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니까요

가끔씩 사람들은

우리에게 참치캔을 따주곤 합니다

아이구 귀여워라 불쌍해 맛있게 먹어 몇 마디 툭툭

내뱉고는 아무렇지 않게 갈 길 갑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아는 걸까요

우리에게 참치캔은 필요 없습니다 혼자서도 먹고 살 수 있어요

그게 야생에 사는 들고양이의 의무이자 필연이니까

굳이 주지 않아도 되요 피해만 불러일으킬 뿐

생태계를 파괴하고 밤마다 주민들을

소음에 시달리게 한다는 사실을

당신들은 모르겠죠 짐작조차 못하겠죠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우리에게 화난 주민들은

우리의 수를 줄이려 대책을 강구하고

우리를 사랑한다고 자칭하는 고양이 애호가들은

역지사지 동물을 사랑해야한다 반대 시위하고

부딪히고 결국 서로 싸우게 되잖아요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가요

한순간 연민의 감정을 품고

지나가다 불쌍해 딱하다 생각하고 잊을 것을

간섭과 시비로 불화가 빚어지고

부지불식간 거리는 텅 비지요

 

참치캔 주지 않으셔도 돼요

나트륨이 너무 많아 몸에도 안 좋아요

우리는 괜찮아요

우리를 가만히 놔두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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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모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참치캔 주지 않으셔도 돼요 나트륨이 너무 많아 몸에도 안 좋아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이 시는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말하는 시이잖아요. 그런데 고양이가 아니라 너무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동물의 입을 빌어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뿐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고양이는 나트륨이란 단어를 모르고, 진정한 고양이의 세계에서는 그런 단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세상은 선과 악으로만 나뉘지 않지요. 그래서 복잡한 것 같아요. 저는 어쨌든 이 시가 사회적 이슈를 다룬 시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고민하고 더 깊게 생각하면,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반대편에 대해서 옳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해야 할 땐, 오히려 반대편을… 더보기 »