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장원 발표(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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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미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어느덧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됐네요. 새로운 환졍에 적응하느라 다들 어려움이 많으시겠어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면 맡았던 새 교과서와 새 노트 냄새가 아직도 머릿속에 떠올라요. 두근거리고 두려웠던 그 순간을 여러분은 지금 지나고 계시겠죠? 여러분의 새출발을 응원합니다. 그 가운데 열심히 작품을 써주셔서 감사하고요.

 

여러분 제 코멘트 읽고는 계신거죠? 댓글이 없으셔서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

 

먼저 그동안 제가 달아드린 코멘트를 잘 숙지하신 분들의 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기뻤습니다. 몇 분에게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랐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고요. 여러분의 가능성에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게 된 날입니다.

 

늘 반복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저의 의견은 저의 의견일 뿐입니다. 참고하시고요. 눈치 보지 마세요. 나오는대로 일단 질러보세요. 나오는 때가 있고 정리되는 때가 있습니다. 일주일 만에 완벽한 작품을 퇴고하진 못해요. 바이오리듬처럼 그럴 수 있는 때가 있고 없는 때가 있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많은 작품을 보여주세요.

 

각 게시판에 개인에게 드리는 말씀은 코멘트를 달아놨고요. 여기엔 그 부분만 가져와 올리겠습니다.

 

이번 2주 동안에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월장원을 발표할게요.

 

먼저 중등부

 

 

 

여고생은 체리맛 립밤을 바르세요 / 비행선

 

그동안 올려주신 시를 쭉 읽어봤는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네요. 와우 박수를 보냅니다.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데, 지금 막 무언가가 가슴에서 터지고 폭발하고 그것을 쓰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먼저 표현이나 수사적인 것을 말하기에 앞서 솔직함과 진정성이 돋보여서 칭찬해드립니다.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시를 가식으로 지어내지 않고, 폭발하는대로 받아써 주었어요. 이런 시를 계속 쓰다보면 결국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잘한 지적들이나 코멘트는 참고하시고요. 이런 식으로 일단은 폭발하는데까지 써보세요. 처음부터 너무 시적인 양식에 맞추려고 하면 목소리가 안 나와요.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런 말을 해요. 시를 쓰는데도 순서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엔 자연을 노래한다. 조국을 노래한다. 왜냐하면 교과서에서 배운 시가 우리의 전부니까 그런 시를 따라하려 한다. 나무와 하늘과 구름을 노래한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일기처럼 적기 시작한다. 연과 행만 나누어서, 그러다 조금 시를 알게 되면, 폭발한다. 이때 시는 조금 산만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냥 둬라.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정리가 된다. 꾸준히 읽고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길 하면서 지금의 비행선 님과 같은 시를 들고 오면, 일단 몇 개월은 계속 이런 식으로 써봐라 하고 손 보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이때 재단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로 기가 죽어서 더 못나가요. 비행선 님은 꾸준히 이대로 써보세요.

 

그린 미트볼/청울

 

이 시가 가장 눈에 띄어서 여기에 멘트를 달아드릴게요. 시작 부분이 참 좋았어요. 시의 첫 구절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첫 구절은 중요한데요. 강렬하면서도 눈에 띄는 구절이에요. 그 다음이 궁금해지거든요. 이런 시작은 아주 잘했습니다.

그 다음 연에서 육식을 아는 종에게 뼈는 잇몸 사이에 넣어두도록 이라고 쓰셨는데, 첫 구절에서 산 채로 헐 뜯을 것이라는 문장에서 이미 육식적인 감각이 드러나니까 육식을 아는 종에게는 생략해도 좋을 것 같아요.

3연부터 기우뚱하게 되는데요. "무리지어 달아나는 험난한 육식"에서 왜 무리지어 달아나고, 험난할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별로 매력적인 문장도 아니었고요. 저라면 그냥 육식만 남겨두겠어요. 아니면 뒷 문장과 연결해서 "육식의 밤을 보내도"라고 합쳐서 퇴고할 것 같아요. 당연히 송곳니가 박혀서도 빼야겠지요?

변종이 아니라면도 빼고요 입가의 새빨간 액체는 닦으라고 하셨는데 그걸 그냥 두는 게 더 강렬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거죠. "우리를 한 입씩 뜯어먹은 새빨간 입" 과 같이요. 뭔가 진짜 육식 같기도 하고 첫 문장에서 헐뜯는다고 했은이 험담을 하는 것, 그것이 마치 살을 뜯어먹는 것 같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각주는 굳이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상력을 방해할 수 있어요.

심리학 책에서 본 건데 우리는 누군가에게 따돌림을 당하면 두들겨 맞는 것처럼 살이 아프대요. 그 고통이 동일하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하죠? 그러한 타당성잉 돋보여서, 우리의 사회적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이 시가 더 아프고 반갑게 다가옵니다.

 

 

중등부 월장원은 청울 님의 그린 미트볼입니다. 축하합니다.

 

 

 

다음은 고등부

 

 

법의학(강대영 외)239쪽 우측상단 사진 10-27 /

 

실제로 법의학이라는 책이 있는지 저자가 강대영인지 찾아봤는데 있군요 이 책을 볼 수 없어서 239쪽에 어떤 그림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책의 우측 상단에 있는 사진을 보고 쓰신 거겠죠? 다양한 죽음에 관한 책이라고 설명되어 있던데 이 책이 궁금해집니다.

자, 사소한 코멘트를 드리자면, 정확한 문장에 대한 겁니다. 3연에 "벗겨지는 머리의 교수로"라고 하셨는데 머리가 벗겨진 교수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면 문장이 약간 이상합니다. 머리가 벗겨진 채 강단에 서서 라고 표현해주세요. 시는 함축과 응축의 장르이므로 쉼표 하나에도 숨이 있습니다. 마침표 하나도 함부로 찍어선 안 됩니다.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띄어쓰기 조차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의 문장은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정확하게 문장을 쓰고, 의도한 곳에 부호를 넣고, 띄어쓰는 것이 곧 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미용실 / 건국우유

 

이 시에서 가위를 거꾸로 쥔 미용사가 있다와 같은 시작에서 미용사를 거꾸로 쥔 가위가 있다와 같은 마무리, 수미상관이지만 이미지가 완전히 전복되는 구조가 참 좋았습니다. 시가 짧은데 그 속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어렴풋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가 조금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인물을 늘리거나, 사건을 늘리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피는 홍해를 만들었다"의 문장 다음에 홍해에 무엇이 사는지, 그 홍해는 어떤 것인지. 그런 것들을 진술한다면 시가 더 길어지고, 가위의 당위성이 살아날 것 같아요.

 

 

타원은 두개골의 정사영 / 윤별

 

 

첫 연에서 돌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입속 유리, 천정이 아프다, 까지는 유기적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하찮은 교리"에서 풀어집니다. 설명하게 되지요. 그런데 더 궁금한 것은 그 앞입니다. 의사는 왜 두 눈이 붙었나요? 꼭 그래야만 하나요? 한 연에서 벌써 많은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약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저라면 첫 연은 절반은 병원으로 달려갔고 의사는 왜 아직 죽지 않았냐고 물었다 에서 끝내겠습니다. 두 번째 연에서도 " 눈을 가리지도 귀를 막지도 않았으나 어둠이 구름처럼 경박을 틀어쥔다. 또 무상수배로 하여금 숨었다. " 이와 같은 문장이 과연 필요할까. 첫 연에서부터 계속 돌기, 부풀어오름, 덩어리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굳이 이 부분은 필요치 않아보입니다. 이 문장을 빼고 "선지가 옳았다 우리의 시간표는 덩굴처럼 자라나고"로 들어가면 매끄러울 것 같습니다.

뒷 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돌기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문장과 단어는 과감하게 삭제하세요. 그리고 여기에 윤별 님의 이야기를 한 줄 넣습니다. 그것은 조금 풀어지는 문장이라도 좋습니다. 다만 진심을 넣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천장이 아플 때마다 그 뒷 부분에 "나는 늘 매달리는 것 같다(혹은 매달리는 기분)"이라고 쓴다면 천장과도 이어지고 돌기, 부풀어오름과도 어울리면서 윤별 님의 감정을 대변해주죠. 이러한 강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등부 장원은 세 분 다 드리고 싶을 정도로 팽팽했는데요. 현재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지난 몇 개월간 보여준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 법의학(강대영 외)239쪽 우측상단 사진 10-27 / 곧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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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월 15 일 전
헉…. 정성스러운 코멘트랑 월장원 감사합니다! 지적해주신 부분은 새겨두었다가 퇴고할 때 반영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산문을 주로 쓴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예리한 추측이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은 지금은 절판된 의학 전공 서적입니다. 책 자체가 법의학 교과서이기 때문에 조금… 편하지 못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사체 사진이 많이 실려 있어요. 시의 모티브가 되는 사진은 해부대 위해 놓인 부패한 사체의 발을 찍은 사진입니다. 발은 허연 표모피로 덮여 있고 해부대에는 약간의 흙이 묻어 있으며 해부대 너머의 타일과 플라스틱 바구니, 전선 같은 것이 함께 찍혀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단조로운 어조로 설명이 적혀 있는데, 마지막 문장인 '표모피 형성은 시체가 물속에 있었다는 의미일 뿐이다'라는 문장이 약간 음…. 그 사진속에 계신 분의… Read more »
6 개월 9 일 전

항상 세세하고 정성들여 써 주신 코멘트, 잘 읽고 있었어요! 워낙 혼자 쓰고 부족한 점을 찾는게 잘 안되었었는데, 남겨주신 코멘트를 읽으면서 퇴고의 방향을 잡기도 했고요. 월장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성실히 쓰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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