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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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창가에 두고 왔어요

 

잘 모르는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우리는 깔깔거렸다 발을 좀만 더 뻗으면 별똥별을 만질 수 있다는 말에는 이미 박수소리가 가득했다 옥상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낮에 나눈 약속처럼 가벼웠다

 

골목 웅덩이에 자주 빠지던 우리는 일어서 있어도 엉덩이가 시렸다 구석으로 헤엄치는 방법은 알면서 엉덩이를 털 줄은 모르고 서로를 밀치던 날들, 마지막까지 제 힘으로 물밖에 나오지 못하던 아이는 질끈 눈을 감았다

 

우리는 귀신을 닮아가는 중이에요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도망간 곳은 거리가 아닌 숲이었다 묘비 없는 무덤이 거짓말처럼 늘어서 있었다

 

처음 가위에 눌린 날에는 눈물이 났다 붙잡을 수 있는 게 커튼밖에 없었다 눈을 두 번 감아도 무서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언젠간 들출 듯이 커튼에 책갈피를 끼워둔 날들이 방구석에게 손짓했다 꿈에서 보지 못한 햇빛이 스포트라이트처럼 내려오고 있었다 주인을 잃어버린 유언장의 불씨는 금방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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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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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비어 있던 교실을

낯선 날숨들이 채웠다

아이들의 둥근 눈꼬리처럼

서로를 향한 시선도 휘어졌다

 

가장 큰 아이에게 닿은

시선은 가장 작았다

그 아이는 눈꼬리를 굽힐 줄

몰라서 등을 대신 구부렸다

 

쥐구멍으로 숨고 싶다더니

그 애는 다음날 정말 쥐가 된 채로

교실 문 앞에 나타났다

 

쥐의 혼잣말은 아이들에게 닿지 않았다

아이들은 목구멍이 가장 작아진 탓이라고 했다

 

쥐는 쥐구멍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다 훔쳐 듣기에

쥐는 너무 자주 귀를 쫑긋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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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삭제된 것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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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댓글에 휴지통 버튼이 있길래 호기심으로 눌렀다가 정말 삭제됐어요……………………. ,…. .. ..

자신의 글에 달린 댓글은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오류??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월장원 상품 관련 질문글에 있던 댓글이었는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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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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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익사해 죽을 것 같아요.

 

근처에서 앳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쿠아리움 안에서 가장 크다는 수조 앞에는 그전에 있던 사람 수를 합쳐도 부족하리만큼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여기가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장소예요, 하면서 소형 마이크를 대고 수조 속 물고기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안내원의 목소리는 인파에 묻혔다. 앳된 목소리로 짐작해 보면 남자 유치원생이 분명했다. 주위를 훑어보니 유치원에서 떼거지로 몰려 온 듯했다. 익사라니,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을 품은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수조에서 눈을 떼고 같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아이를 찾아보았지만, 그 아이는 그 말을 한 후 계속 입을 다물고 있는 듯했다. 물론 어린 아이 특유의 비슷한 목소리가 한 군데서 겹치다 보니 못 들었다고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머리가 내 허리 언저리에도 닿지 못하는 아이들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수조로 눈길을 돌렸다. 수조 속에는 물고기밖에 없었다. 안내원은 계속해서 웃는 얼굴로 설명을 진행하다가 마이크 볼륨을 높였다. 안내원은 수조 유리를 두드리면 안 된다, 시끄럽게 떠들면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제 목소리보다 몇 음 정도 높인 듯한 목소리로 반복했다. 시끄럽게 떠들던 몇몇 사람들은 안내원 쪽을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

 

 

저기 뒤에 잠수부 분들이 보이시나요? 다들 인사해볼까요?

 

 

하나, , , 안녕하세요, 하고 안내원이 먼저 외치자 유치원생들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잠수부 셋은 수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손을 흔들었다. 혹시 잠수부를 두고 한 말인가 싶어서 나는 그 셋을 계속해서 살펴보았다. 흰 거품 세 가닥이 정상적으로 뿜어 나오고 있었다. 어린 아이의 못된 장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게 분명했다. 노란 모자를 쓰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다시 시선을 던졌다. 아이들은 모두 수조, 혹은 안내원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정말로 그만 신경 쓰자고 생각하고 또다시 수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내원은 이제 아래쪽에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설명을 들으며 수조 전체를 느긋이 구경하고 싶었지만 앞쪽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볼 수가 없었다. 군상 사이의 작은 틈으로 자잘한 물고기들이 보였다. 뒤에 있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쪽의 고래와 같은 큰 물고기들을,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아래쪽의 열대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더러는 거대한 위압감을 온몸으로 뿜는 고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수조 하나의 구경을 위해 며칠을 일정 조정에 쏟아 부었으니, 시간 따위는 불충분하지 않았다. 단지 이번 설명이 오늘의 마지막 설명이라는 게 걸릴 뿐이었다. 설명을 반 이상 놓친 상태였고, 나머지라도 설명에 따라 수조 한 군데 한 군데를 찬찬히 살펴보고 싶었다. 그때 한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죽어 있어, 하는 거였다. 목소리의 근원지는 앞쪽이었다.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를 달래며 밖으로 나가는 게 보였다. 나는 내가 설 만한 자리가 남은 걸 눈으로 확인하고 그 자리로 다가갔다. 안내원 바로 옆쪽이라 그런지 안내원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안내원은 거의 3분째 열대어에 대해서만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 정도로 큰 수조였다. 나는 아래쪽으로 시선을 깔았다. 열대어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열대어들은 내가 있는 곳 바로 앞쪽에서 이동을 멈추고 무리지어 위아래로 움직여 다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죽은 열대어 한 마리였다. 열대어는 그 무리 속에 있었다. 거품을 간간이 내뱉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 살아 있는 열대어들이 지나가며 남기고 간 하얀 물거품이 그렇게 보이는 듯했다. 열대어의 몸은 거꾸로 뒤집혀 있었고, 위아래로 왔다갔다 움직이더니 별안간 위쪽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열대어 시체가 있는 내 앞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근처에 많았지만 아무도 죽은 열대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았다. 열대어 무리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소름끼칠 정도로 그 아무도 죽은 열대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여기서 익사해 죽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수족관의 분위기는 그대로였지만 나는 죽은 열대어를 본 후 머지않아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퍼런색 물을 가득 담고 있는 수조는 퍼런 그림자를 그대로 내가 서 있는 바닥에 비추고 있었다. 물고기들과 잠수부들의 그림자 또한 바닥에서 흐물대고 있었다. 순간 내가 처음에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이 방금 나간 그 아이였나 싶었지만, 내가 들었던 목소리와는 분명하게 달랐다. 그 열대어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계속 쳐다보던 중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주세요죽어버릴것같아요빨리도와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그제야 아이가 어디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는 아까 본 아이들이 있는 곳 중간에 깔려 있었다. 시퍼런 색깔의 그림자로 덮여 있는 바닥은 물속을 연상시켰다. 금방이라도 익사할 것 같아 보이는 모양새였다. 아이의 입 주변에는 흰 거품이 가득했다. 거품이 허옇게 일고 있었다. 그 아이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메아리쳤다. 눈깔이 뒤집힌 걸 보면 심각한 상태인 게 분명했다. 저 많은 말들을 아이가 내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쩌면 환청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방금 전 엄마와 함께 나간 아이를 떠올렸다. 죽기 일보 직전의 열대어를 보고 그 열대어가 익사해 죽을 것 같다고 말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물고기가 익사를 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곧이어 터무니없는 그 생각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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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장원 상품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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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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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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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시계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는 내일이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나뭇가지에 제 몸을 엉거주춤 기대는 눈 한 송이와

성가시다는 듯이 부르르 떠는 나뭇가지

 

나는 시침 끝에 가까스로 매달린 채 눈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끊임없이 내리는 눈송이들은 수많은 이의 환상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오르던 그 아이가

아이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는 속도전이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고

바늘은 맨 꼭대기를 응시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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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고등부 분류 기준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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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는 2월 이후부터 고등부가 되는 것인지,

혹은 새해 첫날부터 고등부가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기입학을 한 터라 나이로 구별하는지, 혹은 학년으로 구분하는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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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액에 의해 일어나는

여러 물질의 화학변화가

공기 너머에서 얽힌다

 

미생물의 몸속이 온통

물로 되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우주의 모든 것은

물의 형태를 달리한 것뿐이에요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몇 천 년 전 과학자의 말이

자꾸만 제자리 운동을 한다

 

몇 백 년 전 과학자는

뜨겁고 긴 주철관 속에 물을 부어서

물을 분해하였다 물을 가리키며

물은 원소가 될 수 없다고 하며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오직 물 하나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사실 모두 똑같습니다

 

나는 물을 분해했다는 과학자를

차가운 물 덩어리 하나로 굳히고

인력 없이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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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를 베고 잠에 취하면
긴 시간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일정한 심장 박동은 드럼 소리
건조한 자장가가 심장을 다시 때리고

 

눈을 감으면 별을 붙든
밤하늘이 보인다 하늘은
밤바다에 별을 가득 띄우고서
그 속에 기억들을 담는다

 

작은 방을 이차원으로 접으면 타자기가
그 위에 타닥타닥 기억을 적는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기억이 펼쳐진 방
기억은 그 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머릿속에 흐르던 멜로디는
공기 속으로 쓰러지고 바다는
쓸려 내려가 간조 상태가 되고 만다
별똥별의 기억조차 사그라지고

 

언젠가 머릿속 오선 표에 음표와 쉼표가
차례로 놓일 것을 고대하며 내쉬는
몇 백 번째 숨 그 속에 있는 기억이
잔잔히 내려앉아 또다시 파도가 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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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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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보도블록을 보면 그것이 깔리기 전
발가벗은 시뻘건 잇몸을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보도블록이 보도블록 깔리지 않은 황토를 비웃었다
이빨 빠진 노인네야 너는 우리랑 어울리지 않아

젖니 빠진 공간을 영구치가 메우기 시작한 날
나는 아스팔트의 감정으로 텅 빈 입안을 혀로 핥았다

몸 꼭대기서부터 흘러내리는 검은 물결이
가슴 언저리까지 닿게 되었을 때
나는 영구치 하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여전히 아스팔트의 감정으로
울퉁불퉁한 잇몸을 훑으며 정면의 풍경만을
바라보던 나는 질척한 황토에 걸려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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