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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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금 나는 베란다에 있다 5월의 베란다에 있다 1층 베란다에 내가 있다 나는 창밖을 본다 창밖을 보고있다 그때를 보고 있다 창밖에는 그때가 있다 그때의 놀이터가 있다 놀이터는 11월이다 창문밖에 11월이 있다 그때의 그네가 있다 그때의 아이가 있다 나는 그때를 보고있다 그네에 있는 그때의 아이를 보고있다 그때의 오후 햇살이 있다 그때의 하늘이 있다 냉정한 동공같은 그때의 하늘이 있다 손금을 파랗게 적시던 그때의 그네 쇠사슬이 있다 놀이터 스펀지 바닥이 있다 그때의 풀린 신발끈이 있다 그때의 헐렁하던 티셔츠 짧은 다리 짧은 손가락 시간을 따라 발끝으로 긋던 곡선들 그때의 그네의 삐그덕거림 삐그덕거리는 소리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듣는다 듣고있다 들리고있다 나는 지금 베란다에 있다 안에 있다 밖에 있다 아이가 바닥을 발로 찬다 그네가 뒤로 간다 그네가 뒤로 갔다 멈춘다 앞으로 간다 앞으로 갔다 멈춘다 뒤로 간다 뒤로갔다 멈춘다 앞으로 간다 앞으로 갔다 사람이 지나간다 그때의 사람이 지나간다 그때의 어른이 지나간다 아이들이 지나간다 모르는 어른과 아이들이 지나간다 아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그네가 흔들린다 베란다에 있다 흔들리고 있다 그때의 아이는 엄마를 기다린다 바람은 아주 천천히 불고 있다 느리게 불고있었다 그때의 춥지도 덥지도 않던 날씨 나의 표정과 닮은 날씨 그때의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를 기다리는 그때의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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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월 15 일 전
안녕하세요 멜랑콜리다성님 올려주신 세 편의 시 잘 읽었습니다. 수준도 고르고 허투로 시를 쓰고 올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진중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기뻤고요. 이 시는 첫 문장이 강렬했습니다. 지금 나는 베란다에 있다. 5월의 베란다에 있다. 자유기법으로 쓰인 시 같아요. 계산하고 조탁했다기 보다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계속 따라간 것 같은데 이런 시들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아요. 자 잘 이어졌는데 나는 창밖을 본다 창밖을 보고 있다. 에서 한 번 더 틀어주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창밖을 보고 있는 내용에 두 문장이나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창밖을 본다. 창밖도 나를 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대치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 연계가… Read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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