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해서 불쌍한 사람

문득 밥을 먹다 오빠에게 물었다

오빠, 오빠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해?

한참을 고민하던 오빠는 대답했다

' 음…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없는 사람? 근데 갑자기 그건 왜? "

아니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 너는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

나? 난

사실 오빠에게 질문을 한 이유는 내 생각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자기 자신. 누구나 어떤 사람에게나 자기 자신이 제일 불행한 거야

그러자 오빠는 반박했다

" 아냐, 난 한 번도 나 자신이 제일 불행하다 생각해 본 적 없어 "

그래서 나도 반박했다

그건 오빠가 죽을 만큼 불행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야

오빠가 당장 죽을 만큼 불행한 상황에 빠지게 되면 자기 자신을 가장 불행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걸야

" 음 글쎄.. "

오빠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방에 들어갔지만

과연 오빠가 정말 불행한 상황 속에 놓였을 때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난 의문이 들었다

오빠

우리는 길거리의 노숙자를 보고 안타깝게 여기고

미디어 속 굶주린 아이들을 보고 불쌍하게 생각하며

뉴스를 보고 분노하고 슬퍼해

그래 어쩌면 오빠 말이 맞을 지도 몰라

우리는 우리 주변의 불행한 일에 공감하면서 그 불행의 크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니까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이제껏 마주친 적 없는 불행을 마주하게 된대도

우리는 여전히 예전과 같을까?

그들의 불행을 바라봐 주고 공감해 줄까?

아니 그 모든 노력들은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거야

우리는 너의 상황을 이해한다 말하지만

정작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나의 상황에 국한되거든

그래서 모든 사람이 모두 다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더래도 난

날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취급해 버릴거야

그건 신이 주신 배려이며

유일하게 날 가장 불쌍하게 여겨주는

나에 대한 슬픔이자 위로거든.

끝내 전달하지 못한 내면 속 어두운 진실은

내 혀 끝만 맴돌다 다시 더 깊숙한 내면으로 숨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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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거니

모든사람이 다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자신을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진 않은걸요.
그렇기때문에 상대방이 이해한다고 말한다는게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겠네요.
본인보다 안좋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을 보며 자신을 다독이는 사람도 있답니다.

전성현

안녕하세요, 권다은님. 첫 만남 반갑습니다. '어떤 사람이 불행한지'에 대한 고민을 풀어주었네요. 불행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여기게 되는 현실에 대해 짚어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어떤 사람에게나 자기 자신이 제일 불행하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기에는 근거가 조금 약해 보입니다. 아직 불행한 상황을 맞지 않은 상태에서 불행할 경우를 예상해 가장 불행하게 여긴다는 건 '누구나'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나'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요.

글의 서두, 의문 제기가 ‘왜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불행이 가장 힘들다고 여기는 걸까?’로 시작된다면 ‘정작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나의 상황에 국한되거든.’이라는 결말에 더욱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