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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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다름

이 책은 다른 책과는 좀 다르다. 사건 전개가 미리 다 읽히고, 어떻게 진행될 지 다 알면서도 이야기에 빠져 들게 된다. 현재 사회에서의 여성의 삶과 처지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낸 책이라서.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 중 자신의 이야기와 일치하는 부분이 없는 여성은 드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한 번은 겪어 봤을 일일 테니까. 원문에 남학생에 의해 위협을 받는 김지영 씨를 도운 여성이 나온다. 사실 이런 일이 있든지 없든지 여성은 공포심을 느낀다. 밤에 혼자 길을 걷는 것조차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남성은 밤에 혼자 길을 나서도, 내가 성폭력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다. 남성이니까. 남성이라는 건 어느새 권력이 됐다. 김지영 씨는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했다. 나중에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서 퇴사할 여직원을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퇴사하게 만드는 환경의 원인은 본인들이면서, 퇴사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는 것은 그저 귀찮다는 것으로만 보인다. 심지어 여성들의 임금은 남성의 육십 퍼센트에 그친다. 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없다.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들은 불평등속에서 산다. 여성들 스스로마저도 인식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그건 끝없는 사회적 압박과 세뇌 탓이다. 남성이 늑대라는 것을 강조하여 당한 여성이 주의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며, 여학생에게 주어지는 남학생의 일방적인 폭력에도 좋아해서 라는 말을 붙인다. 지금도 그렇다.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 많은 이유로 정당화되고, 묵인된다.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어머니의 공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며 피해자를 꾸짖는 아버지. 여성에게 선생님만 한 직장이 어디 있냐며 언니가 교대에 들어가게 한 어머니. 이런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만 돌아봐도 당장 볼 수 있고 알 수 있다. 애초에 이 책은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든가, 재미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 아니다.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동안 여성들이 느껴 왔던 것들을 모아 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들을 이끈다. 한 여성의 삶 같지만, 읽다 보면 모든 여성들의 삶이다. 김지영 씨가 자신을 괴롭힌 남학생에 대한 이해를 강요받고, 자신을 위협한 남학생의 잘못을 강요받고, 남직원과의 차별에 대한 수긍을 강요받으며, 모성애를 강요받는다. 하나도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우리나라 여성들은 당연하게 하고 있다. 살림을, 포기를, 이해를, 꾸밈을. 전부 당연하다는 듯이 하고 있다. 기괴하고 압박적인 사회의 구성원이라서. 덮여져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확연하다. 차별과 혐오가. 단순히 간단하게 읽고 다른 책들과 여러 매체에 묻힐 수가 없는 책이다. 여러 기교나, 특이함이 없어도 잊히지 않는다. 문제점을 인식하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히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여운이 남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책 한 권으로 인하여. 지금도 변화 중이다.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던 매체들이 경각심을 갖고, 차별적인 발언들을 하던 사람들이 줄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여성들의 저항이 지금 이 순간도 변화를 만들어낸다. 변화는 쉬지 않고 이뤄진다. 아무 말 않고 덮어가던 여성들이 입을 열고 말을 한다. 불평등의 뿌리에서 여러 갈래로 찢어져 각자 여러 모습으로 살던 여성들이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희망이 보이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얻은 건, 단순한 지식이 아닌 것 같다. 내가 겪고 있던 모든 차별에 대한 인지이자 발걸음이다. 지금까지 다름이라는 것이 작은 차별로 변하였고 그것이 다시 거대한 폭력으로 변하였다면 이제는 작은 움직임들이 거대한 다름을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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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은실

이 글은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자신의 감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소설과 사회 현실을 비교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주요 논점을 살펴보면 -남성은 권력이 되었다. -여성 불평등의 이유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차별과 혐오가 횡행하고 있다. -여성은 저항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정도로 요약이 될 것 같아요. 일단 말하고자 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고, 명징하게 구분이 되는 만큼 문단을 나누어서 주제별로 논지를 전개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그러면 각각에 대한 보완이 더 충분히 될 것 같아요. 내용면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부분이에요. -남성이라는 건 어느새 권력이 됐다.->이 문장에 대한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가령 권력은 어떠한 의미이고, 책 속+실제 사회 현실에서 어떠한 사례들을 보았을 때…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