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 주 우수작(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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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중등부의 유입이 많았고, 시를 쓰는 수준이 높아 눈길을 끌었답니다.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왔군요. 고 3에게 응원보냅니다.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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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물개맨, <목에 물음표를 걸고>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본문에서도 물음표를 형상화한 것도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긴 시는 긴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고 짧은 시는 짧은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어요. 형식과 내용의 차이나 취향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물론 짧은 시는 긴 시보다 이미지가 응축, 압축돼 있어서 시의 맛이 살아난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이 시는 시적화자가 '너'와 싸우고 멀어진 일을 후회하는 듯해요. 물론 화자는 '너'에게 물을 수 없어서 영원히 목에 물음표가 걸고 살겠지만요. 시만 보자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은 아닌 듯해요. 친구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듣고 있는데 미련은 남아있지만 직접 만날 용기가 없는 듯해요. 어쩌면 인연이란 건 보내야 할 때 보내고, 잊어야 할 때 잊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고를 할 때는 지금보다 더 간결하고 응축된 이미지를 고민해보세요. 구어체로 화자의 감정이나 심정을 풀어놓아서 설명적이고 사족이 많아 보인답니다. 마치 변명을 늘어놓은 편지 같기도 하거든요.

 

 

museagain, <정지> :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범벅'을 거뭇한 소리로 명명한 게 인상적입니다. 시적 사유가 있지만 다소 시가 모호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시적화자가 범벅을 훑고 바라보는 이유가 궁금해요. 깊이를 '끝내 알 수 없는 거뭇한 소리 범벅'은 우리의 삶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등을 볼 수 없지만 화자를 둘러싸고 있는 뒤범벅들이 느껴졌거든요. 제목은 '정지'이듯 지금의 범벅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요. 좀 더 시적 정황을 선명한 이미지로 보여주면 좋겠어요. 현실적인 창작자의 고민이 반영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쐐기벌레, <Home of the blues> :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노라 존슨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었나 봅니다. 산문투여서 한 편의 소설의 한 장면을 읽은 듯해요. (가)브리엘, 아담, 노아 등 성경에서 본 듯한 이름이 등장해 다소 신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합니다.시의 내용도 그렇고요. 시를 읽으면서 우울의 집과 푸른 집을 연상했는데 주석을 달았군요. 저는 굳이 영문 제목이 필요했을까 싶어요.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해도 보다 분명한 제목을 붙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또한 퇴고를 많이 했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추측하자면 복잡하게 시를 전개한 탓이 아닐까 싶어요. 여튼 (회색) 미로를 헤매던 시적화자와 정처없이 방황했던 '너'가 푸른 집으로 왔습니다. '너는 말하는 부엉이와 세상을 여행하는 쾌활한 청년'이고 아담이 아닐까 싶군요. 부엉이 인형은 노아이고 너는 브리엘을 버리고 떠나왔어요. 화자와 '너'의 대화가 섞여 있고 구조적으로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구절이 많아, 시가 설명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그럼에도 시를 너무 비유적으로 설정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손을 잘라야 한다면 퇴고를 아주 나중으로 미뤄도 좋을 듯해요.

 

 

백색소음, <Bambolla> : 아가사는 기도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버려진 인형이 아닐까 싶어요. 절실한 사람들 곁에서 절실한 적 없지만 절실하게 기도하는 아가사를 상상해봤답니다. 그런데 뭐랄까 기도, 십자가, 천사, 갈증이나 검은 호수, 검은 물, 검은 빛이나 눈, 눈동자 등의 이미지들이 나열된 느낌이 든답니다. 뚜렷한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묘사라기보다 시적화자의 인식을 보여주기 위해 (설명적으로) 주절거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좀 더 압축하면 어떨까 싶어요. '우리의 기도'는 종교적인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의미가 확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관념성을 강조하기보다 현실적인 정황을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목에 물음표를 걸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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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청울, <평온> : 착상이 재밌어요. 근데 꽃을 움켜쥐고 잎들을 뜯는데 잎들이 고통을 즐긴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딘가 아늑해 보이길래'처럼 시적화자가 고통을 즐기는 것이지 잎들이 그런 건 아닐 테니까요. 즉 창작자의 주관적인 표현이라 볼 수 있어요. 2연에서는 '민둥산에 홀로 남은/푸른 심장, 내 평온'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시적 허용이라 해도 우리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빠짐없이 뽑을 수 있을까 싶고, 푸른 심장이나 평온이 대머리에 남아 있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화자의 고통이 폭발한 후 평온이 온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읽는 이가 공감하려면 시적 논리, 설득력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답니다.

 

 

Doctor, <물 흡인에 인한 호흡곤란 – 호흡정지 – 사망> : 그가 죽는 날에 그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이 제목에 나와있군요. 물론 시 텍스트에서도 그가 죽는다고 말하고 있어요. 근데 헷갈리는 것은 '죽는'과 '죽은'입니다. 현재형과 과거형의 차이인데 이 시는 혼재돼 있어요. 죽는 날이라고 현재형으로 시작됐다가 죽은 후 장례를 치르는 모습이 그려지고, 마지막 '기일'을 축하합니다. 오늘과 기일의 간극이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시적 정황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요. 그러나 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는 '삶과고뇌와관계생각사랑미련' 등의 고통으로 세상과 등진 것 같은데 추상적이랍니다. 그의 사연이 잘 형상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앞서 말한 현재와 과거의 혼란스런 부분도 해결해야 할 듯 싶어요.

 

 

빈영, <선택적 함구증> : 첫 시가 뭔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저도 갑작스레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오랫동안 선택적 함구증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활발했는데 학교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시는 고개만 끄덕이는 아이가 등장해요. 말을 할 수 있지만 교실에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 그 아이에게 더 집중하면 좋겠어요. 밤, 달빛 등으로 시적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지만 아이가 중심이 되어야 아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런 아이가 있다는 정보만 전달하는 느낌이랍니다. 더 세밀한 정황과 사연이 필요하답니다.

 

 

여전사 캣츠걸, <삶에 관하여> : 시적화자가 기록하는 삶은 물방울 하나하나의 투신의 파열음에서 비롯돼 장관을 이루며 흘러가는 강을 보게하는 군요. 장황한 듯하나 힘찬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삶이란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어요. 전체적인 시의 구조는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주관적인 사유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곡비, 앓음, 절규, 비움, 비명 등에서 산다는 것은 고통의 과정이겠지만 더 객관적인(설득력 있는) 묘사나 정황이 있어야 할 듯해요. 진술이 강하면 주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느러미나 손가락이 잘리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네요. 강이 흐르는 과정만 형상화해준다 해도 삶이 느껴질 수 있을테니 잘 퇴고해보세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선택적 함구증>, <삶에 관하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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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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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흑단, <병실> : 누구나 병실에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였습니다. 2행에서는 표현이 와닿아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병실은 모두 아픈 사람들만 입원하니 고통이 샐 것이고, 언젠가 응급실에 갔을 때 커튼으로 막아놓은 옆 침대에 누운 사람을 볼 수 없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만 들을 때가 있었죠. 문학 작품은 창작자의 경험과 사유에서 우러나오지만 독자의 경험과 맞닿으니까요. 그러나 '칸탄이 쳐 있는 커튼'이 있는 병실의 역할이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진부한 느낌이 든답니다. 오히려 병실의 이미지를 '표백의 장'으로 사유하면서 눈에 선하도록 묘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충전' '톱니' '준비의 장' '고쳐짐과 나아짐' 등이 시를 응축하기보다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더 퇴고하면 좋겠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우체통의 감정> : 저는 이제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누구도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우체통의 감정'을 봤을 때 반갑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우체통은 잊혀진 존재니까요. 생동감 넘치는 진술은 우체통의 사유로 느껴질 만큼 강렬했어요. 진술의 설득력이 있고 집중도가 높았으나 한편으론 처연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체통,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외로운 우체통이 느껴져서 입니다. 4행 '계절의 정거장. 검은 색. 귓속말의 발자국이 찍힌다'는 종결어미가 다른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문(地文)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별처럼 서있습니다'는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빛난다는 의미 같은데 '~처럼'의 직유를 자제하면 표현이 더 적확해질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우체통의 감정>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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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이반異般의 식탁> : 재밌게 읽었어요. '동의어'가 눈길을 끄네요. 근데 한자어는 걸린답니다. 한자어는 의미를 내포해 관념어라 할 수 있어요. 되도록 한자어를 쓰지 않고 시어를 선택해야 묘사가 나오고 진술이 된답니다. 시적화자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인데 식탁에는 육질이 타들어가는 고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고 세상은 보편적인 이치를 이야기합니다. '알고 있다/알고(는)있다'도 화자는 알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과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가 사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물래도 화자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돼 그런 듯해요. 더 간결한 이미지를 고민해서 시적 정황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소낙, <동그라미> : 3교시 시험을 보는 장면과 시적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내 답안지는 동그라미였다 완벽한 원형의 내부에 숫자가 든/동그라미/텅 빈' 마지막 구절이 좋았어요. 동그라미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까요. 하나~다섯까지 동그라미의 다섯 문항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들과 직접적인 표현이 아쉽기도 합니다. 시적정황이 실감나게 표현된 부분들이 좋은데 '뒷자리의 괴물' '눈알들이 나를 노려본다' '하얗다~' '내 미래도 끝났다 인생 종쳤다' '나는 울었다~' 등등이 너무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시선으로 시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조금씩 덜어내면 시가 더 좋아질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동그라미>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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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둘째 주 우수작(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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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다보면 개인의 아픔이 나오게 되죠. 시에 풀어놓으면 속내를 고백을 한 기분이 들어서 시원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가끔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마음을 완전히 보여주기 싫어 비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습작을 하면서 고민한 것은 나만을 위한 시인가, 나와 타인을 위한 시인가입니다.  나의 아픔이 치유되는 게 첫 번째이고  타인의 아픔이 치유되는 게 그 다음이겠죠. 여기엔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뜨겁게 마음으로 공감해야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겠죠. 시적 대상을 얼마나 적확하게 표현했느냐, 얼마나 객관적으로 잘 표현했느냐를 따져봐야 합니다. 시가 혼자 읽는 일기가 아니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공감할 수 있는 시를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이번에도 주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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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뼈 같은 너에게> : 재밌게 읽었어요. 뼈와 살의 관계를 내밀하게 표현한 시였답니다. 시적화자 안에 '너=뼈'가 있다면 죽어서야 뼈 안으로 화자가 들어간다는 것이 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툭툭 튀어나온 시어들이 걸리기도 해요. '여름', '파도', '외곽' 등이죠. '영혼처럼 흘러버리고'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형의 영혼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모습은 형상화가 되니 괜찮답니다. 그러나 제목이 '뼈 같은 너에게'라고 했기 때문에 창작자는 '너'를 '뼈'로 비유했다고 못 박는 느낌이랍니다. 차라리 '뼈'라고 했다면 '너'에 대한 의미의 확장력이 있었을 듯해요. 독자는 뼈를 보면서 뼈와 같은 누군가를 상상할 테니까요. 좀 더 내밀한 '너'를 상상하면서 감상하겠죠. 직유법을 자제하면서 시를 써보면 묘사가 더 좋아질 거랍니다.

 

 

윤 수, <고독사> : 첫 시가 참 씁쓸해집니다. 사회적 문제이기도 한 '고독사'를 다시 생각해봤어요. 고독사를 다룬 영화 '스틸 라이프'를 인상적으로 봤었죠. 시적화자는 고독한 죽음을 맞이한 느낌을 줍니다. 죽은 후의 화자의 모습도요. 비유적인 표현들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추상적인이어서 모호한 느낌을 줘서 아쉽기도 합니다. 화자의 감각과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 더 구체화된 표현을 사용해보면 좋겠어요.

 

 

효월曉月, <5분과 5분 사이> : 시간 약속에 관한 관성화된 우리의 관념 혹은 통념에 반기를 드는 시적 태도가 좋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정황을 사유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1연에서 '생각한다'는 2연을 말하는 것인 듯해요. 그렇기에 '생각한다'는 1연과 분리되면 어떨까요.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사람들이 편의상 시간 단위, 10분 단위 혹은 30분 단위로 약속을 잡는데 시적화자의 생각은 다른 시간이 폐기됐다는 인식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편의에 의해 정해진 시간이지만 화자의 의지로 팔 분이나 일 분으로 자유롭게 약속을 정할 수 있으까요. 시간 단위로 약속을 정한다는 것은 편의에 의한 것이지 규범이나 규칙은 아니죠. 그렇기에 '누군인가'는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뼈 같은 너에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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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하나비0516, <은폐> : 인상적인 시군요. 전반적으로 '은폐'가 잘 드러났어요. 그러나 시적화자가 은폐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왜 은폐해야 하는지 모호하답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구절이 시의 입구라고 했을 때 '푸른 혈액은 채도가 높다'는 구절은 출구가 됩니다. 이 구절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보면 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요. 나름 '빛'의 이미지를 끌고 갔지만 '색', '심해' '연어' '혈관' '심해어' '푸른 혈액' 등으로 분산되고 있답니다. 또한 '너', '그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첫 구절이 참 시적입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것을 끈질기게 끌고가면 어떨까 싶어요. 더욱이 이 시에서 시각장애인을 연상했습니다. 눈이 먼 심해어처럼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이미지가 너무 많아서 아쉬워요.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나의 이미지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은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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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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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참 길었던 10월입니다. 돌아보니 더 정신없이 보냈어요. 글틴 친구들의 10월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다소 늦은 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생각보다 많이 늦어져서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그럼에도 즐기면서 시를 썼으면 좋겠어요. 여긴 여러분들의 놀이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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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천솜, <가위> :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한데 시적화자의 사유를 따라가기 어렵네요. 어떠한 강박이 화자를 '가위' 눌리 게 하는 듯한데 이미지가 추상적입니다. 화자가 '이름'을 창가에 두고 ('묘비 없는 무덤'으로 이어지나 '이름'을 두고 온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요.)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 해요. 그 꿈은 비현실 같지만 현실을 암시하는 듯하고요. 그러나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하나로 모아지진 않습니다. 예전에 발표한 시는 비유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독백이 강해진 듯해요. 연마다 중심이 되는 시어들이 있는데 시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읽기가 힘들답니다. 또 '~다', '~요' 체가 섞여있는 것도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고려하면서 퇴고를 하면 좋겠어요.

 

 

본낯필오, <싸구려 방향제> : 방향제의 입장에서 전개돼 흥미로웠어요. 다만 개성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네요. 왜 싸구려인지 드러나면 좋겠네요. 당신도 불특정한 누군가지만 인물의 특징이 없답니다. 화장실에 붙어있는 방향제에 이입이 되어서 공감할 수 있지만 감동이 밀려오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보세요. 저는 발견과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라 봅니다.

 

 

멜랑콜리다성, <신호등의 감정> :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잘 녹아있습니다. '나의 감정은 이 세계에 없는 색이다'가 시적이군요. 감정을 사유하는 멜랑 님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더 구체화된 느낌도 좋았어요. 그러나 '구급차처럼'이 침묵 후 경적과 함께 빨강과 파랑이 교차하는 것은 어떠한 의도일까 궁금해집니다. 시적화자 신호등의 감정을 대변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또 화자가 신호등이라면 '너'라는 대상이 특정한 인물이 아닐 듯한데 창작자의 감정과 의도가 앞선 게 아닐까 싶어요. 떠나간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도드라집니다. '빨간불이 없이도 당신과 나란히 서고 싶습니다 자세를 낮추겠습니다'에서 감정이 완전 노출됐어요. (더욱이 종결어미가 ~니다체가 ~습니다체로 바뀌면서 화자의 목소리가 개입된 것도 걸립니다. 종결어미 통일과 시적 거리를 유지하는 객관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신호등이라면 이런 감정이 왜 생겼을까 고민해봐야 할 듯해요. 신호등의 감정이 막연하고 모호하게 남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마트료시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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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빛의 주인> :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 듯해요. 빛의 주인은 바로 시적화자이자 우리니까요. 이러한 깨달음이 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그것은 발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나 어둠을 받아들였을 때 진정한 빛의 주인, 빛의 그림자 주인이 된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은 이유랍니다. 그럼에도 무게감이 있는 시였습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대상이나 정황이 그려진다면 좋겠어요.

 

 

김줄, <글솜씨를 찾아주세요> : 시적화자가 책장에 책 내용을 두고 왔다는 것과 '글솜씨란 단어'를 두고 왔다는 것은 뭔가 연관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창작을 위한 책 읽기와 글 쓰는 솜씨(창작력)이 연관이 있기 때문에 뭔가 느낄 순 있었답니다. 2행에서 꿈에서 깼다고 하는데 10행에서는 '그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겠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2행부터 10행까지는 꿈 혹은 상상일 것이고 1행과 11~13행은 현실인가 싶군요. 종결어미가 나뉜 것도 그런 의미일 순 있겠지만 통일되어야 합니다. 화자의 어투가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관념으로 시작해 관념으로 마무리하는 게 아쉽기도 해요. 모래시계, 하얀 기억, 은하수, 평행선, 만남, 불행/낭만, 숲 등의 언어들이 관념적이기 때문이고, 그렇다보니 시적 정황이 모호하답니다. 시적 사유가 더 구체적일 때 시적 대상도 자세히 보인답니다.

 

 

하나비0516, <결핍> : 차분하게 시를 끌어가는 힘이 좋았고, '손목에 찍은 손톱 자국/초승달 닮은 모습이 꼭/아가미 같아 숨통이 트였습니다'와 같이 시적 표현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러한 표현은 비유적이어서 나온 듯해요. 그러나 비유를 쓸 때는 더욱 적확한 정황, 이미지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시적화자가 물고기라면 당신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할 수 없고 오히려 삶의 터전이 되므로 밑바닥에 가두는 게 아니라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봐요. 제목이 '결핍'이어서 화자가 무엇인가 결핍됐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당신'을 '결핍'으로 비유했을 수도 있고, 당신에게 느끼는 '결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결핍이 관념적이고 당신이란 대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익사'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살아야겠죠. 구체적 실마리를 찾아보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결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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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마지막째 주 우수작(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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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글틴 친구들은 가족들과 고향에 갔을까요. 아님 학원에 가느라 홀로 집을 지키고 있을까요.

긴 휴가를 선물로 받은 듯한 이번 추석을 어찌보내야 후회 없을까요.

밀린 원고를 쓸까, 여행을 갈까 고민하는 동안 잠시 잊었던 생활이 등을 두드리네요.

밤낮없이 배고프다고 놀아달라고 우는 아기를 안고 어르고 달래야 하니까요.

저는 그렇게 아기와 함께 행복한 연휴를 보내야 할 듯해요.

글틴 친구들도 각자의 생활 잘 챙기고 시집을 읽고 시를 쓰시길.

 

요즘 관념, 추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호한 시들을 자주 봅니다.

경험 없는 상상은 공허한 메아리 같아요.

육신 없는 정신으로 비유할 수 있겠죠.

허공에 잠시 존재하는 메아리는 금방 사라지는 허상(헛것) 같죠.

헛것을 애써 잡으려고 하면 (뭔가 그럴싸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빼앗길 수 있지만 타인의 마음을 얻지 못한답니다.

즉, 울림 혹은 감동 없는 시는 공감대를 얻지 못합니다.

아무리 좋은 상상력이라도 현실(사실)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공유할 수 없는 상상이 되고 말겠죠.

사실을 배제한 시는 헛것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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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우체통의 감정> : 저는 이제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누구도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우체통의 감정'을 봤을 때 반갑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우체통은 잊혀진 존재니까요. 생동감 넘치는 진술은 우체통의 사유로 느껴질 만큼 강렬했어요. 진술의 설득력이 있고 집중도가 높았으나 한편으론 처연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체통,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외로운 우체통이 느껴져서 입니다. 4행 '계절의 정거장. 검은 색. 귓속말의 발자국이 찍힌다'는 종결어미가 다른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문(地文)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별처럼 서있습니다'는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빛난다는 의미 같은데 '~처럼'의 직유를 자제하면 표현이 더 적확해질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맛없는쵸코맛, <밀회> : 시적화자는 거미와의 밀회를 즐기고 있군요. 거미에 대한 호기심에서 관심, 정이 든 것 같네요. '내 가슴을 간지럽힌다', '마음을 졸이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마음의 작용이 보여집니다. '만나는 이는 거미뿐', '거미야 너라도 있어서 기쁘구나'에서 화자의 외로움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시를 읽으니 안타까운 마음도 생겼습니다. 저도 옥상에 가면 거미가 있어서 항상 지켜보거든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듯한 거미가 점점 자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여튼 이 시는 화자의 정서가 잘 반영돼 있지만 설명적이라는 것이 아쉽기도 해요. 또한 '커다란'이 두 번이나 반복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고요. 정수기 옆이라는 공간성(화자가 낮과 밤에 계속 있는 공간이 집인지, 학교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과 '목이 타든 타지 않든'이라는 표현은 좋았어요. 근데 '물 담은 정수기'에서 정수기가 물을 담은 것인데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해요. 거미가 몸통을 살살 흔들고 궁둥이를 살살 흔드는 것도 다소 과장돼 보이고요. '졸게' '태연히'도 그렇지만 '기쁘구나'와 같은 감정 노출은 자제하면서 읽는이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시는 객관적인 형상화가 중요합니다. 시에서 어떠한 감정을 읽어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니까요.

 

 

민들레의 꿈, <하늘 선물> : 예쁜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별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닐까'하고 반성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하늘에 떠 있는 별 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으니까요. 민들레의 꿈 님은 별을 참 좋아하는 듯해요. 별이 시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듯해요. 이 시는 개인의 감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를 돌아보게 해줘서 좋았어요. 다만 1, 2연은 다소 설명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더 압축하면 울림이 있는 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명멸, <안녕> : 작별하는 '안녕'은 쓸쓸하겠죠.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데 젊은 날에는 더욱 이별이 고통스러운 듯해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일 땐 더욱 그렇죠. 시적화자의 심정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시였어요. '너'를 잡지 못하고, '매일을 외면'할 거고 '절대 구두를 새로 사지 않'을 거라 약속하지만 '아이라인을 그리는' 화자는 일상을 살아야 하니까요. 다시 돌이키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듯합니다. 다양한 이별의 증상들이 담담하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나온 듯합니다. 그러나 '너'가 막연하게 느껴지고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네 온전한 얼굴을 원해 어연 파우더 말고' '허연 비닐 위를 노닐어' '가슴의 배터리를 갈고 부스럭거리는 발밑에게 명랑한 웃음을 선물해' '우리에겐 동산이 있잖아' '어린 피부의 비문이 이응 아이' 등등이 헤아리기 어려웠답니다. 좀 더 묘사에 집중하면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게 좋을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우체통의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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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소낙, <동그라미> : 3교시 시험을 보는 장면과 시적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내 답안지는 동그라미였다 완벽한 원형의 내부에 숫자가 든/동그라미/텅 빈' 마지막 구절이 좋았어요. 동그라미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까요. 하나~다섯까지 동그라미의 다섯 문항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들과 직접적인 표현이 아쉽기도 합니다. 시적정황이 실감나게 표현된 부분들이 좋은데 '뒷자리의 괴물' '눈알들이 나를 노려본다' '하얗다~' '내 미래도 끝났다 인생 종쳤다' '나는 울었다~' 등등이 너무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시선으로 시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조금씩 덜어내면 시가 더 좋아질 듯해요.

 

 

YP제국, <소리의 검은 집은 어디인가> : '어릴 적 나', '지금의 나', '먼 훗날의 나'는 각각 음악으로 연결된 듯해요. 누군가의 악보로 피아노를 배우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악보를 그려서 다른 피아노에서 소리가 나길 바라는 듯해요. 그래서 검은 집은 피아노가 아닐까 추론해봅니다. (물론 검은 색만 있는 게 아닐 텐데) 그럼에도 검은 집이 무엇인지 분명한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제목이 '소리의 검은 집은 어디인가'라는 다소 퀴즈 같은 느낌이 단순한 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어요. 오히려 제목이 직접적이면 좋겠어요. 이를 테면 '피아노'라고 하면서 시적 이미지를 풀어놨다면 더 풍성해지고 시적화자에게 몰입되지 않았을까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화자의 모습은 단조롭게 느껴진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동그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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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첫째, 둘째 주 우수작(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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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학기가 시작됐을 것이고, 생각보다 편수가 적어서 이번에는 우수작을 2회에 거쳐 선정하려고 해요.

이번에는 활동을 시작하는 친구들의 시들이 많았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근데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너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독서의 계절'을 내세우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에도 글틴 친구들은 시를 읽는 시간 만큼은 정해놓으면 어떨까요.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쌀쌀한 가을에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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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잉어> : 역동적이네요. 잉어가 수면밖으로 튀어오르듯 기억이 튀어오르니.잉어가 수면밖으로 솟구치는 것을 본 게 먹이를 줬을 때 같기도 한데,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만 목격한 듯해요. '불씨를 지펴야 한다'('~야 한다' 띄어쓰기)부터 요동쳐야 한다, 튀어올라야 한다, 일으켜야 한다 등으로 시적화자의 사유가 다소 강압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화자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잉어에게는 가혹한 요구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왜 그래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흑단, <병실> : 누구나 병실에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였습니다. 2행에서는 표현이 와닿아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병실은 모두 아픈 사람들만 입원하니 고통이 샐 것이고, 언젠가 응급실에 갔을 때 커튼으로 막아놓은 옆 침대에 누운 사람을 볼 수 없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만 들을 때가 있었죠. 문학 작품은 창작자의 경험과 사유에서 우러나오지만 독자의 경험과 맞닿으니까요. 그러나 '칸탄이 쳐 있는 커튼'이 있는 병실의 역할이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진부한 느낌이 든답니다. 오히려 병실의 이미지를 '표백의 장'으로 사유하면서 눈에 선하도록 묘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충전' '톱니' '준비의 장' '고쳐짐과 나아짐' 등이 시를 응축하기보다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더 퇴고하면 좋겠어요.

 

 

핑크징크윙크크림, <파란 잠은 켈피를 타고 온다> : 시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이뤄졌네요.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이파리를 뻗는 것을 연상하면서 생동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서슬 퍼런 밤이 날을 세워 새벽을 가른 날이, 찢어진 숲에 푸르스름한 새벽이 잠과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제목에서 '파란 잠은 켈피를 타고 온다'고 했듯 제게 생경한 켈피를 찾아보니 말 형상을 하는 물귀신이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파란 잠은 파란 말과 연결돼 이파리를 내민 나무와 새벽을 형상화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핑크징크윙크크림 님의 시를 보면서 더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해요. 지금은 모호한 부분이 많아 시적화자에게 몰입하기 어렵군요. 필력이 느껴지니 주제를 고민해보시고 이미지, 정황 등을 구체화시키면서 퇴고를 했으면 좋겠어요.

 

 

나몰빼미, <눈물> :  시 잘 봤어요. 감성이 풍부하게 느껴졌습니다. '눈물'을 '눈'과 '편지'로 잘 녹여냈군요. '눈 하나 녹여 잠근 편지'가 좋았습니다. 윤동주 시 '편지'가 떠오르네요. '그날의 편지를 잊지못합니다/열리지 않던 편지를'이 반복되고 있는데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구절의 반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따져봐야 할 듯해요. 그날은 2연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다소 모호하게 다가와요. '부치지 못한 편지'인가 싶기도 하고요. '추억' '한 장의 슬픔' 등도 추상적으로 다가와요. 결국 '열리지 않던 편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답니다.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적 정황을 넣으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병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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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이반異般의 식탁> : 재밌게 읽었어요. '동의어'가 눈길을 끄네요. 근데 한자어는 걸린답니다. 한자어는 의미를 내포해 관념어라 할 수 있어요. 되도록 한자어를 쓰지 않고 시어를 선택해야 묘사가 나오고 진술이 된답니다. 시적화자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인데 식탁에는 육질이 타들어가는 고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고 세상은 보편적인 이치를 이야기합니다. '알고 있다/알고(는)있다'도 화자는 알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과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가 사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물래도 화자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돼 그런 듯해요. 더 간결한 이미지를 고민해서 시적 정황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이반異般의 식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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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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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THE ODOR, <행복한 도살장> : 돼지 사전, 사진과 함께 보는 시라서 재밌네요. 저 이미지를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는 스스로를 돼지와 동일시하면서 '등급' '경쟁'하는 사회, 군상들을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2, 3연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에서 등급과 경쟁을 말할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개라서 아쉬워요. 또한 돼지가 무슨 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돼지가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것, 어마어마하게 먹으면서 살을 찌우는 것 모든 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식용으로 죽어야 하는 가축의 숙명을 거슬릴 수 없어서 더 애처롭죠.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보고 화자가 생각하는 4연에서 왜 돼지와 화자를 동일시하고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화자가 저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제목 '행복한 도살장'은 죽음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해도 시 텍스트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필요할 듯해요. 잘 퇴고하시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둘째 주 /

 

서쪽변두리, <수박씨> : 여름에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던 게 생각나네요. 수박씨에 집중해서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수박씨가 시적화자이고 여린 몸을 강하고 단단해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좋았어요. 그런데 화자가 '무시당하고 씹히는 게 두려웠었다'('두려웠다' 과거형으로)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수박씨가 누구에게 무시당하고 또 씹히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시적 정황이 비유겠지만 객관적인 수박씨의 모습(상황)을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수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2연에서 감동이 밀려올 듯 싶어요. 감정을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고민해보세요. 잘 퇴고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거미줄> : 거미줄이 빈집의 연상케합니다. 끈질기게 기다리고 걸려든 것은 보내주지 않는 빈집이죠. 시적대상을 잘 표현해낸 듯해요. '기다림을 응축해 만든 침묵'은 표현이 맘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시여서 좀 더 공을 들여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일단 시작과 끝을 봤을 때 '주인을 잃고'도 살아 있는 듯한 거미줄이 '지나치는 것들'을 보내줄 수 없는 현실에 집중해 사유하는 게 좋을 듯해요. '페허' '상한 물' '냄새도 소리도 형체도 감춘 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좋은데 '새끼 고양이의 낮은 숨결'은 다소 모호하고 '미묘하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사족으로 다가와요. 오히려 '기다리는 것'에 대한 간절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거미줄>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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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황혜정, <음소거> :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책> : 시적화자의 행동과 생각이 담긴 정제된 시군요. 잘 읽었어요. 시적화자는 책꽂이(책장)에서 그대의 이름을 찾고 기쁘고 즐거웠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 열락이 책갈피에 적혀 사랑가를 들려주지만 화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추론을 합니다. 책을 빌리거나 얻을 수는 있다고 할 때 시적 공간이 서점이나 도서관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소 짧은 시인지라 공간과 그대와의 관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싶어요. 책의 저자가 '그대'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열락'이나 '사랑'이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박채연,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 :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말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죠. '그 애가 잘못한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적화자가 어린 나를 용서한다고 합니다. '모든 오해'의 시발점이 되는 어린 화자겠죠. 저는 그 어린 화자가 어떤 오해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악보의 노래가 끝나지 않고 도롤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계속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무엇이 화자를 힘들게하는지 친절한 정보가 필요할 듯해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표현은 경구 같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온 듯해요. 자기만의 표현, 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멋진 표현이 나올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음소거>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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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셋째, 마지막째 주 우수작(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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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마치고 시의 편수가 많이 줄어들어 셋째 주와 마지막째 주 우수작을 동시에 발표해요.  요즘은 선선해졌어요. 여름에서 가을로 책장으로 넘기듯 하루이틀 사이 불쑥 가을이 찾아온 듯해요. 요샌 우수작 발표와 월장원 발표가 늦어지고 있죠. 앞으론 더 서둘러볼게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책도 많이 읽고 시도 많이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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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거미줄> : 거미줄이 빈집의 연상케합니다. 끈질기게 기다리고 걸려든 것은 보내주지 않는 빈집이죠. 시적대상을 잘 표현해낸 듯해요. '기다림을 응축해 만든 침묵'은 표현이 맘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시여서 좀 더 공을 들여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일단 시작과 끝을 봤을 때 '주인을 잃고'도 살아 있는 듯한 거미줄이 '지나치는 것들'을 보내줄 수 없는 현실에 집중해 사유하는 게 좋을 듯해요. '페허' '상한 물' '냄새도 소리도 형체도 감춘 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좋은데 '새끼 고양이의 낮은 숨결'은 다소 모호하고 '미묘하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사족으로 다가와요. 오히려 '기다리는 것'에 대한 간절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민하늘, <꼬리물기> : 꼬리물기하듯 대화로만 이뤄진 시군요. 경, 영이 대화를 나누고 친구 환을 거론합니다. 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다양한 상상을 이끌어내 좋았어요. 근데 '우리는 아직 어린 별이니까 아직 피지 않은 민들레니까'라고 했는데 '별'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민들레로 비유된 것인지 민들레인지도 확신이 들지 않네요. 숫자로 구분된 것은 어떤 의도일까 생각해봤어요. 마치 0(無)에서 시작해 1월~12월로 이어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꼬리를 물듯 반복하잖아요. 저는 더 간결한 대화, 더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요.

 

 

문송, <선인장> : 사막에서 살 수 있는 선인장에서 시적 영감을 얻었군요. 생존하기 위해 가시를 만들고 속으로만 눈물 흘렸을 선인장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고 먹먹해지네요. 그만큼 시적 대상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모순적인 세상', '불합리로 쌓아올린 건물들', '사막의 현실' 등 선인장이 직면한 상황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게 아쉽기도 합니다. 주제가 분명하지만 관념화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시적인 느낌을 줄어들게 한답니다. 더욱이 '~겁니다'는 문장에서는 다소 자신감이 없어보여요. 아무래도 시적화자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보여주다 보니 추측하는 듯한 어조로 나왔겠죠. 선인장으로 은유된 구체적인 삶의 국면을 보여준다면 어떨가 싶어요. 시적정황도 보다 선명해지겠죠.

 

 

별환, <기미자리> : 세상에 없는 거미자리를 상상해봤어요. 손을 펼쳐보면서 손금을 들여다보기도 했습니다. 거미들이 별처럼 가득한 하늘에 거미자리가 있습니다. 그 계절에 태어난 손이 있고 시적화자는 그 계절에 태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근데 창작자가 펼쳐놓은 이미지와 진술을 차분히 따라갈 수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네요. 무언가에 대해 들려주려고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답니다. 현실세계가 바탕이 된 더 선명한 이미지를 구사해보고 그 위에 상상을 펼쳐놓으면 좋을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거미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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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광(狂)> : 아마도 미치지 않고서야 회가 된 광어회가 사유를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목도 광어의 넓을 광(廣)이 아닌 미칠 광(狂)을 쓴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나름대로 재밌게 읽었어요. '나는 가장 짠 눈물을 유영하겠어'가 인상적이군요. '눈물'을 부각시켜도 좋을 듯해요. 그런데 정말 광어회가 이런 생각을 할까 싶기도 했어요. 저는 시점과 거리를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3인칭이지만 광어회와의 거리가 없이 관찰자가 광어회의 생각까지 전달하고 있어요. 정말 광어회의 생각이 어떨까보다 창작자의 사유가 이입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밥상의 광어회, 바다의 광어를 연상할 수 있는 시로 퇴고하면 어떨까 싶어요.

 

 

문곰, <달빛> : 시적화자가 외로워서 길을 잃은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숲속에 간 이유가 있을 듯해요. 그것도 외로워서 일까요. 화자가 달빛을 질투하고 의지한다는 것은 지금 질투하고 의지하는 어떤 대상이 있을 듯해요. 그 대상을 달빛으로 표현했다면 조금은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들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우리는 달빛에 압도당할 수 있지만 질투하거나 의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달빛 같이 화자를 압도하는 대상을 고민해보셔요.

 

 

박채연,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 :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말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죠. '그 애가 잘못한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적화자가 어린 나를 용서한다고 합니다. '모든 오해'의 시발점이 되는 어린 화자겠죠. 저는 그 어린 화자가 어떤 오해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악보의 노래가 끝나지 않고 도롤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계속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무엇이 화자를 힘들게하는지 친절한 정보가 필요할 듯해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표현은 경구 같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온 듯해요. 자기만의 표현, 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멋진 표현이 나올 듯해요.

 

 

YP제국, <밤이 좋아> : 시적화자가 왜 밤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시였어요. 고요하고 차분해지는 밤과 달빛,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소리를 진솔하게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자가 지치고 외로워보이기도 합니다. 빡빡, 빽빽, 쨍쨍, 빵빵한 것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의지가 보이거든요. 어쩌면 우리가 맞서야 할 세상은 밤보다 낮이기 때문이죠. 너무 드러내놓고 '밤이 좋아'를 반복하니 역설적으로 '낮이 싫어'도 들리기도 한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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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째 주 우수작(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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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불쑥 가을이 왔죠. 책 읽고 시 쓰기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어요. 이럴 때 감상에 젖을 수 있겠죠. 요즘 관념에 빠지고 있는 시들이 많이 보여요. 관념을 어떻게 구체화시킬까 고민하고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처럼 시를 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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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서쪽변두리, <수박씨> : 여름에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던 게 생각나네요. 수박씨에 집중해서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수박씨가 시적화자이고 여린 몸을 강하고 단단해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좋았어요. 그런데 화자가 '무시당하고 씹히는 게 두려웠었다'('두려웠다' 과거형으로)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수박씨가 누구에게 무시당하고 또 씹히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시적 정황이 비유겠지만 객관적인 수박씨의 모습(상황)을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수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2연에서 감동이 밀려올 듯 싶어요. 감정을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고민해보세요. 잘 퇴고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기린P, <동물들> : 이 시는 재밌고 위트가 있습니다. 시적화자와 엄마, 외부인이 역할극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 이유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할 듯해요. 또한 맡은 바 역할이 헷갈린답니다. 화자는 동물, 엄마는 사육사, 의사는 해설인데요. 외부인이 의사겠죠. 동물들 이름으로 구분돼 시를 전개하면서 역할이 무색해진 듯 해요. 좀 더 역할들을 구분하고 정리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해요. 시 전체를 놓고 통일된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퇴고가 될 듯합니다.

 

 

향유용, <세월의 안개> : 시 잘 봤답니다. 이상하게도 '세월'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아마도 우리에게 세월이라는 언어를 통째로 뺏아간 세월호 사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각설하고 이 시만 봤을 때 '세월'이 주는 관념은 안개처럼 뿌옇고 희미합니다. 당신의 눈가에 서린 세월이 나를 가린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죠. '당신은 고장 난 시계를 타고' 긴 여행을 가는 방랑자입니다. 시적화자와 다른 시간 속을 걷고 사라져버렸죠. 당신은 화자를 밝히는 등불이었는데 한 순간 사라졌습니다. 이미지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은 세상을 떠났고 화자와 멀어졌다는 겁니다. 시적인 표현도 많고 이미지도 그릴 수 있지만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당신을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고, 화자와의 관계를 자세히 이야기하면 어떨가 싶어요. 또한 '세월' '안개'를 모호하지 않게 정황을 드러내면 좋겠어요.

 

 

지일영, <뭐라 말하지> : 이 시는 시적화자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네요. 2연을 보면 흐르는 대로, 바람따라 물따라 살겠다는 의지도 보입니다. 그렇기에 화자가 왜 '뭐라 말해야 하'나를 고민하는지 궁금해요. 마음도 잘 모르고, 공부도 잘 못한다고 해서 행복을 알 수 없을까 의문이 듭니다. 어쩌면 '뭐라 말하지, 뭐라 말할지'라는 말은 화자가 자문하는 듯 싶어요. '마냥 가는 인생'이 아니라 남들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자기만의 길을 간다면 '행복을 알 수 있을 리가 있나'가 아니라 나름대로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화자에게 마음을 잘 아는 것이 쉽지 않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위로를 보냅니다. 그건 행복과는 다른 거라고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수박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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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책> : 시적화자의 행동과 생각이 담긴 정제된 시군요. 잘 읽었어요. 시적화자는 책꽂이(책장)에서 그대의 이름을 찾고 기쁘고 즐거웠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 열락이 책갈피에 적혀 사랑가를 들려주지만 화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추론을 합니다. 책을 빌리거나 얻을 수는 있다고 할 때 시적 공간이 서점이나 도서관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소 짧은 시인지라 공간과 그대와의 관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싶어요. 책의 저자가 '그대'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열락'이나 '사랑'이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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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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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났을 듯해요. 이번주는 중등부 친구들이 시를 많이 발표했네요. 중등부지만 수준이 높아서 흥이 났습니다.

시를 찬찬히 보면 감상에 빠지거나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도 합니다. 그럴 땐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시를 보려고 해보세요. 마치 타인의 눈으로 시를 보면 물음표가 생기는 표현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잘 드러내면서 퇴고하면 좋겠어요. 시는 추상적이거나 모호하면 감상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를 우리가 아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도록 표현하면 좋겠어요.

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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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향유용, <나는 꽃을 올리지 않겠다> : 이 시는 헌시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만약 헌시라면 부제가 필요할 듯해요. 대충 '조국의 태양' '당신의 피로 얼룩져 붉은/태극기' 등에서 느낄 수 있지만 '당신'이 광범위하답니다. 또한 당신이 누구인지 구체적이면 감동이 있을 듯한데 그렇지 않아서 감동이 밀려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호해집니다. 시적화자가 꽃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알겠으나 왜 화자가 당신을 기리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좀 더 화자와 당신의 긴밀한 관계를 표현하면 좋겠어요.

 

 

THE ODOR, <행복한 도살장> : 돼지 사전, 사진과 함께 보는 시라서 재밌네요. 저 이미지를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는 스스로를 돼지와 동일시하면서 '등급' '경쟁'하는 사회, 군상들을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2, 3연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에서 등급과 경쟁을 말할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개라서 아쉬워요. 또한 돼지가 무슨 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돼지가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것, 어마어마하게 먹으면서 살을 찌우는 것 모든 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식용으로 죽어야 하는 가축의 숙명을 거슬릴 수 없어서 더 애처롭죠.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보고 화자가 생각하는 4연에서 왜 돼지와 화자를 동일시하고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화자가 저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제목 '행복한 도살장'은 죽음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해도 시 텍스트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필요할 듯해요. 잘 퇴고하시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민하늘, <분홍입니까> : 아무래도 풋내나는 것도 사랑이고 입맞추는 것도 사랑이겠죠. 'ㅡ입을 맞춰야만 사랑이라고 하는 바보들에게'라는 사족이 약간 걸린답니다. 어쩌면 이 시가 '이 풋내 나는 게 어떻게 사랑이 아니야?'라는 질문에서 시작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굳이 필요할까 고민해봐야 합니다. 1~5연에서 풋풋한 사랑을 느끼게해주니까요. 각설하고 분홍, 파랑, 하양으로 너와 나의 관계를 풀어놓은 게 재밌었어요. 조금만 간결하게 문장을 다듬으면서 시적정황(이미지)을 더 드러내면 좋겠어요. 그러면 제목처럼 발랄한 시가 되지 않을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행복한 도살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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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마약, <완연한 새벽> : 새벽의 정서와 분위기처럼 차분한 어조가 느껴집니다. 시적화자에게 뭔가 특별한 날 같기도 한데요. '지난해 이날에도 나는 깨어 있었을 것'이라고 하니까요. '도시 노동자들의 가난한 사랑 노래(신경림 시가 떠오르네요)'와 돌 같은 별에 써내려간 비망록, 노력만큼 나오지 않는 점수, 정해진 운명, 가능성 등등. 뭔가를 암시하는 듯지만 제목처럼 정황이 완연하지 않습니다. 한 칸만 하얗다는 것, 여름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일요일을 기념한다는 것도 모호하고, 여름으로 가게 된 걸 축하하는 것도요. '이제 눈 붙일 수 있길'은 밤샘을 한 화자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은데 어떤 대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좀 더 정황을 명확히 보여준다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듯해요. 더 퇴고해보시길.

 

 

황혜정, <음소거> :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여전사 캣츠걸, <나로 말할 것 같으면> : 뭔가 서글픈 감정이 남고, 마지막 구절에서는 섬뜩하기도 합니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나름의 재치를 발휘한 듯해요. 시적화자가 처음에 '미영'가 죽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이름이 '박미영'이네요. 그러고 설민영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화자는 누군가와 죽은 이유를 추측해요. 2연에서는 아예 박민영이 나오고, 시적 흐름에서 보자면 화자인 박미영이 박민영과 이야기를 하는 거고, 마지막엔 '너 박민영 아니지. 너 누구야?'라고 말합니다. 비슷한 이름이어서 다소 혼란을 주기도 하고, 이게 의도라면 뭘 노렸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로 말하고자하는 것을 잘 전달했어요. 대화 형식인지라 시보다 희곡으로 써보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해요. 대화로 이뤄진 시도 있지만 이 시의 인물들이 특성있게 다가오지 않거든요.

 

 

김줄, <맑음> : '맑음'이 역설적으로 다가오네요. 참 슬픈 이야기 같아요. 손목을 그은 언니, 촛농은 슬프게 굳었다는 것은 언니의 장례식을 마친 장면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런데 맥락이 끊기고 행과 행의 간격이 너무 멀어요. 시를 덜 쓴 느낌도 줍니다. '금붕어'가 실핏줄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잘 그려지지 않고, '담임선생님은/애정하는 금붕어가 엄마의 눈을 헤집어 놓을지/엄마의 가슴을 연소시켜 가슴을 데이게 할지는' 문장이 어색합니다. 담임선생님은 ~라고 했다는 식으로 마무리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은 주어가 담임인지 금붕어인지 헷갈리기도 해요. '촛농'이 등장한 것이 저는 나름대로 장례식에 켜놓은 초를 생각했지만 더 구체화시켰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시적화자뿐만 아니라 언니, 엄마, 담임선생님 등 인물들이 등장하는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인물마다의 특징, 개성이 필요합니다. 담임선생은 언니의 담임인지, 화자의 담임인지 명확하게 지칭하면 좋겠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음소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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