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 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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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창 밖에 눈길이 간다.   스쳐 지나치는 일들을 내 시야 안에 담을 수 있는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해야 할까.  그저사람들 일생의 일부를 내가 확인하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더 묘한 것은 나도 그들에게는 하나의 스쳐 지나가는 60억 인구 중 한명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심지어 지구 위의 한 점 보다도 작은 하나의 먼지에 불과하다. 스스로에게는 너무 중요하다고 느꼈던 내가,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되었던 내가, 그들의 눈에 비춰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그들에게 칭찬과 인정을 받으려고 몸부림 친다. 인정과 환호를 위해서 내 귀한 시간을 아끼지 않고 쏟고 쓸때없는 걱정은 하면서 정작 제일 중요한 인생의 가치관을 생각할 때는 시간과 노력을 드리지 않는 나…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은 일에 목을 절절매는 나… 아무것도 아닌 일, 그저 한 순간으로 지나갈 것 같은 칭찬을 위해서 내 인생의 전부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최소한 그것이 나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두려운 것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데에 있다. 나를 사랑 할 수 없기에 더더욱 남의 인정과 칭찬을 받기를 원하며, 내 존재 자채가 아닌 내가 한 일 들이라도 남에게 사랑을 받기 원한다. 나의 행적들 마저도 버려진다면 너무 처참할 것 같다. 그래서 내 존재 자채보다 내가 한 일들이 내가 되어, 내가 나는 내가 아니게 되고 내가 한 일의 흔적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언제 부터 이랬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아마도 모든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남의 인정과 사랑에 목말라 하고 갈급해 하는지도 모르겠다.

교만, 무감각, 탐욕, 안절부절함, 부도덕, 무절제…. 물론 이 모두 다 나를 흔들어 놓지만, 그중에서도 소유욕이라는 놈이 나를 제일 괴롭힌다. 무조건 최고가 되어 어떤 사람을 소유하고 싶다는 그 마음에서 다른 죄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의 이기심은 다 내가 최고가 되고 모든 일의 집중 대상이 되고 싶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고백해야겠다.

소유욕을 해결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예전 만큼 많이 신경을 쓰면 안되었다. 남들이 무심코 던진 말들이 나에게 비수처럼 꽂히지 않게 언젠가는 피하는 법도 배워야 했다. 무작정 맞고 있거나, 그렇다고 그들에게 다시 던져서는 안되었다. 쓰라리는 말들 때문에 아파왔던 내가 조금이나마 강해 보려이 쓰고 있던 밝음의 탈을 벗고 돌아다녀도 당황하지 않아야 했다.  아직도 이 탈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고,  숨막히는 공간 안에서 푸드덕거리며 탈출하려고 해도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제발 나의 노력 하나하나가 헛되이지 않기를 원한다. 내가 완전한 성숙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한 나의 노력이 땅에 떨어지지는 않았으면… 좋은 땅에 떨어져 하나하나 그 목적과 뜻을 이뤘으면… 남에게도 내 진심이 전해졌으면… 내가 마땅히 해쳐 나가고 보여야 할 것이 있더라면 그 때라도 자신있게 내 이야기를 떳떳히 말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상처도 많고, 당한 것도 많고, 사랑받지 못한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상처를 주었고, 사랑하지도 않았던 나… 사랑받기 만을 원하며 그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는 내 스스로를 보면서 남을 정죄함에 있어서 너무 앞써갔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가끔씩 외로워 지고, 우울해 질 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가까워지면 너무 많이 알기에 답답하고 아파오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처럼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것을 알게 될 때, 너무 고통스럽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인간은 참으로 악한 것이구나…

남과 세상, 그리고 남과 세상이 아는 나와 잠시 멀어져 가만히 지켜보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나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며 말한다. 모든 것이 나를 가로막는 것 같고, 껌껌한 공간밖에 보이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가로 막힐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네가 아무리 가로막으려 노력해도 내 앞길은 가로막히지 않을 밝은 미래 밖에 없단다, 난 내가 아니기 때문이야.”

그렇다. 나는 내가 아니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인정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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