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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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공은

화나있는 길 위를 튀어올랐다

 

바람이 새어 나왔지만,

찢어져 버렸지만

저를 응원해주는 돌멩이들을

바라보며 다시 튀어 올랐다

 

언젠가 나도 하늘에 닿으리

배시시 웃음을 짓곤 다시 튀어 올랐다

 

그리곤 돌멩이에 찔려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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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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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 앞에 가서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내 입에 달린 세상이라는 추가

입을 연 순간

내 입을 찢어 버리었습니다

 

나는 사회에서 해고당했고

세상이라는 추는 나를 나락으로 떨어트렸습니다

 

나는 날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락에 떨어져 손가락조차 들지 못하는 나는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까마귀야 까마귀야 내 눈을 파먹어다오

밝은 빛을 보고 희망을 품지 못하게

까마귀야 까마귀야 내 눈을 파먹어다오

 

구더기야 구더기야 내 장기들을 파먹어다오

일어설 수 있다는 소망을 갖지 못하게

구더기야 구더기야 내 장기를 파먹어다오

 

피야 피야 흘러가거라

흘러 흘러 강까지 닿거라

네가 사람들에게 닿아 죽음이라는

삶의 무게를 알려주어라

 

하지만

 

까마귀야, 내 눈을 파먹은 까마귀야

내가 소리친 세상이 어찌 되었는지 바라봐 주길 바란다

 

구더기야, 내 장기를 파먹은 구더기야

삶의 추에 매달린 사람들의 장기도 파먹어 주길 바란다

 

피야, 강까지 닿은 내 피야

추가 달린 다른 이들의 생명수가 되어주길 바란다

 

헛된 내 죽음이 가치 있기에

나는 오늘 모래가 되어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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