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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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여기. 여기에 괴짜가 살아요.

 

괴짜가 산다는 말에 모두가 한걸음에 달려왔다. 실제로 괴짜를 보고 싶은 마음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집어든다. 그리고 꺼내어 타자를 친다. 타이핑 소리가 소름끼치게 들린다. 괴짜의 마음을 갈긴다. 상처를 주지만 아물게 하지 못하는 독약을 뿌린다. 횃불을 던진다. 야박한 하늘 아래 절벽으로 야기하는 사람들. 그러나 괴짜의 숨은 붙어있었다. 모진 피가 상처를 덮지만 그래도 살고 있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일말의 희망이 괴짜를 붙잡고 있었다. 놓치면 죽을텐데, 눈물로 호소했다. 눌어붙은 고름은 하루가 우울하기에 충분했다. 행복한 하루를 위한 준비는 그저 값싼 동정이었다. 비록 희망차지 않을지라도 받는 관심이 일과 중 가장 행복했다. 괴짜는 자신이 비참해지는 고통을 알아봐주는 자를 고마워했다. 그러나 괴짜는 이미 사람이 무서워져서 그런 고통을 알려주는 걸 두려워했다. 말해서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동정해주지 않을거라는걸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먼저 배웠다. 배신감을 안고 돌아서면 항상 괴짜를 마주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른 이의 배신이었다. 괴짜는 약해서 주는 곧이곧대로 보고 들었다. 칭찬도 그랬고 자신을 향한 욕도 그랬다. 그럴수록 더 울었고 슬퍼했다. 스스로 가둔 지옥이라며 자신을 타박했다. 타인도 괴짜를 보고 같은 말을 내뱉고.

 

*

괴짜는 사실 괴짜가 아니었다. 진짜 괴짜들은 본체를 숨기고 괴짜를 지어냈다. 그리고 농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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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

안녕하세요, 화윤님! 이번에도 독특한 글 올려주셨네요. 같은 무리의 다수가 자신들과는 다른 누군가를 괴짜로 몰아세우고 가해하는 현실을 비유해 담아내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괴짜’를 ‘괴물’로 바꾸면 이야기의 느낌이 더 살아날 것 같습니다. 헌데 여백이 많아 의문이 남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괴짜는 지금 어디에 사는 건가요? 핸드폰과 횃불, 절벽이 공존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괴짜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죠? 외모, 성격, 말투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요? 가해의 시점은 사람들이 달려온 이후인지 그 이전부터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다소 상황을 뭉뚱그려 추상적으로 담아낸 느낌입니다. 좀 더 깊이 세밀하게 파고 들면 어떨까요? 괴짜가 가진 상처의 근원이 나오면 해결 방법에 대해서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습니다. 괴짜에게 필요한 건 희망과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걸…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