고 간절한 목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시적 효과를 생각해봤을 때 시적 흐름에서 화자의 시선이 바뀌는 것은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되도록 일관성 있게 전개하면 좋겠어요.

 

 

본낯필오, <눈빛> : 예술은 연민에서 비롯되죠. 세상 만물에 대한 연민을 가진 자만이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고 발견을 하죠. 어쩌면 우리는 자기의 삶에 치중하고 있다보니 이웃의 삶에 무딜 수 있습니다. 이 시는 가난한 노인의 삶을 엿보려는 태도가 좋았답니다. 연민은 동정과 다르고 시적화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연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자가 바라봤던 수많은 눈빛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차라리 죽였으면 싶은 선의에 찬 눈빛들'은 다소 모순돼 보여요. '선의'는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거나 좋은 목적을 가진 착한 마음'인데 죽였으면 싶다니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혹 그 눈빛들이 힘겨운 삶을 포기하려고 '차라리 죽었으면' 싶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게 아닐까요. '웃기게도 그것으로 연명하는 인생'이라고 하니 죽을 각오로 산다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치열한 인생일 텐데 '웃기게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누군가의 누군가의 어깨를 붙들고 묻기를/사람은 왜 가난해야 하는가'은 불특정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왜 묻는지 따져봐야 하고 무엇보다 직접적인 물음이 시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답니다. 창작자가 가난을 말하지 않아도 읽는이는 가난을 읽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도 시적 대상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답니다.

 

 

별환, <걸음> : 재밌게 읽었어요. 여러모로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별환 님의 시의 공간이 대체로 방인 듯합니다. 시어로는 '이불'이 자주 등장한 듯 싶고요. 이번 시는 공간의 확장을 느꼈다가 끝내 '이불'로 귀결됐어요. 구절마다 힘이 들어갔고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됐습니다. '이곳(?)'에서 시적화자는 경적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전철은 경적을 울리지 않기에 철길이라고 말할 수 있고 화자는 탈선을 자주합니다. 거기서부터 상상이 시작되는 듯해요. 그래서 눈을 뜨기 전과 눈을 뜬 후(이불을 발로 걷어낸 후)의 정황으로 나눠진 게 아닐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걸을 수 있는 발이 없기 때문에 상상으로 펼쳐놓은 정황들이 시적이기도 합니다. '끝은 끝을 내딛었다' '그림자의 자세는 편하고 게을러 보였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불 없이 잠에 든 것 같았다' 등입니다. 6연에서 '그림자 위로 드러누웠다'는 것도 의미가 잘 다가오지 않는군요. 여튼 추론해본 까닭은 '걸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잘 헤아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연마다 분절돼 있어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체적인 듯하나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모아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준답니다. 시적 표현이 풍부하니 화자의 상태나 시적 정황을 명확히 보여주면 어떨까 싶군요.

 

 

청단靑旦, <봄날> : 저는 '봄날은 간다'가 떠오릅니다. 청춘이 지나가듯 봄날이 가는 거죠. 이 시는 봄날과 사랑을 연결지었습니다. 봄날이 가듯 사랑이 지는 과정도 담아냈군요. 또 다시 '매날'(매달처럼 만든 단어인가 싶어요) 봄날을 향한다는 여운도 있어요. 특히 '꽃이 기우는 방향으로'는 설명할 필요 없이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긴 만큼 군더더기도 있어요. 전체적으로 설명적이어서 그런듯해요. 잘 살펴보면서 퇴고를 하면 좋겠어요. 특히 '봄날은 아름답다'는 것은 굳이 표현할 필요 없고 '굳이 기다리지는 않았었지만'은 과거완료형인데 우리말은 과거형 '않았지만'으로 쓰면 된답니다.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눈빛>,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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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암흑왕, <안녕> : 시적화자의 처지와 심정,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 시였어요. 시보다는 산문적 고백에 가까워서 일기를 몰래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다보니 시어들이 대체로 관념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솔직한 심정이 잘 드러나 좋았어요. 여튼 화자의 '평범함'이 '혼자'를 만들고 '불행'을 만들었다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여기서 화자의 평범함은 모범생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해서 혼자가 됐는지 그 과정이 없습니다. 또한 화자가 불행을 끝내려고 노력한 것이 단순히 발버둥만 치지 않았을 텐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호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자리에 있어서 공허한 화자가 어린시절과 조우하면서 평온을 찾습니다. 그것은 추억 속에서 위안을 얻었을 뿐 지금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쩌면 이 시는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는 자기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만 추억이 모두의 추억이 되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죠. 관념에서 탈피해 구상으로 나와야 해요.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듯 묘사에 집중하면서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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