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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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래바람입니다.

 

정든 글틴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합니다. 글틴 친구들의 습작시를 읽으면서 한 세월을 보낸 듯 해요. 막상 시 멘토를 마무리를 하려니 여러 친구들의 이름이 스쳐갑니다. 첫 인사를 나눈 게 엇그제 같은데, 그 사이 몇몇 친구들은 졸업을 했고 몇몇 친구들은 새로 합류하기도 했죠. 수없이 많은 친구들을 시로 만났네요.

 

나중에 습작을 했던 이 시절을 돌아보면 오롯이 백지와 싸웠던 무수한 나날들이 떠오를 겁니다. 그러니 시를 쓰는 것이나 시를 읽는 것이나 맘껏 즐겼으면 좋겠어요. 시 습작을 즐길 수 없다면, 만약 입시나 시상에만 마음을 뺏긴다면 시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보세요. 제 초심의 시는 '외로움을 함께(위로)해준 친구'입니다.

 

여기서 저는 처음 시를 썼던 고교시절과 조우하기도 했어요. 빈 노트에 낙서를 하듯 끄적였던 시, 감성에 젖어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던 관념과 상념의 시, 하루에 세 편 이상을 거침없이 토해내듯 썼던 시 등등. 제 마음을 가장 알아주는 친구라고 여겼지만 일방적인 제 마음만 풀어놓은 관계이기도 했어요. 이듬해 시인이었던 국어 선생님이 학교에 오셨고 담임이 되었죠. 저에겐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노트 한 권 분량의 시편들을 선생님에게 보여드렸는데 불량식품에 비유를 했어요. 얼마나 열받고 속상하던지 저는 이를 악물었죠. 보란듯이 좋은 시를 쓰겠다는 오기도 생겼던 것 같아요. 아마 그때부터 시집을 읽고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써서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 쓰기가 너무 힘겹고 어려워졌어요. 이전에 매일 썼던 시가 왜 불량식품인지 깨닫는 순간 창작의 고통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선생님은 제 시에 대해 장단점 등 자세한 설명을 한 적이 없었어요. 단지 '관념적이다', '모호하다' 정도의 메모와 빨간펜으로 문장을 삭제한 줄만 가득했답니다.  이상한 것은 한마디 메모와 삭제되지 않는 문장 한두 줄만으로 선생님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느껴졌다는 겁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조금씩 시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시에 몰입하면서 시의 즐거움을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도  시가 친구라는 제 초심이 변하지 않았어요. 계속 시와 함께했으니까요. 때론 시가 제게서 멀어졌고 때론 제가 시를 멀리하기도 했으나 돌이켜보면 시는 제 곁에서 떠난 적이 없었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시와 저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함께했던 것 같아요.  글틴 친구들도 시와 어떤 관계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아가 시를 왜 쓰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시가 무엇인지, 나는 시에게 무엇인지 등도요.

 

이번에 새로 오시는 시 멘토 선생님은 멋지고 훌륭한 분이랍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에게 즐거움과 자극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어요. 늘 응원할게요.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2017년 겨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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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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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둘째 주 /

 

멜랑콜리다성, <뼈 같은 너에게> : 재밌게 읽었어요. 뼈와 살의 관계를 내밀하게 표현한 시였답니다. 시적화자 안에 '너=뼈'가 있다면 죽어서야 뼈 안으로 화자가 들어간다는 것이 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툭툭 튀어나온 시어들이 걸리기도 해요. '여름', '파도', '외곽' 등이죠. '영혼처럼 흘러버리고'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형의 영혼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모습은 형상화가 되니 괜찮답니다. 그러나 제목이 '뼈 같은 너에게'라고 했기 때문에 창작자는 '너'를 '뼈'로 비유했다고 못 박는 느낌이랍니다. 차라리 '뼈'라고 했다면 '너'에 대한 의미의 확장력이 있었을 듯해요. 독자는 뼈를 보면서 뼈와 같은 누군가를 상상할 테니까요. 좀 더 내밀한 '너'를 상상하면서 감상하겠죠. 직유법을 자제하면서 시를 써보면 묘사가 더 좋아질 거랍니다.
 

셋째 주 /

 

물개맨, <목에 물음표를 걸고>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본문에서도 물음표를 형상화한 것도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긴 시는 긴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고 짧은 시는 짧은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어요. 형식과 내용의 차이나 취향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물론 짧은 시는 긴 시보다 이미지가 응축, 압축돼 있어서 시의 맛이 살아난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이 시는 시적화자가 '너'와 싸우고 멀어진 일을 후회하는 듯해요. 물론 화자는 '너'에게 물을 수 없어서 영원히 목에 물음표가 걸고 살겠지만요. 시만 보자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은 아닌 듯해요. 친구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듣고 있는데 미련은 남아있지만 직접 만날 용기가 없는 듯해요. 어쩌면 인연이란 건 보내야 할 때 보내고, 잊어야 할 때 잊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고를 할 때는 지금보다 더 간결하고 응축된 이미지를 고민해보세요. 구어체로 화자의 감정이나 심정을 풀어놓아서 설명적이고 사족이 많아 보인답니다. 마치 변명을 늘어놓은 편지 같기도 하거든요.

 

 

마지막째 주 /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순서를 바꾸는 세계죠. 제목이 '내 이름은 헤이어'인데 본문은 '그의 이름은 헤이어'라고 하니까요. 오마주든 팬픽이든 시는 고유의 이미지를 펼쳐놓고 정서를 담아내겠죠. 시적화자의 정서가 수동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워요. 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전개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비롯된) 등장인물이나 서사, 동화적 상상력 등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도) 새로운 시적 이미지를 재창조 혹은 재구성했다면 더욱 상상력이 증폭될 것 같아요. 시 자체로 감동이 밀려올 수 있는 진솔함도 필요할 듯해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마트료시카>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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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하나비0516, <결핍> : 차분하게 시를 끌어가는 힘이 좋았고, '손목에 찍은 손톱 자국/초승달 닮은 모습이 꼭/아가미 같아 숨통이 트였습니다'와 같이 시적 표현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러한 표현은 비유적이어서 나온 듯해요. 그러나 비유를 쓸 때는 더욱 적확한 정황, 이미지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시적화자가 물고기라면 당신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할 수 없고 오히려 삶의 터전이 되므로 밑바닥에 가두는 게 아니라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봐요. 제목이 '결핍'이어서 화자가 무엇인가 결핍됐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당신'을 '결핍'으로 비유했을 수도 있고, 당신에게 느끼는 '결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결핍이 관념적이고 당신이란 대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익사'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살아야겠죠. 구체적 실마리를 찾아보면 좋겠어요.

 

 

둘째 주 /
 

하나비0516, <은폐> : 인상적인 시군요. 전반적으로 '은폐'가 잘 드러났어요. 그러나 시적화자가 은폐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왜 은폐해야 하는지 모호하답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구절이 시의 입구라고 했을 때 '푸른 혈액은 채도가 높다'는 구절은 출구가 됩니다. 이 구절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보면 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요. 나름 '빛'의 이미지를 끌고 갔지만 '색', '심해' '연어' '혈관' '심해어' '푸른 혈액' 등으로 분산되고 있답니다. 또한 '너', '그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첫 구절이 참 시적입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것을 끈질기게 끌고가면 어떨까 싶어요. 더욱이 이 시에서 시각장애인을 연상했습니다. 눈이 먼 심해어처럼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이미지가 너무 많아서 아쉬워요.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나의 이미지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셋째 주 /
빈영, <선택적 함구증> : 첫 시가 뭔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저도 갑작스레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오랫동안 선택적 함구증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활발했는데 학교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시는 고개만 끄덕이는 아이가 등장해요. 말을 할 수 있지만 교실에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 그 아이에게 더 집중하면 좋겠어요. 밤, 달빛 등으로 시적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지만 아이가 중심이 되어야 아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런 아이가 있다는 정보만 전달하는 느낌이랍니다. 더 세밀한 정황과 사연이 필요하답니다.

 

여전사 캣츠걸, <삶에 관하여> : 시적화자가 기록하는 삶은 물방울 하나하나의 투신의 파열음에서 비롯돼 장관을 이루며 흘러가는 강을 보게하는 군요. 장황한 듯하나 힘찬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삶이란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어요. 전체적인 시의 구조는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주관적인 사유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곡비, 앓음, 절규, 비움, 비명 등에서 산다는 것은 고통의 과정이겠지만 더 객관적인(설득력 있는) 묘사나 정황이 있어야 할 듯해요. 진술이 강하면 주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느러미나 손가락이 잘리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네요. 강이 흐르는 과정만 형상화해준다 해도 삶이 느껴질 수 있을테니 잘 퇴고해보세요.

 

 

마지막째 주 /
김줄, <마음> : 마음이라는 관념을 형상화하긴 쉽지 않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감출 수 없는 듯해요. 다소 모호한 '(글쓰는 마음에서 시작한)허공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봤어요. 공허한 마음이 아닐까 싶군요. '생각의 고정'은 고정관념을 말하는 듯한데 여자가 적극적이어서 남자가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무서운 게 아닌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관심이 없는데 적극적이면 부담스럽긴 합니다. 시적화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좀 헷갈리기도 해요. 마음이 형태가 없는 관념인지라 퇴고를 하신다면 구체적인 대상을 가져와 은유적으로 쓰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결핍>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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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째 주 우수작(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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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우수작을 선정했답니다. 대체로 관념적인 시가 많았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관념을 어떻게든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다 보니 여행을 다니기가 어렵겠죠. 몸을 움직이면서 시적 대상과 직접 만날 수 있고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해요.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걸어보세요.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보고 나무와 나뭇가지, 이파리를 보세요. 만지면 더 좋습니다.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손에 닿는 감촉을 느껴보세요. 뭐든 주의 깊게 관찰해보세요.

마음을 보여주는 게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마음에 빗댈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면 어떻게든 마음이 구체화될 겁니다.

늘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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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쐐기벌레, <내 이름은 헤이어> :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군요. 덕분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려봤어요. 앨리스가 거울로 들어간 세계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순서를 바꾸는 세계죠. 제목이 '내 이름은 헤이어'인데 본문은 '그의 이름은 헤이어'라고 하니까요. 오마주든 팬픽이든 시는 고유의 이미지를 펼쳐놓고 정서를 담아내겠죠. 시적화자의 정서가 수동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워요. 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전개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비롯된) 등장인물이나 서사, 동화적 상상력 등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도) 새로운 시적 이미지를 재창조 혹은 재구성했다면 더욱 상상력이 증폭될 것 같아요. 시 자체로 감동이 밀려올 수 있는 진솔함도 필요할 듯해요.

 

 

핑크징크윙크크림, <화이팅(Whiteing)> : 두 번째로 만난 시에서도 색채가 강렬합니다. 이번 시에는 댓글 조언이 많아서 흐뭇하군요. 제가 길게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해요. 하얀, 흰이 압도하는 시인데 '푸르스름한 새벽에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는 구절이 두 번 나옵니다. 그것은 강조일 테고 시의 중심이 되는 구절이겠죠. 그런데 이 시는 이미지로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사유가 명확하지 않거나 사유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하얀 병원에서 살았다', '우리는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하얀 숨들이 안개처럼 숲을 메웠다', '오래전 우리가 질렀던 비명', '우리가 도착한 곳' '여전히 하얀 창문들이 딱 우리만큼의의 숫자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등. 여튼 우리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시적 흐름을 봤을 때 피상적으론 정신병원을 연상했습니다. 하얀색이 스스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의도를 좀 더 드러낼 수 있도록 퇴고해봤으면 좋겠어요.

 

 

달흔, <스무 살의 애> :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자체가 너무 어렵군요. 시적화자가 스무 살에 어떤 선생님에게 묻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냐에 따라 화자의 의도가 나올 듯하거든요. 이를테면 전공 교수나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본다면 화자의 상황이 드러나겠죠. 밑도끝도 없는 질문이 아쉬움을 남겨요. 사실 이런 질문은 자문자답을 해야 합니다. 저도 스무 살 무렵 사랑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답니다. 한 일 년 정도 사랑을 모르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참회록을 썼습니다. 아니 사랑을 모르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사랑이 없는 제가 시를 쓸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시로 질문이나 감정, 정서를 나열하기보다 어느 정도 답을 얻는다면 시적인 순간이 찾아오리라 봅니다. 그때 다시 읽어보면 퇴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멜랑콜리다성, <길> : 이 시의 이미지가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입김'을 강조했던 시 '건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죽은 그녀 무덤에 가져갈 꽃을 사고 눈길을 걷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눈으로 감정을 표출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굳이 길을 제목으로 한 이유가 궁금하군요. 눈의 이미지가 강조돼 길이 축소된 느낌이거든요. 굳이 길은 나오지 않더라도 그가 걸었고, 길 따라 걷는 것은 그녀를 찾아가는 길을 뜻하잖아요. 또한 다소 아쉬운 것은 1연입니다. 그와 종업원과의 대화는 '좋아하는 사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이나 굳이 필요할까요. 2연의 '그'의 모습이 좋아하지 않고서 할 수 없는 행동이니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내 이름은 헤이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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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소낙, <잘못입니까> : 그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군요. 남성적 어조, 여성적 어조를 구분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구분일 뿐 시인마다 다른 성향에서 어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시적화자가 받아 적고 배웠던 것이 시험을 위한 시 교육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겠죠. 여튼 화자가 누구에게 '~까'라고 묻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시를 읽는 이에게 묻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시는 자문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스스로 깨우친 것을 시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죠. 화자가 시의 어조를 배웠고 김소월, 한용운, 이육사를 거론하고 있어요.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시를 썼던 시인들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 시의 정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이를 알물고 이별의 슬픔을 삼켜내는 남성', '저음의 목소리', '목놓아 노래 부르는 여인'을 떠올릴 수 있겠죠.

 

 

YP제국, <위로> : 의미심장한 시군요. 기린에서 구두를, 나비에서 장미를, 얼룩말에서 수박을 연상한 것은 인상적이었고 그런 기린, 나비, 얼룩말이 위로를 준다니 재밌어요. 그런데 목 없는 기린, 날개 없는 나비, 줄무늬 없는 말은 현실적 혹은 비유적으로 와닿지 않아 아쉬워요. 따져보자면 기린은 목이 없어도 기린이고, 나비는 날개가 없어도 나비이고, 얼룩말은 줄무늬가 없어도 말이라는 것인데 줄무늬가 없는데 얼룩말이라 할 수 없고, 나비나 기린은 죽은 목숨일 텐데. 좀 더 내포된 의미 혹은 의도를 이미지로 드러내면 좋겠어요.

 

 

김줄, <마음> : 마음이라는 관념을 형상화하긴 쉽지 않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감출 수 없는 듯해요. 다소 모호한 '(글쓰는 마음에서 시작한)허공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봤어요. 공허한 마음이 아닐까 싶군요. '생각의 고정'은 고정관념을 말하는 듯한데 여자가 적극적이어서 남자가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무서운 게 아닌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관심이 없는데 적극적이면 부담스럽긴 합니다. 시적화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좀 헷갈리기도 해요. 마음이 형태가 없는 관념인지라 퇴고를 하신다면 구체적인 대상을 가져와 은유적으로 쓰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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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셋째 주 우수작(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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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중등부의 유입이 많았고, 시를 쓰는 수준이 높아 눈길을 끌었답니다.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왔군요. 고 3에게 응원보냅니다.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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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물개맨, <목에 물음표를 걸고>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본문에서도 물음표를 형상화한 것도 좋았습니다. 근데 시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긴 시는 긴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고 짧은 시는 짧은 시 나름의 긴장감과 리듬이 있어요. 형식과 내용의 차이나 취향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물론 짧은 시는 긴 시보다 이미지가 응축, 압축돼 있어서 시의 맛이 살아난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이 시는 시적화자가 '너'와 싸우고 멀어진 일을 후회하는 듯해요. 물론 화자는 '너'에게 물을 수 없어서 영원히 목에 물음표가 걸고 살겠지만요. 시만 보자면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은 아닌 듯해요. 친구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듣고 있는데 미련은 남아있지만 직접 만날 용기가 없는 듯해요. 어쩌면 인연이란 건 보내야 할 때 보내고, 잊어야 할 때 잊는 게 아닐까 싶어요. 퇴고를 할 때는 지금보다 더 간결하고 응축된 이미지를 고민해보세요. 구어체로 화자의 감정이나 심정을 풀어놓아서 설명적이고 사족이 많아 보인답니다. 마치 변명을 늘어놓은 편지 같기도 하거든요.

 

 

museagain, <정지> :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범벅'을 거뭇한 소리로 명명한 게 인상적입니다. 시적 사유가 있지만 다소 시가 모호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시적화자가 범벅을 훑고 바라보는 이유가 궁금해요. 깊이를 '끝내 알 수 없는 거뭇한 소리 범벅'은 우리의 삶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등을 볼 수 없지만 화자를 둘러싸고 있는 뒤범벅들이 느껴졌거든요. 제목은 '정지'이듯 지금의 범벅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요. 좀 더 시적 정황을 선명한 이미지로 보여주면 좋겠어요. 현실적인 창작자의 고민이 반영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쐐기벌레, <Home of the blues> :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노라 존슨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었나 봅니다. 산문투여서 한 편의 소설의 한 장면을 읽은 듯해요. (가)브리엘, 아담, 노아 등 성경에서 본 듯한 이름이 등장해 다소 신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합니다.시의 내용도 그렇고요. 시를 읽으면서 우울의 집과 푸른 집을 연상했는데 주석을 달았군요. 저는 굳이 영문 제목이 필요했을까 싶어요.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해도 보다 분명한 제목을 붙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또한 퇴고를 많이 했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추측하자면 복잡하게 시를 전개한 탓이 아닐까 싶어요. 여튼 (회색) 미로를 헤매던 시적화자와 정처없이 방황했던 '너'가 푸른 집으로 왔습니다. '너는 말하는 부엉이와 세상을 여행하는 쾌활한 청년'이고 아담이 아닐까 싶군요. 부엉이 인형은 노아이고 너는 브리엘을 버리고 떠나왔어요. 화자와 '너'의 대화가 섞여 있고 구조적으로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구절이 많아, 시가 설명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그럼에도 시를 너무 비유적으로 설정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손을 잘라야 한다면 퇴고를 아주 나중으로 미뤄도 좋을 듯해요.

 

 

백색소음, <Bambolla> : 아가사는 기도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버려진 인형이 아닐까 싶어요. 절실한 사람들 곁에서 절실한 적 없지만 절실하게 기도하는 아가사를 상상해봤답니다. 그런데 뭐랄까 기도, 십자가, 천사, 갈증이나 검은 호수, 검은 물, 검은 빛이나 눈, 눈동자 등의 이미지들이 나열된 느낌이 든답니다. 뚜렷한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묘사라기보다 시적화자의 인식을 보여주기 위해 (설명적으로) 주절거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좀 더 압축하면 어떨까 싶어요. '우리의 기도'는 종교적인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의미가 확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관념성을 강조하기보다 현실적인 정황을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목에 물음표를 걸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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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청울, <평온> : 착상이 재밌어요. 근데 꽃을 움켜쥐고 잎들을 뜯는데 잎들이 고통을 즐긴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딘가 아늑해 보이길래'처럼 시적화자가 고통을 즐기는 것이지 잎들이 그런 건 아닐 테니까요. 즉 창작자의 주관적인 표현이라 볼 수 있어요. 2연에서는 '민둥산에 홀로 남은/푸른 심장, 내 평온'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시적 허용이라 해도 우리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빠짐없이 뽑을 수 있을까 싶고, 푸른 심장이나 평온이 대머리에 남아 있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화자의 고통이 폭발한 후 평온이 온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읽는 이가 공감하려면 시적 논리, 설득력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답니다.

 

 

Doctor, <물 흡인에 인한 호흡곤란 – 호흡정지 – 사망> : 그가 죽는 날에 그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이 제목에 나와있군요. 물론 시 텍스트에서도 그가 죽는다고 말하고 있어요. 근데 헷갈리는 것은 '죽는'과 '죽은'입니다. 현재형과 과거형의 차이인데 이 시는 혼재돼 있어요. 죽는 날이라고 현재형으로 시작됐다가 죽은 후 장례를 치르는 모습이 그려지고, 마지막 '기일'을 축하합니다. 오늘과 기일의 간극이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시적 정황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요. 그러나 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는 '삶과고뇌와관계생각사랑미련' 등의 고통으로 세상과 등진 것 같은데 추상적이랍니다. 그의 사연이 잘 형상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앞서 말한 현재와 과거의 혼란스런 부분도 해결해야 할 듯 싶어요.

 

 

빈영, <선택적 함구증> : 첫 시가 뭔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저도 갑작스레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오랫동안 선택적 함구증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활발했는데 학교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시는 고개만 끄덕이는 아이가 등장해요. 말을 할 수 있지만 교실에서 말을 하지 않는 아이. 그 아이에게 더 집중하면 좋겠어요. 밤, 달빛 등으로 시적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지만 아이가 중심이 되어야 아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런 아이가 있다는 정보만 전달하는 느낌이랍니다. 더 세밀한 정황과 사연이 필요하답니다.

 

 

여전사 캣츠걸, <삶에 관하여> : 시적화자가 기록하는 삶은 물방울 하나하나의 투신의 파열음에서 비롯돼 장관을 이루며 흘러가는 강을 보게하는 군요. 장황한 듯하나 힘찬 사유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삶이란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어요. 전체적인 시의 구조는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주관적인 사유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곡비, 앓음, 절규, 비움, 비명 등에서 산다는 것은 고통의 과정이겠지만 더 객관적인(설득력 있는) 묘사나 정황이 있어야 할 듯해요. 진술이 강하면 주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느러미나 손가락이 잘리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네요. 강이 흐르는 과정만 형상화해준다 해도 삶이 느껴질 수 있을테니 잘 퇴고해보세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선택적 함구증>, <삶에 관하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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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둘째 주 우수작(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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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다보면 개인의 아픔이 나오게 되죠. 시에 풀어놓으면 속내를 고백을 한 기분이 들어서 시원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가끔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마음을 완전히 보여주기 싫어 비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습작을 하면서 고민한 것은 나만을 위한 시인가, 나와 타인을 위한 시인가입니다.  나의 아픔이 치유되는 게 첫 번째이고  타인의 아픔이 치유되는 게 그 다음이겠죠. 여기엔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뜨겁게 마음으로 공감해야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겠죠. 시적 대상을 얼마나 적확하게 표현했느냐, 얼마나 객관적으로 잘 표현했느냐를 따져봐야 합니다. 시가 혼자 읽는 일기가 아니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공감할 수 있는 시를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이번에도 주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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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뼈 같은 너에게> : 재밌게 읽었어요. 뼈와 살의 관계를 내밀하게 표현한 시였답니다. 시적화자 안에 '너=뼈'가 있다면 죽어서야 뼈 안으로 화자가 들어간다는 것이 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툭툭 튀어나온 시어들이 걸리기도 해요. '여름', '파도', '외곽' 등이죠. '영혼처럼 흘러버리고'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형의 영혼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이 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모습은 형상화가 되니 괜찮답니다. 그러나 제목이 '뼈 같은 너에게'라고 했기 때문에 창작자는 '너'를 '뼈'로 비유했다고 못 박는 느낌이랍니다. 차라리 '뼈'라고 했다면 '너'에 대한 의미의 확장력이 있었을 듯해요. 독자는 뼈를 보면서 뼈와 같은 누군가를 상상할 테니까요. 좀 더 내밀한 '너'를 상상하면서 감상하겠죠. 직유법을 자제하면서 시를 써보면 묘사가 더 좋아질 거랍니다.

 

 

윤 수, <고독사> : 첫 시가 참 씁쓸해집니다. 사회적 문제이기도 한 '고독사'를 다시 생각해봤어요. 고독사를 다룬 영화 '스틸 라이프'를 인상적으로 봤었죠. 시적화자는 고독한 죽음을 맞이한 느낌을 줍니다. 죽은 후의 화자의 모습도요. 비유적인 표현들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추상적인이어서 모호한 느낌을 줘서 아쉽기도 합니다. 화자의 감각과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 더 구체화된 표현을 사용해보면 좋겠어요.

 

 

효월曉月, <5분과 5분 사이> : 시간 약속에 관한 관성화된 우리의 관념 혹은 통념에 반기를 드는 시적 태도가 좋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정황을 사유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1연에서 '생각한다'는 2연을 말하는 것인 듯해요. 그렇기에 '생각한다'는 1연과 분리되면 어떨까요.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사람들이 편의상 시간 단위, 10분 단위 혹은 30분 단위로 약속을 잡는데 시적화자의 생각은 다른 시간이 폐기됐다는 인식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편의에 의해 정해진 시간이지만 화자의 의지로 팔 분이나 일 분으로 자유롭게 약속을 정할 수 있으까요. 시간 단위로 약속을 정한다는 것은 편의에 의한 것이지 규범이나 규칙은 아니죠. 그렇기에 '누군인가'는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뼈 같은 너에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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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하나비0516, <은폐> : 인상적인 시군요. 전반적으로 '은폐'가 잘 드러났어요. 그러나 시적화자가 은폐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왜 은폐해야 하는지 모호하답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구절이 시의 입구라고 했을 때 '푸른 혈액은 채도가 높다'는 구절은 출구가 됩니다. 이 구절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보면 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요. 나름 '빛'의 이미지를 끌고 갔지만 '색', '심해' '연어' '혈관' '심해어' '푸른 혈액' 등으로 분산되고 있답니다. 또한 '너', '그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첫 구절이 참 시적입니다. 빛을 조립한다는 것을 끈질기게 끌고가면 어떨까 싶어요. 더욱이 이 시에서 시각장애인을 연상했습니다. 눈이 먼 심해어처럼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이미지가 너무 많아서 아쉬워요.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나의 이미지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은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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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째 주 우수작(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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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참 길었던 10월입니다. 돌아보니 더 정신없이 보냈어요. 글틴 친구들의 10월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다소 늦은 주 우수작을 선정했어요. 생각보다 많이 늦어져서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그럼에도 즐기면서 시를 썼으면 좋겠어요. 여긴 여러분들의 놀이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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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백색소음, <마트료시카> : 시가 여운이 있군요. 인상적으로 봤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생의 오지'가 좋았습니다. '마트료시카'가 주는 이미지와 (글을 쓰는 듯한) 시적화자의 개인적 사유가 맞물리고 있어요. 화자의 상황이 더 부각되면 좋겠어요. 화자가 깃털이나 앵무새로 비유된 것이 분명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아쉽네요. 다소 이미지들이 모호하거든요. 또한 '생활이 없는 이곳'과 '우리'를 구체화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요. 은유적인 선명한 정황이 펼쳐질 수 있을 듯해요.

 

 

천솜, <가위> :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한데 시적화자의 사유를 따라가기 어렵네요. 어떠한 강박이 화자를 '가위' 눌리 게 하는 듯한데 이미지가 추상적입니다. 화자가 '이름'을 창가에 두고 ('묘비 없는 무덤'으로 이어지나 '이름'을 두고 온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요.)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 해요. 그 꿈은 비현실 같지만 현실을 암시하는 듯하고요. 그러나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하나로 모아지진 않습니다. 예전에 발표한 시는 비유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독백이 강해진 듯해요. 연마다 중심이 되는 시어들이 있는데 시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읽기가 힘들답니다. 또 '~다', '~요' 체가 섞여있는 것도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고려하면서 퇴고를 하면 좋겠어요.

 

 

본낯필오, <싸구려 방향제> : 방향제의 입장에서 전개돼 흥미로웠어요. 다만 개성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네요. 왜 싸구려인지 드러나면 좋겠네요. 당신도 불특정한 누군가지만 인물의 특징이 없답니다. 화장실에 붙어있는 방향제에 이입이 되어서 공감할 수 있지만 감동이 밀려오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보세요. 저는 발견과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라 봅니다.

 

 

멜랑콜리다성, <신호등의 감정> :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잘 녹아있습니다. '나의 감정은 이 세계에 없는 색이다'가 시적이군요. 감정을 사유하는 멜랑 님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더 구체화된 느낌도 좋았어요. 그러나 '구급차처럼'이 침묵 후 경적과 함께 빨강과 파랑이 교차하는 것은 어떠한 의도일까 궁금해집니다. 시적화자 신호등의 감정을 대변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또 화자가 신호등이라면 '너'라는 대상이 특정한 인물이 아닐 듯한데 창작자의 감정과 의도가 앞선 게 아닐까 싶어요. 떠나간 누군가를 잡아두고 싶은 감정이 도드라집니다. '빨간불이 없이도 당신과 나란히 서고 싶습니다 자세를 낮추겠습니다'에서 감정이 완전 노출됐어요. (더욱이 종결어미가 ~니다체가 ~습니다체로 바뀌면서 화자의 목소리가 개입된 것도 걸립니다. 종결어미 통일과 시적 거리를 유지하는 객관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신호등이라면 이런 감정이 왜 생겼을까 고민해봐야 할 듯해요. 신호등의 감정이 막연하고 모호하게 남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마트료시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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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YP제국, <빛의 주인> :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 듯해요. 빛의 주인은 바로 시적화자이자 우리니까요. 이러한 깨달음이 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그것은 발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나 어둠을 받아들였을 때 진정한 빛의 주인, 빛의 그림자 주인이 된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은 이유랍니다. 그럼에도 무게감이 있는 시였습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대상이나 정황이 그려진다면 좋겠어요.

 

 

김줄, <글솜씨를 찾아주세요> : 시적화자가 책장에 책 내용을 두고 왔다는 것과 '글솜씨란 단어'를 두고 왔다는 것은 뭔가 연관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창작을 위한 책 읽기와 글 쓰는 솜씨(창작력)이 연관이 있기 때문에 뭔가 느낄 순 있었답니다. 2행에서 꿈에서 깼다고 하는데 10행에서는 '그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겠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2행부터 10행까지는 꿈 혹은 상상일 것이고 1행과 11~13행은 현실인가 싶군요. 종결어미가 나뉜 것도 그런 의미일 순 있겠지만 통일되어야 합니다. 화자의 어투가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관념으로 시작해 관념으로 마무리하는 게 아쉽기도 해요. 모래시계, 하얀 기억, 은하수, 평행선, 만남, 불행/낭만, 숲 등의 언어들이 관념적이기 때문이고, 그렇다보니 시적 정황이 모호하답니다. 시적 사유가 더 구체적일 때 시적 대상도 자세히 보인답니다.

 

 

하나비0516, <결핍> : 차분하게 시를 끌어가는 힘이 좋았고, '손목에 찍은 손톱 자국/초승달 닮은 모습이 꼭/아가미 같아 숨통이 트였습니다'와 같이 시적 표현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러한 표현은 비유적이어서 나온 듯해요. 그러나 비유를 쓸 때는 더욱 적확한 정황, 이미지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시적화자가 물고기라면 당신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할 수 없고 오히려 삶의 터전이 되므로 밑바닥에 가두는 게 아니라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봐요. 제목이 '결핍'이어서 화자가 무엇인가 결핍됐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당신'을 '결핍'으로 비유했을 수도 있고, 당신에게 느끼는 '결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결핍이 관념적이고 당신이란 대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익사'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살아야겠죠. 구체적 실마리를 찾아보면 좋겠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결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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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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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흑단, <병실> : 누구나 병실에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였습니다. 2행에서는 표현이 와닿아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병실은 모두 아픈 사람들만 입원하니 고통이 샐 것이고, 언젠가 응급실에 갔을 때 커튼으로 막아놓은 옆 침대에 누운 사람을 볼 수 없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만 들을 때가 있었죠. 문학 작품은 창작자의 경험과 사유에서 우러나오지만 독자의 경험과 맞닿으니까요. 그러나 '칸탄이 쳐 있는 커튼'이 있는 병실의 역할이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진부한 느낌이 든답니다. 오히려 병실의 이미지를 '표백의 장'으로 사유하면서 눈에 선하도록 묘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충전' '톱니' '준비의 장' '고쳐짐과 나아짐' 등이 시를 응축하기보다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더 퇴고하면 좋겠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우체통의 감정> : 저는 이제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누구도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우체통의 감정'을 봤을 때 반갑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우체통은 잊혀진 존재니까요. 생동감 넘치는 진술은 우체통의 사유로 느껴질 만큼 강렬했어요. 진술의 설득력이 있고 집중도가 높았으나 한편으론 처연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체통,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외로운 우체통이 느껴져서 입니다. 4행 '계절의 정거장. 검은 색. 귓속말의 발자국이 찍힌다'는 종결어미가 다른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문(地文)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별처럼 서있습니다'는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빛난다는 의미 같은데 '~처럼'의 직유를 자제하면 표현이 더 적확해질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우체통의 감정>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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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이반異般의 식탁> : 재밌게 읽었어요. '동의어'가 눈길을 끄네요. 근데 한자어는 걸린답니다. 한자어는 의미를 내포해 관념어라 할 수 있어요. 되도록 한자어를 쓰지 않고 시어를 선택해야 묘사가 나오고 진술이 된답니다. 시적화자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인데 식탁에는 육질이 타들어가는 고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고 세상은 보편적인 이치를 이야기합니다. '알고 있다/알고(는)있다'도 화자는 알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과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가 사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물래도 화자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돼 그런 듯해요. 더 간결한 이미지를 고민해서 시적 정황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셋째, 마지막째 주 /

 

소낙, <동그라미> : 3교시 시험을 보는 장면과 시적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내 답안지는 동그라미였다 완벽한 원형의 내부에 숫자가 든/동그라미/텅 빈' 마지막 구절이 좋았어요. 동그라미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까요. 하나~다섯까지 동그라미의 다섯 문항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들과 직접적인 표현이 아쉽기도 합니다. 시적정황이 실감나게 표현된 부분들이 좋은데 '뒷자리의 괴물' '눈알들이 나를 노려본다' '하얗다~' '내 미래도 끝났다 인생 종쳤다' '나는 울었다~' 등등이 너무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시선으로 시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조금씩 덜어내면 시가 더 좋아질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동그라미>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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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마지막째 주 우수작(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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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글틴 친구들은 가족들과 고향에 갔을까요. 아님 학원에 가느라 홀로 집을 지키고 있을까요.

긴 휴가를 선물로 받은 듯한 이번 추석을 어찌보내야 후회 없을까요.

밀린 원고를 쓸까, 여행을 갈까 고민하는 동안 잠시 잊었던 생활이 등을 두드리네요.

밤낮없이 배고프다고 놀아달라고 우는 아기를 안고 어르고 달래야 하니까요.

저는 그렇게 아기와 함께 행복한 연휴를 보내야 할 듯해요.

글틴 친구들도 각자의 생활 잘 챙기고 시집을 읽고 시를 쓰시길.

 

요즘 관념, 추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호한 시들을 자주 봅니다.

경험 없는 상상은 공허한 메아리 같아요.

육신 없는 정신으로 비유할 수 있겠죠.

허공에 잠시 존재하는 메아리는 금방 사라지는 허상(헛것) 같죠.

헛것을 애써 잡으려고 하면 (뭔가 그럴싸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빼앗길 수 있지만 타인의 마음을 얻지 못한답니다.

즉, 울림 혹은 감동 없는 시는 공감대를 얻지 못합니다.

아무리 좋은 상상력이라도 현실(사실)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면

누군가와 공유할 수 없는 상상이 되고 말겠죠.

사실을 배제한 시는 헛것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도 우수작을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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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우체통의 감정> : 저는 이제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누구도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우체통의 감정'을 봤을 때 반갑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우체통은 잊혀진 존재니까요. 생동감 넘치는 진술은 우체통의 사유로 느껴질 만큼 강렬했어요. 진술의 설득력이 있고 집중도가 높았으나 한편으론 처연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체통,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외로운 우체통이 느껴져서 입니다. 4행 '계절의 정거장. 검은 색. 귓속말의 발자국이 찍힌다'는 종결어미가 다른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지문(地文)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별처럼 서있습니다'는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빛난다는 의미 같은데 '~처럼'의 직유를 자제하면 표현이 더 적확해질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맛없는쵸코맛, <밀회> : 시적화자는 거미와의 밀회를 즐기고 있군요. 거미에 대한 호기심에서 관심, 정이 든 것 같네요. '내 가슴을 간지럽힌다', '마음을 졸이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마음의 작용이 보여집니다. '만나는 이는 거미뿐', '거미야 너라도 있어서 기쁘구나'에서 화자의 외로움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시를 읽으니 안타까운 마음도 생겼습니다. 저도 옥상에 가면 거미가 있어서 항상 지켜보거든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듯한 거미가 점점 자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여튼 이 시는 화자의 정서가 잘 반영돼 있지만 설명적이라는 것이 아쉽기도 해요. 또한 '커다란'이 두 번이나 반복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고요. 정수기 옆이라는 공간성(화자가 낮과 밤에 계속 있는 공간이 집인지, 학교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과 '목이 타든 타지 않든'이라는 표현은 좋았어요. 근데 '물 담은 정수기'에서 정수기가 물을 담은 것인데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해요. 거미가 몸통을 살살 흔들고 궁둥이를 살살 흔드는 것도 다소 과장돼 보이고요. '졸게' '태연히'도 그렇지만 '기쁘구나'와 같은 감정 노출은 자제하면서 읽는이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시는 객관적인 형상화가 중요합니다. 시에서 어떠한 감정을 읽어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니까요.

 

 

민들레의 꿈, <하늘 선물> : 예쁜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별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닐까'하고 반성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하늘에 떠 있는 별 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으니까요. 민들레의 꿈 님은 별을 참 좋아하는 듯해요. 별이 시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듯해요. 이 시는 개인의 감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를 돌아보게 해줘서 좋았어요. 다만 1, 2연은 다소 설명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더 압축하면 울림이 있는 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명멸, <안녕> : 작별하는 '안녕'은 쓸쓸하겠죠.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데 젊은 날에는 더욱 이별이 고통스러운 듯해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일 땐 더욱 그렇죠. 시적화자의 심정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시였어요. '너'를 잡지 못하고, '매일을 외면'할 거고 '절대 구두를 새로 사지 않'을 거라 약속하지만 '아이라인을 그리는' 화자는 일상을 살아야 하니까요. 다시 돌이키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듯합니다. 다양한 이별의 증상들이 담담하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나온 듯합니다. 그러나 '너'가 막연하게 느껴지고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네 온전한 얼굴을 원해 어연 파우더 말고' '허연 비닐 위를 노닐어' '가슴의 배터리를 갈고 부스럭거리는 발밑에게 명랑한 웃음을 선물해' '우리에겐 동산이 있잖아' '어린 피부의 비문이 이응 아이' 등등이 헤아리기 어려웠답니다. 좀 더 묘사에 집중하면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게 좋을 듯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우체통의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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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소낙, <동그라미> : 3교시 시험을 보는 장면과 시적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내 답안지는 동그라미였다 완벽한 원형의 내부에 숫자가 든/동그라미/텅 빈' 마지막 구절이 좋았어요. 동그라미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났으니까요. 하나~다섯까지 동그라미의 다섯 문항처럼 시간 순으로 나열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표현들과 직접적인 표현이 아쉽기도 합니다. 시적정황이 실감나게 표현된 부분들이 좋은데 '뒷자리의 괴물' '눈알들이 나를 노려본다' '하얗다~' '내 미래도 끝났다 인생 종쳤다' '나는 울었다~' 등등이 너무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다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시선으로 시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조금씩 덜어내면 시가 더 좋아질 듯해요.

 

 

YP제국, <소리의 검은 집은 어디인가> : '어릴 적 나', '지금의 나', '먼 훗날의 나'는 각각 음악으로 연결된 듯해요. 누군가의 악보로 피아노를 배우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악보를 그려서 다른 피아노에서 소리가 나길 바라는 듯해요. 그래서 검은 집은 피아노가 아닐까 추론해봅니다. (물론 검은 색만 있는 게 아닐 텐데) 그럼에도 검은 집이 무엇인지 분명한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제목이 '소리의 검은 집은 어디인가'라는 다소 퀴즈 같은 느낌이 단순한 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어요. 오히려 제목이 직접적이면 좋겠어요. 이를 테면 '피아노'라고 하면서 시적 이미지를 풀어놨다면 더 풍성해지고 시적화자에게 몰입되지 않았을까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화자의 모습은 단조롭게 느껴진답니다.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동그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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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첫째, 둘째 주 우수작(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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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학기가 시작됐을 것이고, 생각보다 편수가 적어서 이번에는 우수작을 2회에 거쳐 선정하려고 해요.

이번에는 활동을 시작하는 친구들의 시들이 많았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근데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너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독서의 계절'을 내세우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에도 글틴 친구들은 시를 읽는 시간 만큼은 정해놓으면 어떨까요.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쌀쌀한 가을에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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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멜랑콜리다성, <잉어> : 역동적이네요. 잉어가 수면밖으로 튀어오르듯 기억이 튀어오르니.잉어가 수면밖으로 솟구치는 것을 본 게 먹이를 줬을 때 같기도 한데,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만 목격한 듯해요. '불씨를 지펴야 한다'('~야 한다' 띄어쓰기)부터 요동쳐야 한다, 튀어올라야 한다, 일으켜야 한다 등으로 시적화자의 사유가 다소 강압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화자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잉어에게는 가혹한 요구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왜 그래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흑단, <병실> : 누구나 병실에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시였습니다. 2행에서는 표현이 와닿아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병실은 모두 아픈 사람들만 입원하니 고통이 샐 것이고, 언젠가 응급실에 갔을 때 커튼으로 막아놓은 옆 침대에 누운 사람을 볼 수 없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만 들을 때가 있었죠. 문학 작품은 창작자의 경험과 사유에서 우러나오지만 독자의 경험과 맞닿으니까요. 그러나 '칸탄이 쳐 있는 커튼'이 있는 병실의 역할이 직접화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진부한 느낌이 든답니다. 오히려 병실의 이미지를 '표백의 장'으로 사유하면서 눈에 선하도록 묘사하면 어떨까 싶어요. '충전' '톱니' '준비의 장' '고쳐짐과 나아짐' 등이 시를 응축하기보다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더 퇴고하면 좋겠어요.

 

 

핑크징크윙크크림, <파란 잠은 켈피를 타고 온다> : 시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이뤄졌네요.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이파리를 뻗는 것을 연상하면서 생동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서슬 퍼런 밤이 날을 세워 새벽을 가른 날이, 찢어진 숲에 푸르스름한 새벽이 잠과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제목에서 '파란 잠은 켈피를 타고 온다'고 했듯 제게 생경한 켈피를 찾아보니 말 형상을 하는 물귀신이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파란 잠은 파란 말과 연결돼 이파리를 내민 나무와 새벽을 형상화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핑크징크윙크크림 님의 시를 보면서 더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해요. 지금은 모호한 부분이 많아 시적화자에게 몰입하기 어렵군요. 필력이 느껴지니 주제를 고민해보시고 이미지, 정황 등을 구체화시키면서 퇴고를 했으면 좋겠어요.

 

 

나몰빼미, <눈물> :  시 잘 봤어요. 감성이 풍부하게 느껴졌습니다. '눈물'을 '눈'과 '편지'로 잘 녹여냈군요. '눈 하나 녹여 잠근 편지'가 좋았습니다. 윤동주 시 '편지'가 떠오르네요. '그날의 편지를 잊지못합니다/열리지 않던 편지를'이 반복되고 있는데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구절의 반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따져봐야 할 듯해요. 그날은 2연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다소 모호하게 다가와요. '부치지 못한 편지'인가 싶기도 하고요. '추억' '한 장의 슬픔' 등도 추상적으로 다가와요. 결국 '열리지 않던 편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답니다.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적 정황을 넣으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주 고등부 우수작은 두둥!! <병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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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여전사 캣츠걸, <이반異般의 식탁> : 재밌게 읽었어요. '동의어'가 눈길을 끄네요. 근데 한자어는 걸린답니다. 한자어는 의미를 내포해 관념어라 할 수 있어요. 되도록 한자어를 쓰지 않고 시어를 선택해야 묘사가 나오고 진술이 된답니다. 시적화자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인데 식탁에는 육질이 타들어가는 고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고 세상은 보편적인 이치를 이야기합니다. '알고 있다/알고(는)있다'도 화자는 알지만 어찌할 수 없는 심정과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가 사족이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물래도 화자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돼 그런 듯해요. 더 간결한 이미지를 고민해서 시적 정황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이번주 중등부 우수작은 두둥!! <이반異般의 식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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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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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THE ODOR, <행복한 도살장> : 돼지 사전, 사진과 함께 보는 시라서 재밌네요. 저 이미지를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해요. 시적화자는 스스로를 돼지와 동일시하면서 '등급' '경쟁'하는 사회, 군상들을 말하는 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2, 3연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에서 등급과 경쟁을 말할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개라서 아쉬워요. 또한 돼지가 무슨 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돼지가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것, 어마어마하게 먹으면서 살을 찌우는 것 모든 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식용으로 죽어야 하는 가축의 숙명을 거슬릴 수 없어서 더 애처롭죠.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보고 화자가 생각하는 4연에서 왜 돼지와 화자를 동일시하고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화자가 저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제목 '행복한 도살장'은 죽음밖에 없는데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해도 시 텍스트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필요할 듯해요. 잘 퇴고하시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둘째 주 /

 

서쪽변두리, <수박씨> : 여름에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던 게 생각나네요. 수박씨에 집중해서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수박씨가 시적화자이고 여린 몸을 강하고 단단해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좋았어요. 그런데 화자가 '무시당하고 씹히는 게 두려웠었다'('두려웠다' 과거형으로)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수박씨가 누구에게 무시당하고 또 씹히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시적 정황이 비유겠지만 객관적인 수박씨의 모습(상황)을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수박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2연에서 감동이 밀려올 듯 싶어요. 감정을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고민해보세요. 잘 퇴고하면 좋은 시가 나올 듯합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멜랑콜리다성, <거미줄> : 거미줄이 빈집의 연상케합니다. 끈질기게 기다리고 걸려든 것은 보내주지 않는 빈집이죠. 시적대상을 잘 표현해낸 듯해요. '기다림을 응축해 만든 침묵'은 표현이 맘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시여서 좀 더 공을 들여 퇴고를 한다면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일단 시작과 끝을 봤을 때 '주인을 잃고'도 살아 있는 듯한 거미줄이 '지나치는 것들'을 보내줄 수 없는 현실에 집중해 사유하는 게 좋을 듯해요. '페허' '상한 물' '냄새도 소리도 형체도 감춘 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좋은데 '새끼 고양이의 낮은 숨결'은 다소 모호하고 '미묘하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사족으로 다가와요. 오히려 '기다리는 것'에 대한 간절한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번 고등부 월장원은 <거미줄>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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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월장원을 발표합니다

 

 

 

 

첫째 주 /

 

황혜정, <음소거> : 시적화자의 사유가 웹툰 말풍선처럼 보이네요. "비의 소리란?" 2연에서 말했듯 다양하고 뭐라 정의할 수 없겠죠. 그런데 화자가 여린 빗방울이 소리치고, 냉정한 빗방울이 쌓이고, 억울한 빗방울이 두드리고, 외로운 빗방울이 휘날리고 있을까. 어쩌면 화자의 정서를 빗방울에 투영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나 빗방울의 감정이나 정서를 뒷받침할 내용이나 정보가 있어야 할 듯해요. 화자가 소리를 녹음기에 담고 소리가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상상력을 부풀려줬어요. 그런데 음소거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진술을 살리기엔 정황이 빈약합니다. 황혜정 님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소거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둘째 주 /

 

여전사 캣츠걸, <책> : 시적화자의 행동과 생각이 담긴 정제된 시군요. 잘 읽었어요. 시적화자는 책꽂이(책장)에서 그대의 이름을 찾고 기쁘고 즐거웠던 날을 떠올립니다. 그 열락이 책갈피에 적혀 사랑가를 들려주지만 화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추론을 합니다. 책을 빌리거나 얻을 수는 있다고 할 때 시적 공간이 서점이나 도서관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소 짧은 시인지라 공간과 그대와의 관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싶어요. 책의 저자가 '그대'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열락'이나 '사랑'이 관념적으로 다가온답니다.

 

 

셋째, 마지막째 주 /

 

박채연, <어린 나를 용서하는 일> :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알아간다는 말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죠. '그 애가 잘못한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적화자가 어린 나를 용서한다고 합니다. '모든 오해'의 시발점이 되는 어린 화자겠죠. 저는 그 어린 화자가 어떤 오해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악보의 노래가 끝나지 않고 도롤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계속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무엇이 화자를 힘들게하는지 친절한 정보가 필요할 듯해요. 그리고 '시간은 지나는 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표현은 경구 같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온 듯해요. 자기만의 표현, 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멋진 표현이 나올 듯해요.

 

 

 

 

이번 중등부 월장원은 <음소거>입니다.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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