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적(김호연)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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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자 빼곡한 책들이 날 반겼다.

그 중 가운데 칸에서 빼곰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드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누가 읽다가 꽂아두었던건지 약간 비뚤고 아슬아슬하게 다른 책들 사이에 걸쳐져 있었다.

제목은 연적 . 뒷 표지를 보니 내가 생각한 그 애정에 관한 내용이 맞는 거 같았다.

당장 책을 빌려 와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죽은 '재연' 이라는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싸우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이야기이다.

죽은 재연과 얼마전까지 사귀던 남자인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는 우유부단하고 마른 나 '고민중'과

아주 오래전 재연의 전 남자친구였던 피트니스 센터 트레이너 '앤디'

성격도 체격도 정 반대인 이 둘은 재연의 장례식장에서 서로를 마주치게 된다. 넘어질 뻔한 민중을 붙을어 주고 갈 길을 간 앤디는 그때 처음으로 서로를 가까이에서 만나게 되고, 몇 년 후 재연이 들어간 납골당에서 서로를 한 번 더 마주치게 된다.

털레털레 납골당에 재연을 보러 온 민중은 그곳에서 조화로 재연의 유골함을 장식하는 앤디를 보게 되는데,

돌아가던 길에 민중은 우연히 앤디의 차를 타게 된다. 전전 남자친구와 전 남자친구의 만남이 기묘하고도 우스운데,

재연과 사랑했던 그 둘은 차 안에서 재연의 이야기를 하며 그녀가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사람이었음을 떠올리며

납골당 안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답답할까 한탄하게 된다. 그때 앤디가 갑자기 재연을 꺼내 주어 가고 싶어하던 곳에라도 훨훨 날려 보내주자고 제안하고 민중은 고민 끝에 승낙하고는 재연의 뼈가루를 몰래 빼내 온다.

무턱대고 빼내 오긴 했으나

사랑했던 연인을 두고 두 남자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국 재연이 가고 싶어 했던 제주도까지 같이 가게 되는데 동행하는 며칠 동안 성격도 체격도 정 반대인 그들은 몇 번씩이나 싸우고

기분이 상한다. 하지만 소심한 민중이 결정을 못 내릴 때 앤디가 빠르게 선택해 주고, 머리 쓰는 일이 필요할 때는 급한 앤디 대신 민중이 나선다. 서로가 서로의 보완자가 되어서 전 여자친구를 보내 주러 가는 것이다.결국 마지막에는 앤디와 민중이 힘을 합쳐 재연의 뼈가루도 날려보내고, 재연의 책 출판 건이 왜 무산되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파내어 재연의 작품을 공짜로 자기 것인 양 발표하려는 영화 감독도 고발하게 된다.

 

두 사람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연적 즉 적 그 자체다 , 전 여자친구의 전 전 남자친구면 적이면 적이지 친구가 되지는 못할 것이나 이 두 사람은 오히려 재연이라는 연결점으로 인해 협동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므로써 성장하게 된다.

신중하지만 지나치게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던 민중은 앤디와의 동행과 재연을 보내 주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소중한 것을 지킬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며 앤디는 민중과 함께하며 신중함을 배우고 좋은 동료로써 참을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다. 연적이면서 동시에 친구가 된 이 두 명의 동행 과정을 보면 두 사람이 재연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고 같이 웃고 울게 된다. 이 작품에서 굉장히 좋았던 부분은 단순히 재연 이라는 여자를 두고 두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내면도 상세히 보여 주며 재연을 보내주며 정신적으로 성숙해 감을 상세히 묻어나게 그렸다는 것이다. 또한 적당한 코믹함과 박진감 있는 전개로 마치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기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재연을 사랑했지만 붙잡지 못한 민중을 보고 소심한 나를 떠올렸고 앤디와 민중의 협력을 보며 나와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을 그동안 피하기만 했던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재연 역시 마냥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민중과의 연애 과정 중 연인이라면 한 번 쯤 겪는 어려움들, 연락 문제 등 과 같은 것들에서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민중과 싸우고  혼자 여행을 가는 등 개성있는 역할이어서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얽히고 섥힌 갈등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풀어 쓴 이 책을 주말 늦은 오후에 좋아하는 간식을 두고 먹으며 쉬면서 읽기에 좋은 영화 같은 책이라고 소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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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일 3 시 전
안녕하세요, 문곰 님! 소설 '연적'에 대한 리뷰 잘 읽어보았습니다. 설명해주신 데 따르면 '연적'은 재연이라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민중, 앤디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마치 영화 설명을 해주듯 인물을 설명해주어서 주말 영화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검토를 부탁드릴 것은, ‘우연히’라는 단어와 ‘~하게 된다’는 표현이 비교적 자주 쓰인다는 것이에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동일한 문장 표현을 줄이고, 조금 더 다양하게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 좋았던 부분은, 우선 소설의 구성적 측면에서 인물이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을 들어주었는데요, 이 부분을 상세히 설명해준다면 어떨까요? 가령 ‘내면’과 ‘정신적 성숙’을 키워드로 하여 소설의 장면들을 재구성할… Read more »
14 일 4 시 전

저도 한번 읽어볼 마음이 생기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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