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가 가치를 만들어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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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로 가입한 고등학생 3학년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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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인지라, 글재주가 별로 없지마는, 제 글을 실제 글쓰기를 업으로 하시는 분께 보여드릴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네요.
사실 수필이 정확하게 무슨 갈래인지는 잘 모릅니다.  ㅋㅋ 무식이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상을 다루는 이야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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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고3 학기초 담임선생님께 진로관련하여 보여드릴 목적으로 썼었던, 저만이 할 수 있는, 저만의 솔직한 이야기,
아직 제 품에 있는 편지를 여기다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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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멸종위기종,ㅁ거미,ㅁ거미 등의 논문을 쓰고 발표하면서 스스로 던진 질문이 있었는데요.
왠지 던지고도 아이러니한 느낌이 드는 그런 질문이었어요.
'그래서 이 종을 구해낸다면 얻는게 뭐지? 이 거미에 돈과 노력, 예산과 시간을 쏟을 만한 가치로 무엇이 있을까?'
물론 이 질문은 처음에 논문을 쓰게된 동기와, 거미의 가치를 알림으로써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었는데요.
이 생각을 하고난 이후론 되게 찜찜하더라구요. 제 생각 한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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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뻔한 말들이야 있죠. 생태계의 다양성은 중요하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을 지켜야한다. 그런데 멸종위기종은 ㅁ거미 하나가 아니잖아요.
저는 사람들에게 특히나 ㅁ거미를 강조하기 위해 특별한 이유를 찾았고, 환경지표종이라는 것과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어 연구할 학술가치가 있기에 보존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찾아냈어요. 좋은 명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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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이 종이 인간에게 가치가 없는 멸종이었다면 그냥 그대로 멸종당하는 건가?'
그렇잖아요. 저만해도, ㅁ거미가 얼마나 귀한종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보호하려고 노력하는건데. 만약 정말로 가치가 없는 종이라면 아무도 안볼꺼고 그대로 죽을꺼 아니에요. 자꾸 이런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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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가치가 우선이라면 ㅁ거미보다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종이 있을텐데, 혹시 내가 걔네들에게 마땅히 갈 관심을 빼앗는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멸종위기종을 지켜야하는 근본이유가 무엇인가 고민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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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배우는 생태계의 구조 있잖아요.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하나가 비면 무너질 수 있다.
되게 말로만 보면 그럴듯한데 막상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 않아요. 모든 생물들이 생태계에 비등한 부분을 차지하는것도 아니고, 누구는 생태계의 0.3%나 차지하는 반면에 누구는 알려지지도 않았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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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애초에 멸종위기종 이란게 생태계에서 입지가 꽤 좁아진 종이라는 건데,
지금보면 생태계는 되게 잘굴러가잖아요. 한 명쯤 없어도 괜찮다는거죠. 걔넨 이미 생태계에서 빠져도 상관이 없어진 상황에 처한거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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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다양한 종이 많을수록 아름답기 때문에 지켜야 할까요? 이건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같아요.
이미 사회는 쓸모가 없으면 버려지고,내팽겨치지 않던가요? 동물이라고 해서 예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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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밤새 잡생각을 하다가 잠을 자기 직전에 무언가 제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어요.
옛날에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판 일화를 아세요? 빙하속에 그 많은 자원이 있는줄도 모르고 헐 값에 팔았잖아요.
왜 그랬을까 하다가 갑자기 절로 '아' 소리가 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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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을 지켜야하는 근본적인 이유 말이에요. 그건 당연한거였어요.
'우리가 감히 그 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 종이라도, 아니 가치가 없어 '보이는' 종이라도 지켜야 하는거에요. 왜냐면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가치가 있을수도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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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자본주의 시장이잖아요. 서로에 가격을 매기고 누가 더 쓸모있는지 겨루는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높이기 위해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험담을 하고, 권력을 이용해서 무너뜨리기도 하는 치열한 싸움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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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스펙,줄 세우기, 성적, 학점, 토익 등도 자신의 가치를 남들에게 드러내기 위해서 발버둥치는걸로 저는 보여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죠. 근데 너무 극단적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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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글 몇줄만으로 사람을 정의내릴수 있는게 아닌데, 정말로 자신이 남들이 정의내린 그 가치밖에 안되는줄 알고 스스로를 가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자신의 가치, 남들이 몰라봐도 자신이 알아주면 되잖아요. 그게 안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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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요. 제 꿈은 디자이넌데요. 제가 디자인을 바라보며 학창시절을 살게된 이유가 뭘까.
처음 시작은 그저 단순히 타인의 관심이 좋았거든요. 칭찬이 좋았고 표현하는게 즐거웠어요. 근데 그런거야 다른것에서도 충분히 찾을수 있는거니까요.
제가 디자인에 대해 느낀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디자인이 가진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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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Show'이에요. 보여주는것.
이 보여주는것은 어떤 대상이 지닌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더 멋있어요.
지금껏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랐던 내면의 자신을 드러내주는게 디자인이기에 디자인에 대해서 책도 읽고, 공부하면서 책임감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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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의 끝은 여기까지가 아니에요. 저는 디자인의 궁극적인 힘을 '가치를 부여'하는거라 생각해요.
당연히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것이 아니에요.
가치를 주려면 먼저 주는사람의 가치 역시 뛰어나야겠지요. 그리고 주는 대상이 가진 가치를 정확히 알아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해요. 대상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혼자서 자신의 가치를 만들수 없다면 같이 만들면 되죠. 같이가 가치를 만들어 내니까요.
누구나 자신 그대로를 인정받을 세상을 만들거에요. 다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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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월 1 일 전
안녕하세요, 받거니님. 반갑습니다. 편지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받거니님 덕분에 제가 글쓰기를 업으로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구요. 저희 게시판에는 생활하면서 겪은 여러 일을 자기 생각과 주장을 더해서 읽는 분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올려주시면 됩니다. 편지글, 기행문 등 다양한 산문 글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멸종위기종 거미의 가치와 보존에 대한 논문을 쓰며 보이는 것 외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셨군요. 보이지 않는 이면에 대해 생각하고 의문을 갖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거기에 사람들의 모습을 끌어와 누구나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 점이 좋았습니다. 이후에는 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사연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네요. 세상 사람 누구나 나름의 삶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디자인이라는 곳에서…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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