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남을 위하여 저희를 만드셨나요." 목화농장에서 일하던 어느 흑인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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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로튼 토마토 지수 99퍼센트. 요즈음 한창 인터넷 상을 달군 영화가 있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조던 필레 감독의 겟 아웃. 처음 예고편과 포스터로부터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 이 영화는 영화광인 나로 하여금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결국 표를 사게 만들었다.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우리의 주인공 크리스. 그는 영화 시작부터 한가지 언짢은 듯한 낌새를 보여준다. 그의 고민거리는 바로 자신은 흑인이고 여자친구와 그의 가족들은 전부 백인이였다는것. 크리스의 걱정거리를 단번에 알아낸 그의 여자친구는 오히려 그를 북돋아주며 그런 차별은 없을거라고 안심시킨다. 그녀는 심지어 가던중 만난 백인 경찰이 크리스를 흑인이라고 심문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도리어 크리스를 차별에서 보호해준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로맨틱한 영화이다. 결국 우역곡절 끝에 크리스는 여자친구의 집에 도착하였고, 그의 가족들은 크리스를 매우 반겨준다. 화사한 분위기 속에서 여자친구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크리스는 한가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자신들 스스로 인종 차별 주의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던 여자친구의 가족들이 가정부와 정원사는 흑인들만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상한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매년 여자친구의 가족들이 파티를 여는데 초대했던 사람은 전부 백인이였다는것,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한 흑인의 말투와 몸짓이 흑인이 아닌 백인 같았다는 것이었다. 크리스가 무언가 이상한것을 눈치채고 그 흑인의 사진을 찍어 알아보려는 찰라, 핸드폰의 플래시가 터지게 된다. 순간 그 흑인이 코피를 흘리며 크리스를 붙자고 "여기서 당장 꺼져! 나가라고!" 라고 소리지른다. 왜 "뭐하는짓이야!" 라던가 "왜 찍으세요?" 가 아니고, "여기서 당장 꺼져!" 였을까. 사실 나중에서야 알고 보니 여자친구와 그녀의 가족은 흑인들을 납치해서 다른 백인들에게 마치 노예거래처럼 판매하는 자들이었다. 단순히 노예 경매가 아닌 아픈 백인 노인들의 뇌를 판매된 흑인들의 뇌와 바꿔 건강한 몸을 백인이 탈취하는 것이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 이었지만 흑인 가정부와 정원사도 사실 여자친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몸을 탈취한 상태였다. 또한 파티장에서 만난 이상한 흑인도 사실 이미 백인에게 몸을 탈취당해 잠깐 플래시로 정신이 든 상태에서 크리스에게 도망가라고 경고를 했던 것이었다. 크리스는 뇌가 바꿔치기 당하기 바로직전 순발력을 발휘해 결국 그 집에서 탈출했고 영화는 음산한 배경음악이 나오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충격적이었다. 이런 류의 장르는 또 처음이었다. 처음 예고편만 보았을 때는 단순히 백인들이 흑인을 인종차별하는 이야기 인줄 알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인종차별 그 이상이었다. 이 영화는 감독이 현재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영화 인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원사가 순간 정신이들어 총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살을 하는데, 그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던것 같다. 의식은 있는데 내 머리속에는 남의 뇌가 나의 몸을 지배한다라… 옛날 흑인들이 노예 였을때 느꼇던 감정이 아니었을까? 분명히 나의 몸인데 조종은 다른 사람이 한다. 얼마나 힘들 었을까. 이 영화에는 소름끼치는 귀신도 유령도 그 어느 초자연적인 생물도 안나온다. 다만 사람, 한 존재만이 등장할 뿐.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인가 마음에 와닿는것이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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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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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끼다 만 것 같은 이른 아침, 축구팀 문양이 그려져 있는 청색 바지에 회갈색 후디. 언뜻 봐도 색깔 맞춤이다. "자전거 타고 올게." 반쯤 문이 열린 안방으로 선포하듯이 말하고서는 서둘러 잠바를 입는다. 매 일 같이 하는 의미 없는 말,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묵묵부답. 왼쪽 주머니에는 핸드폰, 오른쪽에는 경대에서 훔쳐온 부모님 신용카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확실히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이긴 하지.` 속으로 씁쓸한 생각을 삼키며 베란다에 있는 낡은 자전거를 꺼낸다. 밑창까지 까진 슬리퍼를 구겨 신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는 찰나에 들려오는 한마디. "쌩쌩 달리면 안 돼…." 피곤한 눈으로 엄마는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며 걱정해주신다. 못 들은척하며 집을 나온다. 사실 난 저 한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자전거가 아니라 인생을 뜻하는 것이겠지. 삶에서 목적지가 없는 과속을 하지 말라고. 아파트 단지를 나와 가장 처음 향한 곳은 근처 소형 마트에 있는 ATM 기계. 마치 여러 번 해본 듯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카드를 삽입하고 계좌에서 3만 원을 가져간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러한 생각을 한다. 동시에 마음의 가책이라곤 일절 없다. 처음 내가 부모님의 은행잔고에서 돈을 훔쳤을 때는 극도의 불안감 때문에 잠을 지새우지도 못했었다. `혹시 내가 돈을 훔친 것이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갈까?` 혹시 나 때문에 우리 집이 거덜 나지는 않을까?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켰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 없다. 단지 충동적으로 밀려오는 자괴감만이 있을 뿐. 이 은화 30냥으로 내가 향한 곳은 근처 대학가에 있는 낡은 피시방이다. 입구를 들어가며 코로 들어오는 익숙하고 편하지만, 동시에 담배와 채취로 버무려진 역겨운 냄새. 계산대를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가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값을 지불하며 이름을 말한다. "천우현 35번 12시간 채워주세요." 아, 정확히 말하면 저 이름은 나의 본래 이름이 아니다. 단지 나의 행방을 쫓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즉석에서 만든 이름일 뿐. 서둘러 내가 항상 사용하는 자리에 앉아 컴퓨터의 전원을 켠다. 나에게는 1분 1초가 아깝다. 단지 게임을 하지 못해서. 기대감, 흥분, 고조, 불안, 허무, 그리고 자괴감. 내가 매일같이 순서대로 느끼는 감정들이다. 처음 시작하는 순간만큼은 짜릿하다. 게임 속에서는 나는 명문대학교를 다니는 토플 110점의 대학생이다. 남을 짓밟고 승리하는 과정에서 쾌락을 느낀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면 뿌듯해 하며 쾌락이 절정에 달아 고조된다. 그러다 점점 남은 시간을 확인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다. `난 아직 꿈에서 깨기 싫어, 아니 영원히 깨기 싫어. `정각 10시에 들려오는 잠에서 깨워주는 알람 소리. "만 18세 이하 청소년 여러분들은 즉각 퇴실하시기 바랍니다." 터덜터덜 건물에서 나오며 가슴을 가리키며 중얼거린다. "난 아직도 이곳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낡은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며 집으로 가는 길. 이미 해가 져 물어서 길도 잘 보이지 않는다. 현관문에 도착해 잠금 장치를 여는 것이 너무나 무겁다. 무게가 나를 짓누른다. 이미 거실과 안방은 불이 꺼져있고 부모님은 주무신 것 같다. 아마 날 걱정 하시다가 불안 속에 잠드셨겠지. 온몸에서는 찌든 때 냄새가 나고 머리는 기름져 있다. 방안에 들어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매트리스에 쓰러진다. 내가 왜 이렇게 됐냐는 자괴감과 동시에 내일은 또 무슨 게임을 할까라는 생각이 오버랩 되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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